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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홍의 회계인사이드] 재무제표로 바라보는 아마존 2016, 여전히 물류는 돈이다

INSIGHT

by 김편 2016. 10. 24.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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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상반기, 아마존 재무제표 분석
AWS 인도 진출, 아마존프라임 서비스 강화
AWS 성장 호조, 여전히 돈쓰는 물류
낮은 영업 이익률, 물류 만진 이커머스의 숙명(?)

글. 이재홍 KEB하나은행 기업컨설팅센터 회계사

Idea in Brief

아마존의 기업 경영에는 네 가지 원칙이 있다고 한다. ‘고객중심주의’, ‘발명에 대한 열정’, ‘운영 최적화에 대한 몰입’, ‘장기적 관점의 사고’가 그것이다. 특히 ‘장기적 관점의 사고’는 회계상 단기이익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점유율 확대와 선도적인 사업에 과감하게 투자하여 미래 현금흐름을 극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국내에서 쿠팡이 주창하고 있는 ‘계획된 손실’의 원조인 셈이다. 그러나 아마존은 2016년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전년 동기대비 31% 성장한 약 304억 달러의 매출을 발표하여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단기적 회계이익이 급증한 것이다. 아마존의 재무제표를 통해 아마존의 이번 실적을 자세히 살펴보자.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는 2014년 주주서한을 통해 위 세 가지 조건을 만족하는 꿈의 비즈니스 모델을 밝혔다. 첫 번째가 ‘마켓플레이스’, 두 번째가 ‘아마존프라임’, 마지막 세번째가 ‘아마존 웹서비스(AWS)’다. 마켓플레이스와 아마존프라임은 이커머스 비즈니스이고 AWS는 클라우드 저장소와 컴퓨터 리소스를 제공하는 ICT비즈니스다. 

이커머스 부문의 마켓플레이스는 오픈마켓 형태로 제3의 판매자들이 직접 자신의 물품을 아마존 사이트를 통해 판매하는 서비스이다. 우리가 흔히 이용하는 G마켓이나 11번가 등과 동일한 개념이다. 아마존프라임은 코스트코와 같은 유료회원제 서비스로 고객에게 매년 일정 금액을 회비로 받고 익일배송, 최저가 보장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또한 아마존프라임 회원은 PIV(Prime Instant Video) 서비스를 통해 비디오와 음악 콘텐츠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아마존이 2016년도 상반기 실적을 공개하면서 가장 강조한 부분은 인도에 새로운 AWS 서비스 지역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아마존은 이를 통해 인도에서 ‘아마존프라임’ 서비스를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100개 이상의 인도 도시에 사는 소비자들이 인도에서 가장 큰 온라인 쇼핑몰에서 수십만 가지의 제품을 무제한으로 하루나 이틀 내 배송을 받을 수 있으며, 판매자들은 아마존 풀필먼트(Fulfillment)를 활용하여 소비자들에게 무료로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인도 소비자들은 아마존이 제작한 영화나 드라마 콘텐츠, 인도 최고의 제작진이 제작한 콘텐츠를 곧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아마존이 아시아시장 중에서도 인도시장 개척에 가장 큰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마존의 2016년, 아마존스럽지 않다(?)

아마존 실적을 확인하기 위해 공개된 재무제표를 살펴봤다. 이상하다. 앞서 제프 베조스 CEO가 구분한 꿈의 비즈니스의 방식과는 다소 다르다. 아마존 손익계산서는 매출을 3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북미부문(North America), 국제부문(International) 그리고 AWS(Amazon Web Service)다. 마켓플레이스와 아마존프라임 서비스를 따로 구분하지 않고, 지역별로 묶어서 구분하는 방식이다. 북미(North America)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의 아마존 웹사이트를 통해 거래가 이루어진 것을 집계한 금액으로 구성되어 있다. 만약 한국 소비자가 미국 아마존 웹 사이트를 통해 물품을 구매했다면 이 부분은 북미(North America)의 매출액으로 기록된다. 국제부문(International)은 위 세 국가를 제외한 영국, 일본, 프랑스, 중국 등의 아마존 웹사이트를 통해 거래가 이루어진 금액으로 구성되어 있다. AWS(Amazon Web Service) 부문은 전 세계 매출액이 모두 집계되어 있다.


아마존의 최근 3개년 상반기 매출액을 살펴보면 15년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17% 성장한 459억 달러, 16년 상반기에는 30% 성장한 595억 달러를 기록하였다. 2015년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대비 국제부문의 성장률이 1%로 부진하였으나, 2016년 상반기 27%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견조한 성장을 이루어 냈다. 특히 AWS 매출액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 이하로 다른 부분에 비해 작지만, 2015년도 상반기 65%, 2016년 상반기 61%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마존 2016년 상반기 실적의 특징은 북미(North America), 국제부문(International), AWS(Amazon Web Service) 세 가지 부문에서 모두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재무제표 주석에서 매출액을 지역별이 아닌 비슷한 상품군별로 분석해 본 결과이다.  아마존은 상품군을 1) 미디어부문, 2) 전자제품 및 잡화 매출액, 3) AWS, 4) 기타, 네 가지로 구분하여 공시하고 있다. 매출액에서 미디어부문은 20% 안팎, 전자제품과 일반 상품은 약 70%, AWS는 7~9%, 기타매출액은 약 1%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 AWS 부문이 60% 초중반의 성장률로 가장 빠른 매출신장을 보이고 있으며, 전자제품과 잡화도 2015년 상반기에 22%, 2016년 상반기에 33%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반면 미디어 부문은 2015년도 상반기에는 매출이 오히려 하락하였으며, 2016년 상반기에는 9%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매출액 추이를 살펴볼 때 미디어 부문은 가장 성장이 더딘 부분으로 파악되었다.

“위에서 살펴본 대로 2016년 상반기 매출액을 지역과 상품군으로 분석하여 보면 이커머스 부문의 북미(North America) 매출액 증가가 매출 성장의 가장 큰 요인으로 파악된다”

북미와 AWS의 하드캐리



아마존의 최근 3개년 상반기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몇 가지 특징을 확인해 볼 수 있다. 먼저, 국제부문(International)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국제부문은 2015년 상반기, 1%의 저성장을 기록하면서 3억 8000만 달러의 영업 적자로 적자폭을 키웠다. 또한 2016년 상반기에는 27%의 고성장에 불구하고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서두에도 밝혔듯 인도 같은 신규시장 개척에 따라 인프라나 마케팅 비용은 많이 투입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그 비용을 상쇄할 만큼의 매출이 나오지 않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북미부분(North America)의 전년대비 매출액은 27% 상승하였다. 그런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14% 증가한 12억 9000만 달러를 기록하였다. 무려 매출성장률의 5배에 이르는 영업이익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 매출액 증가율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이 훨씬 높은 이유는 고정자산 투자로 인한 고정비가 매출액 대비 감소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북미 지역은 고정자산 등 인프라 투자비용이 매출액 증가율 대비 줄어들어 매출액이 높아지면서 영업이익은 훨씬 더 증가할 수 있는 시점에 이른 것으로 파악된다.

마지막으로 가장 놀라운 점은 AWS 부분의 영업이익 성장률이다. AWS는 총매출액의 10% 이하에 불과한데도 2015년 상반기에는 총영업이익의 69%, 2016년 상반기에는 56%를 차지하고 있다. AWS 부문은 제프 베조스 CEO가 밝힌 꿈의 비즈니스의 조건에 가장 적합한 사업 모델로 보인다. 이커머스 사업에 비해 자본이익률이 매우 높고 성장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숫자로 증명해 내고 있기 때문이다. AWS는 2016년 상반기 아마존 총영업이익의 절반이 넘는 13억 달러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AWS사업부문은 아마존의 ‘Star’ 사업으로 미래 높은 성장률과 현금창출능력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류는 돈이다, 여태까지 그랬고, 앞으로도...



아마존의 해외 배송료 마진은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하였다. 배송료 수익이 전년 동기대비 42% 증가하였지만, 비용도 44% 증가하였는데, 상대적으로 해외 배송료 수익보다 비용이 금액 면에서 높은 수준이었기 때문에 이익(Profit, Revenue - Cost) 측면에서는 손실이 더 크게 증가하였다. 

그러나 아마존은 해외 배송료가 고객이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아마존은 보다 높은 가격의 배송 수단을 이용할 것이며, 고객에게 추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고 마냥 아마존이 물류에 비용을 쏟아 붓겠다는 것은 아니다. 아마존은 배송료를 절감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했다. 1) 배송료를 상쇄할 만큼의 판매량 증가를 위해 노력할 것이며, 2) 물류센터(Fulfillment Centers)의 위치를 최적화하며, 3) 공급자들과 보다 나은 조건의 계약을 맺기 위해 협상하고, 4) 보다 높은 운영 효율성을 달성하겠다는 것이 그 골자다.

“아마존은 여전히 고객에게 낮은 가격으로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미래의 성공을 위한 초석으로 생각하고 있다. 아마존의 저가정책을 만들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 ‘배송’이다”

여전히 낮은 영업이익률, 물류를 만진 이커머스의 숙명(?).



아마존은 물류비용(Fulfillment)과 기술 및 콘텐츠 비용(Technology and content)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보다 넓은 지역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많은 인력이 채용될 것이며, 서버나 네트워킹 기구의 구입, 데이터센터의 구축, 임대료와 유틸리티 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편, 아마존에 따르면 일반관리비(General and administrative)가 증가한 가장 큰 이유는 직원의 급여와 관련된 인건비 증가와 관련이 있다.

아마존의 매출원가율은 64%로 국내 소셜커머스 업체(15년도 재무제표 기준, 쿠팡: 87%, 위메프 90%)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아마존의 영업이익률(1-영업비용율)은 2015년 상반기 2%, 2016년 상반기에 4%로 다른 ICT기업에 비해서는 현저히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결국 이커머스 사업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할 것 없이 전 세계적으로 저마진의 상품을 얼마나 많이 판매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AWS가 이끄는 아마존의 물류 투자

2016년도 상반기 아마존의 재무제표를 볼 때 북미지역(North America)과 AWS(Amazon Web Service)는 견조한 성장을 이루어가고 있다. 하지만 국제부분(International)은 여전히 적자 상태이다. 그러나 이런 적자에도 불구하고 아마존은 2016년 상반기 재무제표를 공개하면서 국제부문(International)에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나가겠다고 자신 있게 밝히고 있다. 시장을 향해 영업비용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라고 이야기 하고 있는 듯하다. 

특히 지난 상반기 아마존에서 가장 바쁘게 움직인 것은 인도 시장 진출과 관련된 부분이라고 밝히면서 인도 시장에 대한 강한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재무제표 숫자로는 이커머스 부문은 여전히 낮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미래 발생할 비용을 생각해 볼 때 높은 영업이익을 기대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인 것 같다. 하지만 ICT 사업부인 AWS부문이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면서 향후 아마존의 영업이익을 책임질 부분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해 점점 더 재무제표의 숫자도 미인형으로 바뀌어 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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