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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이름값'이 기업 성공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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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편 2010. 4. 8.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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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이름값'이 기업 성공 이끈다
글로벌 경제위해 도전적인 리더 전면에

 
[이코노미세계] 잭 웰치(전 제너럴 일렉트릭 회장), 칼리 피오리나(전 휴렛 팩커드 대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세계적 기업을 떠올리게 하는 최고 경영자들이다. 언제부턴가 기업을 대표하는 CEO들은 그 자체로 기업을 평가하는 요소이자 기업 흥망을 결정하는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연말 임원인사에서 어떤 사람이 최고 경영자로 나서느냐에 따라 주가가 파동을 치기도 한다. CEO들의 이미지도 지금까지의 덕목이었던 무난한 관리자에서 활동적이고 도전적인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능력만이 아니라 외모와 성격, 취미, 건강 등을 배경으로 활발한 대외 활동을 펼치는 인물들로 채워지고 있는 것이다.

고객·시장 잡는 핵심 요소로 부각
경영에 내재적 가치 투영이 중요

‘최고 경영자’ 브랜드의 시대=최근 세계 영화시장의 새로운 획을 긋고 있는 ‘아바타’의 제임스 카메론 감독과 ‘ET, 쉰들러 리스트’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그 이름만으로도 ‘보고 싶은 영화’란 생각을 들게 할 만큼 신뢰를 주는 아이콘이 됐다.

CEO 브랜딩의 효시는 미국의 세계적 기업인 휴렛팩커드(HP)가 지난 1999년 외부출신 최고경영자로 영입한 칼리 피오리나다. 당시 연봉 9000만 달러의 HP 사장으로 칼리 피오리나 취임이 발표되자 HP 주가는 2% 상승한 반면, 칼리 피오리나의 전 직장이었던 루슨트 주가는 2%가 하락했다. 칼리 피오리나 HP영입 사건은 이후 ‘CEO의 브랜드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됐다.

하지만 2006년 칼리 피오리나가 경영 실패로 HP를 떠나자 떨어졌던 HP 주가가 다시 오르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국내에선 지난 3월4일 강만수 전 경제 부총리의 한국은행 총재 기용설에 금융시장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환율이 오르고, 금리가 떨어지는 혼란을 가져오기도 했다.

또한 삼성의 비자금 폭로 여파로 이건희 전 회장이 2008년 4월 삼성 쇄신안을 내놓은 뒤 2선으로 후퇴하는 과정에서 재계는 삼성의 브랜드가치 하락이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CEO 브랜드가 기업, 나아가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현대경제연구원은 ‘CEO 브랜드 가치’ 보고서를 통해 CEO 이미지는 기업 이미지와 신뢰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며 미래 CEO 브랜드 가치가 새롭게 주목 받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데이비드 라커 교수가 CEO 브랜드와 주식가치 연관성을 계량화한 것에 따르면 CEO 브랜드 가치가 10% 오를 때 주식가치는 24% 상승한다고 했다.

최근 기업들은 CEO 이미지를 기업 이미지에 투영시키는 ‘이미지 통합’(PI : President Identity)에 적극 나서고 있다. PI 전담조직을 만들거나 홍보대행사를 통해 컨설팅을 받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기업주가에 까지 영향=CEO 브랜드가 각광받게 된 데에는 증권시장의 활성화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

미국의 경우 증시를 통해 직접 자금을 조달하는 이른바 디지털 경영시대가 도래하면서 CEO 브랜드가 더욱 강조되기 시작했다.

주가가 CEO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 하나에 반응하면서 ‘기업 브랜드= CEO 브랜드’란 공식을 낳고 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게이츠는 대표이사로 재직했던 18년간 주가를 21.4배나 늘려 놓았다. 델 컴퓨터의 마이크 델 사장은 재임 15년 동안 주가를 무려 82.9배나 올려놓기도 했다.

국내의 경우 삼성과 현대기아차 그룹이 이건희 회장, 정몽구 회장이 경영 일선에 나서면서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예에서 보듯, 이제 CEO는 단순히 기업의 최고 경영자라기보다 기업 브랜드 자체로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특히, CEO 브랜드는 회사가 지닌 중요한 무형 자산의 하나로, 시장에서 기업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래의 CEO는 기업 대표 브랜드로 해당 업종에서 기업 비전에 대한 자신의 식견을 알리고, 과시하면서 자신의 몸값과 기업의 주가를 끌어 올리는 한편, 고객과 시장의 신뢰를 받아야 하는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CEO는 자칫 기업발전을 저해할 수도 있으며, 그대로 안주할 경우 기업 경쟁력에도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다시 말해, 미래 CEO의 최우선 덕목은 적극적인 대외 활동을 통해 자신의 브랜드와 기업의 이미지를 알리고 상품화하는 능력에 있다는 얘기다.

또 방송 등 언론 노출을 꺼리지 않고 전문가 집단과의 교류를 확대, 시장 인적 물적 네트워크를 형성해 브랜드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기엔 자신감이 필수다. 대외적인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능력과 더불어 극적인 순간 자기만의 노하우가 요구된다.

변화·소통·혁신 이끄는 리더들=CEO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내재적 가치를 기업에 쏟아 붓는다. 그 내재적 가치란 CEO 자신의 밑바탕이다.

통신공룡 KT를 춤추게 한 변화와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이석채 회장(65)도 CEO 브랜딩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다. 덩치 크고, 느리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공룡에 비유되던 KT를 한방에 ‘올레(최고)’로 바꿨다. 이런 이 회장의 노력에 대해 외신은 ‘한국에서 가장 역동적인 비즈니스 리더’라고 표현했다.

모험을 좋아하는 구자준 LIG 손해보험 회장은 자신을 극한에 밀어 넣어 어려움을 이겨내는 극기와 한계를 뛰어넘는 방법을 배워 조직문화에 투영시켰다. 마라토너였던 민계식 현대중공업 회장은 마라톤에서 얻은 강인한 체력과 인내심을 연구와 경영에 쏟아 부었다.

김낙회 제일기획 사장은 광고회사를 이끌고 있는 수장으로서 끊임없는 창의적 발상을 위해 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들었다. 또한 대중과의 소통을 위해 김 사장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모습을 보이며 직접적 커뮤니케이션에 힘 쏟았다.

IMF 이후, 잇단 사업 실패로 여관방에서 ‘소시지 하나와 소주 한 병’으로 끼니를 해결했던 천호식품 김영식 회장(59)은 연간 800억원대 회사를 일궜다. 김 회장의 인생역전 스토리는 서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

김 회장 자신도 대한민국 사람 모두를 부자로 만들고 싶다며 전국 방방 곳곳을 돌며 성공하려면 ‘남들 뛰는 것 보다 10m를 더 뛰라’고 말한다. 김 회장의 ‘뚝심경영’이 던진 ‘희망 바이러스’가 확산될 수 록 사람들은 천호식품이란 이름을 기억했다.

박해돈 회장(50)은 화물차와 이삿짐을 운반할 일꾼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삿짐 시장을 고 부가가치의 거대 시장으로 탈바꿈 시킨 CEO다. ‘워크 홀릭’이라 불리는 박 회장은 무에서 유를 만들어 소자본과 몸이 전부인 소시민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CEO의 내재적 가치는 기업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부각시킨다. CEO 브랜딩은 CEO 자신의 가치를 기업이미지와 결합시켜 대내외적으로 브랜드화 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생성된 브랜드는 결국 상품 구매 시 중요한 선택의 요소가 된다.

철두철미하다고 알려진 CEO가 만든 상품을 구매할 때 고객은 안정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결국 CEO가 추구하는 내재적 가치는 기업의 매출이나 이미지로 생성되는 것이다. 기업을 이끄는 CEO는 자신을 이루고 있는 요소 중 어떤 내재적 가치를 기업에 투영 시킬지 끊임없이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손정우, 김철민,  조한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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