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용로봇에 포함되는 물류로봇, 어떻게 구분하나
- 물류로봇시장, 향후 6조원(17만 5000대) 시장 형성 전망
- 캐리픽, 야스카와, 사비오크... 글로벌 로봇기업이 주목한 'AGV'
글. 박정훈 CJ미래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 편집. 김정현 기자
세계로봇협회가 지난 10월 ‘월드 로보틱스(World Robotics) 2016’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문 서비스 로봇 중 물류로봇의 출하대수 및 매출액이 급증했다. 물류로봇은 2015년 1만 9000대가 판매되었으며, 이는 2014년(1만 2652대) 대비 약 50% 급증한 수치다. 물류로봇 시장은 지금 어느 위치까지 발전했을까? 보고서를 통해 물류로봇의 활용 범위와 발전 수준에 대한 미래 전망을 공유해 본다.
세계로봇협회(IFR : International Federation of Robotics)가 지난 10월 ‘월드 로보틱스(World Robotics) 2016’ 보고서를 발표했다. 세계로봇협회는 글로벌 로봇의 생산·출하 등 전반적인 시장현황을 집계하는 기관이다. 본고에서는 이번 발표를 기준으로 로봇시장의 최근 시장현황을 확인하고 보고서의 내용을 요약, 정리해보고자 한다.
물류로봇은 15년도 이후 서비스 로봇분야를 선도하는 맏형 자리를 공고히 했다. 키바(KIVA)로 대표되는 실내운반용로봇, 실내외 운송로봇, 드론, 육상자율주행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많은 신제품과 로봇기술이 응용된 자동화시스템을 선보여 왔다. 이번에 발표된 보고서는 지난해 말까지 로봇산업의 발전 과정을 숫자로 집계하여 나타냈다.
아쉬운 부분은 올 들어 가속화된 성장분위기는 보고서에 반영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로봇시장의 실적이 집계된 만큼 객관적으로 산업의 성장을 바라볼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다. 특히 세계로봇협회는 로봇 분야의 실제 실적을 카테고리에 따라 분류하는 세계 유일의 기관이다. 또한 전 세계 로봇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수치 자체는 충분한 공신력을 가졌다 할 수 있다. (단, 기업대상 질의에 기반하는 조사방식의 특성상, 질의에 답변하지 않은 기업은 현황에 파악되지 않기 때문에 실제 시장규모는 보고서의 숫자보다 오히려 조금 더 높다고 판단할 수 있다)
물류로봇의 구분
세계로봇협회에 따르면 로봇은 크게 ‘제조용’과 ‘서비스’ 로봇으로 나뉜다. 서비스 로봇은 다시 ‘개인·가정용’과 ‘전문용’ 서비스 로봇으로 나뉜다. 우리가 흔히 일컫는 ‘물류로봇(보고서상 Logistics System으로 명칭)’은 ‘전문용’ 로봇의 하위 구성으로 ‘필드로봇’, ‘전문청소로봇’, ‘건축로봇’, ‘의료로봇’ 등과 같은 수준의 카테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물류로봇은 다시 ‘AGV(무인운반차)’, ‘화물핸들링’, ‘기타 물류로봇’ 등으로 분류된다. 단, 드론(UAV)과 생활용도(레스토랑, 호텔 등) 로봇은 별도의 카테고리를 형성하고 있는데, 이러한 로봇 중 일부는 물류 기능을 수행하기도 한다. 따라서 그동안 본 ‘Rogistics’ 섹션에서 다뤄온 물류로봇 범위는 세계로봇협회에서 정의하는 물류로봇 범위보다 광범위하다고 볼 수 있다. 자연히 실질적인 로봇시장 규모는 세계로봇협회의 집계 수치보다 더 클 수 있다.
물류로봇 시장 현황
물류로봇의 상위 카테고리인 전문 서비스 로봇의 전체 시장 규모(판매대수 기준)는 2014년(3만 2939대) 대비 2015년(4만 1060대)로 약 25% 성장했다. 그 중 물류로봇이 전문 서비스 로봇 시장을 견인했다고 판단된다. 물류로봇은 2015년 1만 9000대가 판매되어 2014년(1만 2652대) 대비 약 50% 급증했다. 물류로봇이 전문용 서비스 로봇 판매대수의 46%, 매출액 기준으로는 17% 상당을 차지한다. 전문용 서비스 로봇의 하위 카테고리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물류로봇은 매출 기준으로도 급격한 성장을 보였다. 2015년 물류로봇의 매출규모는 7억 7900만 달러(한화 약 9000억원)로 약 1조원에 근접하는 규모를 형성하고 있으며 이는 2014년 대비 약 52% 증가한 규모이다.
물류로봇 시장의 성장을 견인한 로봇 카테고리는 AGV라고 할 수 있다. ‘제조환경’에서 판매된 AGV는 3410대인데 비해 ‘비제조환경’에서는 1만 5515대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사실 이 수치도 적은 것은 아니지만, 세계로봇협회에 따르면 현재 집계된 수치보다 실제 AGV가 설치된 숫자는 더욱 많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AGV 이외의 물류로봇 즉, 화물취급 및 실외물류활동용(Cargo Handling/Outdoor Logistics) 로봇은 연간 80대 판매에 그치고 있어 아직 부진한 모습이다.
물류 로봇의 미래는?
그렇다면 향후 로봇 시장의 전망은 어떠할까. 세계로봇협회는 조금 독특하게 향후 전망치를 집계년도 다음해부터 4년간 누적치로 발표하고 있다. 보통 다른 협회나 기관에서는 연차별로 예측치를 발표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로봇산업 특성상 정확한 예측이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다년간 합계치로 예측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연차별 성장세를 가늠하기는 힘들지만 향후 시장의 성장 규모를 가늠할 수는 있다.
먼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간 전문 서비스로봇 시장은 33만 3200대(누적 총 판매대수), 매출액은 230억 달러(약 26.2조 원)로 예측된다. 이는 연간 평균 약 8만 5000대 수준에 해당되며 앞으로 수년간 2015년 대비 약 2배 이상의 판매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실제로는 매년 지속적으로 판매량이 증가함에 따라 2019년의 판매대수는 2015년 대비 3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 예측된다.
물류로봇 시장은 향후 4년간 가장 눈에 띄는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근 2년과 비슷한 추이로 물류로봇 중 AGV를 중심으로 매출이 성장할 것이며 향후 17만 5000대(약 6조 원 규모)의 로봇이 판매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이러한 성장 추이에 기반해 전문 서비스로봇 내 물류로봇의 비중도 2015년 46%에서 53%로 다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필자는 이와 같은 성장 전망 예측치보다 실제로 미래에 일어날 성장은 더욱 클 것으로 내다본다. 미래에는 라스트마일 영역에서 육상 무인주행장치 도입의 확산, 로봇시스템에 의한 자동화 창고, 실내외 운송드론, 물류작업용 외골격로봇 등 물류로봇의 영역으로 편입될 것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물류로봇의 영역이 보다 광범위하게 확대되면서 실성장은 지금보다 더욱 증가할 것이다.
물류로봇 성장 이끄는 AGV
현재 물류로봇시장의 성장 중심에는 AGV가 있다. 물류로봇(Logistics System)의 하위 카테고리에는 화물처리(Frieght Handling)나 실외 운송로봇 등 여러 가지로 구성되어있다. 하지만 시장현황 및 미래전망에서 90% 이상을 차지하는 로봇은 AGV이다. AGV라면 20세기말 공장에서 흔히 돌아다니는 모습을 생각할 수 있다. 사실 과거 공장안에서 가이드라인을 따라 이동하던 AGV는 자동 경로 주행장치(Automated Guided Vehicle)로 자동화 설비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본고에서 논의하는 AGV는 이보다 한 발 진보한 자율주행장치(Autonomous Vehicle)다.
사실 물류로봇 사용자 관점에서 자동화설비와 로봇의 경계를 나누는 것은 매우 어려운 뿐만 아니라 반드시 규명해야할 문제도 아니다. 다만 과거 AGV의 눈과 발이 되어주었던 ‘가이드라인 선로’가 최근에는 어떤 형태로 발전하고 있는지 알아볼 필요는 있다. 먼저, AGV가 이동할 작업 경로가 사전 설계된 경우에는 물류센터의 바닥면에 자기유도선이나 별도 인식센서와 같은 기기의 움직임을 가이드할 수 있는 장치를 내장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반면 좀 더 넓은 작업공간이나 유연한 작업동선을 가지는 작업장의 경우에는 보다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방식 AGV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 경우 실제 현장에서는 자기 위치인식과 장애물 회피를 위해 레이저스캐너를 사용한다. 물론 레이저센서 하나로 자율주행이 가능한 것은 아니며 이동공간에 대한 3차원 지도와 주행최적화 알고리즘 등 많은 기술들이 필요하다.
사진= 케리픽(Carry Pick) AGV. 바닥면 바코드를 통해 주행 가이드 라인을 정한다.
세계로봇협회에서 집계하는 물류로봇으로서의 AGV는 ‘제조환경내 AGV’와 ‘비제조환경내 AGV’의 2개 하위그룹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제조환경내 AGV’는 부품, 제품, 공구, 포장재 등의 운반, 분류, 핸들링, 보관에 이르기까지 제조물류 상황하에서 물류활동 중 어떤 부분이라도 수행하는 AGV라면 이 그룹에 포함시키고 있다.
최근 기술발전에 따라 별도 바닥시공 없이 비교적 간단하게 도입할 수 있는 AGV가 합리적인 가격에 출시되었다. 이에 따라 AGV의 산업현장 도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단계에 진입했다. 이는 향후 지게차까지 활용 범위가 확대될 것이라 예상된다. 자율주행 기반의 무인지게차는 현재 대부분의 메이저 지게차 메이커들이 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며 일부 상용제품이 등장한 상황이다. 지게차는 제조물류 환경의 표준자원이기 때문에 미래 대체수요만 감안하더라도 이러한 확장세는 꾸준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태슬라 공장내 가동중인 어뎁트 링스(Adept Lynx). 별도 가이드라인 없이 자체 센서 등을 이용하여 자율주행 가능하다.
‘비제조환경내 AGV’는 어떠할까. 비제조환경내 AGV는 제조환경내 AGV의 영역이 아닌 전 공급사슬 영역에서 물류 용도로 사용되는 AGV를 의미한다. 보통 라스트마일에 사용되는 운송로봇이나 병원 등 시설에서 사용되는 운반용로봇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현재 이 분야에서 가장 높은 보급률을 보이는 영역은 병원시설이다. 특히 환자의 식사, 진료차트, 진단장비, 의약품, 샘플 등을 병원내에서 운반하는데 활용되고 있다. 병원 내부 활용을 통해 사용성이 입증되고 있으며 기계 도입 비용 또한 하락하는 추세이다. 때문에 최근에는 요양시설이나 사무공간까지 활용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호텔에서 사용될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이 분야만을 타겟으로 하는 사비오크(Savioke)와 같은 로봇 스타트업이 생기고 있다.(사비오크는 네이버의 로봇 M1 개발에 있어 벤치마킹한 기업이기도 하다.)
수화물 핸들링 수요가 높은 공항에서도 AGV의 도입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일본 로봇기업인 야스카와로보틱스(Yaskawa Robotics)에서 개발한 ‘수화물 운반 카트’인 로보 포터(Robo Porter)는 일본 서남부 기타큐슈 공항에서 하루 수 시간씩 시험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향후 AGV 영역은 로봇팔, 집합제어 알고리즘 진화, 선반 등 다양한 어태치먼트(attachment) 결합 확대 등 보다 다양한 기능상 개선을 통하여 활용 영역을 한 층 넓히면서 시장 급성장의 초석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 야스카와 로보틱스의 로보 포터(RoboPor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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