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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선물세트가 남긴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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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편 2013. 10. 18.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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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선물세트의 내용물은 대부분 명절 전이나 후에도 아무 문제없이 구매가 가능한 상품들이다. 그러나 명절 선물이라는 이유만으로 제품의 포장, 보관 등 유통에 불필요한 자원 낭비와 인력 등 사회적 비용이 발생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명절 선물세트에 들어간 포장재들이 단 몇일 이후 생활 폐기물로 전락되고 있다는 점이다. 명절 선물에 대한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관습을 깬 의식의 전환이 필요할 때이다. <editor>


글. 인터넷 물류논객 푸우


얼마 전 추석이 지났다. 선물세트의 폭풍과 함께….  

일반인들의 추석은 9월초 성묘와 함께 시작된다. 그러나 유통?제조업체들의 추석은 훨씬 더 앞서 시작된다. 봄이 끝날 무렵 기획과 회의가 시작되고, 곧이어 제품들의 생산이 시작된다. 


뜨거운 여름, 8월이 오면 생산된 제품들은 유통업체의 창고로 입고되기 시작한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비슷한 시기에 재고를 납품하며, 선물세트의 특성상 부피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입고일을 지정해 납품하게 된다. 이 경우 업체의 특성상, 사전 협의된 수량 전량 입고 내지는 최소 입점 수량 입고 후 판매량에 따라서 추가 입고가 이뤄지게 된다. 그리고 추석 직전까지(때로는 당일까지) 치열한 경쟁 속에서 판매가 이뤄지게 된다. 그리고 제조업체들의 고민이 시작된다. 


명절의 선물세트 시작은 크게 법인판매와 개인판매로 나뉜다. 법인판매는 회사에서 직원들 선물용으로 구매해가는 경우를 이야기하는데 적게는 수십 세트에서, 많게는 수천 세트가 팔린다. 개인판매는 인터넷쇼핑몰, 할인점 등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개인 소비자들에게 판매되는 형태이다. 


다시 제조업체의 납품 이야기로 돌아가자. 회사에서 대량 구매를 해가는 경우, 대부분 짧게는 2주에서 한달전에 이미 상담과 구매가 이루어진다. 그리고 대부분 1주에서 2주안에 유통업체에서 배송이 이뤄지게 된다. 이 경우 제조업체에서는 유통업체에 그보다 짧은 기간에 납품을 마쳐야 한다. 재고에 대한 부담을 가장 줄 일수 있는 주문-생산-배송 방식으로 진행을 하기에는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다. 원재료 공급, 포장자재 등이 생산기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제조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재고 부담이 적은 반제품 상태로 제품과 자재를 보관하다가 들어오는 주문량에 맞춰서 납품을 하거나, 미리 생산을 마친 후 주문량에 따라서 납품을 하는 방식을 택하게 된다. 결국 앞서 설명했듯이 전량 입고의 경우나, 판매량에 따른 입고방식 둘다 제조업체의 재고 부담과 생산 스케줄은 최대치에 달하게 된다. 특히, 추석 전에 백화점이나 할인점, 인터넷 쇼핑몰 등 유통업체들도 대량 할인행사에 들어가게 되므로 일반 제품에 대한 제조도 미룰 수 없는 형편이다.


과도한 포장, 대부분 생활 폐기물 전락

다시 명절 직후로 돌아와보자. 훌륭한 마케팅 전략과 영업전략으로 많은 제품들이 판매되었지만, 유통업체와 제조업체의 창고에는 영낙없이 많은 재고들이 남아있게 마련이다. 이쯤에서 유통?제조업체들의 고민이 시작된다.

 

“이 남은 재고를 어떻게 처리하지?” 기업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일반적인 재고처리 방법은 아래와 같다. 


1. 할인판매 - 명절은 지났지만, 선물세트의 수요는 아직 존재한 (연말, 어버이날, 다음 명절)

2. 재포장 - 선물세트용으로 포장된 제품을 다시 해체하여 일반 판매용 제품으로 전환한다.

3. 폐기 - 자재 등은 재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전무하다.

4. 반품 - 유통사와 제조사와의 계약관계에 따라서 남은 재고는 제조사로 반품된다.


대부분의 경우, 유통업체의 재고는 할인판매를 통해서 처리된다. 하지만 제조업체의 재고는 재포장작업을 거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 엄청난 양의 자재가 폐기되게 된다. 그런데 이는 제품이 판매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대형 유통체인의 셀프 포장코너에 가보면, 엄청난 양의 포장재들이 버려져있다. 선물세트의 경우도 받는 사람의 손에 들어간 이후 결국 마찬가지의 신세가 된다. 포장재는 버려지고 내용물만 집에 남게 된다. 제조업체와 유통업체의 엄청난 고민과 노력이 들어간 포장재들은 많은 경우 단 며칠만에 버려져 폐기되고 만다. 결국 국가적으로도 엄청난 수량의 비용이, 길면 한달, 짧으면 단 몇일만의 수명을 가진 후 버려지는 셈이다. 


명절 선물세트, 관습 깬 소비형태 필요 

이쯤에서 필자의 이야기를 정리해보자. 엄청난 양의 포장재와 제조?유통업체들의 많은 인력과 에너지가 실제 물건을 받게 될 소비자들에게는 매우 귀찮아하고 곧 버려질, 단 며칠간의 효용을 위해서 사용된다. 그리고 알량한 효용마저도 누리지 못하고 사라지는 포장재와 제품들도 적지 않다. 


명절 선물 시장의 가치와 업체들의 기대를 모르는 바 아니다. 필자는 좀 더 다른 관점에서 명절 선물세트에 낭비되는 자원을 줄이기 위해 기업들의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이미 기존의 제품 포장도 충분히 고급스럽고, 제품의 이동이나 포장, 보호 등에 충분하다 못해 과할 정도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여기에다가 추가 포장이 정말로 필요하냐는 이야기이다. 더군다나 제조업체 입장에서 보면 선물세트들의 대량 판매로 인해 소비자의 추가 구매를 막아 한동안 재구매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까지 감안한다면 정말 특별한 명절 선물세트가 필요할까 하는 점이다. 차라리 상품권이 좀 더 현실적이고 많은 사람의 노력과 자원을 아낄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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