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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과 '경제성'…두마리 토끼사냥 나선 물류산업

INNOVATION

by 김편 2013. 3. 24.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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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운송업계는 환경과 경제성이라는 두 가지 문제를 저울위에 올려놓고 최적의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이미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많은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미래를 위한 포럼’에서 발행하는 Green Futures Magazine에 실린 기사를 통해 우리 운송업계가 진지하게 고려해야 될 사항들을 짚어보기로 한다. <editor>


[CLO 김철민 기자] 전 세계가 화물 수송 문제와 관련해 무거운 짐을 안고 고민 중에 있다. 이 짐을 덜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없을까? 자국 상품에 대한 애정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임에도 대부분의 물건은 복잡한 글로벌 화물운송시스템을 통해 먼 여정을 거친 후에야 우리 손에 들어오게 된다. 


물건(사람도 포함)의 이동이 전 세계 탄소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15%로 추산된다. 국제해사기구(IMO)에 따르면 그중 해상운송이 전체 교역의 80%를 담당하며 원거리를 대량으로 수송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 운송수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해운협의회는 1만1천 TEU급 선박에 선적된 모든 컨테이너를 기차에 실었을 때 화차의 길이가 자그마치 77km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바다에 떠있는 5만척의 상선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매년 10억톤 가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대륙횡단 운송으로 인구증과와 도시화가 심화됨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을 단계별로 재검토하는 작업이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진행 중에 있다.


첫 번째 단계는 비효율성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내는 일. 아마 효율성이 최고로 안 좋은 운송업체를 찾아내는 것이 우선이겠지만 이 일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 세계적 특송업체인 UPS에서 지속가능성 이사직을 맡고 있는 피터 해리스에 따르면 ‘공급망이 복잡한 구조라서 설령 같은 부서라도 양쪽 회사간 지속가능성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실토한다.


한 가지 희망의 불빛이라면 모든 것이 투명한 쪽으로 가고 있다는 점인데. 이는 물류성과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고 궁극적으로 업무, 특히 조달부문에서 지속가능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해준다.


유럽은 벌써 도로운송 탄소배출 모니터링 시작

예를 들어 65개 이상의 선사, 화주, 물류회사가 모여 결성된 Green Freight Europe 컨소시엄의 경우 육상운송회사의 탄소배출을 감시하고 보고하는 역할을 한다. 이 컨소시엄은 유럽화주협의회와 네덜란드화주협의회가 후원하고 있으며 영국의 에너지자문기관인 Energy Saving Trust가 계약을 맺어 방법론을 개발하고 그 플랫폼을 운영할 예정이다.


컨소시엄의 목적은 물류회사들이 연료를 절약하는 한편 자신들의 지속가능성 자격을 끌어올릴 수 있게 최적의 위치에 있는 선사를 선택하도록 돕는 일. 아울러 에너지 효율을 증대시키는 기술에 투자한 선사들에게 보상을 함으로써 모범경영을 유도하는 효과도 노리고 있다.


“우리는 하청업체들의 환경성과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Green Freight Europe을 이용하려고 합니다. 고객들에게 우리의 능력을 보여주는 계기가 마련될 겁니다.” 라고 UPS 피터 해리스는 말한다.


정돈이 잘 된 지역을 넘나드는 도로 운송에는 이게 잘 맞겠지만 해운쪽은 과연 어떨까? 현재 해상운송은 화주가 물류회사에 하도급을 주고 대부분의 경우 물류회사가 배를 용선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런데 여기에 문제점이 하나 있다. 선박연료를 용선 계약자가 지불하기 때문에 선주는 에너지 효율화 방안을 도입할 어떤 인센티브도 없다는 점.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에너지 효율이 높은 선박에 대한 수요를 늘리고 그 선박들에 대한 용선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실히 밝혀서 청정 선단을 유지하는 선주들에게 보상을 해주는 방법을 써 볼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현재 미국의 비영리환경단체인 Carbon War Room이 지휘를 맡아 세계 대부분 선단의 에너지 효율성관련 정보를 완벽하게 갖춘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하려는 시도를 해보고 있다. 용선계약자들이 배를 조달하고자 할 때 6만척 이상 입력된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한 후 효율적인 선박을 정하게 된다. 각각의 선박은 호주의 선박검사전문기관인 RightShip이 개발한 기존선박설계지수(EVDI)를 바탕으로 항해 마일 당 운송화물의 톤당 배출 CO2량을 따져 A에서 G까지 등급이 매겨진다.


에너지 효율 높은 선박을 화주(용선계약자)가 선택

사실 이 계획은 몇몇 글로벌 회사들에 의해 이미 실행에 옮겨지고 있다. 세계적 기업농인 Cargill은 RightShip의 EVDI등급서비스를 사용하기로 서명한 180개 기업/기관 중 하나이다. Cargill사의 환경이행 매니저인 조나단 스톤리는 “해운시장에서 운항되는 선박 가운데 가장 효율성이 높은 배들을 용선하려고 시도 중인데 이쪽 업계에서는 처음 있는 아주 뜻 깊은 일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한편으론 선주, 용선 계약자, 조선업체 및 선박 기술자, 그리고 보험업계와 물류업계 전체가 영국의 비영리기관인 미래를 위한 포럼(Forum for the Future : 지속가능한 개발을 목적으로 설립) 및 세계자연보호기금(WWF)과 ‘지속가능한 해운 이니셔티브(SSI : Sustainable Shipping Initiative)'를 시작하기 위해 협력 중에 있다.


SSI의 목적은 2040년까지 해운업계를 견고하고 사회/환경적으로 책임감이 있으면서 수익성을 내는 궤도로 올려놓는 일이다. 운송의 효율화는 현재 업계가 풀어야 할 가장 어려운 도전임과 동시에 비용절감 측면에선 가장 매력 있는 사안이다. 따라서 SSI는 해운항로를 더 효율적으로 짜는 일부터 선박설계를 향상시키거나 운항속도를 줄이는 일까지 모든 사항을 검토하는 작업을 맡는다.


미래를 위한 포럼에서 SSI를 이끌고 있는 샘 키민스는 선박의 에너지 효율화 작업은 겨우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그는 장기적으로 물류망 전체를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일, 구체적으로 화물이 A에서 B로 이동하는 문제가 아니라 왜 애초부터 보내져야하는 가하는 근원적인 문제를 심도 있게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정말로 글로벌 운송에 대한 필요성을 완전히 제거시키는 게 최상의 방법일까?


반드시 그런 건 아니다. UN Global Compact와 WWF가 지원하는 이니셔티브인 Low Carbon Leaders Project(혁신적인 저탄소 솔루션을 찾아내고 공유하기 위한 오픈 소스형태의 멀티미디어 플랫폼)에 따르면 운송은 ‘문제’가 아니라 해결책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전한다.


그리고 세계 최대 선사인 덴마크의 머스크가 지원하고 있는 Chasing the Sun 이니셔티브는 운송, 물류와 관련하여 통상적으로 언급돼온 새로운 선체 디자인이나 연료 효율이 높은 항로 개발과 같은 수준을 훨씬 뛰어 넘는 좀 더 거시적인 접근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


경제성과 친환경 교차점 찾는 노력 필요

과일과 야채를 예로 들어 보자. 유럽 내에서 재배된 작물들이 역내 소비자들에게 ‘녹색 선택(green option)'으로 인식되는 와중에서 Chasing the Sun은 아프리카처럼 태양에너지가 높은 지역의 과일과 야채를 들여오는 편이 더 지속가능한 차원이 아닌 가하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추운 기후에서 수확되는 작물은 비료와 농약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연비가 좋은 컨테이너선보다 탄소배출량이 더 많다는 추론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샘 키민스는 환경적 영향을 고려해 운송거리에 대한 속도의 문제를 짚어보고 싶어 한다. 화물이동은 항공보다 해상운송이 어떤 경우에도 우선 사항이라는 걸 그도 잘 인식하는 가운데 화물을 A에서 B까지 가장 ‘빠르게’가 아닌 가장 ‘지속가능하게’ 옮기는 문화로 바뀌어야한다고 주장한다. 즉 “항공 우편보다는 해상운송으로 물건을 받을 때까지 몇 일 더 기다릴 수 있을까?”하는 질문을 자신에게 던져보는 것이다.


그러려면 금전적인 인센티브는 두 번째 문제고 우선 인내력이 필요하게 된다. 이런 변화를 이끌어내자면 지속가능한 화물운송 옵션이 비즈니스측면에서 사업성이 있을 때 가능해진다. UPS의 피터 해리스는 “경제성과 친환경 문제가 서로 교차하는 접점을 찾으려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지속가능성도 결국에 가서는 상업적인 문제로 결부되고 궁극적으로 이 지구가 제대로 작동을 못하게 되면 운송업체들도 제 기능을 할 수 없다.”는 말로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용어설명: UN Global Compact

前 유엔 사무총장 코피아난의 제안으로 2003년에 만들어진 국제협약. 노동, 인권, 환경, 반부패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10대 원칙으로 이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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