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김철민의 쉽게 읽는 물류경제' 첫 인터뷰 손님으로 민정웅 인하대학교 아태물류학부 교수님을 모셨습니다. 서너 통의 이메일과 전화 통화를 주고 받으면서 "참 괜찮은 분을 만났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민 교수님은 자신의 트위터(http://twitter.com/#!/jungungmin)에 이렇게 소개하셨더군요.
"인하대학교 아태물류학부 교수입니다. 사람을 좋아합니다. 열심히 살고 싶습니다. 부끄럽지않은 인생을 갖고 싶습니다. 젊은날의 배고픔을 두려않고 언젠가는 날개단 명주잠자리가 되기위해 지금은 모래속에서 묵묵히 제 갈길을 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민 교수님은 인터뷰를 통해 SCM(공급사슬관리)은 향후 대기업 보다 중소기업들의 역량 강화에 더 중요하다고 지적하셨습니다. 글로벌 시장이 '기업대기업' 경쟁에서 '사슬대사슬'의 경쟁구도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SCM 경쟁력 확보와 전문인력 육성에 앞장서고 있는 민 교수님을 소개합니다. / written by 김철민
* 아래 기사는 2월 7일 월요일 세계일보 이코노미세계를 통해 소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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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웅 교수 "중소기업들 SCM 챙기세요"
김철민 기자의 쉽게 읽는 물류경제 ② - 공급사슬관리(SCM)
삼성, 해태제과 등 SCM 통해 비용절감 및 수익창출
미 포춘지 SCM인력 수요증가…인력수급 살펴봐야
요즘 연예계를 주름잡는 곳이 SM(소녀시대 등 연예기획사)이라면 제조·유통업계에는 SCM(공급사슬관리)이 뜨고 있다. 좀 생뚱맞는 이야기겠지만 두 단어의 속성을 살펴보면 비교가 될 만하다.
최근 삼성, LG 등 주요기업들이 경영실적 개선요인으로 빼놓지 않고 꼽는 게 바로 SCM이다. 삼성과 LG는 해마다 공급사슬관리 개선을 통해 매년 10% 정도의 비용절감과 수익창출에 보탬이 되었다고 말한다.
이 회사들은 AMR리서치가 뽑은 SCM우수기업 중 각각 7위(삼성전자), 26위(LG전)로 상위에 랭크돼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많은 기업들 사이에서 SCM열풍이 불고 있다. 삼성SDS는 경영일선에 SCM전문가인 김형태 부사장을 내세워 그룹전반의 SCM을 IT로 관장하는 업무를 추진 중이다. 또 해태제과도 기업내부 SCM활동이라 말할 수 있는 S&OP(판매 및 운영계획) 프로세스의 운영을 주간단위로 운영하고 있고, CEO가 직접 챙기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 입장에서 SCM은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린다. 이에 대해 인하대학교 아태물류학부 민정웅 교수(39)는 "앞으로 기업 대 기업의 경쟁이 아닌 공급사슬 대 공급사슬의 경쟁시대가 오고 있다"며 "오히려 SCM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쟁에서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SCM역량을 강조한 것이다.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SCM경쟁력 확보와 전문인력 육성에 앞장서고 있는 민 교수를 만나봤다.
다음은 민 교수와 일문일답.
-. 요즘 경제뉴스에 '공급사슬관리(SCM)'란 단어가 자주 나온다. 어떤 뜻인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제품 중 한개 기업이 원자재 수급부터 최종제품생산까지 모든 과정을 단독으로 처리하는 예는 극히 드물다. 맞춤형 컴퓨터로 유명한 델(Dell)컴퓨터를 보더라도 모니터는 삼성전자에서, 메모리는 독일 인피니언에서, 키보드는 대만 다폰사에서 부품 혹은 모듈을 공급받아 말레이시아 펜앙에 있는 생산 공장에서 제품을 만들어 미국으로 운송한다. 이렇듯 하나의 제품을 만드는데 다양한 기업이 서로 협업하며 참여한다. 이러한 중간재 혹은 제품의 공급(Supply) 관계로 연결된(Chain) 기업의 상호작용을 총체적으로 관리(Management)하는 기법을 공급사슬관리라 말한다.
-. 최근 삼성, LG 등 주요기업들이 경영실적 개선요인으로 'SCM 효과'를 꼽는다. 이유가 있나?
▲SCM은 사실 구체적인 기법이나 기술이 아니다. 기업의 경영을 흐름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할 수 있다. 공급사슬을 구성하는 기업들(협력사)간에 오고가는 물자/제품, 정보, 재무적 흐름을 전체적인 관점에서 효율화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그동안 간과되었던 고비용구조와 비효율성이 제거되어 이것이 직접적인 비용의 절감과 새로운 수익의 창출로 연결되고 있다. AMR Research에서 매년 발표하는 'Top Supply Chain 25'에서도 기업의 실적개선 요인으로 SCM 우수기업을 평가하는 중요한 심사기준으로 채택하고 있다. 2010년에는 Apple사가 1위를 차지했고 국내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7위를, LG전자가 26위를 기록한 바 있다.
-. 최근 물류시장에 이슈가 되고 있는 삼성SDS를 이야기해보자. 이 회사는 IT를 기반으로 한 물류시스템 통합과 개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어떻게 이해해야 되나?
▲오늘날의 SCM과 IT는 상호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와 혁신적인 SCM 기법이 있다고 해도 IT지원 없이는 이러한 생각이 현실화되기는 어렵다. SCM의 확산이 1990년대 IT혁신과 그 궤를 같이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IT기업들의 물류분야 확장은 상당히 자연스런 변화과정이다. 이러한 예는 비단 삼성SDS뿐 아니라 IBM같은 기업에서도 볼 수 있는 사례이다.
-. 이번엔 물류시장을 살펴보자. 최근 대기업들이 대한통운 M&A에 관심이 높다. 이들 기업은 국내 대표적인 글로벌 진출기업들이라는 측면에서 SCM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는 느낌인데… 그렇다면 SCM은 대기업만의 전유물인가?
▲최근 대기업들의 물류업 진출이 잇따르고 있는 것은 SCM개선보다는 사업영역의 확장과 함께 비즈니스적인 시너지 창출에 더 많은 주안점을 두는 것으로 보인다. 대한통운의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포스코의 경우에도 정준양 회장이 공격적인 M&A를 통해 사업영역을 다각화 하려는 의지를 이미 밝힌바 있다. 아울러 매출대비 약 7.7% 수준인 2조원에 달하는 포스코의 연간 물류비를 대한통운을 통해 소화함으로써 현재 약 1.8조원 정도에 이르는 대한통운 매출과의 시너지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대기업의 움직임에 대해 SCM을 대기업만의 전유물로 바라보는 것은 곤란하다. 이제는 기업 對 기업의 경쟁이 아닌 공급사슬 對 공급사슬의 경쟁시대가 오고 있다. 공급사슬간의 경쟁시대에는 공급사슬에 존재하는 가장 약한 사슬부위(weakest link)가 전체 공급사슬의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에 오히려 중소기업의 SCM 역량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판단된다.
-. 국내 기업들의 SCM에 대한 이해수준이 높아진 것 같다. 경영도입 사례가 늘고 있나?
▲2000년대 초반부터 많은 국내 기업들이 SCM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특히 전자산업의 경우 다른 산업에 비해 일찍이 SCM이 도입됐고, 소비재와 유통산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SCM전략과 기법이 시도되고 있다.
산업별로 존재하는 제품의 속성 차이로 인해 SCM에 대한 이해수준을 일괄적으로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많은 기업들이 SCM 교육과 인력수급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앞으로의 도입속도는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다.
-. 해외에서는 SCM전문가들이 경영일선에 나서는 사례가 많다. 국내에서도 삼성SDS 김형태 부사장이 해당되는 것 같다.
▲SCM은 기업의 운영에 필요한 단순 기능을 평면적으로 수행하는 개념이 아니라 전사적 관점에서 공급사슬 구성원 전체를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안목과 노하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분야이다. 그렇기 때문에 SCM 전문가들이 경영일선에 나서 전체를 바라보고 관리하는 자리에 배치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실제로 해태제과의 경우 기업 내부의 SCM이라 할 수 있는 S&OP(판매 및 운영계획) 프로세스의 운영을 주간단위로 운영하면서 CEO가 직접 챙기고 있으며, 이러한 회사를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 삼성 사례가 많이 나오는 것 같아 인터뷰 내용이 간접홍보 같다(웃음). 그런 이유는 아니지만 삼성은 10년 전부터 SCM전략을 세우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SCM은 한번하고 그만두는 경영개선 활동이 아닌가?
▲모든 개선 노력들이 그러하겠지만 SCM은 결코 1회성의 개선노력이 아니다. SCM은 기업의 활동을 바라보는 경영철학이다. 그렇기 때문에 요즘처럼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경영환경에서는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수행돼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우 2000년대 초부터 매년 신년사에서 SCM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바 있으며, 이는 그 당시의 환경에 부합하는 SCM관점에서 대응전략 구축을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바 있다.
-. 인하대학교에서 SCM을 가르치고 있다. 국내외 SCM 전문인력이 상당히 부족한 상태라는데…
▲미국 포춘(Fortune)지에서 2011년 기업들이 가장 높은 수요를 가진 직종으로 SCM전문가를 꼽은바 있다. 국내에서도 역시 SCM전문인력 수급이 상당히 부족하다고 본다. 국내에서 전문인력 수급이 어려운 이유는 첫째 전문물류 및 SCM 교육기관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둘째는 SCM분야의 경우 이론뿐 아니라 실무적인 경험이 뒷받침 되어야 하기 때문에 인력수급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기업들의 경우 중장기적인 로드맵을 가지고 SCM 전문인력 수급에 임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 신규인력에 대한 충분한 실전경험제공과 함께 기존 직원에 대한 재교육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직장인을 주요 대상으로 하고 있는 인하대학교 물류MBA과정의 인적 구성은 산업계의 SCM 수요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재학중인 학생들의 구성을 살펴보면 항공, 해운, 택배 등의 전통적인 물류기업 외에도 삼성전자, 삼성SDS, LG전자, LG디스플레이, 삼성테스코, 현대기아자동차, 시세이도, 대웅제약, GM대우, 해태제과, LS전선 등 국내유수의 다양한 제조 및 유통기업이 포함돼 있다.
-. SCM도 산학간 협력이 중요하다. 국내 기업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SCM과 관련된 문제를 접근할 때 이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한마디는 “One size doesn't fit all” 즉 하나의 통일된 이론과 방법이 통용되지 않는 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자산업의 SCM을 자동차산업의 SCM에 똑같이 적용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산업별로 존재하는 다양한 SCM이슈를 산학연계를 통해 해결하고 접근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유기적인 산학연계를 통해 SCM이슈를 함께 파악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인력양성을 산학이 함께 공조함으로써 SCM문제의 해결과 고급 전문인력의 배출이라는 선순환의 흐름을 이어지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삼성전자, 삼성전자로지텍, 삼성SDS, LG전자, 범한판토스, 한진, CJ GLS, 동부익스프레스 등 많은 기업들이 최근 2-3년 사이에 인하대학교와 함께 물류교육을 진행하고 산학협력과 인재양성에 대한 MOU를 채택한 것도 이러한 관점에서는 긍정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who.
학력
서울대학교
미 스탠포드대학 공학박사
경력
현 인하대학교 아태물류학부/물류전문대학원 교수.
현 정석물류통상연구원 부원장.
현 삼성SDS SCM 자문교수.
SNS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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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민 기자 olle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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