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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물류스타트업판에 '돈'이 몰린다

INNOVATION

by 김편 2017. 1. 2.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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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L과 500스타트업이 물류스타트업을 목한 이유



- 글로벌 물류공룡 DHL과 실리콘밸리 대표투자사 500스타트업이 '물류스타트업'에 주목한 이유- DHL, "마이크로 트렌드로 자리잡은 스타트업이 미래물류를 변화시킬 것"- 500스타트업, "근2년 물류스타트업 투자 금액만 10억 달러, 과거 5년간 투자되었던 금액의 두 배 수준"


글로벌 물류산업에서 스타트업의 산업해체(Unbundling)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물류스타트업'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글로벌 물류기업 DHL이 매년 발표하는 ‘물류 트렌드 레이더(logistics Trend Radar)’의 최신 보고서(2016)는 ‘마이크로 트렌드와 스타트업(MICROTRENDS AND STARTUPS)’이라는 제목의 세션을 통해 본격적으로 글로벌 물류스타트업들이 기존 시장을 바꿔나가는 모습을 소개했다.

 

물류공룡 DHL, 스타트업이 흔드는 물류의 미래 주목

 

DHL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몇 년 사이 물류스타트업이 ‘마이크로트렌드(Micro Trend)’로 자리 잡으면서 미래 물류시장에 대대적인 변화를 갖고 왔으며, 새로운 시장 매커니즘을 형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DHL이 바라본 시장을 흔드는 물류스타트업은 ‘높은 기술력을 가진(Tech-savvy) 스타트업들로 전통 물류시장 각 분야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그야말로 페덱스, UPS, DHL이 제공하는 전체 물류 서비스가 미처 신경쓰지 못했던 작은 분야들을 여러 스타트업들이 파고 들어와 해체하는 모습이다.

 

물류스타트업 중에서도 특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업종은 ‘온디맨드(On-Demand) 중개 플랫폼’이라는 설명이다. 수요(화주, 고객)와 공급(배송기사)을 플랫폼을 통해 중개하는 이 산업의 대표적인 서비스 사례는 ‘우버러시(Uber Rush)’가 있다.

 

한편, 국내에도 메쉬코리아, 바로고, 허니비즈, 원더스와 같은 스타트업들이 화주와 배송기사(라이더)를 중개하는 방식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CJ대한통운, 삼성SDS, SK플래닛 등 국내 대기업 역시 물류 플랫폼 시장에 주목하여 새로운 서비스를 론칭하고 있는 모습이다.

 

실리콘밸리 대표 투자사가 '물류스타트업'에 주목한 이유

 

글로벌 물류스타트업의 등장 가속화와 함께 스타트업 투자업계가 물류스타트업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물류’에 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와이컴비네이터와 함께 실리콘밸리의 양대 VC로 평가받는 500스타트업(500 Startups)에 따르면 2014년부터 화물-포워딩(Freight-Forwarding) 분야 스타트업에 투자된 금액만 10억 달러로, 이 금액은 과거 5년간 투자됐던 금액의 두 배에 달하는 액수라는 설명이다.

 

에드 슈피겔(Ed Spiegel) 500스타트업 EIR(Entrepreneurs in Residence, 창업도우미)은 DHL트렌드레이더2016 기고를 통해 “스타트업 투자자들이 ‘물류’에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화두를 던졌다.

 

슈피겔에 따르면 물류는 글로벌 무역(Global Trade)의 핵심(Backbone)이다. 그러나 과거 물류산업은 매우 파편화되어 있었고,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속도도 느렸다.(Slow Adopter) 그렇게 변화에 배타적인 물류산업이 이제 스타트업들과 최신 기술로 인해서 해체되고 있는 것이다.

 

에드 EIR은 “소비자와 공급자 사이를 연결하는 브로커(Broker), 배송의 집합(합배송), SaaS로 대표되는 크라우드 물류 서비스가 과거 물류 프로세스를 대체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이러한 신흥주자들이 물류산업의 기술적 성장과 시장 투명성을 향상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전에 없던 이들은 물류 인터페이스(Interface)를 바탕으로 새로운 온라인 시장을 형성해 나갔으며, 별도의 인프라와 자금 없이 물류산업의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고 있다.

 

500스타트업이 꼽은 대표적인 사례는 샌프란시스코를 기점으로 하는 스타트업 ‘쉬포(Shippo)’다. 쉬포는 전자상거래 시대에서 증가하는 배송들을 뭉쳐 배송사와 낮은 요율로 협의한다. 쉬포는 배송API를 연동해 실시간 데이터를 처리하며, 주로 SME(중소기업)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로라 베렌 우(Laura Behren Wu) 쉬포 대표는 지난 1월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는 현재까지도 물류시장은 옛날 방식 그대로 이뤄지고 있는 부분이 많으며, 그 시장의 대부분은 일부 과점업체가 지배하고 있다”며 “쉬포의 목표는 배송 자체를 더욱 투명하게 만드는 것”이라 강조했다.

 

파괴할 것인가, 협업할 것인가

 

한편 500스타트업은 물류스타트업의 급성장을 전하면서, 기존 기업들이 스타트업의 '파괴'라는 키워드에 주목하여 막연한 경쟁구도를 형성하는 것은 경계했다. 

 

실제 파괴 아닌 '협업' 사례가 업계에서 다수 나타나고 있으며, 전통기업 역시 변화에 대응한 합작법인(JV), 사내벤처 설립 등의 전략을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드 EIR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많은 글로벌 스타트업들이 대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방식의 협업 사례도 관측된다"며 "대기업 역시 물류산업의 빠른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 자체적으로 인하우스(In-house) 인큐베이터를 육성하기도 한다"고 언급했다.

DHL 스타트업 물류DHL이 보고서를 통해 거론한 물류산업을 해체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자료= DHL트렌드레이더2016)

 

해체(Unbundling)할 것인가. 파괴(Distuction)할 것인가. 협업(Cooperation)할 것인가. 그 답을 찾는 것은 결국 업계의 몫이다. 마지막으로 DHL이 물류산업을 해체할 것이라 주목한 '물류스타트업'들 중 CLO가 지난 한해 인터뷰했던 기업 일부를 정리해본다.

 

1. 프레이토스(Freightos)

프레이토스 물류스타트업

이스라엘을 거점으로 활동 중인 홍콩기업 프레이토스(Freightos)는 전보다 나은 온라인 거래의 원동력을 제공하고자 포워더, 화주와 물류기업들이 편리하게 예약하고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프레이토스 시스템을 이용하는 작은 화주들도 전세계의 화물운송 요금을 조회하고 비교할 수 있다. 또한 프레이토스는 부피가 큰 상품의 전자상거래 가격 책정도 도와준다. 궁극적으로 프레이토스는 포워더들과 다른 포워더들, 그리고 화주들을 연결시켜주며, 나아가 세계무역을 바꿀 화물운송의 익스피디아를 만들어가고자 한다.

 

 "포워더들로부터 단지 화물 견적을 받는 데 수 일이 걸린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복잡한 가격 체계를 가지고 있어 여러 포워더들의 견적을 비교하는 것도 어렵다. 프레이토스가 태어난 이유다. 우리는 전보다 나은 온라인 거래의 원동력을 제공하고자 포워더, 화주와 물류기업들이 편리하게 예약하고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를 구축했다"
이튼 부크만(Eytan Buchman) 프레이토스 마케팅 총수

 

<관련기사= 프레이토스 더알아보기>

2. 쉬포(Shippo)쉬포, 글로벌 스타트업

쉬포(Shippo)는 API와 웹인터페이스를 통해 이커머스 업체들을 다양한 운송업체들과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기존 시장에서 대규모 상인들만이 받을 수 있는 업계 배송서비스 할인 혜택을 소규모 전자상거래 업체 또한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 쉬포는 하나로 통합된 API와 계기판(Dashboard)을 만들어 판매자의 사업 규모에 관계없이 DHL, UPS, FedEx 등 국제 배송업체와 연결해준다. 이를 통해 쉬포의 서비스 이용자들은 개개인이 운송업체를 이용하는 금액보다 저렴한 가격에 배송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직접 쇼핑몰을 운영해보기도 했지만, 소상공인들은 대기업처럼 합리적인 요율로 배송 서비스를 제공받기 어렵다. 이 외에도 소규모 업체들이 물류에 대해 갖는 고민은 너무나 많다. 그래서 우리는 기존에 운영하던 쇼핑몰을 접고, 전자상거래 업체를 이용하는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배송서비스를 만드는 데 집중하기 시작했다. 쉬포는 중소화주를 포함하여 모든 사업자들이 조금 더 쉽게 마치 아마존 같은(Amazon-like) 배송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로라 베렌 우(Laura Behren Wu) 쉬포 대표

 

<관련기사= 쉬포 더 알아보기>

 

3. 쉽와이즈(Shipwise)

쉽와이즈, 물류 스타트업

쉽와이즈는 다양한 공급채널을 통해서 운반되는 화물 프로세스를 조율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쉽와이즈는 '클라우드 시스템'을 통해 화물을 예약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기존 화주사들에게 번거로운 업무였던 이메일, 통화 업무를 제거해준다. 전통적으로 국제물류 프로세스는 복잡한 절차가 많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쉽와이즈는 이렇게 고착된 비효율성을 개선하고 합리적인 가격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용자는 화물의 현 이동 위치를 파악할 수 있으며 작업 진행 상황을 알 수 있다. 쉽와이즈는 스스로를 ‘미래 디지털 시대의 포워더’라 자칭한다. 현재는 해운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머지않아 육상, 항공 운송 서비스까지 연계된 복합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전망이다.

 

"국제물류는 아직까지도 전통적인 프로세스를 고수하고 있다. 견적부터 최종 배송까지 걸리는 시간이 늦는 것은 기본이며 각종 서류, 이메일, 팩스 등 번거로운 작업을 수반해야하기도 한다. 현재 약 1500만 개의 유럽 중소기업은 물류비의 30%를 컨테이너 운송 이전 단계에 소모한다. 쉽와이즈는 중소기업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임을 강조하고 있다."
알렉산더 말로프(Alexander Malov) 쉽와이즈 대표

 

<관련기사= 쉽와이즈 더 알아보기>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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