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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물류스타트업백서] 두손컴퍼니, 세상에 없던 고용창출의 물류

INNOVATION

by 김편 2016. 8. 26.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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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와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 만나 비즈니스 모델이 된다면, 아마도 그게 #두손컴퍼니 일지 모르겠습니다. 고용창출에 힘쓰시는 두손 직원분들 두손 모아 응원합니다 with CEO 박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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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물류스타트업백서⑮ 두손컴퍼니
세상에 없던 ‘고용창출의 물류’
제조 스타트업의 변신은 무죄


글. 엄지용 기자


Idea in Brief

2012년 창업하여 제조업을 중심으로 성장하던 소셜벤처 ‘두손컴퍼니’는 지난해 3월부터 물류업에 뛰어들었다. 처음 15평 작디작은 물류센터로 물류사업을 시작한 두손컴퍼니는 현재 총 450평 규모의 창고를 확충하여 10여개의 고객사, 1000여개 상품 품종에 특화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옷걸이를 만들던 제조업체 두손컴퍼니가 물류업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두손컴퍼니가 만들어내는 소셜벤처의 사회적 가치 이상의 물류 경쟁력은 무엇일까. 두손컴퍼니만의 ‘고용창출의 물류’와 두손컴퍼니가 제조, 유통, 물류업을 두루 겪으면서 취득한 공급망 운영 노하우는 무엇인지 알아보자.



두손컴퍼니는 2012년 7월 창업한 회사로, 처음 종이 옷걸이를 만들어 B2B로 판매하는 비즈니스로 성장한 소셜벤처(Social Venture)다. 두손컴퍼니는 ‘일자리를 통한 빈곤퇴치’라는 미션을 갖고 있다. 홈리스, 신용불량자 등 사회 취약계층에 일자리를 제공하여 그 사람들의 삶을 개선시키는 사업을 만드는 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다. 처음 ‘옷걸이 제조’라는 사람들이 쉽게 일을 배울 수 있는 단순한 공정을 가진 아이템을 통해 사업을 시작한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

두손컴퍼니는 옷걸이 이후 해치컵홀더, 리사이클홀더 등 다양한 상품을 추가 제조했다. 그러나 ‘제조업’은 두손컴퍼니의 미션인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불규칙적인 기업고객 주문에 의존하는 사업이다 보니 일이 많을 때는 많았지만, 없을 때는 하나도 없었다. 결국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만드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다.

두손컴퍼니가 제조업을 넘어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비즈니스를 찾기 시작한 이유다. 두손컴퍼니의 첫 번째 도전은 ‘지하철 택배’였다.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기존 불편한 점이 많았던 지하철 택배를 최적화하고, 자연스럽게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시도였다. 그러나 두손컴퍼니의 첫 번째 도전은 아쉬움을 남긴 채 끝났다. 취약계층 어르신들이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고, 그것을 통해 길을 찾는 것에 큰 어려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두손컴퍼니가 지하철 택배와 함께 실험하고 있던 또 다른 사업모델은 ‘창고업’이었다. 두손컴퍼니는 평소 사무실 근방 서울 성수동 소셜벤처밸리의 스타트업들과 자주 교류하고 있었다. 많은 소셜벤처들이 ‘디자인’과 ‘콘텐츠’를 핵심역량으로 한 제조업을 주로 하고 있었다. 두손컴퍼니는 이런 회사들이 성장하고 물동량이 늘어나면서 그 기업들의 대표 및 디자이너가 전혀 생뚱맞은 업무에 투입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바로 물류다.

물론 기업들이 물류에 집중함으로 비용 절감을 할 수는 있다. 그러나 디자이너나 콘텐츠 매니저가 ‘포장’, ‘배송’을 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회사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두손컴퍼니가 제조업을 하면서 직접 겪었던 경험 또한 물류사업을 시작하는 데 한몫 거들었다. 물류사업에 진출하기 전 두손컴퍼니의 직원은 5명 이하였다. 사람이 부족했기 때문에 1~2명이 모든 온라인 쇼핑몰에 들어가서 송장을 뽑고, 포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두손컴퍼니는 사실 이 인력들이 IT개발을 하거나 마케팅을 했으면 회사 입장에서는 더욱 효율적인 인력운영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게다가 두손컴퍼니보다 판매량이 많은 회사는 물류쪽에서 더 큰 문제를 체감하고 있었다. 물류에 대한 두손컴퍼니와 주변업체의 고민은 자연히 두손컴퍼니를 물류사업으로 이끌었다. 무엇보다 두손컴퍼니는 ‘옷걸이를 만드는 제조회사’가 아닌 ‘일자리를 만드는 회사’였다. 두손컴퍼니가 생각하는 ‘물류업’은 더욱 다양하고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업종이었다.

이에 두손컴퍼니는 지난해 3월 처음 15평짜리 물류센터를 구축하여 물류사업을 시작했다. 스마트폰 케이스 등 수지품을 주로 만들던 소셜벤처인 ‘마리몬드’의 물량을 수주하면서 시작한 두손컴퍼니의 물류사업은 빠르게 성장했다. 처음 15평의 작은 창고는 지난해 11월 200평 규모의 제1 물류센터를 개관하면서 확장했으며, 지난 5월 말에는 150평 규모 제2 물류센터를 증축했다. 이 외에도 두손컴퍼니는 경기도 양주에 100평 규모의 창고를 임대하고 있다. 신규 물류사업을 위해 총 450평 규모의 창고를 확충한 것이다.

두손컴퍼니 제1 물류센터 내부전경 (사진= 두손컴퍼니)

현재 두손컴퍼니는 10여개의 고객사의 상품 품목 1000여 종에 대한 입고부터 출고까지의 모든 물류 프로세스를 대행하고 있다. 제조업으로 시작하여 물류업으로 서비스를 확장한 두손컴퍼니의 현재 물류 매출비중은 90%로 이제는 완연한 물류업체로 피보팅(Pivoting)했다고 볼 수 있다. 두손컴퍼니의 현재 월 매출은 약 1억 3천만 원으로 올해는 연매출 20억 원을 목표로 성장하고자 한다. 이에 더해 두손컴퍼니는 비용감축의 물류도, 서비스의 물류도 아닌 소셜벤처 본연의 가치를 만들 수 있는 ‘고용 창출의 물류업’을 구축하고자 한다.

‘고용창출의 물류’를 위하여

현재 두손컴퍼니는 10여명의 취약계층을 고용하여 제조 및 물류현장에서 운영하고 있다. 두손컴퍼니가 규정하는 취약계층은 ‘중위소득 50% 미만’, ‘국가로부터 소득지원을 받는 사람’, ‘근로능력을 상실한 사람’, ‘신용불량자’ 등 다양하다. 특히 신용불량자 같은 경우 돈을 벌더라도 해당 임금을 바로 압류당하는 경우도 존재하여 일반적인 기업은 해당 인력에 대한 채용을 꺼린다는 것이 두손컴퍼니의 설명이다. 두손컴퍼니는 서울시 노숙인협회와 성동구 내 복지기관과 MOU를 체결하여 취약계층에게 맞춤형 일자리를 제공하고자 한다.

두손컴퍼니는 이렇게 채용한 인력을 ‘핸디맨’이라 부른다. 핸디맨은 크게 ‘핸디맨 핑크’와 ‘핸디맨 블루’로 나뉘는데 그 차이는 ‘컴퓨터 활용능력’이 가른다. 컴퓨터 활용능력이 있는 사람은 ‘핸디맨 핑크’로 주로 사무지원을 하고, ‘핸디맨 블루’는 현장업무를 맡는다. 박찬재 두손컴퍼니 대표에 따르면 핸디맨들은 대표이사와 상응하는 임금을 받고 있다.

물류업을 통한 고용창출을 목표로 하는 두손컴퍼니의 모습은 물류센터를 직접 구축, 운영하는 것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두손컴퍼니가 아웃소싱이 아닌 물류센터 내재화를 선택한 이유는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다. 일하는 사람들이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생활양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물류센터라는 공간이 차지하는 비중이 굉장히 크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이다. 이는 여타 업체가 ‘장기적인 투자’ 관점에서 물류센터를 내재화하는 것과는 다른 이유다.

두손컴퍼니가 높은 비용을 투자하여 ‘고용창출의 물류’를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박 대표는 사회취약 계층 인력으로 구성된 회사가 거대한 기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고 말한다. 물류사업을 시작한 것도 그것의 연장이다. 두손컴퍼니가 높은 인건비와 설비 투자비용에도 불구하고 물류사업을 선택한 이유다.

박 대표는 “두손컴퍼니가 높은 수익성을 목표로 하는 회사였다면 물류사업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두손컴퍼니는 높은 영업이익률, 투자회수를 목표로 하는 여타 스타트업과는 달리, 일하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두손컴퍼니의 물류 프로세스

그러나 회사는 ‘복지단체’가 아니다. 사업이 잘 돼야 지속적인 ‘고용창출’ 또한 가능하다. 두손컴퍼니 역시 그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스스로를 ‘비영리단체’가 절대 아니라고 말한다. 때문에 잠시 두손컴퍼니에서 ‘소셜벤처’를 빼놓고자 한다. 사회적인 가치를 배제하고 여타 경쟁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두손컴퍼니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먼저 두손컴퍼니가 제공해주는 물류 서비스에 대해 알아보자. 두손컴퍼니는 고객사의 제품을 입고, 보관해준다. 이에 더해 재고관리, 배송, 포장, 조립 등 중간에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요소들을 결합하여 고객사의 고객에게 출고해주는 과정까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사 입장에서는 최초 입고까지의 물류 프로세스만 수행하고, 그 이후에는 두손컴퍼니의 WMS(Warehouse Management System) 상에 입고, 출고 정보만 기입하면 물류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고객사는 두손컴퍼니 물류센터에서 보관되고 있는 상품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만약 고객사가 해외배송을 원할 경우 두손컴퍼니는 페덱스(FedEx)를 통해서 해외배송 서비스를 제공해 주기도 한다. 즉 고객사 입장에서는 두손컴퍼니 서비스를 통해 물류를 많이 해본 물류팀장과 그 팀장이 이끄는 물류팀을 하나 새롭게 구축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는 게 두손컴퍼니의 설명이다.



두손컴퍼니의 물류 및 해외배송 프로세스

물론 이 정도까지의 물류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국내업체는 많다.

제조 노하우가 물류에 스며들다

두손컴퍼니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실물’에서 나온다. 두손컴퍼니는 고객의 제품 특성에 따라 각각 다른 포장, 검수 방식을 채용하고 있으며, 그것을 지원하는 IT시스템 또한 강조하고 있다. 또한 두손컴퍼니는 고객사의 마케팅 상황을 공유 받아 그에 따른 물류전략을 구성한다. 가령 고객사의 행사기간에는 해당 상품의 출고가 잦아질 것이 예측되기 때문에 사전에 진열 위치나 랙 위치를 바꾼다. 또한 두손컴퍼니는 고객사가 이월상품을 사은품으로 합배송하길 원한다면 해당 부분에 대한 추가적인 포장 서비스까지 제공해준다. 결국 두손컴퍼니의 서비스는 물류 대행이라기보다는 ‘SCM 대행’에 가깝다. 보관, 배송만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사의 생산, 양산일정 등 실시간 수요 및 공급 변동에 대응하여 주기적인 관리를 연동해서 업무를 진행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두손컴퍼니는 고객사의 각각의 상품 특성을 고려한 포장 노하우를 강조한다. 사진은 해외배송 포장의 경우.

특히 두손컴퍼니가 와디즈(WADIZ), 텀블벅(tumblbug), 유캔스타트(ucanstart) 등 크라우드펀딩 업체들과 MOU를 맺고 ‘크라우드펀딩 제조상품’에 특화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것을 눈여겨 볼만하다. 두손컴퍼니에 따르면 크라우드펀딩 상품 같은 경우 기존 상품과 ‘제품생산 일정수립’ 측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가령 상품이 양산되기 이전에 해당 상품을 만드는데 어느 정도 일정이 소요될지 파악할 수 있으며, 필요한 부자재 또한 일정 부분 예측 가능하다.

그런데 처음 크라우드펀딩을 받아 상품을 제조하는 업체 입장에서 이런 것들을 알기는 그렇게 쉽지는 않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제조를 하는 업체는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하는 사업자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인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고, 심지어 사업장이 없는 업체 또한 존재한다. 때문에 처음 크라우드펀딩을 받는 업체는 ‘생산’, ‘CS’, ‘물류’ 등 공급망 프로세스 안에 모든 것이 생소한 경우가 많으며, 약속된 기간이 다가왔을 때는 이미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경우 또한 존재한다. 실제로 크라우드펀딩과 함께 수립되는 ‘배송예정일’이 지켜지는 경우는 드물다.

두손컴퍼니는 경험이 적은 크라우드펀딩 업체들에게 ‘배송예정일’은 언제 수립하는 것이 좋고, 현 상황에서는 부자재가 많이 필요할 것이며, 제품에 딱 맞춰서 부자재를 준비하면 안 된다는 것과 같은 다양한 컨설팅을 제공해준다. 두손컴퍼니가 이러한 컨설팅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이유는 두손컴퍼니가 ‘제조업’을 몸소 겪으며 체득한 노하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두손컴퍼니는 제조사가 어떤 방식으로 부자재를 구입하고, 생산, 납품하는지 그 과정을 잘 알고 있으며, 그것을 전자상거래와 연결시켜 유통, 판매한 경험 또한 갖고 있다.

박 대표는 “두손컴퍼니의 경쟁력은 제조업을 함께 병행하고 있기 때문에 그 양산과정을 세밀하게 잘 알고, 제조업에 특화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두손컴퍼니는 플라스틱, 봉제, 종이제품 등 다양한 상품 제조경험이 있으며, 심지어 포장과 관련된 경험 또한 있기 때문에 초기 경험이 부족한 고객이 알 수 없는 부분을 컨설팅해주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인지 현재 두손컴퍼니의 물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사들은 대부분 ‘제조업체’이다. 두손컴퍼니의 물류센터에는 앞서 언급된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리니어블(Lineable), 직토(ZIKTO), 탱그램(Tangram), 배터리(BETTER RE), 마리몬드(Marymond) 등 제조 소셜벤처 및 스타트업의 상품들이 보관되어 있다. 두손컴퍼니가 P&G, 버커루, LG생활건강, 에뛰드하우스 등에 공급하는 자체제작 상품들도 물류센터에 보관되어 있지만 그 비중은 그렇게 크지 않다.

두손컴퍼니 고객사. 제조업체가 많이 눈에 띈다.

물류는 ‘연결’이다

두손컴퍼니는 ‘물류사업’을 중심으로 ‘사회적 의미’, ‘경제적 의미’를 동시에 실험하고 있다. 박 대표는 “물류업이 가지고 있는 고단함과 힘든 점도 있지만, 그것 이상으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마치 혈액이 순환하는 것처럼 꾸준한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서비스가 견고해지는 것을 바라봤을 때 물류업 자체가 굉장히 신기한 사업처럼 보인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이다.

두손컴퍼니가 바라보는 물류는 공급망을 구성하는 여러 업체들의 ‘연결’을 통해 만들어진다. 두손컴퍼니는 고용창출이라는 사회적 미션을 가지고 사업을 하는 회사지만, 두손컴퍼니 혼자서 넓디넓은 물류영역의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때문에 두손컴퍼니는 향후 다양한 업체들과 협업하여 진정한 의미의 통합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기를 희망한다. 많은 고객을 갖고 있는 회사라고 해서 ‘경쟁사’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해당 업체와 협업할 수 있는 부분은 공유하여 진정한 의미의 연결성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 박찬재 두손컴퍼니 대표

박 대표는 “물류산업에는 보관만 전문으로 하는 회사도 있고, 보관 안에서도 기술, 배송기업과 협력할 수 있는 많은 부분이 존재한다”며 “물류산업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는 다양한 업체와 협업을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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