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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O2O배달 삼국지, 더 높은 배송 효율을 위하여

INSIGHT

by 김편 2016. 9. 14.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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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임예리 기자


Idea in Brief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 국내 음식배달 O2O업계의 3’라 불리는 이들이다. 비록 요기요와 배달통의 최대주주는 독일의 딜리버리 히어로(Delivery Hero)’로 두 업체가 한 지붕을 덮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세 업체 모두 각기 다른 목표와 전략을 가지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중국의 O2O배달업계 역시 한국과 비슷한 구도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어러머, 바이두 와이마이, 메이투안 와이마이는 자신만의 전략으로 한국 못지않게 피 튀기는 전쟁 중이다.


배달운영 삼국지, 같아 보이지만 다른 이들


중국 O2O배달시장의 삼국 천하가 형성되었다. ‘어러머’(eleme)는 알리바바, ‘바이두 와이마이’(百度外賣)는 바이두, 메이투안 와이마이’(美團外賣)는 텐센트를 후원자로 삼고 있다. 알리바바는 중국 1위 온라인 유통업체, 바이두는 중국 1위 포탈업체, 메이투안은 중국 1위 소셜커머스 업체다. 그야말로 O2O배달판을 두고 중국 난세의 영웅들이 한 곳에서 만난 형세다.시장점유율 기준으로 봤을 때도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어러머(34.1%), 메이투안 와이마이(32.8%), 바이두 와이마이(18.7%)는 각각 비슷한 방향성을 갖고 있지만, 조금씩은 다른 전략으로 중국 배달시장 점유율을 높이고자 한다.


O2O플랫폼은 말 그대로 플랫폼이다. 음식점주와 소비자를 연결시켜주는 사업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플랫폼이 음식의 간을 맞출 수는 없다. 하지만 배달 속도를 더 빠르게 할 순 있다. 라이더를 확충하는 방법을 통해서다. O2O배달 서비스에 있어 라이더를 확충하고 배차하는 운영방식이 중요한 이유다.


현재 중국 O2O배달업계의 운영은 기본적으로 음식점의 자가배송’, ‘플랫폼 전속배송’, 그리고 3자 배송이 결합한 형태를 보인다. 중국 O2O배달 업계의 TOP3(중국 빅데이터 분석업체 이관츠구(analysyschina.com)의 지난해 12월 시장 점유율 자료 기준)인 어러머(34.1%),메이투안 와이마이(32.8%), 바이두 와이마이(18.7%)는 모두 플랫폼 회사 소속의 전속 라이더를 보유함과 동시에 협력업체 배달 시스템과 제 3자 배송(크라우드 소싱)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업체와의 합작을 통해 배송 속도를 높이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어러머의 ‘2+4’, 사륜차 배달의 등장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음식 배달도 보통 이륜차를 활용한다. 여기서 말하는 이륜차는 오토바이가 아닌 전동차(電動車, 전기자전거). 전동차는 가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별도의 면허 없이도 운전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에서 주요 배달 수단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사진 = 중국에서 배달용으로 자주 쓰이는 전동차)


하지만 전동차의 속도는 오토바이만 못하다. 주문이 몰리는 시간이나 급하게 배달을 처리해야 하는 경우 전동차만으로는 부족하다. 또한 전동차는 배터리 충전을 통해 움직이기 때문에 배송 거리상의 한계가 존재한다. 어러머는 이 부분을 보강하기 위해 ‘2+4 전략을 생각해냈다.


어머러의 뜻은 "배고프니?", 기업색깔은 파랑이다. 바이두 와이마이가 빨강’, 메이투안 와이마이가 황색을 내세우는 것을 바라보는 것 또한 재밌는 요소가 된다.


어러머는 지난해 11월 중국의 자동차 공유 서비스 업체 디디(滴滴)와 합작하여 사륜차, 즉 자동차를 배송의 한 축으로 합류시켰다. 자동차는 주로 3km 이상 떨어진 곳의 배송 주문을 담당하고, 전동차는 3km 이내 거리를 담당한다. 어머러 측의 설명에 따르면 어러머와 디디의 기술적인 협업을 통해 자동차와 전동차가 적절하게 주문을 분배하는 방식이 사용되고 있다.


 바이두 와이마이, IT기반 전자동 배차


배달의민족의 직접배송을 담당하는 라이더들을 배민라이더스라고 부르듯이 바이두 전속기사들은 바이두 라이더(百度騎士)’라고 불린다. 바이두 와이마이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바이두 라이더가 음식을 픽업하기 위해 이동하는 거리는 평균 400m, 주문 발생장소까지 이동 거리는 평균 1.5km 이내로, 라이더의 총 이동 거리는 2km를 넘지 않는다.


여기에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음식이 제조되는 시간, 오토바이 속도 등을 계산하여 도착 예정시간을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배차방식 역시 업계에서 유일하게 전자동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 결과 주문 한 건당 배달시간은 32분 이내에 이루어지고 있으며, 해당 시간에 도착하는 비율은 98.78%에 달한다는 게 바이두측의 설명이다.


(사진 = 바이두 라이더, 빨간 유니폼은 바이두 전속 배달원이 입는다.)


바이두 와이마이가 플랫폼을 통해 구축한 높은 정시성은 자연히 소비자들의 만족으로 이어진다. DCCI(Data Center Of China Internet) ‘2016 상반기 중국 샐러리족의 인터넷 음식 배달 서비스에 대한 조사 연구에 따르면 셀러리족이 가장 선호하는 배달 플랫폼은 바이두 와이마이’(32%). 바이두 와이마이는 중국의 네이버라고도 불리는 1위 포탈 바이두의 핵심역량인 기술을 기반으로 중국 O2O배달 시장 안에서 경쟁하고 있다.


(그래프 = 중국 샐러리족이 선호하는 O2O배달 플랫폼 (자료= DCCI, 2016))


바이두 와이마이는 또한 최근 중국 최대 배송업체 중 하나인 슌펑(S.F.Express)과 합작했다.이에 따라 슌펑은 주문이 가장 몰리는 점심시간에 부분적으로 바이두 와이마이의 배달 업무를 맡게 된다. 중국 업계 내에서는 슌펑과 바이두 와이마이의 합작을 전통 물류기업과 O2O기업의 합작의 좋은 예라고 평하고 있다. 이번 합작이 전통적인 물류업과 네트워크 산업이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참고 사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메이투안 와이마이, 자동과 수동의 만남


메이투안 와이마이는 전속기사배달, 협력업체배달, 크라우드소싱배달 세 가지 운영방식을 기반으로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렇게 모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자동 배달운영 배달인력의 경험을 기반으로 한 수동운영을 결합하고 있다.


(사진 = 메이투안 와이마이 웨이보 캡쳐)


전속기사배달과 협력업체배달은 메이투안 와이마이가 자리잡은 지역, 혹은 빠른 배달을 요하는 지역에서 주로 이뤄진다. 메이투안 와이마이는 이미 1선도시(一線城市, 중심대도시)를 중심으로 물류팀을 구성하고, 배달 서비스의 기준을 만들었다. 하지만 중국의 모든 도시가 북경이나 상해처럼 발달한 교통조건과 소비시장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메이투안 와이마이가 이러한 1선도시 외의 지역을 공략하기 위해서 크라우드소싱 배달’ 역시 사용하고 있다.


음식배달을 넘어 커머스로


중국 O2O시장을 구성하는 세 플랫폼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점차 상품 카테고리를 넓혀가고 있다는 것이다. 서비스 초기, 모든 음식 배달 플랫폼들은 식사시간 같이 고객 주문이 몰리는 시간 외에 유휴 배달원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했다. 중국 O2O배달업체들은 이를 해결하고자 야채나 과일 같은 신선식품, 약품 같은 ()식품도 플랫폼을 통해 배달하기 시작했다. 세 업체 모두 단순히 음식 배달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지 원하는 상품을 배달하는 전방위 서비스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어러머는 아침과 점심, 저녁, 애프터눈 티, 야식까지 배달해주는 24시간 서비스를 시작했다.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작년과 비교했을 때 애프터눈 티와 야식 주문 시간의 배달 주문은 각각 243%, 235% 늘어났다.


바이두 와이마이와 메이투안 와이마이 역시 어플리케이션 내에 마켓 서비스를 추가했다.마켓에는 담배와 주류 판매점, 식수 판매점, 편의점 등이 입점했다. 바이두 와이마이는 바이두의 인공지능 기술력과 업계 유일의 전자동 배차 시스템 운용의 자신감으로 ‘30분 내 마켓 배송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메이투안 와이마이는 메이투안이 보유한 브랜드 파워와 넓은 소비자층을 기반으로 배달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소비자를 게으름뱅이로 만들기 위한 중국 음식배달 O2O기업들의 경쟁이 한국만큼이나 치열하다. 배달하는 품목이나 배송 방식, 시간을 보면 이제 더 이상 단순한 음식 배달 플랫폼의 범위를 넘어섰다. 어떤 배송 방식, 어떤 플랫폼 전략이 가장 큰 효과를 거둘지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배달 음식 플랫폼들의 진화가 전통 물류업과 요식업, 금융업 등 산업의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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