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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해운 '빅딜'…미리 보는 관전평

INSIGHT

by 김편 2012. 12. 22.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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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STX팬오션-현대차그룹 ‘시너지’ 예상

SK, CJ, GS, 한진그룹 등 잠재적 인수후보 물망

2년 전 대한통운 인수전 닮은 꼴…해운법24조 등 M&A 흥행 걸림돌


[CLO 김철민 기자] 국내 해운업계에 M&A(인수합병) 돌풍이 거세다. 불황에 알짜 선사들이 헐값에 매물로 쏟아지고 있다. 현재 매각이 진행되고 있는 선사는 STX팬오션과 대한해운 두 곳. 업계는 내년 초에 법정관리 중인 중소 해운사들이 매물로 더 나올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대한해운과 STX팬오션에 관심을 두고 있는 업체들은 현대·기아차그룹(현대글로비스)과 포스코, 삼성, 그리고 CJ(CJ GLS+CJ대한통운), SK, GS 등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SK그룹은 SK해운과 더불어 최근 SK네트웍스가 포워딩사업에 진출하는 등 상사업무와 관련된 물류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점에 가능성을 두고 있다.

 

밖에도 CJ(CJ GLS+CJ대한통운), 한진 등 전문물류기업들의 해운업 진출을 타진 할 가능성이 높다. 

불황에 '헐값' 매물 줄줄이 

STX팬오션과 대한해운은 이달 중순부터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STX그룹은 재무구조 개선 작업의 일환으로, 회생절차를 밟던 대한해운은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M&A 용역계약 체결허가를 받아 법정관리 2년 만에 매각 일정을 밟게 됐다.

 

STX팬오션은 순자산이 시가총액 7935억원(12월21일 기준)에 달하는 대형 매물로 평가받는다. 현재 STX그룹의 총 부채는 10조7200억원 규모로 이중 5조원 가량을 STX팬오션이 지고 있다. STX팬오션의 자산은 총 7조원 정도로 부채를 제외한 2조원에서 STX 지분 35%의 가치를 계산하면 약 7000억원의 매각가격이 예상된다. 금융권에서도 STX팬오션의 매각 금액이 4000~7000억원(경영권 프리미엄 제외)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해운 시가총액 679억원(12월21 기준) 규모의 국내 대표적인 벌크선사이다. 대한해운은 DIP파이낸싱으로 투자회사인 SC로위파이낸셜서비스(SC Lowy Financial Services, 이하 SC로위)로부터 8000만 달러를 마련한다. 자금조달이 완료되면 매각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지난해 3·4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846억원에 달하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매물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포스코와 한국전력 발전자회사 등과 다수의 장기운송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한해운은 운용선단 기준 한진해운, 현대상선, STX팬오션에 이어 국내 4위 해운사이며 벌크선사 중에선 STX팬오션에 이어 2위다.


현대차그룹 물류사업 확대 '주목'

업계는 STX팬오션 인수전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을 가장 주목하는 분위기다. 매출 7조원 규모의 물류자회사 현대글로비스와 시너지를 창출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시나리오가 그 배경이다. 업계는 국내 3위 선사인 STX팬오션은 물류사업의 확대 의지가 확고한 현대 측에 인수의사를 적극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STX는 이미 현대차그룹 물류자회사인 현대글로비스와 매각을 위한 실무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했다. STX가 현대글로비스와 협상을 벌이는 것은 해운업계의 불황으로 해운회사 인수매력이 떨어진데다 수천억의 매각대금을 감당해낼 대기업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현대차그룹이 국내외 물류사업을 확대하고 있어 STX팬오션을 인수하면 시너지효과가 클 것이라는 것이 협상의 매력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자동차 운반선사업을 하고 있고 내년부터 철강재 수출을 위해 벌크선 확대도 필요한데, STX팬오션은 국내 최대 벌크선사인 동시에 자동차 운반선 부분도 강점을 갖고 있다.


또 현대글로비스가 모기업 물량만 의존해서는 지속적인 성장에 한계가 있는데다 3자물류 진출과 매출 확대를 위해 STX팬오션 인수검토가 충분히 타당성이 있을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현대·기아차)와 부품(모비스), 차량용 강판(현대제철) 등 자동차 연계산업에 물류비중이 높고, 향후 현대건설 인수로 건설자재, 플랜트 등 중량물 운송에 따른 운송장비 인프라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에 삼성 또 '힘' 싣나

2년 전, 포스코가 대한통운(현 CJ대한통운) 인수전에 나섰을 때, M&A 전문가들은 해운업체 인수가 향후 포스코에 더 적합한 파트너일 것이란 분석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철강물류 특성상 해외원자재 등 수입운송 비중이 크기 때문에 포스코가 육상운송이 주력인 대한통운 보다 벌크수송을 중심으로 한 선사 인수가 더 유리할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대한해운의 경우, 전체 매출 중 포스코가 20% 정도를 차지할 만큼 영향력이 크다. 포스코는 대한해운의 벌크선박 10대를 사용 중이다.


과거 정준양 포스코 회장의 발언을 곱씹어 볼 필요도 있다. 정 회장은 지난 대한통운 인수전 때 "세계 1위의 아르셀로미탈, 신일본제철, 바오산철강 등 철강기업들이 물류업체를 보유하고 있다"며 "대우인터내셔널의 선도무역에도 해운이 필요하다."며 해운업 진출 명분을 강조하기도 했다. 


아울러 포스코와 삼성그룹의 동반 인수전 참여도 예상되는 대목이다. 2년 전 대한통운 인수전에 포스코와 참여했던 삼성은 자체 물류사업 강화를 위한 목적으로 삼성SDS를 통해 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하기도 했다. 최근 포스코가 자체 물류시스템인 포스피아 프로젝트에 삼성SDS의 서플라이체인로지스틱스(SCL) 솔루션을 도입하는 등 양사간 협업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물류를 강화하려는 이유는 국제무역상인 대우인터내셔널과 연계한 시너지 창출이 주된 목적"이라며 "철광석, 석탄 등 원료수입과 완제품 수출경쟁력 확보차원에서 대한해운 인수에 관심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시황 변수, 해운법 24조 걸림돌

그러나 대형 화주들의 선사 인수 작업은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해운업법 24조'가 대형화주의 해운업 진출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이 부분에 신중한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운업법 24조는 원유, 제철원료, 액화가스, 대량화물의 화주가 해운업 등록을 하려면 정책자문위원회의 의견을 들어 등록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업계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자금상황이 어려운 데다 해운시황도 밝지 않아 2013년 주요 해운사 M&A 성사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라면서도 “M&A 흥행 저조로 가격이 떨어질 경우 일부 대형 기업들의 물류사업 확대와 맞물려 매각작업이 순조로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표1> 금융위기 이후 법정관리 혹은 매물로 나온 주요 해운사

STX팬오션 / 2012년 12월 매각착수

대한해운 / 2012년 1월 법정관리, 2012년 12월 매각착수

티피씨코리아 / 2010년 8월 법정관리, 2012년 4월 파산

삼호해운 / 2011년 4월 법정관리

양해해운 / 2011년 7월 법정관리

삼선로직스 / 2009년 3월 법정관리


<표1-1>금융위기 이후 해운업계 회생현황 (법정관리 신청 총 11개사)

중도파산 / 티피씨코리아 등 7개사

법정관리 졸업 / 대우로지스틱스, 삼선로직스

회생진행 / 대한해운, 봉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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