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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상의 스타트업머니] 기업가 정신으로 충만한 시발기업(始發起嶪)

INNOVATION

by 김편 2018. 1.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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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자본 투하된 2018 벤처업계, 기업가정신으로 충만하길

기업가(企業家)와 기업가(起嶪家)의 차이, 고객의 니즈 찾기

애기애타 : 고객을 사랑하기 전에 되돌아봐야 되는 것

소탐대실 : '경영권'과 '더 큰사업', 두마리토끼의 딜레마

 

Idea in Brief

오전에 성공적인 제품 출시에 기뻐하며 만감이 교차하여 “시발, 만세!”, 오후에 아끼던 직원이 갑작스럽게 사표를 던지니 “이런 제길, 시발”,그래도 다시 희망찬 내일을 기대하며 “시발, 다시 해보는 거야!”, 높고 험한 것을 일으키고 시작하여 발전시키고 있는 ‘시발기업(Start-up)’들이 있다. 가장 큰 자금이 벤처 지원에 풀릴 것으로 예상되는 다가오는 무술년을 맞이하여 기업가정신이란 무엇인지, 시발기업의 기본은 무엇인지, 무엇을 위해 사업을 하고 있는지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시발기업 : 始發起嶪

 

높고 험한 것(嶪)을 일으키고(起) 시작하여 발전시키다(始發). 시발기업의 뜻이다. 스타트업은 영어로 Start-up이다. 아이디어와 기술, 열정과 도전정신 등으로 똘똘 뭉쳐 수많은 역경을 이겨내야만 하는 창업 초기기업을 의미한다. 달리 표기할 순우리말이 없다. 물론 ‘초기 벤처기업’이라는 단어도 있으나, 여러 이유로 인해 그 단어를 사용하지 않다보니 ‘스타트업’이라는 외래어가 일반명사가 됐고 본인도 그 단어를 즐겨 사용한다.

 

그래도 스타트업을 순우리말로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있으면 어떨까 고민 끝에 만든 단어가 ‘시발기업’이다. 높고 험한 것을 자발적이고 기쁜 마음으로 만들고 있으나, 불확실성 때문에 극도의 긴장감 속에 ‘시발’거리며 살아가는 기업이라는 뜻이다.

 

오전에 성공적인 제품 출시에 기뻐하며 만감이 교차하여 “시발, 만세!”라 큰 소리를 외쳤지만, 오후에 아끼던 직원이 갑작스럽게 사표를 던지니 “이런 제길, 시발”하며 슬픔에 빠지는 삶. 그래도 다시 희망찬 내일을 기대하며 강한 탄성회복력을 발휘해 “시발, 다시 해보는 거야!”라고 외치는 삶. 시발기업은 그야말로 ‘시발’로 가득 찬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상스러운 감이 없지 않으나, 있는 척 잘난 척 위선 떨며, 교만한 것보다는 차라리 이게 낫다.

 

기업가정신 : 起嶪家精神

 

높고 험한 것(嶪)을 일으키는(起) 사람들의 정신,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이라고도 하는데, 기업가는 크게 둘이 있다. 기업가(企業家, Businessman)와 기업가(起嶪家, Entrepreneur). 이 둘의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은 아마도 ‘창의성’과 ‘혁신성’의 정도일 것이다.

비즈니스맨과 앙트레프레너의 차이(출처= Quora)

 

비즈니스맨과 앙트레프레너의 차이를 논하는 것은 이 정도에서 접어두고, 이 둘의 공통점 중 하나는 ‘영리활동’을 통해 세상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사실 영리활동을 통해 세상에 기여한다는 것은, 사회를 건설적으로 변화시키고 풍성하게 만들어 궁극적으로 ‘행복’을 추구하기 때문에 기업가정신의 결과물 중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물론, ‘일자리창출’, ‘기부’, ‘기술 진보’ 등 기업가정신이 세상을 행복하게 만드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러나 기업가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사회기여 활동은 ‘고객이 갖고 있는 문제의 해결’이다.

 

여기서 고객을 등쳐먹거나, 임직원과 협력업체를 불공정하게 착취해서 돈을 번 후, 그 이익의 일부를 사회에 기부하는 행위는 사회기여라기 보다는 속죄요, 회개요, 자기합리화요, 면죄부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기업가(起嶪家, Entrepreneur)가 의미 있게 사회에 기여하는 행위는 고객을 직접적으로 행복하게 하는 일련의 활동을 통해 이루어진다. 누군가를 행복하게 하려면 그 사람의 필요를 채워줘야 한다. 고객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문제해결 능력을 통해 고객의 필요를 채울 수 있는 것이다.

 

그 필요를 채우기 위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시발기업’이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이며, 도전적인 방법을 강구할수록 고객의 문제점을 더욱 잘 해결해서 더 많은 행복을 줄 수 있다. 직원에게 만족과 동기를 부여하여 그들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게 함으로써, 고객의 필요를 더욱 충분하게 채우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게 된다. 고객, 임직원, 협력업체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기업가정신과 합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애기애타 : 愛己愛他

 

더 많은 고객의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에게 기여하는 것이 기업가가 더 많은 부를 모으는 ‘기본’이다. <레버리지>의 저자 랩 무어는 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부(富)를 원한다면 더 많은 사람에게 기여하라. 행복을 원한다면 더 많은 사람을 도와라. 성장과 발전은 도전을 받아들이고, 더 많은 사람을 위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도산 안창호 선생님의 ‘애기애타’는 ‘나를 사랑할 줄 모르는데, 어찌 남을 사랑할 수 있을까’하는 정신을 내포하고 있는 말이며, 자존감이 높은 리더십을 지향하는 말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 사람의 니즈(Needs)가 더 잘 보이기 시작한다. 더 잘 보이기에 더 좋은 해결책을 만들 수 있다. 더 좋은 해결책을 만들었기에 더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게 된다.

 

즉, 고객만족이라는 미명하에 나와 임직원, 협력업체를 무의미하게 소모시키는 일을 하지말자. 무지막지한 광고로 고객을 현혹해서, 고객이 필요하지도 않은데 구매하게 하는 것. 제공하는 가치에 비해 터무니 없이 비싸게 파는 것. 고객을 ‘호갱님’으로 만드는 과정인데, 애기애타의 정신을 바탕으로 한 사업에서는 호갱님이 나올 수 없다.

 

소탐대실 : 小貪大失

 

“거대한 시스템과 프로세스에 갇혀 규격화된 삶을 살기 싫어요” 기업가가 월급쟁이를 마다하고, 창업을 하는 이유 중 하나다. 그러나 첫 제품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면 성장을 위해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할 필요성은 점점 커지며, 기업가의 창업 이유와는 다르게 회사가 경영되는 경우가 많다.

 

이때 발생하는 커다란 딜레마가 ‘경영권’과 ‘더 큰 사업’,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고자 하는데서 비롯된다. 불행히도, 벤처캐피털 등 외부투자를 유치하는 경우 이 딜레마는 결국 ‘비극’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외부투자자는 투자 이익을 기대해야만하기 때문에, 기업가에게 매출과 이익 극대화를 강하게 요구하기 마련이다. 자연히 창업자가 회사 성장에 적합하지 않은 경우, ‘경영진 교체’를 하기 위해 초기부터 기업가에게 상당한 경영권을 요구한다. (심지어 투자 조건으로 대표이사 교체를 요구하기도 한다.)

 

빠르게 성장해서 시장 리더십(Market Leadership)을 확보하지 않으면 사업 경쟁력을 잃을 가능성이 큰 시발기업의 경우, 외부로부터 투자유치를 해야만 하는 경우가 적지 않게 발생한다. 때문에,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음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망각한 채 당장의 근시안적 욕심을 부렸다가는 경영권도 성장도 다 잃어버리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기 십상이다. 소탐대실이다. 물론 “내가 만든 회사라서 꼭 자식 같아”라는 사장이 많은데, 자식을 잘 키우려면 때가 되면 품에서 떠나보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2018년은 사상 최대의 자금이 시발기업 및 벤처에 풀릴 것으로 예고된다. 이는 시발기업 기업가치의 거품을 예측할 수 있으며, 투자자는 높아진 기업가치 속에서도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시발기업의 더 큰 수익 증대가 필요하다. 투자자는 이때 기업가와 생길 수 있는 경영상의 마찰을 방지하기 위해, 더 많은 경영권을 투자 집행 시 요구할 수 있다.

 

우리의 기본은 무엇인가. 우리가 2017년 한 해 동안 지향하고 실천에 옮겼던 기본은 무엇이었는가. 기업가정신과 시발기업에 대한 저마다의 분명한 정의를 다시 내리기를 바란다. 당신의 시발기업이 다가오는 무술년(戊戌年)에도 기업가정신으로 차고도 넘치길 기원한다. 우리 모두를 격려하고, 응원하고, 위로하면서 무엇을 위해 사업을 하고 있는지 명심하는 연말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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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상

앰플러스파트너스(주) 대표이사 및 인하대 겸임교수. 넥스트벤쳐투자, 삼성전자, 3M, LG전자 등에서 연구개발, 기술마케팅 및 영업, Corporation Venture Capital, Venture Capital 업무 등을 수행하였으며, 창진특(톈진)전자유한공사 등에서 창업 및 사업을 하였다. 구글캠퍼스, 국민대, 서강대, 서울대, 유니스트, 한양대 등에서 기업가정신 및 스타트업 관련 강의 및 교육을 진행하였다. 스타트업 도우미가 되고 싶은 마음에 조용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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