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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停電)사태 위기, 물류도 예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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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편 2012. 12. 2.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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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후버 인터넷 물류논객 


CLO's TIP  요즘과 같은 정보화 사회에서 정전은 자칫 잘못하면 물류시스템의 정지로 이어진다. 보통 기업체의 시스템은 우수한 데이터센터의 철통같은 보안 속에 안전하게 보호된다. 이중 삼중의 백업 체계를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특정 데이터센터의 경우 진도 7~8의 지진이나 원자폭탄에도 안전하다는 곳도 있다. 그렇다면 국내 물류업계는 만약의 정전사태로 발생될 시스템 정지에 대해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을까. 각 기업마다 비상대책 매뉴얼은 갖추고 있을까. 


한글날을 공휴일로 지정할 정도로 한글을 사랑하는 우리가 왜 '정전(停電)'을 굳이 '블랙아웃(Black Out)'이라고 부르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발전소의 신축이 제한되고, 전기 사용이 늘어남에 따라 올 겨울에 정말 전기설비가 좋지 않아서가 아니라 전기가 모자라서 정전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주5일 근무제가 법제화 된지 10여년. 가장 선제적으로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한 업종 중 하나가 금융권이었다. 금융권이 손쉽게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전기요금이었다고 한다. 


토요일에 수천개 영업점을 열어서 발생하는 전기료를 감당하느니 차라리 행원들을 쉬게 하는 것이 행원들에게 복지 향상의 생색을 내고, 전기료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었던 것이다.


이렇듯 사무직에게 전기절감은 쉬운 일이다. 직원들이 사무실에 안 나와 버리면 된다. 물론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는 대신 물류현장에 낼 주문은 다 낸다. 그러면 물류는 아까 언급했듯이 밤에, 주말에, 그리고 새벽에 불 밝혀 가며 작업한다. 


“올 겨울, 전력난 수급문제로 산업계 대규모 정전상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물류업계도 컨틴전시 플랜(긴급비상사태대책, Contingency Plan)이 필요하다. 물류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들의 투자는 어디까지 이뤄졌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러고 보니 물류현장에서 정전 발생하면 문제 심각하다. 밤에 불 밝혀 가며 다음날 배송을 준비하고, 다음날 새벽에 불 밝혀 가며 당일 배송을 준비하는 물류도 전기를 많이 쓰지 않던가? 지게차 한대 배터리 충전하는 것도 몇 시간이 걸린다. 거대한 자동 분류기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게다가 요즘은 창고 내에서 RF(무선주파수, Radio Frequency)단말기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단말기 배터리도 충전해야 하고, 창고관리시스템이나 운송관리시스템 모두 전기를 사용하는 컴퓨터로 운용한다. 


물류센터는 대체로 평지에 있고 사무실과 현장, 즉 바깥이 바로 통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춥다. 개인 온열기도 많이 사용할 것이다.


요즘과 같은 정보화 사회에서 정전은 자칫 잘못하면 물류시스템의 정지로 이어진다. 보통 기업체의 시스템은 우수한 데이터센터의 철통같은 보안 속에 안전하게 보호된다. 이중 삼중의 백업 체계를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특정 데이터센터의 경우 진도 7~8의 지진이나 원자폭탄에도 안전하다는 곳도 있다. 


그렇다면 물류시스템은 어떨까. 물류센터 임대기간에 따라 그때, 그때 사용 장소를 옮겨다니는 특성상 그보다는 훨씬 덜한 보호를 받게 된다. UPS(Uninterruptible Power Supply)가 없거나, 있더라도 제 기능을 못 할 수 있다. 서버 디스크 사정에 따라 정전 직전까지 흐르던 데이터를 제대로 복구해서 재전송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물류현장에서 정전이 발생하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물류센터 특성상 밤에는 배송을 위한 분류작업을 하다 보니 전기를 많이 사용한다. 어디 그뿐이랴. 지게차 배터리 충전과 자동 분류기, RF단말기, 창고관리나 운송관리시스템 모두 전기를 사용하는 컴퓨터로 운용된다.”


실제 필자도 10년 전쯤 UPS 없이 성급하게 개장한 물류센터에서 작업지시 직전에 정전이 되어 작업지시 데이터를 모두 유실한 적이 있었다. 불과 몇십초 동안의 정전이었을 뿐인데 그렇게 되었다. 


정전의 원인은 당시 현장에서 부셔진 랙 공사를 하느라 전기드릴을 과다 사용함에 따른 단전이었다. 황급히 엑셀로 주문을 받아 작업자별로 정렬해서 작업 지시서를 뽑아 줬다. 얼마 전에는 베트남에서 물류센터를 운영 중인 한 3PL 물류센터장이 근무지역이 동남아시아다 보니 정전이 잦은데, 자기네 시스템이 정지되었다가 복구되었을 때  데이터 정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놓고 한참을 메일이 오간 적도 있었다.


그렇다. 정전이 한번 발생하면, 현장 업무 지연은 말할 필요도 없고 그것을 사후 정리하는 일이 더 바쁘다. 예를 들면, 정전이 된 동안 엑셀로 작업을 해서 어떻게든 물건은 내 보냈다고 치자. 시스템이 복구되면 미출 데이터를 골라내어 엑셀로 작업한 것과 대조해서 일일이 출하완료를 찍어 줄 것인지, 아니면, 고객사와 사전 합의를 해서 서로 미출을 알아서 정리하고, 데이터 주고받는 일 없도록 할 것인지 등을 정하고 실행해야 한다. 데이터가 유실되었다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이래서 컨틴전시 플랜(긴급비상사태대책, Contingency Plan)이라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점점 더 중요해지는 이 물류라는 업무를 비상사태대책으로만 복구를 맡기고 있을 것인가. 물류시스템의 안정성에 대한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특히 올해처럼 겨울 정전이 두렵다고 공공연하게 회자되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바깥과 바로 통하는 사무실에서 언 손을 호호 불어 녹여가며 창고관리시스템에 입력을 작업하는 직원들을 보면 측은한 마음이 생긴다. 물류시스템은 그 특성상 숫자 입력이 많아서 손이 얼면 오타 나기도 쉽다.


다가온 겨울, 혹시 모를 정전에 대비하여 사무실 저 구석에 잘 보관되어 있을 비상사태대책매뉴얼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물류시스템의 데이터 복구 가능성에 대해서도 점검해 보자. 


WHO? 후버 

'후버'는 젊어서부터 물류에 뜻을 두고, 물류센터 현장분류부터 '운송회사'까지 전전한 끝에 최근 대형 제조업체 물류IT 업무를 맡고 있는 평범한 물류인이다.  현재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dcscully)를 운영 중으로 물류의 관점에서 본 세상 이야기와 물류업계 종사자들의 삶과 애환을 독특한 시각과 필체로 소개하고 있다.  



***구독문의: 미디어케이앤 손현정 과장(02 3282 3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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