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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털, 세여 등 공유시장 확장과 물류 대응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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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편 2012. 12. 14.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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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전광일 SK 플래닛 11번가 SCM팀장


최근 필자의 가장 큰 관심사는 '렌털(rental)'과 '셰어(share)'를 기본으로 하는 공유경제 분야이다. 온라인 쇼핑몰 물류업에 종사하면서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시작하는지 의아하게 생각하는 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가 렌털과 셰어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최근에 가장 관심 있게 공부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커머스는 물건을 사고파는 행위가 주를 이루었다. 사고파는 행위의 장소는 오프라인(시장, 백화점, 할인마트 등)에서 가상의 온라인으로, 또 모바일로 확대해 나가거나 판매하는 상품의 종류를 유형의 제품에서 무형의 상품들(여행, 보험, 음식점 쿠폰 등)로 확장해 나가가면서 파이를 키워나가는 형국이다. 


그러나 성장세를 유지할 것 같던 커머스 시장이 최근 주춤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성향이 점점 변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소비자는 자신이 필요한 것이 있다면 당연히 돈을 지불하고 구매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필요한 물건을 가장 저렴하고 편리하게 살 수 있는 곳을 찾아다니는 것이 중요했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 경제가 어려워지고 금융위기 등의 변화로 구매, 소유에 대한 불안감이 늘어나기 시작하고 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제품을 직접 구입하는 것 보다 제품을 임대해서 사용하거나 다른 사람들과 교환해서 사용하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그 예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표적인 렌털 서비스는 정수기 시장이다. 어느 가정에나 정수기 한 대 씩은 있을 것이다. 정수기를 구매해서 사용하시는 소비자보다 렌털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정수기를 비롯해 비데, 연수기 심지어 침대 매트리스로 성장한 대표적인 기업이 웅진코웨이다. 


비단 한국뿐만이 아닌 전세계적으로 이런 렌털의 문화는 확대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차량공유 서비스 회사인 집카(Zipcar.com)나 민박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Airbnb)와 같은 공유서비스로 소비패턴이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집카는 자동차를 시간단위로 빌려서 사용하는 대표적인 차량공유 서비스이다. 한국에서는 렌트카와 비슷한 서비스이지만 집카의 경우 도시 근처에 자동차를 주차해 놓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놓고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시간대에 필요한 차를 선택해서 근처 주차장에 가서 차를 사용하면 된다. 또 차를 사용한 후에는 기존에 주차해 놓았던 곳이 아닌 자신이 도착한 도시의 근처에 집카 전용 주차장에서 반납하기만 하면 돼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자동차의 경우 출퇴근이나 외부로 나가는 몇시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주차를 해 놓고 있기 때문에 필요한 시간 때에만 빌려서 사용하면 차량을 구입하는 비용이 없기 때문에 편리하면서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국내에서는 홈플러스가 집카와 비슷한 셰어링카 서비스를 제공 중에 있다.



또 다른 서비스로 에어비앤비가 있다. 잘 사용하지 않는 집이나 별장, 그리고 방 한칸을 개인끼리 임대하는 서비스로 유명하다. 미국의 경우 서브프라임 때문에 집이 팔리지 않아 그냥 비어있는 집들도 많고 별장을 구입해 놓았지만 일년에 몇번 사용하지 않고 비어있는 곳도 많다.  


이런 집들을 소유주가 에어비앤비에 올려놓고 필요로 하는 여행자나 출장자가 하루, 이틀 임대해서 사용하는 것이다. 이는 호텔이나 펜션의 역할을 대행하면서 이를 사업화하기 위해 투자하지 않더라도 수입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의 공유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국내에도 공유경제 개념의 서비스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자전거를 렌털해 주는 서비스를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일산에서는 피프틴파크(fifteen park)라는 이름으로 자전거 렌털 서비스 시행하고 있다. 도시 곳곳에 자전거를 배치해 놓고 원하는 만큼 자전거를 이용하고 사용한 시간만큼 비용을 지불하면 되며 반납하는 곳도 도시 곳곳에 위치하고 있어 서비스 이용이 편리하다. 


국내 렌털 시장의 규모는 2006년 3조원이었으나 2011년에는 10조를 넘어섰고, 앞으로 더 큰 성장이 예상된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도 렌털과 셰어 등 다양한 유통 서비스 상품이 개발되면서 공유경제 시장을 뒷받침할 만한 물류서비스의 변화도 예상된다.


지금까지의 커머스 물류는 빠르고 정확하게 고객에게 제품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제품을 전달하고 다시 수거해서 관리(수리)하고 보관하고 다시 다른 고객에게 전달하는 회전 방식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물류서비스 시장은 제품의 회수와 보관 관리 프로세스를 정교하게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렌털과 셰어 등의 공유 비즈니스가 성장하면서 물류의 중요성은 더욱 더 커질 것이다. 물건을 사용하는 방식이 소유에서 렌털과 셰어로 바뀌는 것이지 물건을 사용하는 빈도는 변화가 없을 것이기 때문에 물류에서는 생산과 전달에서 끝냈던 것을 회수와 관리, 그리고 재배송의 프로세스가 추가되면서 물류 프로세스는 더욱 복잡해지고, 물류 수요는 더 증가할 것임이 자명한 일이다. 


이를 위해 물류기업들은 WMS(Warehouse Management System)과 TMS(Transportation Management System) 등 IT 기반의 보관, 운송서비스에 대한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 단순 보관의 개념에서 회수, 유지관리, AS, 운송, 포장 등이 공유서비스 물류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커머스 시장의 변화 속도가 빠르다. 지금까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성장하던 분야가 모바일과 소셜 등으로 채널이 확장되고 있고 공유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새로운 형태의 소비패턴이 등장하고 있다. 커머스는 계속 진화될 것이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물류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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