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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해로 눈길 돌리는 중국의 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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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편 2013. 1. 1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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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s TIP  북극항로에 대한 관심이 점점 고조되는 가운데 최근 TV뉴스에도 러시아 부동항인 무르만스크가 소개되는 등 이해관계가 걸린 연안 국가들의 행보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중국은 북극해 연안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북극해와 관련된 문제에 있어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어하는 국가 중 하나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스웨덴의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발간한 ‘China's Arctic Aspirations' 보고서가 눈길을 끌고 있어 요약 정리해 본다. <editor>


출처: 구글


북한 나진항 허브기지화 전략

지난해 9월, 중국의 극지탐사선인 쒜룽(鶴龍, Xuelong)호(사진)가 5번째 북극 탐험을 마치고 상해항으로 돌아왔다. 중국 쇄빙선이 러시아 연안의 북극항로(NSR)를 따라 태평양에서 대서양까지 횡단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그런지 세계적 뉴스거리가 되었다.


수퍼 파워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모든 행보가 세계적 관심을 불러 모으는 가운데 아직 북극 지역이 자국내 대외정책의 우선 사항으로 자리 잡지 않고 있음에도 중국의 북극에 대한 관심 자체가 국제사회의 이목(혹은 경보 수준)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현재 중국정부 내에 북극해 문제를 전담하는 부서는 없고 국토자원부 산하 국립해양청(SOA)이라는 별도 기관을 세워 북극, 남극과 관련된 사항들을 통틀어 관리하고 있다.


SOA에서는 ‘극지연구 자문위원회’를 운영하면서 극지 문제를 정부차원에서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와 관련된 연구소들이 산하에 포진하여 북극 관련사항을 연구하는데 관료들에게 전문적인 지식과 권고사항들을 제공함으로써 정책 입안과정에서 도움을 주고 있다.


대표적인 연구기관은 ‘중국북극연구소 (PRIC)’. SOA가 관장하며 120여명의 연구원이 오로지 북극 연구에만 매달린다. 극지탐사용 쇄빙선도 이 연구소에서 운영하고 있다.


1987년에 설립돼 해운법, 해운정책, 해운경제 연구를 전담하는 '중국해사문제연구소(CIMA)'는 북극관련 정책에 있어 주로 법적 측면에 초점을 맞춰 연구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정부 관료와 연구원들 모두 북극 해빙에 따른 해운, 자원, 어업부문의 잠재적 가치에만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북극해로의 진입이 가능해진다면 가장 혜택을 보는 업종은 해운업과 어업이 된다.


2040년부터는 하계 기간(약 4개월) 북극항로(NSR)를 통과하는 정기운항이 가능할 걸로 예측되는 가운데 상해부터 로테르담까지 기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거리보다 6100 해리(1만1300km)가 짧아지고 회차당 60만 불이 절감될 걸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NSR의 이런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선사입장에서는 높은 보험료와 항만 인프라 부족, 운항의 위험성 등을 고려할 때 아직까지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중국 최대선사인 COSCO정도만 NSR의 수익성연구 용역을 실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진 북극항로 사업성 미약

게다가 중국 조선소들도 북극해에 견딜 수 있는 선박 건조 경험이 별로 없고 특히 해운업계와 조선업계가 모두 불황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서 당분간 신항로 개척에 힘을 쏟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현재 북극해와 관련한 중국의 움직임은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북한 동북부의 나진항 임대 프로젝트에서 가장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이 사업을 맡고 있는 훈춘중련해운유한회사는 사기업이지만 항만 임대계약 자체는 중국 6개 중앙부처 밑 길림성정부와 북한정부간에 체결됐다. 2008년에 이루어진 이 10년 임대계약으로 중국은 지난 1938년 이후 처음으로 동해로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물론 이 계약서에는 북극해가 언급되지 않았지만 중국학자들은 나진항을 북극해를 겨냥한 미래 허브항만으로 간주하고 있다.


아울러 2011년에는 항만 임대계약이 추가로 20년 더 연장됐으며 작년에는 훈춘중련의 모회사인 대련중련그룹이 나진항의 3개 부두 임대권을 50년이나 할당받았다. 


한편 북극해가 개통되면 중국은 경제성장에 필수적인 석유와 가스, 광물 탐사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 미국 지질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미개발 가스와 석유의 각각 30%와 13%가 북극해에 저장되어 있다. 현재 중국은 남그린란드의 광물 개발 시굴권을 획득했으며 영국의 London Mining사로부터 그린란드 이수아 지역의 철광석 광산도 사들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거래가 성사되면 중국으로서는 북극권내 최대투자사업이 성사되는 셈이다.


북극관광도 중점 투자 대상

그 외에 북극 관광도 중국의 중점 투자대상이 될 듯하다.

2011년 중국의 한 사업가가 아이슬랜드 북부에 300평방km를 사들여 북극 생태관광 센터를 건립하려 했으나 중국정부가 그 토지를 전략적으로 사용할 여지가 있다는 근거를 들어 아이슬랜드 정부측에서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그러나 작년에 아이슬랜드 정부가 40년 임대 조건으로 토지의 70%를 사용하도록 허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긍정적 보도내용이 발표되기도 했다.


이처럼 북극 해빙이 가져올 결과를 고려했을 때 중국이 최우선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어하는 부문은 바로 경제다.


향후 수십 년에 걸쳐 북극해가 제공하게 될 해운, 어업, 자원분야의 기회를 관료와 연구원 모두 인지하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농업(식량 확보)에 미칠 그 역효과 또한 그들에게는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예를 들어 북극 기후변화로 인해 중국 연안 도시들은 직접적인 홍수의 위협에 노출될 가능성이 아주 큰 걸로 밝혀졌다.

지난해 중국의 5차 극지탐험을 주도했던 마데이씨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2007년 9월 얼음의 융해량이 기록적으로 증가하면서 다음해 초에 중국 남부지역에 극도의 저온현상과 더불어 초대형 폭풍이 밀어닥쳤다고 한다.


출처: 구글


북극문제관련 국제적 발언권 강화 

중국은 작년 미국, 프랑스, 아이슬랜드 등 5개국의 과학자들을 초빙해 자국 극지탐사선인 쒜룽(鶴龍, Xuelong)호에 승선,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등 북극에 대한 연구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그리고 대외적으로는 지난 96년부터 국제북극과학위원회(IASC)의 멤버로 참여하면서 북극지 역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를 지속해오고 있다.


중국이 북극해에 직접 맞닿아 있지는 않지만 관리, 통치 문제에 있어 지분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중국은 국제해사기구(IMO) 회원국일 뿐만 아니라 1982 UN해상법협약(UNCLOS)의 최고권위 기구인 유엔 안보리의 거부권 행사국이기도 하고 1920 스발바르 조약의 41개 서명국중 하나로서 노르웨이의 주권을 인정하면서 스발바르제도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받았다.


하지만 북극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연안국 회의기구인 북극평의회 (Arctic Council)에 있어서만큼 중국은 아직까지 아웃사이더로 남아있다.


캐나다, 덴마크, 노르웨이, 러시아, 미국 등 5개국 연안 국가와 핀랜드, 아이슬랜드, 스웨덴으로 구성된 이 북극평의회는 96년에 설립돼 북극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환경보호문제를 서로 조정하고 협력하는 가장 영향력있는 기구라는 사실을 중국도 잘 알고 있다.


중국은 북극문제와 관련한 이 회원국들의 독점적 결정권에 대해 계속 우려를 표명해왔으며 북극 해빙으로 인한 전 세계적 변화, 특히 자국내 생태계와 농업에 미치는 영향을 내세워 자신들의 참여가 타당함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중국이 이미 서명한 UNCLOS를 기반으로 했을 때 엄연히 공해상으로 지정된 북극해를 탐사할 자격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2007년부터 임시 참관국으로서 평의회의 초청이 있을 때만 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 아울러 영구 참관국 지위를 신청해 놓은 상태다.


그런데 주목할 만한 사항은 영구 참관국이 되면 투표권이 없다는 사실이다. 중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미래 어느 시점에서 가서는 멤버국들만 북극 문제를 좌지우지하지는 못할 거라는 무언의 메시지와 더불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참관국들이 북극 평의회에 대한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는 확신, 그리고 그들의 야망을 보여주는 듯하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영구 참관국 지위를 제출한 국가는 중국, 일본, 한국, 이태리, EU등 5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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