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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시대의 도래, 물류의 미래는 데이터다

INSIGHT

by 김편 2015. 12. 6.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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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기사는 CLO 통권 65호(11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일부 발췌했습니다


빅데이터시대의 도래, 물류의 미래는 데이터다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전문대학원 신광섭 교수

글. 엄지용 기자


아마존은 지난 131224, 소비자가 구매를 결정하기 전에 상품을 미리 발송하는 예측 수송(Anticipatory Shipping) 서비스에 대한 특허출원을 최종 승인 받았다. 예측수송은 커머스 고객의 구매이력, 검색기록, 장바구니, 클릭스트림 데이터 등 구매와 관련된 정보를 총체적으로 수집해 예측 알고리즘을 만들고 이를 분석하여 고객이 무엇을 주문할지 사전에 예측, 발송하는 서비스다. 가히 빅데이터 시대가 만들어낸 과학의 집결체라 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아마존과 같은 B2C 시장 내의 빅데이터 활용 사례는 관측되고 있다. 가령 고객의 과거 구매 데이터를 분석하여 개인화된 추천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는 많은 업체가 존재한다. 그러나 기업 내부의 프로세스 운영과 관련된 빅데이터 활용 사례는 잘 눈에 띄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실제로 많은 물류, 제조기업들은 기업 내부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 사물인터넷 기술의 발달은 공급망 내부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데이터에 대한 수집을 가능토록 만들었으며, 이것은 공급망 프로세스에 즉각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선행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혹자는 빅데이터의 시대는 끝났다는 비판을 하고 있는 시대다. 실제로 가트너가 매년 발표하는 10대 전략 기술 보고서에는 몇 년째 빅데이터가 빠져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한창 시대를 풍미했던 빅데이터가 있던 그 자리는 사물인터넷만물인터넷이 들어섰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데이터의 종말이 아닌 데이터의 상용화로 해석될 수도 있다.


빅데이터의 종말 아닌 상용화의 시대를 주장하는 신광섭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교수와의 대담을 통해 제조, 물류기업의 빅데이터 활용 방안에 대해 알아보자.

Q1. 먼저 연구 및 관심분야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A1. 최근 관심을 갖고 보고 있는 분야는 빅데이터. 빅데이터를 연구하는 공학은 크게 산업공학, 전산, 어플리케이션으로 나눌 수 있는데 그 중 제가 연구하는 분야는 기술적인 부분이 아닌 실제 적용방법인 미들웨어(Middleware)와 관련된 것이다.


원래 전공했던 분야는 공급사슬 프로세스 관리다. 이는 제조, 물류 등 공급사슬 프로세스를 측정, 개선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데이터는 자연스럽게 축적된다. 그렇게 쌓인 데이터는 공급사슬 위험관리(Supply Chain Risk Management) 분야에서 다각도로 활용가능하며, 그것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가 활용될 수밖에 없다. 결국 프로세스 혁신을 위해서는 데이터 혁신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진행된 프로젝트 중에는 스마트그리드와 관련된 것들도 있다. 한국전력에서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했는데 내가 맡았던 부분은 스마트그리드 기술의 경제적 타당성 분석이었다. 스마트그리드는 굉장히 많은 비용을 수반하고, 당장 기술만 가지고는 경제적 가치를 가시화하기 어렵다. 때문에 사전 경제성 분석을 통해 어떤 방식으로 비즈니스 가치를 만들어나갈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스마트그리드는 전기의 움직임과 관련된 것이기에 물류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그러나 그것의 근본에 흐르는 알고리즘은 물류와 같다고 생각한다. 가령 발전소에서 전기가 생산되고, 유통과정을 거쳐 일반소비자에게 전달, 소비되는 패턴은 일반 재화의 흐름과 동일하다. 단 공급망이 아닌 전력망이라는 것을 통해서 흘러가는 것뿐이다. 나는 이것을 에너지물류라고 부르고 있다.

이러한 스마트그리드 안에서도 빅데이터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전력이 흐르는 망인 그리드 안에서도 전력의 흐름이 측정될 수 있다.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뽑아내는 기술인 사물인터넷이 적용되기 쉬운 분야이기도 하다. 결국 내가 연구하고 있는 SCM, 위험관리, 스마트그리드와 같은 분야는 빅데이터라는 하나의 개념을 통해 연결시킬 수 있다.

Q2. 기술 적용에 따라오는 문제는 비용이다. 많은 기업들이 비용 대비 성과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기술 적용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기술들을 적용시키기 전에 기업들이 고려할 요소는 무엇이 있는가.


A2. 맞는 말씀이다. 삼성전자나 LG전자와 같은 대기업들이 대표적으로 성공사례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글로벌로 보자면 아마존(Amazon), 월마트(Walmart), (Dell) 같은 기업들이 빅데이터 및 사물인터넷 기술 적용을 굉장히 잘하고 있다. 그런데 이 회사는 한국기업과 문화가 다르다. 비즈니스모델 또한 독특하고 투입되는 자본의 규모 또한 엄청나다. 이는 한국기업들이 기술도입에 있어 이런 기업을 곧이곧대로 벤치마킹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미다.

때문에 위험관리 관점에서 기업들은 기업 내에서 작은 성공을 할 수 있는 프로토타입(Prototype) 및 테스트베드를 만들어 먼저 도입시켜보는 것이 좋다. 물론 사물인터넷 기술 적용을 위해서는 범위의 경제, 규모의 경제가 요구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그런 이론대로 도입하기에는 투자규모가 워낙 거대하다. 때문에 기업이 자신 있는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부분에 우선 기술을 적용, 실험한다면 투자에 대한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가령 스마트그리드 기술 적용이 대표적인 예다. 올해 초 스마트그리드 적용과 관련된 정부 예산은 8700억 규모였다. 그러나 이런 대규모 투자가 결정되기 이전에는 이미 소규모 실험을 통해 타당성 검토가 완료된 상태였다.


정부는 4년 전부터 제주도내 3개 지역에 스마트그리드를 무상 공급하여 기술적용 시 전력소비가 얼마나 주는지 기술적 타당성을 검토한 바 있다. 해당 지역에는 전력 고지서가 두 개 발송됐다. 하나는 스마트그리드를 썼을 때의 고지서고 나머지는 일반 고지서였다. 두 고지서의 비교를 통해 정부는 스마트그리드를 썼을 때 전력소비량 감축량이 도입비용보다 크다는 타당성을 얻을 수 있었다. 제주도가 스마트그리드 사업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한 것이다.


이처럼 기업도 작은 분야부터 기술을 테스트하여 위험부담을 줄이고 사전 검토 이후 기술을 전면 확장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아직도 대부분의 B2B 기업들에게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기술은 생소하다. 많은 기업들이 이런 기술들을 어떤 분야에, 어떤 방식으로 사용해야 될지 고민하고 있다.


Q3. 말씀 주신 것처럼 B2B 기업들에게 빅데이터는 다소 생소한 감이 있다. 현재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기술 적용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낸 B2B 기업들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린다. 기술적용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기업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A3.현대자동차는 앞서 언급한 제주도 사례처럼 작은 분야의 테스트를 통해 대단위로 기술도입을 확장했다.

현대자동차가 개발하고 있는 전기차에 들어가는 부품 중에는 제어기가 있다. 제어기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나니까 몇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설계오류가 존재하고, 버그도 나타나는데 이와 같은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한 것이었다. 이런 문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원인예측 시스템 개발이 필요했던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데이터가 축적되는 아주 작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우선적으로 시작했다. 본격적인 데이터 활용에 앞서 테스트베드를 만든 것이다. 분석 결과 예측정확도가 꽤 높았다. 현대자동차는 이러한 사전 테스트를 기반으로 분석툴을 제어기 전체로 확장할 수 있는 타당성을 확보한 것이다. 현재는 전체 최적화를 위한 준비를 마치고 시스템을 실제로 도입, 분석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 또한 재밌는 성공사례다. 아파트 단지에 열에너지를 공급하는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수요예측이 굉장히 중요하다. 전기, 수도와 마찬가지로 난방 또한 한번 생산해서 공급하면 회수가 불가능하다. 사전 수요예측을 통해 필요 이상의 난방공급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한 부분인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작년 초부터 올해 초까지 열에너지에 대한 소비패턴 데이터를 분석, 예측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에너지 소비량을 2% 줄일 수 있었다. 국가단위의 기간산업에서 2%라는 수치는 상당한 것이다.

물류기업 측면에서도 빅데이터 활용 사례는 여러 가지 있다. 물류센터 내에 작업자 및 장비의 움직임을 분석하여 레이아웃 변경에 활용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가령 현대글로비스 같은 경우 현대자동차 생산라인에 부품을 공급해주기 전에 생산라인과 물류센터에 대한 데이터분석을 선행하여 센터 레이아웃을 개발한다. 생산계획을 고려하여 입고되는 부품들은 조립순서의 역순으로 랙에 입고된다.

이것을 공장으로 그대로 가져가면 스마트팩토리라는 개념이 나온다. 올해 산업통상자원부 내에는 스마트공장 관리부서가 신설되었다. 이는 스마트팩토리 공장 내부에서 사물인터넷을 통해 생성되는 데이터를 통해 라인의 밸런스 변경, 시장 수요와 결합한 생산계획 및 저장위치 변경 등을 실행하는 부서다.

Q4. 사물인터넷은 사실 빅데이터와 불가분의 관계를 갖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사물인터넷을 통해 빅데이터 활용의 원료인 정보를 공급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그것이다.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는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는가.


A4. 사람이 만드는 데이터는 기본적으로 비정형데이터. 가령 사람이 작성하는 블로그는 작성자의 주관이 들어가는 데이터다. 데이터에 주관이 들어가면 필연적으로 왜곡이 발생한다. 신뢰할 수 없는 데이터가 생기게 되고 당연 이것에 대한 반문 또한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가 맛집 블로그. 많은 사람들이 맛집 블로그를 통해 방문한 음식점에 실망한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는 음식의 맛이 작성자의 주관과 결합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러한 주관의 장벽을 무너뜨린 것이 사물인터넷이다. 사람이 아닌 사물이 데이터를 생성하기 때문에 왜곡이 들어갈 가능성은 상당량 감소한다. 데이터는 결국 무결점이어야 진정한 가치가 빛난다. 사물인터넷은 기존의 비정형데이터를 정형데이터로 치환해주는, 즉 데이터의 가치를 정형화시키는 기술인 것이다.

사물인터넷은 크게 3가지 측면에서 데이터수집에 기여를 한다. 첫째는 사물을 통한 정형화된 데이터 수집이다. 둘째는 사물이 사람을 대체함으로 발생하는 비약적인 데이터 입력시간 단축이다. 마지막은 실시간 데이터 갱신이다. , 사물인터넷은 거대한 양의 데이터를 정형화하여, 실시간으로, 빠르게 수집하는 것을 가능케 만든 기술인 것이다.

물론 사물인터넷을 활용하더라도 완벽한 정형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물인터넷에 들어가는 데이터수집 프로세스를 설계하는 것 또한 결국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설계과정이 비정형데이터의 양을 줄여주는 것은 분명하고, 굳이 그것이 아니더라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 분석할 수 있다는 것만 해도 충분한 의미를 갖는다. 결국 사물인터넷은 빅데이터 개념을 증폭시킨 개념이라 볼 수 있다.


Q5. 빅데이터 기술이 대두되면서 개인정보 보안 문제도 함께 물망에 오르고 있다. 빅데이터와 개인정보 보호는 양립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타나고 있는데, 정보보호와 빅데이터 활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전부 잡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A5. 최근 카카오톡 검열이 이슈가 되고 있다. 카카오톡과 같은 B2C 빅데이터 마켓이라면 개인정보가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기업내부의 데이터 활용이라면 빅데이터 분석에 개인정보가 왜 굳이 필요한 것인지 반대로 질문하고 싶다.


두 가지 질문이 있다. 첫 번째는 기업이 고객에 대해 어느 범위까지 알아야 되는가이다. 기업이 빅데이터 분석에 대한 명확한 목적을 세우지 않고 그저 거대한 데이터를 끌어 모은다면 필요 없는 데이터까지 마구잡이로 딸려올 수밖에 없다. 가령 커머스 사이트에 가입하는데 왜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해야 되는가. 이름, 나이, 전화번호, 주소 정도만 있어도 충분히 원하는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지 않을까. 고객의 정보가 왜 필요한가에 대한 질문을 기업 자체적으로 던져봐야 되는 이유다.

두 번째는 얼마나 자세하게 데이터를 수집해야 하는가이다. 앞서 언급했듯 불필요하게 방대한 정보 수집은 데이터 분석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불필요하게 자세한 정보 또한 데이터 분석의 방해(Noise)가 될 수 있다. 빅데이터는 수없이 많은 표본의 데이터를 수집한다. 거대한 데이터는 이러한 표본을 의미하는 것이지 정보의 깊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나 기업운영과 관련된 빅데이터 활용 측면에서 바라보자면 개인정보는 무의미한 정보가 되는 경우가 많다. 개별고객 데이터가 아닌 현상 데이터를 바라보고 분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물론 B2C 마켓 안에서는 분명 기업이 우선적으로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빅데이터 분석의 목적을 명확히 인지하는 것이다.

Q6. 국내 몇몇 기업들은 물류산업 내에서 빅데이터 활용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물류산업 내에서 빅데이터 전략을 활용하고자 고민하고 있는 기업들에게 조언 부탁한다.


A6. CJ대한통운, 현대로지스틱스 등 3PL업체들은 기업 내부의 수많은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자차의 운영패턴, 물류센터 내 작업자의 움직임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이런 기업들이 너무 내부 운영 데이터 수집에 매몰되고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 가령 아마존은 내부 운영뿐만 아니라 고객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노력도 함께하고 있다. 사물인터넷을 통해 고객의 상품구매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아마존 대시(Dash)가 대표적인 예다.

이처럼 국내기업들 또한 내부의 데이터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외부 데이터와의 융합, 개방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는 기업들이 플랫폼에 투자해야할 필요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데이터는 곧 플랫폼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삼성SDSB2B 물류플랫폼 첼로스퀘어를 무상 배포하는 것도 같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폐쇄된 망 안에서 데이터를 수집, 배포하는 것은 결국 한계에 부딪친다. 자사의 프로세스에 매몰되는 것이다. 그러나 공개된 플랫폼 안에서 데이터를 공유한다면, 자사뿐만 아니라 타사의 데이터까지 융합시키며 데이터의 신뢰도를 더욱 증폭시킬 수 있는 것이다.

결국 국내 기업들은 개방성에 대한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개방하지 않는 기업은 자기만의 데이터를 수집하는데 머무를 것이고, 그 기업은 결국 닫혀있는 세계의 환상에 빠지게 될 것이다. 머지않은 시기에 모든 것이 개방되는 시기가 온다면 결국 데이터를 더욱 많이 가진 기업들이 승자의 미소를 짓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아직 빅데이터 도입을 고민하고 있는 기업들에게는 부담감을 덜라는 조언을 하고 싶다. 사실 우리는 한참 전부터 우리에게 익숙한 ERP, SCM 솔루션을 통해 데이터를 쌓고 있었다. 빅데이터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 아닌 단순히 그런 데이터가 굉장히 많아진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새롭고 멋진 것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덜 필요가 있다. 모든 물류, 유통회사가 아마존이 돼야하는 것은 아니다. 아주 작은 부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빅데이터 전략부터 도입, 사용해보는 용기가 필요할 때다.

Q7. 업계 일각에선 빅데이터 무용론이 등장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이 예전부터 해왔던 데이터마이닝과 무엇이 다르냐는 등의 의견이 그것이다.


A7. 빅데이터 관련 용어의 변천사를 살펴보는 것은 굉장히 재밌다. 최초에는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이었다. 기계가 스스로 학습한다는 뜻의 이 용어는 투박하고 멋지지도 않았다.

그 다음 나온 키워드가 인공지능(AI)이다. 생각하는 로봇, 슈퍼컴퓨터와 같은 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기계가 스스로 학습하기 시작했으니 이제는 인공지능을 가진 기계가 나온다는 개념으로 발전한 것이다. 당시 인공지능 관련 회사들은 연구 펀딩을 통해 엄청난 자금을 유치했다. 그것이 70~80년대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는 생각하는 로봇을 만들지 못했다.


머신러닝과 인공지능 트렌드가 사그라지고 나타난 새로운 용어가 데이터마이닝(Data mining)이다. 데이터베이스, 데이터 웨어하우스, 데이터마켓이라는 용어가 나타나며 이러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방법론이 대두된 것이다.

데이터마이닝 이후에 나타난 개념이 지금의 빅데이터다. 사실 빅데이터와 데이터마이닝은 조금 다른 개념으로 봐야 된다. 빅데이터는 현상이다.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시대의 흐름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에서 무엇을 찾아낼 것인가 고민하고 실제로 그것을 찾아내는 기술이 데이터마이닝이다. 이 두 가지 개념이 결합된 것을 데이터분석학이라 부른다.

그리고 지금 말씀주신 것처럼 한창 세간에서 화두가 되던 빅데이터라는 용어 또한 시들해지기 시작했다. 이런 추세로 인해 데이터무용론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라 파악된다. 최근 가트너가 발표한 2016 10대 혁신기술 리포트에도 빅데이터는 빠져있다. 빅데이터는 더 이상 가치가 없어진 것 아니냐는 질문이 당연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것은 빅데이터가 상상속의 기술이 돼 사라진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 생활에 녹아내린 생활기술이 된 것이라 생각한다. 앞서 언급했듯 사물인터넷 또한 빅데이터를 대체한 개념이 아니다. 빅데이터는 이미 비즈니스, 일상생활에 깔려있고 이제 그 근저 위에서 무엇을 할 것이냐에 대한 질문이 중요해진 것이다.


가트너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이 아닌 만물인터넷(IoE, Internet of Everything)의 시대가 왔다고 전했다. 이제 어떤 것(Things)이 아닌 ´모든 것(Everything)´의 네트워크 시대가 온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빅데이터는 끊임없이 형성되고 있고, 사업에 응용되고 있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이제는 빅데이터를 넘어서 진보된 머신러닝(Advanced Machine Learning)이라는 개념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기술이 스스로 학습을 하고 새로운 무엇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개념이다. 때문에 빅데이터는 무용화가 아닌 상용화의 개념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Q8. IT, 유통, 제조, 물류 등 산업의 경계가 무너지고 서로 융합되고 있다. 이제 유통기업 혹은 IT기업이 물류를 하는 것은 더 이상 이상한 현상이 아니게 된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역으로 물류기업이 타 산업군을 품고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A8. 말씀하신 것처럼 물류, 유통기업이 제조업까지 장악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굳이 물류업체가 제조 산업에 진입하여 그 부분을 장악할 필요가 있는가 생각해 본다.

작년에 나온 개념 중 옴니채널이라는 말이 있다. 온라인, 오프라인을 결합한 서비스 제공이 그것이다. 이제 고객과 가장 근접한 유통채널이 구매력(Bargaining Power)을 갖는 시대가 왔다. 과거 제조업체가 유통업체를 휘둘렀다면, 이제 유통업체가 채널을 통해 제조업체를 장악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처럼 제조업을 직접 장악하지 않더라도, 유통, 물류기업이 가지고 있는 네트워크 채널을 통해 마치 제조업을 내 것인 냥 통제할 수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기술은 물류, 유통기업이 네트워크 채널을 통합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결국 제조업이 아닌 유통, 물류가 돈을 많이 벌고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세상이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의 아마존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유력한 후보가 쿠팡이 아닐까 생각한다.


기술은 융합되기도 하지만 해체되기도 한다. 산업도 마찬가지다. 전부 다 합쳐질 것 같이 보이는 세상이지만, 사실 유통기업은 자기가 잘하는 유통만 잘하고 있다. 제조업체도 제조만 잘하기는 마찬가지다. 결국 네트워크가 이런 서로 다른 기업들을 묶어나가고 있다.


물류도 마찬가지다. 물류업체가 꼭 다른 업종을 직접 장악해야 될까. 그저 자신이 잘하는 물류의 효율성을 더 높인다면 경쟁력은 저절로 생기고,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게 되지 않을까. 물류업체가 자신이 가진 고유의 경쟁력에 집중한다면 이는 자연스럽게 네트워크상에서 가지는 구매력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네트워크가 연결하는 세상을 만드는 핵심은 결국 데이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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