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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AI) 비상, 밥상 물류 여파는?

INSIGHT

by 김편 2014. 1. 27.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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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생육기간 한 달 소요…소·돼지 등에 비해 복구 빨라

정부 "검역체계 안전하다", 감염체 유통 원천 공급차단

업계 "국민 신뢰회복 우선", 안전한 단백질 공급망 연구 필요

by 김편



민족 대이동인 설 연휴를 앞두고 조류독감(AI)가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지난 17일 전북 고창에서 첫 발병된 AI H5N8형은 전남과 충남 등 서해안을 타고 27일 현재 경기 화성 시화호 등 경기 수도권까지 검출된 상태다.


오리, 닭(달걀) 등 AI 주요 감염대상은 소, 돼지와 함께 우리나라 국민들의 주요 단백질 공급원 중 하나이다. 이 때문에 국민들은 안전한 밥상에 대한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다.


가까운 중국에서는 지난해 봄부터 유행 중인 AI H7N9형에 감염된 환자가 올해 처음으로 수도 베이징에서 발견된 바 있다. 올해에만 중국은 저장성 44명, 광둥성 9명, 상해 8명 등 AI 감염 환자가 급증했다.


과거 구제역(돼지)이나 광우병(소), 일본 방사능(수산물) 등 먹거리 관련 파동이 터질 때마다 막연한 불안감이 커졌던 게 사실이다. 심지어 인터넷, SNS를 통해 괴담까지 확산되면서 공포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육가공 등 관련 산업계 피해도 만만치 않다. 먹거리 관련 파동으로 인해 축산 농가는 물론 관련 외식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로 주식시장은 AI 소식이 나올 때마다 닭고기 등 관련 유통 및 외식업체들은 약세를 보이는 반면 인플루엔자 치료제인 백신 제조업체나 닭고기 수요 감소로 반사이익이 예상되는 수산주 등은 상승세를 보이는 게 현실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보건당국은 AI에 감염된 오리나 닭이라도 익혀 먹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진화에 나서고 있다.


유통업계 및 외식업계도 과거 구제역, AI 등 먹거리 파동 이후, 국내 육류, 가금류 등의 검역체계 시스템이 크게 개선돼 국민들이 불안해 할 만큼은 아니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국내 축산물 검역시행장에서는 준공무원급인 수의사가 배치돼 조류독감 등에 걸린 닭, 오리의 유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불안감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시킬 안전하고, 납득할만한 단백질 공급망 구축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박정수 삼진냉장 부사장은 “AI, 구제역 등 먹거리 파동 때마다 농가는 물론 유통, 외식업계 피해로 이어져 서민들의 경제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국민들이 안전하고, 경제적인 육류 소비를 위한 국내 단백질 공급망(Protein Supply Chain) 시장에 대한 신뢰회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결국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춘 보건당국의 투명하면서 철저한 관리와 더불어 육가공 식품의 공급망관리가 뒤따라야 이런 불안이 해소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슈점검> AI 사태로 본 국내 단백질 공급망시장

인터뷰: 박정수 삼진냉장 부사장


Q. 닭, 오리 등은 우리나라 국민들의 주요 단백질 공급원이다. 최근 AI로 인해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뜨겁다. 육가공 등 국내 단백질 서플라이체인 시장에 대해 설명을 해달라.


A. 인간이 생명을 유지하려면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등 3대 영양소가 골고루 필요합니다. 이중 단백질은 인간의 입맛을 가장 자극하는 요소인데, 우리나라 국민들의 주요 단백질을 섭취는 소, 돼지, 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생육 기간에 따라 각각 다른데요. 제조업 관점에서 제품생산에 필요한 '리드타임(Lead time)'이란 용어로 대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쉽게 말해 닭고기는 한 달이면 양육돼 시장판매가 가능하구요. 돼지고기는 6개월, 쇠고기는 최하 20개월에서 30개월이 소요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소고기는 시간 등 투자가 가장 많이 필요한 단백질 공급원이며, 돼지고기는 훨씬 짧고, 닭고기는 그야말로 리드타임이 짧은 단백질 공급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Q. AI, 구제역 등은 공급망 관점에서 비교하자면 일본 대지진 등 천재지변과 같이 리스크(Risk) 정도로 비교할 수 있을 것 같다. 단백질 공급망 시장 관점에서 볼 때, 생육기간이 짧은 닭(AI)은 돼지(구제역)이나 소(광우병)에 비해 복구가 빠르다고 볼 수 있나?


A. 그렇습니다. 닭은 한 달이면 복구가 됩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물론 동남아시아에서도 조류독감이 발생되면 짧은 시간 안에 닭, 오리 등을 폐기처분 합니다. 한 달 안에 입식을 해서 키우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Q. 닭 이외에 소고기, 돼지고기의 수입현황은 어떤가?


A. 돼지나 닭고기 수입량이 꽤 됩니다. 이중 돼지고기는 수입국가 비교적 많습니다. 미국과 캐나다는 물론 벨기에 등 유럽 국가 대부분에서 수입되고 있습니다.


Q. 앞서 설명하셨듯이 닭고기는 소와 돼지에 비해 리드타임(생육기간)이 짧다. AI처럼 공급망 관리에 영향을 미치는 교란요인이 발생하면 관련시장에 어떤 문제점들이 있나?


A. AI는 물론 구제역, 다이옥신 검출 등 단백질 공급망 시장의 위험요소는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이런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해당 품목의 소비는 현저히 감소하게 되죠.

이렇게 되면 일단 원재료를 사용하는 식당 등 음식업체의 매출이 급감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창고에 보관돼 있는 육류가 재고로 남게 돼 수입업자들의 주문량이 줄고, 수입에 필요한 선박 운송과 화물운송도 대폭 감소될 것입니다.

지난 2003년 12월에 발생한 미국산 소고기 광우병 사태만 하더라도 국내 물류시장에 미친 영향은 컸습니다.

실제로 국가가 수입중단을 했기 때문에 검역이 되질 않아 주문이 들어왔던 물량이 들어오지도 나가지도 못했습니다. 이렇게 보관창고에 묶인 물량은 그야말로 가치가 제로가 됐고, 수입업자들은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습니다.


Q. AI로 국민들의 먹거리 불안이 커지고 있다. 보건당국은 국민들이 익혀먹는 조리법을 지키고, 또 철저한 검역시스템으로 AI 감염체의 유통은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고 설명을 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


A. 맞습니다. 국내 검역체계나 유통시스템을 볼 때, AI에 감염된 닭이나 오리가 유통될 확률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국민들 입장에서 볼 때, 먹거리 불안을 해소시킬 안전한 공급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AI, 구제역 등 먹거리 파동 때마다 농가는 물론 유통, 외식업계 피해로 이어져 서민들의 경제가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국민들이 안전하고, 경제적인 육류 소비를 할 수 있도록 국내 단백질 공급망(Protein Supply Chain) 시장에 대한 신뢰회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봅니다.

정부가 국내 단백질 공급망시장 관점에서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안전하고, 경제적인 육류, 가금류를 공급할 수 있는가에 대해 충분히 연구하고 검토를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who. 박정수

서울공대 공업화학과 졸업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졸업

인하대학교 박사과정 수료

(주)태평양 연구소

(주)한국듀폰

현 (주)삼진글로벌넷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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