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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프라이데이 캐나다 현장 체험기-CLO 인턴이 간다!

INSIGHT

by 김편 2014. 12. 4.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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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이혜림(CLO 인턴기자, 중앙대 국제물류학과 재학)


 


블랙프라이데이가 대체 무엇이길래


11월 27일 목요일, Entrepreneur Marketing 종강날. 강의실에 들어가자마자, North가 반가운 얼굴로 인사하며 묻는다. “Hey have you decided what to buy tomorrow? It’s Black Friday!” 일주일 전부터 TV에서는 Black Friday 광고가, 캐나다에서 사용하는 이메일에는 Black Friday 카탈로그가  한 가득 쌓여있던 사실이 기억난다. 도대체 블랙프라이데이가 무슨 날이길래 이렇게 야단법석인 건지. “What is Black Friday?”라고 묻자 “Oh, don’t you have Black Friday in Korea?” 잠시 놀라더니 설명해 주는 North. 블랙프라이데이는 11월 마지막 목요일인 미국의 추수감사절 다음 금요일을 일컫는 날로, 최대 규모의 세일과 쇼핑이 이루어지는 날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해외직구 폭발 시즌”으로 유명한 날인 블랙프라이데이. 그렇다면 현지 상점, 마트들의 블랙프라이데이 모습은 어떨까? 직접 그 열기를 느껴보고 와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대망의 11월 28일이 밝자마자 긴긴 쇼핑대장정을 시작했다.


블랙프라이데이 쇼핑대장정


<1_bus>



가장 먼저 블랙프라이데이 열기를 실감한 곳은 다름아닌 버스정류장. 평일에 그렇게 많은 학생들이 버스정류장에 모여 있는 것은 처음이었다. ‘설마 전부 쇼핑 가는 거겠어……’ 라고 생각했지만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했던가? 쇼핑몰로 향하는 9번 버스가 도착하자, 일제히 버스에 올라탄다. 한적한 캐나다에서 오랜만에 경험하는 만원버스였다.


<2_Future Shop>



우리 쇼핑대장정의 첫 목적지는 캐나다의 전 지역에 분포하고 있는 가장 큰 전자제품 매장인 Future Shop.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Black Friday sale을 알리는 간판이 크게 설치 되어 있었고, 매장 입구에는 “Black Friday Line Starts Here” 이라는 스티커가 부착 되어 있었다. 세일이 시작되는 새벽 6시에는 약 200m 정도로 길게 늘어선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매장 내부에도 검은색과 노란색으로 강조되어 있는 Black Friday sale 문구들. 매장 중앙에 배치되어 있는 대표상품들은 다름아닌 49인치 LG smart LED TV와 Samsung 58인치 smart LED TV. 두 제품 모두 $200 할인된 가격인 $799.99에 판매되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할인율이 높았고, 할인되는 상품들도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3_Chapters>



다음은 Chapters. 각종 책과 문구 류, 아기자기한 장식품, 소품 들을 파는 캐나다의 교보문고+핫트랙스라고 할 수 있다. 역시나 입구부터 “our best BLACK FRIDAY sale ever” 라는 달콤한 문구로 입장을 유도하고 있었다. 예상과 달리 책 자체에 대한 할인의 폭은 그다지 높지 않았고(10%~15%), 크리스마스 장식품이나 목도리, 장갑, 양말, 귀마개 등 방한제품의 할인 폭이 높았다(30%~50%). 특이했던 것은, 책 제품 중 일부는 In-store only sale, 즉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이 제품들에 대한 할인 폭은 50%에서 70% 정도로, 온라인에서도 함께 할인이 이루어지는 제품들보다 할인 폭이 크다는 점이었다.


<4_Winners>

바로 옆에 위치한 Winners로 이동했다. 이 곳은 일종의 이월상품 프리미엄 아울렛으로, 굳이 비교하자면 한국의 NC백화점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Winners는 원래 목적이 다양한 브랜드 제품들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곳이어서 그런지 (CK 캘빈클라인 장지갑을 $49.99, 벨트를 $19.99에 판매하는 정도), Black Friday 특별 세일 품목들은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5_Walmart>

다섯 번째 행선지는 Walmart.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이름만으로도 유명한 대형 할인마트 이기에 블랙프라이데이 쇼핑 대장정을 나서면서 가장 기대했던 곳인데, 의외로 매장 앞에 Black Friday Sale을 알리는 대형간판도 없고, 매장 안에도 Black Friday Sale 문구가 많이 보이지 않았다. 의아해 하던 차에 매장 구석구석을 둘러보고 그 이유를 찾아낼 수 있었는데, 할인 적용 품목이 일부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인 듯 했다. 가전제품, 전자기기, 가구제품 구역은 Black Friday Sale이 적용되고 있었지만, 육아용품, 식 재료, 건강&미용, 애견용품, 영화, 음악, 사무용품 등은 black friday sale 품목에 해당되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6_Target>



다음 순서는 Target. 월마트와 비슷한 대형 할인매장이지만 과일이나 야채 등 신선식품은 팔지 않으며 화장품, 약국이 크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입구에 black Friday sale 항목들을 한눈에 정리해 둔 표가 눈에 띄었다. 할인 폭은 20%~50% 정도로 그리 높은 편은 아니었지만, 세일상품에 해당하는 품목은 다양하다는 특징을 보였다.


<7_Intercity>



쇼핑 대장정의 마지막 마침표를 찍은 곳이자, 처음으로 블랙프라이데이 혜택을 누린 곳은 캐나다 선더베이 지역의 가장 큰 쇼핑센터인 Intercity. 옷, 가방, 화장품, 스마트 폰 대리점, 기타 잡화 등 수많은 상점들과 카페, 미용실, 식당 가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밀집해 있는 곳인 만큼 정말 많은 사람들이 intercity에서 쇼핑을 하고 있었고, 각기 다른 Black Friday Sale 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평소 의류상품에 대해서는 ‘buy 1, get 1 50% off’ 프로모션이 진행되는데,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buy 1 30% off, get 1 70% off’ 로 한층 프로모션의 범위가 확대된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수많은 구매충동욕구를 이겨내고 내가 블랙프라이데이 기념 쇼핑물품으로 선택한 것은 ‘carry-on luggage’ 였다. 언제 한 번 구매하리라 마음 먹고 있던 차에 ‘Bently’라는 여행가방 전문점에서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이 진행중인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친절한 직원의 도움을 받아 American tourister 가방을 선택, 원래 Tag 에 적힌 가격 $250에서 $99로 1차할인을, 2차 블랙프라이데이 세일 명목으로 30%할인을 받아 최종 $69.99 (tax $7별도)에 기분 좋은 구매를 하고 나올 수 있었다.



블랙프라이데이에 관한 3가지 오해와 진실


1.     블랙프라이데이=득템? NO! 모든 제품을 80~90% 할인 된 가격에 판매하는 것은 아니다


대장정을 떠나기 전, 모든 제품에 높은 할인율이 적용되어 있는 모습을 기대했었지만, 지금껏 서술한 바와 같이 블랙프라이데이라고 해서 모든 제품에 80~90% 할인율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었다. 신상품은 할인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물론, 식 재료<생활용품<의류, 잡화<가전제품 순으로 할인율에도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므로, 내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것이 할인목록에 들어가는 것인지는 미리 체크 해 두자. 평소와 별 차이 없는 할인율에도 불구하고 블랙프라이데이라는 달콤한 유혹에 휩쓸려 ‘언젠가는 쓸 곳이 있겠지’라는 자기합리화에 입각해 필요 없는 물건을 사게 될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2.     모두가 환영하는 블랙프라이데이? NO! 블랙프라이데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


현지 소비자들은 블랙프라이데이를 어떻게 생각할까? 당연히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구입할 수 있으니 모두가 좋아할 것이라는 나의 예상과 달리, 블랙프라이데이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블랙프라이데이’는 추수감사절 다음 날 이루어 지는 것이 관례이나, 다수의 상점들이 블랙프라이데이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하루 앞당겨 추수감사절 당일부터 세일기간에 돌입하고 있다. 이 때문에 추수감사절 당일에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닌 아침 일찍 상점 앞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으며, 이는 ‘블랙프라이데이=추수감사절 본연의 목적을 잊게 하는 상술’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만들고 있다고 한다. 이에 더해 안전상의 문제도 끊임없이 화두에 오르고 있다. ‘득템[1]’을 위한 열정이 너무나 격해진 나머지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하고, 심한 경우에는 인명피해까지 일어나 대형 할인점이나 가전제품판매장 앞에는 하루 전부터 경찰차가 출동해야 하는 상황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실제로 2012년에는 월마트 직원이 이른 아침에 몰려든 수천 명의 쇼핑객에게 짓밟혀 압사한 사고가 발생했다.)


현지 판매자 들은 어떨까? 평소 매출의 몇 배가 하루 만에 일어나는 날이니 기분 좋은 날임에는 틀림없지만, 몇몇 온라인 판매상들은 불편한 시각을 표현하기도 했다.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을 이용해 ‘득템’에 성공하려는 ‘해외직구족’이 늘어나면서, ‘얌체직구족’도 늘어났다는 것이다. 소비자 불만 처리에 발 빠른 외국 기업들의 특징을 악용하여 사은품만 챙기고 무료 환불을 요구하거나, 국제택배의 경우 배송확인이 어려운 점을 악용하여 재배송 요청 클레임을 거는 사람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얌체직구족’의 대표집단으로 한국인이 거론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한 사이트는 ‘무리한 요구를 하는 한국 사람들은 자중하라’는 안내문을 내 걸었다. 아무리 온라인상이더라도, 배송지 정보에 “south Korea” 를 적는 순간 우리는 모두 외국인 앞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한국인이다. 명심하자, 블랙프라이데이를 모두가 기분 좋은 날로 만들기 위해서는 정정당당한 페어플레이 정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3.     블랙프라이데이는 1년에 한 번 뿐인 ‘득템’의 기회? NO! 각양각색 다양한 미국 세일기간


한국에서는 미국 세일 기간이라고 하면 블랙프라이데이만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로 이 곳에서는 “오프라인 쇼핑은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 온라인 쇼핑은 사이버 먼데이 (cyber Monday)” 라는 인식이 보편적이다. 사이버 먼데이란, 추수감사절 연휴가 지나고 맞는 첫 월요일에 대대적으로 시행되는 온라인 세일로         ㅌ, 블랙프라이데이가 지나고 남은 재고들을 포함한 다양한 제품을 세일된 가격에 만나볼 수 있는 ‘블랙프라이데이 온라인버전’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조사결과, 이외에도 정말 다양한 세일기간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여러 세일 기간 중 규모가 큰 대표적인 세일 기간을 꼽자면 다음과 같다.


이름 / 세일 기간 / 세일 품목

New Year’s day 1월1일부터 약 5일간 가을&겨울 품목 위주

President’s day 2월 3주차 월요일 일주일 전~ 가을&겨울 품목, 가정용품 위주

Easter Sunday 부활절 전 금요일 봄 품목 위주

Independence day 7월 4일 기점으로 일주일 전~ 여름 품목 위주

Labor day 9월 1주차 월요일 일주일 전~ 상반기 총정리 개념

Columbus day 10월 2주차 월요일 일주일 전~ 가을 품목 위주

Christmas 12월 24일 일주일 전~ 겨울 품목, 선물 용품 위주


따라서 블랙프라이데이를 놓쳤다 해도 좌절하지 말고, 블랙프라이데이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세일기간을 잘 활용하는 똑똑한 해외직구족이 되어 보는 것은 어떨까? 물론 이 경우에도 페어플레이 정신은 잊지 말도록 하자.


왜 그들은 ‘당일배송’에 미쳐있는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반 년간의 교환학생 생활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돌이켜보면, 캐나다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배워 가는 것도 많지만, 오히려 한국에서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된 것도 많다. 그 중 단연 손에 꼽는 것은 ‘당일 배송’이다. 주문 후 3일만 지나도 쇼핑몰에 확인전화를 할 기세였던 나는, 주문한 물건이 3주가 넘는 시간이 지나야 내 손에 쥐어지는 것을 보며 ‘당일 배송’이 얼마나 혁신적인 기술인지 그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고, (실제로 큰 마음 먹고 구입한 고가의 강의교재가 5주가 지나도 오지 않아, 교재 없이 중간고사를 치르게 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기도. 우리에게는 별 감흥을 주지 못했던 ‘아마존 드론 배송 영상’이 미주지역에서 가히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데는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이를 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국내 물류기업들과 택배기사님들의 노력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올해 10월 인터브랜드에서 발표한 세계 100대 브랜드에 DHL(81위)과 FedEx(92위)가 나란히 이름을 올리게 것은 대거 등장한 중국 해외직구족 덕택이라고 한다. 그만큼 해외직구는 똑똑해진 소비자들의 새로운 쇼핑 트렌드가 되었다. 블랙프라이데이의 열기와 당일 배송의 위력을 실감하게 된 이번 기회를 통해, 물류업계가 이 둘을 결합한 혁신을 이루어 내는 순간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몇 번의 클릭과 한 번의 결제만으로 미국 진열대의 상품을 내 집으로 받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지만 주문한 물품의 배송이 완료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에 대한 문제는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한 층 더 나아가 ‘국경을 초월한 당일배송’을 실현시킬 방법을 모색해 볼 때이다. 블랙프라이데이에 아마존에서 주문한 제품을 사이버먼데이에 한국 집에서 수령하는 것, 생각만 해도 멋지지 않은가? 말도 안 된다고? 모든 일은 실현되기 전에는 모두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1] 마음에 드는 물건을 저렴한 가격에 기분 좋게 구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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