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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 잘하는 삼성전자" 홀대하는 가트너

INSIGHT

by 김편 2012. 6. 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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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RA, H&M, 도요타 등 유럽·아시아기업 평가 '인색'
공급망 선도 25개사 중 애플, 델 등 20곳이 미국출신 

[CLO=김철민기자] "삼성전자의 S&OP(판매운영계획) 역량은 자타공인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삼성이 공급망관리(SCM, Supply Chain Management)를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가 있는 거죠. 그런데 올해 '서플라이 체인 톱(SC TOP) 25'에서 삼성이 10위권 밖으로 순위가 밀렸어요. 애플이나 델, 인텔 등에 비해 삼성이 결코 뒤지지 않는 실력인데…."

 

최근 IT조사기관인 가트너(Gartner)가 발표한 '2012 SC TOP 25' 순위에서 삼성전자가 13위를 기록했다. 2010년 7위까지 오르며 10위권에 항상 이름을 올렸던 삼성전자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는 성적표다.

 

그렇다면 SCM 잘하기로 소문난 삼성이 3년 연속 순위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

 

본지가 가트너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회사 애널리스트인 스탄 애러노(Stan Aronow, 사진)는 이메일 답변을 통해 "최근 가트너의 평가방식이 전 세계 공급망관리 전문가 투표로 확대되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산업계의 타 공급망관리 담당자들과 우수한 SCM실행 방법을 더 나눌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삼성이 자신들의 SCM 성공 노하우를 시장과 공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스탄은 또 "(삼성전자가)분명 SCM 실행 측면에서 매우 뛰어난 공급망관리 리더이지만 산업전반의 SCM 향상에 기여하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도 중요한 평가요소"라고 덧붙였다.

 

동료 애널리스트인 데브라 호프만(Debra Hofman)도 삼성의 순위하락에 대해 "(삼성이)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3년간 누적 매출 성장률'과 'SCM 업계 전문가 의견'에서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가트너 발표에 대해 삼성전자의 반응은 어떨까? 삼성은 외부기관에서 발표하는 순위에 대해 공식적인 멘트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회사 홍보팀 관계자는 "SCM은 삼성전자의 핵심 경쟁력중 하나이며, 앞으로도 운영역량 강화와 전문성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라며 "더욱 견고한 SCM 운영체제 구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국내 공급망관리 전문가들은 SCM분야에서 가트너의 평가가 공신력을 얻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의견을 모았다. 

 

인하대학교 민정웅 아태물류학부 교수(사진)는 "가트너가 발표한 SC TOP 10위 중 1위부터 9위까지 모두 미국기업"이라며 "SCM역량이 우수한 아시아·유럽지역 출신의 기업들에 대해서는 평가가 인색하다"고 꼬집었다. (관련기사: "순위는 순위일뿐 오해하지 말자" <2012 가트너 SCM TOP 25 분석>)

 

그는 "실제로 3위를 기록한 맥도널드는 7위 인텔이나 13위 삼성전자와 비슷한 정성적 평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월등히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며 "특히 최근 SCM의 혁신 사례로 많은 대학에서 교재로 가르치고 있는 패스트 패션업체인 스페인의 인디텍스(Inditex, 자라의 모기업)와 스웨덴의 H&M은 각각 15위, 17위인 반면 이들 보다 객관적인 평가가 떨어지는 코카콜라(6위)와 유니레버(10위) 보다 순위가 낮은 점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결국, 가트너가 정성적·정략적 평가를 통해 SCM 역량에 대한 공정한 측정을 시도했지만 반면 다면적인 평가가 오히려 (가트너의) 주관적인 견해로 인해 평가결과가 왜곡될 수 있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게 민 교수의 생각이다. 특히, 가트너의 내부평가가 미국기업에게는 우호적인 반면 외국기업에 대해 인색하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민 교수는 "가트너의 SCM 순위를 절대적인 우열을 가리는 지표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다양한 관점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장단점을 세분화해 바라보는 하나의 리트머스지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가트너 SCM 평가대상에는 전 세계 260여개 기업들(매출 약 12조원 이상, 한화기준)이 참여했으며, 이중 국내기업으로 삼성전자를 비롯해 LG전자,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롯데쇼핑, LG화학 등이 포함돼 개선된 SCM 역량을 평가 받았다.

 

<가트너가 본지에 보내 온 공식 답변서 원문>

Stan Aronow: The only other observation I have is that as our peer voting population becomes more global and diverse, Samsung might also consider ways to share its best practices across the worldwide supply chain community. They are most certainly a leader in supply chain operational excellence and leveraging that to elevate the broader practice of supply chain is another dimension of how we define supply chain leadership. 

 

Debra Hofman: Samsung remains a strong supply chain leader with increasing recognition from its peers.  Its composite score in the ranking declined slightly this year due to a slight decrease in the financials we use for the ranking (return on assets, inventory turns and revenue growth) compared to last year, at a time when many other companies improved in those particular financials. That said, Samsung’s ROA, turns and growth remain extremely strong, and it gets a lot of respect from peer voters for its supply chain strengths:  emerging as a strong competitor to Apple, it is known for its mature Sales & operations planning (S&OP) capabilities and leading collaborative practices downstream with its custom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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