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택배 화두는 '쿨(Cool)한 배송'
배송업계 근심 1순위 '무더위'와 '태풍'
긴 연휴로 7천~1억박스 이동…인력수급 비상
[이코노미세계] 지난해와 올해 한가위 연휴 기간은 3일로 같다. 하지만 지난해는 공휴일 포함해 3일이었던 반면 올해는 앞뒤로 이틀만 휴가 내면 9일을 쉴 수 있는 넉넉한 추석이라는 게 다르다.
예년과 같이 짧은 휴가일 경우, 고향에 계신 부모님과 친인척들에게 택배로 선물을 대신하는 경우가 많지만 연휴가 길면 직접 선물을 들고 고향으로 내려가는 귀향족들이 늘게 된다.
택배업계는 비교적 여유있는 배송기간 덕에 일일 초과물량을 처리해야 하는 부담은 벗었지만 9월 한달 간 막바지 무더위와 태풍이란 복병에 잔뜩 긴장하는 눈치다.
해가 거듭될수록 더워지고 밉살스러운 태풍이 잦아지는 추석 덕에 택배사들은 냉장·냉동 시설을 확충하고, 인력 및 차량수배에 나서는 등 긴장의 끈을 늦추고 있지 않다.
지난해엔 짧은 연휴에 고향 찾기 쉽지 않아 선물로 인사를 대신한 경우가 많아 택배물량이 전년 대비 30% 가까이 늘었었다. 대한통운·한진·현대·CJ GLS 등이 발표한 바로는 지난해 추석 연휴 전 열흘간 하루 평균 60~70만 박스를 처리했고, 많을 땐 100만 박스를 넘기기도 했다.
특히 대한통운은 하루 120만 박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는 상반기 경기회복과 온-오프라인 유통 물량 증가로 지난해보다도 25% 증가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대한통운은 지난 2년간 설과 추석 택배 물량 추이를 분석한 결과 추석을 앞둔 10일간 전국적으로 7000만 상자의 택배물량이 움직일 것으로 추산했다.
대한통운은 8일부터 17일까지 10일간 특별 수송기간으로 정하고 비상대기에 들어가 원활한 배송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대한통운은 대전 문평동에 짓고 있는 차세대 허브터미널을 부분 가동해 기존 대전의 1, 2 터미널과 동시에 운영함으로써 추석 물량을 완벽하게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통운은 특수기간 중 하루 최대 150만 상자를 처리할 것으로 예상하며, 다른 업체도 14~16일간 하루 처리 최고 물량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통운 관계자는 “추석 4일 전부터 징검다리 휴가로 접어들어 집을 비우는 경우가 많아서 정확한 배달을 위해서도 오는 10일 전후에는 보내놓는 것이 안전하다”라고 조언했다.
최근 3년간 추석 택배 물동량 추이 (추석 전후 10일간 기준) <출처 : 대한통운 물류연구팀>
CJ GLS는 6일부터 24일까지를 추석 특수 비상 운영기간으로 정하고, 폭증하는 배송 물량 처리에 문제가 없도록 전담 태스크포스(TF) 팀을 구성했다. 지난해 추석보다 25% 가량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자체 전망하고 있다. 오는 17일에 집하를 마감하고, 연휴 전 일요일인 19일에도 정상적으로 배송에 나서 연휴 전까진 선물 배송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CJ GLS는 추석 특수 기간에 간선 차량도 20%가량 추가 투입하고, 용달차량이나 퀵서비스 오토바이 등을 사전에 확보하는 등 사전 배송 대책에 따라 운영할 방침이다.
한진은 6일~17일까지를 추석특수기 운영기간으로 정하고 비상 운영체제에 들어갈 방침이며, 이 기간 하루 최대 90만 박스 이상의 물량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진은 추석특수기 기간 동안 보유차량 4700여대를 전부 가동할 계획이고, 신선상품을 배송할 냉장·냉동차량 600여대와 간선 차량 150여대, 집배송차량 1000여대를 추가 투입해 배송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로지엠은 6일부터 추석물량이 본격적으로 나와 13~15일 3일간 배송물량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며 한발 앞서 특수기에 돌입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0일까지 3주간을 특별 수송기간으로 정했다. 특별 수송기간 동안 정확한 집배송을 위해 1500여 대의 차량을 추가투입하고, 터미널 분류인력도 80% 증원한다. 또한 본사 직원 400여 명도 현장지원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우체국도 올 추석 물량이 지난해보다 10% 늘어난 1000만 박스 가량 될 것으로 예상하며, 6일부터 21일까지 ‘추석 우편물 특별소통기간’으로 정하고 비상체제에 돌입한다. 우체국은 이번 추석이 매월 관공서와 카드사 등의 고지서가 대량으로 접수되는 기간(12일~22일)인 일반우편물 폭주기와 맞물려 예년보다 배송에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 우체국은 이 기간에 4600여 명의 인원을 추가로 투입, 지원부서 인원까지 총동원 해 약 4만여 명이 배송현장에 나선다고 밝혔다. 동부택배 역시 지난해보다 약 30% 정도 택배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6일부터 16일까지 택배 특별 수송기간으로 정하고, 대전 종합택배터미널 외에 수원에서도 터미널을 추가로 운영할 방침이다.
동부택배는 추석 연휴 이틀 전인 16일에 택배 물량 집하를 마감할 예정이며, 물량 폭주가 예상됨에 따라 될 수 있으면 14일까지 발송을 마치는 게 좋다고 밝혔다.
올해는 수확 철이었던 지난 추석과 달리 추석이 이른 편이라 배송 물품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엔 추석 연휴가 농수산물 수확기였던 만큼 농수산물 물량이 많았다. 올해는 그 반대로 이른 추석에 올봄 이상저온과 일조량 부족으로 농수산물 작황이 좋지 않아 생활용품이나 가공식품, 건강식품 등 선물세트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농수산물을 보내더라도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특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동부택배 관계자는 “상하기 쉽거나 보냉을 요하는 상품은 에어 패드 또는 보냉 소재의 포장지와 아이스 팩 등을 사용해 포장하고, 포장지 겉면에 ‘취급 주의’ 또는 ‘신선식품’ 등의 표시를 해 두는 것이 안전한 선물 배송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또 연중 가장 물량이 폭증하는 때이니만큼 콜센터로 예약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CJ GLS 관계자는 “추석 특수기간 중 배송 관련 사항은 콜센터를 이용하면 전화 폭주 때문에 오랜 대기시간을 거칠 수 있다. 이 기간은 가급적 해당 택배사 홈페이지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김누리, 김철민 기자 olle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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