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산지서 밥상까지 갈길 먼 '농산물 물류'
[로컬경제] 최근 배추값 등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방안 중 하나로 제조업에서 각광을 받는 공급망관리(SCM·Supply Chain Management) 기법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SCM은 제품과 관련정보가 생산자로부터 도매업자, 소매상인, 소비자에게 이동하는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한눈에 볼 수 있는 IT기법이다. 이를 통해 제조 및 유통업체는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적기에 공급하고 재고를 줄여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SCM의 성공적인 구축을 위해서는 참여 기업간 신뢰 구축과 정확한 데이터 공유가 관건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농산물 유통은 일반 제조업과 같은 형태의 SCM 시스템을 도입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농가와 출하조직들이 영세하고, 농산물 품목별코드가 표준화돼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품목별로 산지와 유통에 필요한 정보화 작업이 선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농산물 유통량 중 대부분이 산지서 김치 등 가공공장, 대형할인점, 도매시장 순으로 유입되고 있다. 그렇다면 농산물 SCM도입 역시 이 같은 대규모 유통과정에 맞출 필요가 있다. 제조업 수준의 SCM 기법은 기업단위의 생산, 유통주체를 통해 도입이 확산되고, 성공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도 생산자-유통업자-가공업자 등 관련 기업들이 참여하는 형태의 SCM을 도입해 농산물 유통의 낭비적인 요소와 수급의 불안정성을 개선했다.
농업에 SCM이 도입되면 소비지·산지 간 원활한 정보교환이 이뤄짐으로써 과잉생산이 억제돼 수급안정과 가격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 유통업체들은 적정 물량을 확보함으로써 발생하는 재고 비용을 줄이고 소비자 수요에 맞게끔 적정량을 신속 유통시켜 물류비용 절감도 가능하다.
농산물 SCM 도입은 산지 농가의 수익성 확보와 소비자에게 안정된 농산물 공급은 물론 일정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이런 성공적인 SCM 도입을 위해 우선돼야 할 것이 바로 농산물과 관련된 정보의 체계적 축적과 관리다. 농림수산식품부는 농산물유통 개선 대책의 일환으로 SCM 시스템구축에 대한 정책적 관심과 제도보완, 농산물 물류공동화·포장재 규격화 등 기반 구축사업에 나설 필요가 있다. 이제라도 정부가 농산물정보화 기반 구축사업에 대한 투자지원에 적극 나서야 할 때다.
김철민 기자 olle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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