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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 몰빵 물류자회사에 산업훈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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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편 2012. 11. 1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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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대상 '불명예' 논란…현대차, LG, 동국제강 등 계열사 '수두룩'

내부거래 근절하자던 국토부·통물협 '헛기침'…"선정과정 문제없다"


[CLO 김철민 기자] "대한민국 물류의 날, 물류는 없었다."


15일 국토해양부(장관 권도엽)가 주최하고, 한국통합물류협회(회장 석태수)가 주관한 '2012 한국물류대상' 수여에 대한 불명예 논란이 일고 있다.


올해 물류대상의 최고 영예인 석탑산업훈장 수여자가 공정거래위원회와 국토해양부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대규모 기업집단 내부거래 물류자회사의 대표이사가 선정됐기 때문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물류대상 석탑산업훈장은 동국제강의 물류자회사인 인터지스(주) J 대표에게 수여됐다.


문제는 이 회사가 상호출자 제한을 받은 47개 대규모 기업집단 중 일감 몰빵 현상이 심각한 12개 물류기업 중 한곳이란 점(지난 10월, 국토부 국정감사 중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새누리당 이재균 의원 발표자료, 표 참조)이다.


더욱이 인터지스는 올해 동국제강의 오너일가가 지분 90%를 소유한 디케이에스앤드(계열 해운사)를 흡수·합병해 내부거래 해소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1007억원 가운데 803억원(80%)을 계열사와의 거래로 올렸으며, 이전 내부거래율은 86∼95%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가 국내 물류산업 발전과 글로벌화를 막고 있다는 주장이 각종 산·학·연 단체에서 나오고 있다"며 "이런 비판의 중심에 선 물류자회사를 정부와 한국통합물류협회가 포상을 했다는 점은 업계 스스로가 반성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본지가 2005년부터 2011년까지 한국물류대상 수상업체와 수상자를 분석한 결과, 대통령 표창을 받은 대기업 물류자회사가 수두룩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업체로는 현대글로비스(2011년, 현대·기아차그룹), 한익스프레스(2010년, 한화그룹), 롯데로지스틱스(2008년, 롯데그룹), 오뚜기물류서비스(2006년), GS리테일(2005년, GS그룹), 하이비즈니스로지스틱(2005년, LG전자) 등이다. 해마다 1~2곳 이상의 물류자회사가 수상자에 포함돼 있는 셈이다.


물론 대기업 계열사 간 거래를 무조건 나무라서는 안 된다. 계열사를 새로 만들어 원료 조달이나 판매 등의 거래를 하는 방식으로 기존 주력업종의 경쟁력을 키울 수도 있다. 이른바 수직계열화를 통한 내부거래다.


문제는 불공정한 내부거래가 적지 않고,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경쟁업체나 중소업체에 돌아간다는 점이다. 가령 부실 계열사를 도와주기 위해 계열사 제품을 비계열사에 비해 높은 가격으로 사들이면 경쟁업체는 거래조건에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떠미는' 선정방식 전면 개보수해야

 

일각에서는 물류대상의 명예와 권위를 위해서라도 물류업계 스스로의 자정과 더불어 후보 추천과 심사에 대한 방식에 대한 전면 개보수도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전직 통합물류협회 관계자는 "한국통합물류협회가 해마다 회원사를 중심으로 수상후보(법인과 개인)를 추천하는 구조"라며 "그 과정에 있어 운영의 투명성이 떨어져 회원사들의 공감대 형성을 떨어트리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행사에 필요한 홍보 및 협찬 비용을 이유로 참여(수상)업체가 수백에서 수천만원의 비용을 지참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며 "비용의 문제로 수상을 중도에 포기하거나 기업 및 개인의 명예를 위해 비용을 지불해서라도 신청하는 업체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물류대상 후보 추천과 선정에 조율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엄격한 심사기준과 심사위원단 구성을 통해 객관적인 검증 작업을 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수상업체 지참금 문제에 대해 한국통합물류협회 관계자는 "아는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대기업들이 겉으로는 공정경쟁이나 중소기업과의 상생 등을 표방하지만 불공정한 거래 행태가 더 고착화되는 양상이 심화되고 있다. 비뚤어진 한국물류대상을 통해 정부가 그간의 동반성장 정책의 실효성을 재점검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물류업계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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