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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게 '나'를 묻다 (울진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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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편 2010. 1. 20.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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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게 나를 묻다.

취재를 하다보면 별의별 일이 생긴다.
돈과 조직,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세상 속에서 
매번 옳은 선택을 하기란 쉽지 않는 일이다. 
물론 나의 지식이 
모든 이치를 판단할 순 없다.
상대방의 가치와 시각은
때론 자신과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듣는다.
나와 다른 생각을...
많은 대화 속에서 부족한 나를 일깨우며  
성장이란 또 한 걸음의 보폭을 내딛게 한다.    
나는 기자다.
펙트(Fact)의 힘을 믿고, 그것을 신뢰한다. 
그러나 세상은 타협하지 않는 나를 보란듯이 비웃는다. 
그 결과, 난 직장을 잃었다.   
사실 지난해 6월 다시 기자로 돌아오기 전에는 
남들 보기에 좋은 직장에 다녔다. 
관두기 두달 전에는 진급도 했다.
안정된 연봉과 근무조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다시 기자가 된 것은 변하지 않은 꿈 때문이다. 
어렵게 선택한 길이다.
그런 길에 '타협'은 있을 수 없다.   
'이기(利己)'를 버리고
나를 만난 72시간, 1,021
km의 거리... 
그 길에게 나를 묻다. 

2010년 1월 20일
김철민


여행 Note.
course : 우리집(용인양지)-원주-제천-단양-영주-봉화-울진-
         삼척-동해-태백-영월-정선-홍천
schedule : 2010.1.17~1.19
distance: 1,021km
why? : 잠 설치다 뛰쳐 나옴 *^^* 

1. 해가 지다. (경북 봉화에서 울진 넘어가는 길) 해질녘 새로운 '나'를 일깨운다.  

 
2. 문뜩 하늘을 보다. (경북 울진 소광리 금강송군락지) 오랜 운전 끝에 목이 아파서 고객를 젖혔더니 하늘이 보였다. 소름끼칠 정도로 하늘과 구름이 이뻤다. 꺄악~


3. 들어오지 말란다. (울진 금강송군락지 입구) 마음 먹고 떠난 길에 처음에 만난 인사말은 들어오지 말란다. 팻말을 보는 순간 두려웠다. 평일인데다 매서운 추위에 오고 가는 사람 한명도 없었다. "혼자 걷다 길을 잃어 얼어 죽는건 아니겠지?" 가방에 있는 생수통과 스니커즈(초콜릿)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4. 말 듣지 않길 다행이다. (소광리 계곡) 입구에서 4km 걸었을까 맑은 계곡이 보인다. 물가에 내려가 계곡물 한 모금 마셨다. 맛있길래 물병에 담았다. 팻말에 적힌 '입산금지'... 말 안듣길 잘했다.
   


5. 핸드폰 안테너가 사라졌다.  (금강송 군락지) 인적이란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눈길에 야생동물로 추정되는 발자욱 만이 있다. "이러다 멧돼지라도 만나면 어떡하지?" (갑자기 얼마전에 본 영화 '차우'가 생각났다) 혹시 위급한 상황이 올지 몰라 119 단축번호를 입력하려는 순간, 제길... 핸드폰 안테너가 뜨질 않는다. 문득 생각났다. '출입금지' "X 됐다" ㅜㅠ  


6. 뜻 밖의 선물 (금강송 군락지) 안테너를 찾으려 핸드폰을 하늘 여기저기로 향했다. 그런데 의외의 장면이 나를 감동시킨다. 무지개가 구름에 걸렸다. 오도 가고 못하는 '무지개'. 자연이 주는 선물은 위대하다.
 


7. 계곡은 산을 넘지 못한다(?)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 중에 이런 글귀가 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쓴 저자(유홍준 씨)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분이 쓴 표현 중에 제법 날 '뜨악'하게 하는 명구절이 몇개 있다. 그 중 하나가 "계곡은 산을 넘지 못해"란 말이다. 왜일까? 다시 한번 물어본다. 


8. 나무에 걸린 '해'  금강송 군락지에 들어섰다. 겨울철 깊은 산이 내뿜는 산소는 맛이 다르다. 뭐랄까... 찬 공기가 호흡기를 통해 폐에 도달했을 때, 찌릿함이랄까? 산림욕장에서 체험할 수 있는 '피톤치드'라는게 이런거였나. ^^ 숲속길의 공기는 차디 찬게 제격인 것 같다. 얼마 전 알게 됐는데, 소광리 계곡은 울진군이 개발한 관광상품, 일명 '산소길'이란다. 걷기 신드롬을 일으킨 제주 올레길에 이어 지리산 둘레길, 화천 수변길...그 다음은 '산소길'. 우리나라 사람들 이름 붙이는데 선수들이다. (김편' 스토리는 계속)  


                                                                                  Written By 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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