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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파고, 서핑 즐기는 국제택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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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편 2013. 5. 1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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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 국경 없다” 직구족 해외배송 대행…작년보다 2배 증가 

한류열풍에 국내 쇼핑몰 찾는 해외고객 급증, 한국발 물량도 급증


뉴저지 물류센터


[CLO 김철민 기자] 불황이 고마운(?) 시장이 등장했다. 해외 직접구매(직구)시장을 두고 한 이야기다. 불황의 파고를 넘어 마치 서핑을 즐기듯 해외 직구시장이 급성장 중이다. 해외 직구란 해외 배송이 가능한 사이트에서 제품을 직접 구입하는 것을 말한다. 외국어가 가능한 젊은 소비자들이 늘면서 양질의 해외 브랜드를 합리적으로 구매하려는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 여기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상품 가격 200달러 이하 면세 혜택, 고가 수입품에 대한 선망 등도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통-물류 ‘윈윈’, 신규 진출 늘어   

해외 직구족(族)이 늘자 이들의 물품을 해외에서 국내로 옮겨주는 해외 배송대행 서비스업도 덩달아 신났다. 지난해 해외 인터넷쇼핑 규모는 6억 4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49% 증가했다. 이런 흐름 속에 늘어난 해외 배송대행 수요에 유통·물류업계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해외 배송대행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업체는 몰테일(코리아센터닷컴)이다. 물류전문기업인 한진도 ‘이한엑스(eHanex)’도 시장을 확대 중이다.  


최근에는 옥션, G마켓, 11번가, GS샵 등 주요 인터넷 쇼핑몰업체들은 물론 소셜커머스인 위메이크프라이스(위메프 박스) 등도 관련 서비스 제공에 나섰다. 웬만한 온라인 쇼핑몰업체들은 모두 해외 배송대행 시장에 뛰어든 셈이다. 


대부분의 온라인 쇼핑몰업체들은 자체 해외구매대행(혹은 직접구매)을 위한 연계 서비스 차원에서, 물류업체들은 이들 유통업체의 실질적인 해외물류를 담당하면서 서비스 제공 지역을 확대 중이다.


최근 CJ대한통운이 몰테일과 업무 협약을 체결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이번 제휴로 CJ대한통운 미국, 중국, 일본 등 몰테일이 진출한 전 지역에서 국제물류 파트너로 활동하게 된다. 아울러 몰테일이 신규 진출하게 될 해외시장에서도 CJ대한통운을 우선 물류협력사로 선정하기로 양사는 합의했다. 


한국발 국제택배도 증가

해외 배송대행의 정반대 개념인 국내 해외배송 서비스도 늘고 있다. 한류열풍에 힘입어 국내 쇼핑몰들을 이용하는 해외 소비자들이 급증하면서 한국발 국제택배 수요도 증가하고 있는 것.


실제로 범한판토스는 옥션과 G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와 손잡고 한국발 해외 배송서비스인 ‘e판토스(www.epantos.com)’를 제공 중이다. e판토스 서비스 지원 국가는 미국, 영국, 독일, 호주 등 11개국이다. 특히 소포장으로 다량의 물량을 해외로 발송하는 의류, 신발, 액세서리, 소형 가전 상품 판매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범한판토스 관계자는 “e판토스 서비스는 국제특급우편(EMS)과 비교해 최대 50% 정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으며, 미국 유럽 등 주요 지역 배송에 걸리는 시간도 7~10일 정도로 단축했다”며 “또 판매자들이 일일이 상품을 포장한 뒤 우체국에 가서 접수해야하는 불편을 줄이기 위해 상품 픽업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해외직구를 불황이 키운 시장으로 보고 있다. 현명한 소비에 대한 욕구가 커지면서 해외 직구 수요가 늘었다는 것. 


대한항공 항공화물 관계자는 “2~3년 전까지만 해도 배송물품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의 부품 또는 화학제품이 대다수였지만 최근 들어 소비재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재 인천국제공항으로 보내지는 개인 특송화물은 전체 비중의 약 30%를 차지할 정도로 메인 품목이 됐다"고 말했다. 


“직구족 잡아라” 서비스 특화 봇물

해외 쇼핑몰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크게 늘어난 것은 원화 강세가 이유다. 미국 달러화가 1달러에 1100원선을 오가고 있고 일본 엔화도 100엔당 1100원대로 급격히 낮아지며 원화로 환산한 상품 가격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온라인 쇼핑 업체는 해외상품 구매 관련 서비스 강화로 늘어난 고객 잡기에 나섰다. 해외 배송대행 업체 몰테일은 함께 운영하는 구매대행 사이트 ‘테일리스트’ 서비스를 강화했다. 배송대행을 어려워하는 소비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구매대행 인기가 커졌기 때문이다. 회사는 테마와 브랜드별로 상품 카테고리를 분류한 데 이어 아울렛 상품, 공동구매 등으로 서비스를 다양화했다. 


오픈마켓도 해외 직구족을 잡기 위한 서비스 및 마케팅 강화에 나섰다. 11번가는 상품이 달라도 같은 지역 상품끼리 함께 배송하는 ‘해외상품 묶음배송 서비스’를 운영한다.


옥션과 G마켓도 관련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옥션은 ‘원클릭 직구’ 서비스를 신설하고 국내에서 결제가 어려운 유럽 등 쇼핑 사이트 상품도 옥션 아이디만 있으면 구입 가능하도록 했다. G마켓은 이베이 공식 해외구매대행 사이트 ‘이베이쇼핑’에서 배송기간 보장 서비스, 안전보험 서비스 등 해외 구매 시 불안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김상현 한국유통학회장은 "외국 경험이 있는 젊은 층이 늘어나면서 해외와 국내의 제품 가격을 비교할 수 있는 능력이 커진 것도 해외직구 시장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또 "가격에 민감한 소비계층이 넓어지고 과거에 비해 환율 변동이 심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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