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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선풍기, 돈 버는 역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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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편 2013. 10. 30.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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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 김철민 기자] 얼마 전 SNS을 통해 소개된 미국의 한 비누공장에서 일어난 기발한 역발상 사례가 화제가 됐는데요. 사연의 내용인즉 이렇습니다.


공장에서 포장기계가 가끔씩 오작동해 비누가 포장 케이스에 들어가지 않고 그대로 기계를 빠져나와 빈 케이스가 종종 발견됐다고 합니다. 경영진은 이 문제로 외부 컨설팅을 받았는데, 컨설팅 업체는 엑스레이 투시기를 공정에 투입시켜 포장되지 않은 빈 케이스들을 별도로 수거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그 비용은 컨설팅 비용 10만 달러, 기계값 50만 달러, 인건비 5만 달러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엑스레이 투시기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몇 달 동안 그 문제로 인한 불량률이 제로가 되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가 알아보니 최근 입사한 신입사원이 집에서 선풍기를 가져와 포장라인에 흐르는 비누 케이스 중 빈 케이스를 날려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 비용은 단 50달러 밖에 하지 않았지요.


이렇듯 역발상은 항상 편견을 깨는 것부터 시작이 됩니다.

국내 물류업계에서 역발상하면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일화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1976년 현대건설이 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항만 건설 프로젝트는 수심 10m의 바다를 길이 8㎞, 폭 2㎞로 매립해 항구와 기반시설을 만드는 것인데, 마치 높이 300m의 산 하나를 바다에 메우는 규모였습니다. 공사 금액만 9억 3000만 달러, 그 당시 대한민국 국가예산의 30%를 차지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건설업에서 가장 우선이 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자재의 운송, 즉 물류입니다. 주베일 공사는 공사 계약기간이 짧았기 때문에, 물자를 제때에 투입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했는데요.


정 회장은 공사기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철 구조물 전부를 울산에서 제작해 해상으로 운반하기로 결정합니다. 그 당시 뗏목 같은 바지선에 엄청난 무게에 달하는 구조물을 올리고, 터그보트(Tug Boat, 예인선)로 끌고 온다는 것은 상식 밖의 결정이었습니다.


현대건설 임원들은 즉각 반대 입장을 표현했습니다. 울산에서 주베일까지 1만 2000㎞에 달하는 긴 거리였고, 제대로 된 배도 태풍을 만나면 전복되는 판인데 콘크리트나 철강으로 된 무거운 자재를 실은 바지선은 더욱더 위험도가 컸기 때문이죠. 운항 노선 또한, 세계 최대 태풍권인 필리핀 해양을 지나 동남아 해상, 몬순 기후(열대 계절풍)의 인도양을 거쳐 걸프만까지 운항노선 도처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정 회장은 끝까지 밀어 붙였고, 이 해상 수송 작전은, 두 번의 가벼운 사고 이외에는 큰 사고 없이 19번의 운송을 모두 마쳤습니다. 이 결과, 정 회장은 엄청난 외화를 벌어들이면서 우리나라 수출 100억 불 시대에 기여하는 큰 공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역발상을 통해 시대를 바꾼 도전자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주위의 말에 흔들리지 않는 자세를 갖췄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있습니다. 물류인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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