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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불륜과 택배의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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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편 2016. 9. 5.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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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일입니다. 쿠팡의 한 고위 임원분이 필자의 페이스북에 ´물류 초년병 ○○○입니다´라며 첫 인사를 건넨 적이 있습니다. 기사 잘보고 있다며, 자주 얼굴 보고 서로 의견 청취했으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사실 쿠팡이 로켓배송 서비스를 처음 선보였을 때(2014년 3월), 보도자료나 대외홍보 채널에는 ´물류´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물류 행위를 스스로 인정하는 것 자체가 그들의 로켓배송이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상 위법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쿠팡과 비슷한 고민(자가용화물차유상운송행위)을 하는 기업(스타트업 포함)은 예상보다 많았습니다. 불법인줄 알면서도 단속을 피해 위험천만한 운행에 나섰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영업용 번호판을 사느니 벌금을 내는게 남는 장사였고, 생계형 개인사업자(화물운전기사)는 하루 벌어 사는 마당에 위법과 합법의 경계는 그리 중요한 사안이 되지 않았습니다.

본지는 지난해부터 미래생활물류포럼과 로지스타서밋(www.logistarsummit.com)을 개최한 바 있습니다. 쿠팡과 같은 처지에 있는 O2O나 온디맨드 분야 라스트마일 서비스 기업들과 함께 자주 만날 기회가 많아졌습니다. 물류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도 관련 행사와 모임에 관심을 갖고, 본지와 함께 물류스타트업 CEO들과 간담회와 정책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수차례 만남을 가졌습니다.

딱 1년 뒤, ´2016-2025 국가물류기본계획´에는 물류스타트업 육성지원책이 마련됐고, 최근 국토부가 발표한 화물운송 발전방안에서는 소형화물차 증차 규제가 풀리고, 유통, IT 등 다양한 업체들이 운송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 만들어졌습니다.

요즘 국내 물류업계는 혼돈과 혼란, 그 자체입니다.

"이게 물류냐?", "물류가 IT에 의해 과대포장되고 있다"며 업종간, 업태간, 그리고 세대간 갈등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저게 되겠어?"라며 물류스타트업의 초기 서비스를 바라보는 시선도 곱지 않습니다.

마윈 알라비바그룹 회장의 어록 중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그들은 나에게 미쳤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나는 미친건 좋은 거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미쳤지만 어리석지는 않습니다."

내가 하면 로맨스요, 니가 하면 불륜인 세상입니다만 알고보면 다 똑같은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너와 나의 다름을 어리석다고 말하기 보다는,
너와 나의 같음을 공감하는 소통의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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