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업 ‘양극화’ 심화…다단계가 ‘원인’
대기업 물류자회사 ‘Up', 전문물류기업 ’Down'
중소업체 다단계 심화로 수익성 갈수록 악화
[이코노미세계] #. 가전업체 L사는 국내 수·배송업무를 물류자회사인 H사에게 맡겼다. 그러나 H사는 단순 화물주선업을 영위하고 있어 중소 운송업체와 영세 화물차주들에게 다시 위탁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듯 국내 물류시장은 화주로부터 보통 2~3번의 절차를 거쳐 운송되다 보니 최종 아웃소싱 단계인 중소업체와 영세 화물사업자들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요인이 된다.
국내 물류시장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한통운, 한진 등 전문물류기업들이 글로비스, 범한판토스등 대기업 물류자회사의 재하청업체로 전락해 물류시장의 다단계구조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29일 대한상공회의소는 ‘국내 물류서비스 시장 실태조사’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물류기업 간 재위탁율이 평균 32.3%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했다. 만약 제조업체가 대형 물류업체에게 10건의 물량을 넘겨주면 이중 3건은 중소 물류기업이 재하청을 받고 있는 셈이다.
이런 물류업계 다단계 구조는 중소 운송업체들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되고 있다. 상의 유통물류진흥원 물류혁신팀 관계자는 “이번 조사기업 대상 중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물류업체들의 51.6%가 ‘물류기업 간 거래’를 이유로 들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재하청 구조가 늘수록 중소업체에 돌아갈 이익은 당연히 줄어든다”며 “이런 다단계구조로 인한 중소업체의 몰락이 물류 선진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현상은 화주와 다름없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대기업 물류자회사들의 사업영역 확대와 출현이 잇따르고 있는 것과 연관성이 있다.
실제로 현대․기아차그룹의 글로비스와 범LG가의 범한판토스 등 물류자회사의 경우, 최근 2~3년간 매출 성장세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전문물류기업들과 중소형 물류업체들의 수익성은 떨어졌거나 성장세가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의가 발표한 자료에도 전문물류기업들의 83.5%가 과거에 비해 수익성이 나빠졌다고 응답했다. 특히 이중 41.9%가 수익률이 5% 미만이라고 답해 제조업에 비해 심각한 수준인 조사됐다.
물류전문업체 한 관계자는 “대형 물류기업들도 대기업 물류자회사의 재하청을 받을 만큼 위상이 떨어진 게 국내 물류시장의 현실”이라며 “영업력이 떨어지는 중소업체들 입장에서는 더욱이 대형 화주들의 물량을 직접 유치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물류시장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이란 말은 현실과 먼 것 같다“며 "화주와 물류기업, 대형 물류기업(대기업 물류자회사)과 중소 물류업체 간 갑 을 관계의 의식전환이 선행되지 않는 한 물류선진화를 위한 정부의 어떤 제도적 노력도 물거품이 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상의는 물류기업의 수익성 악화 이유로 ▲다단계 시장구조 및 영세업체 난립에 따른 단가인하(59.5%) ▲기름값 등 운영원가 상승(18.9%) ▲화주와의 불평등 계약(16.2%) ▲자체 역량부족(4.1%) 등 순으로 꼽았다. 이번 조사는 상의 유통물류진흥원 물류혁신팀에서 지난 5월 3일부터 7월6일까지 물류기업 1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김철민 기자 olle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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