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 서비스 개선의 답, ´서비스 개선´과 ´관계자들의 인식 개선´에서 찾다
외부고객과 내부직원의 만족을 동시에 만들어낸 MK택시, 물류에서 배울 점은?
글. 권정욱 콜맨코리아 SCM팀장 / 편집. 엄지용 기자
Idea in Brief
현업에서 물류 담당자로 근무하다 보면 B2B거래에서도 택배와 같은 배송누락, 오배송, 파손, 지연배송 같은 다양한 배송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것을 보자면 어쩌면 B2B나 B2C나 배송 서비스에 있어 소비자가 느끼는 불편함은 꽤 한정돼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한정적으로 발생하는 불편함을 해결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그 방법은 ‘서비스 개선’과 ‘관계자들의 인식전환’이다. 일본 MK택시의 서비스 차별화 전략을 통해 배송 서비스의 고도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
일반적으로 B2B 거래에서 발생하는 배송 문제는 직접 물건을 받는 기업 당사자가 아니라면 직접적인 불편함을 느끼기 어렵다. 그저 배송 클레임을 통해 간접적으로 그 상황을 인지할 따름이다. 그러나 B2C 배송과 생활물류의 대표격으로 언급되는 ‘택배’는 상황이 다르다. 일반인이라도 쉽게 그 서비스를 체험하고 느낄 수 있기에 오늘은 그 ´택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시작해보고자 한다.
인터넷 사전에 따르면 택배는 ‘우편물이나 짐, 상품 따위를 고객이 요구하는 장소까지 직접 배달해주는 일’이라 정의된다. 사실 여기서 ‘요구하는 장소까지’라는 표현이 모호하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택배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가능한 해가 떠 있는 오후´에, ´물건을 받는 사람을 직접 대면´하여 전달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택배는 그 이상적인 형태로 운영되지 않는다. 물론 물류 시스템의 발전으로 근래 택배 분실사고는 많이 줄었다지만, 누구나 한 번쯤은 저녁 늦은 시간 가정에 방문하여 초인종만 누르고 문 앞에 상품을 놓고 얼굴도 보지 않고 바로 돌아가는 택배기사를 바라보며 불쾌감을 느낀 경험이 있을 것이다. 만약 아파트에 거주한다면 고객에게 한 통 전화, 문자도 없이 경비실에 덜렁 상품을 맡겨두고 떠나는 택배기사들의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물론 이런 부분을 특정 브랜드의 택배회사 혹은 개별 택배기사의 책임으로 한정짓기에는 무리가 있다. 산업 전반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며, 그렇기 때문에 산업 전반을 개선하지 않으면 매번 반복되는 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실 현업에서 물류 담당자로 근무하다 보면 B2B거래에서도 택배와 같은 배송누락, 오배송, 파손, 지연배송 같은 다양한 배송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B2B 화물운송기사들도 택배기사와 마찬가지로 물건만 내려놓고 급하게 자리를 뜬다거나, 요청한 시간에 맞춰 배송되지 않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이런 것을 보자면 어쩌면 B2B나 B2C나 배송 서비스에 있어 소비자가 느끼는 불편함은 꽤 한정돼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한정적으로 발생하는 불편함을 해결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방법은 ‘서비스 개선’과 ‘관계자들의 인식전환’이다. 물론 여기서 필자가 주장하는 ‘서비스 개선’은 가장 힘이 약한 집단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상투적인 ‘개선’은 아니다. 업계 전반의 체질을 개선하는 형태이며,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비용’이 투자되어야 한다. 비용이 투자되기에 소비자가 부담하는 물류비는 상승할 수밖에 없고, 그래서 자연히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택배든 B2B 배송이든 현재의 박리다매 형태의 출혈경쟁은 결국 소비자와 공급자 모두를 힘들게 하고 산업 자체를 황폐화시킬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서비스 개선’과 ‘관계자들의 인식전환’을 동시에 가지고 올 수 있을까? 일본 MK택시가 좋은 사례가 된다. 필자가 처음 MK택시를 접한 것은 과거 공중파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였다. MK택시의 창업자인 재일교포 유봉식 회장은 기존 택시 개념을 탈피하여 철저한 서비스 교육과 통일된 복장의 기사들을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했다. MK택시는 고객들의 입소문을 통해 매출이 올라가기 시작했고,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 역시 높아져 MK택시기사가 되기 위한 입사 경쟁률은 한 때 200대 1에 달하기까지 했다. 그 결과 MK택시는 95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 세계 제일의 서비스기업으로 선정된다.
필자의 관점에서 MK택시는 단순한 기업 성공 사례가 아니다. 새로운 서비스 문화를 만들고, 택시기사가 아닌 ´전문인´을 양성한 일본 최고의 기업이자, 세계 최고의 서비스 기업이라 생각한다. MK택시는 결국 고객(소비자) 만족을 위한 서비스는 물론이고, 내부고객인 직원들을 위한 서비스 개선을 동시에 이끌어냈다. 필자는 MK택시의 성공에는 이런 내부고객과 외부고객 모두 만족시킨 문화가 한 몫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렇다면 MK택시 사례를 물류산업 배송 업무 개선에 반영하는 것은 어려울까? 보다 더 나은 환경을 구성하고자 체질 개선을 통해서 서비스 제공자와 소비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말이다. 솔직히 아직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국내에도 MK택시와 유사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있다. 회사명을 직접 언급하기에는 조심스럽기에 더 이상 깊게 이야기 하지는 않겠지만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 회사가 맞다. 필자는 해당 서비스를 운영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그 회사의 수익성 논란 여부를 떠나 그런 신선한 시도 자체가 앞으로 물류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감히 이야기하고 싶다. 박리다매 형태의 출혈 경쟁이 일반화된 물류산업에서 과감한 시도를 통해 소비자에게 새롭고, 기존과는 다른 신선한 이미지를 심어주었다는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것이다.
물론 그 회사는 높은 질의 배송 서비스를 만들어내기 위해 수익면에서는 많은 손실이 있다는 후문이 있다. 그러나 수익 여부를 떠나서 그와 같은 회사의 시도가 산업 전반의 체질 개선과 소비자 의식 전환에 큰 역할을 했다고 믿기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앞으로 다른 배송사들도 그와 같은 새로운 시도 및 체질 개선에 발맞춰 나가는 것이 물류산업을 발전시키는 초석이 되지 않을까. 그 회사가 이미 많은 택배사들의 전략에 큰 변화를 가지고 온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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