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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도난사고 예방을 위한 5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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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편 2014. 6. 9.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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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화물은 안녕하십니까?


글로벌 교역량이 늘고, 운송수단이 발달하면서 국가와 국가 간 다양한 물건들이 오가고 있다. 그런데 귀사가 발송한 물건이 중간에 도난당한 경험이 있는가? 자주 이용하는 택배부터 국제특송에 이르기까지 물건을 빠르게 운송하는 것만큼이나 분실하지 않고 배송하는 것도 물류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이다. 그렇다면 화물 도난을 예방하기 위해 화주와 운송업체들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하나? 미국 텍사스에 본사를 둔 화물위험솔루션제공업체인 ‘Freightwatch International Group’이 발표한 2013 국제화물 도난에 관한 보고서(2013 Global Cargo Theft Threat Assessment)를 통해 그 예방법을 살펴봤다. <editor> 




화물도난사고 예방을 위한 5계명

글. 김철민 기자|송인택 인턴기자


2012년 8월, 삼성전자는 IFA 2012 전시를 위해 한국에서 베를린으로 OLED TV 60대를 운송하던 중, 2대를 분실했다. 삼성전자 측은 독일과 한국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사설탐정도 고용한 결과 사라진 제품을 1년만인 지난해 8월에 최근 독일의 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발견했다.


이 제품은 세계 최대 크기의 55인치 OLED TV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유일하게 OLED TV를 전시하는 상황이라 경쟁업체들의 관심을 끌었던 제품이다. 분실된 OLED TV를 발견했을 당시 제품이 담긴 종이 상자는 뜯겨 있었지만, 제품 훼손이나 부품 분실은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분실 제품을 되찾았지만 독일 경찰에 의뢰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번 사건이 기술 유출 문제와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 역시 첨단기술의 유명세를 치렀다. 지난 2000년 3월 독일 세빗 전시회에 출품한 60인치 PDP TV를 도난당했다. 2004년에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정보통신전시회 스뱌즈 엑스포 콤을 앞두고 LG전자 휴대전화 단말기 7개가 사라졌다.


실제 미국화물보안평의회(ICSC: International Cargo Security Council)은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화물도난사고에 의한 직접적인 피해금액을 연간 400억 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제품 재생산비용, 물류비용, 블랙마켓 유입에 따른 가격 교란 피해, 이미지 손상 및 판매 실기에 따른 기회비용 등을 고려한 간접피해 금액은 직접 피해금액의 3~4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서 제품을 도난당한 게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한국발 화물이 해외에서 자주 도난당하거나 분실되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전자제품 등 많은 품목이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아 수출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제품들 중 블랙마켓으로 유입되기 쉬운 고가 화물의 물동량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화물의 보안에 대한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금전적 손실뿐만 아니라 화물의 도난과 분실은 의뢰인과 운송인 모두에게 손실과 불신으로 이어지는 문제점을 낳는다. 또 중간에 물건이 사라질 경우 시간적, 재산적 손실로 이어지기도 한다. 중요한 물건의 도난과 분실일 경우 책임소재를 가리기 위해 경찰의 조사에 응하거나 보험사의 피해 보상에 대한 시간 낭비 등 불필요한 요소가 발생한다, 


도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안전하게 보험을 들어놓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출은 국가와 국가 간의 거래이므로 신용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어 배송 과정을 더 철저히 감시하고 치밀한 공급망을 관리하는 능력을 키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에 대해 민정웅 인하대학교 아태물류학부 교수는 “물류혁신이 기업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른 지금, 부품공급에서부터 최종소비자까지의 공급망 흐름 중에 화물의 보안을 보장받지 못하면 공급망관리는 사상누각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전자 등 첨단기술산업계가 공통으로 당면하고 있는 제품 보관 및 운송과정에서의 화물 보안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보안인증 등 물류기업들이 공급망관리 능력을 더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화물운송에 있어 도난, 파손, 분실 등의 위험요인 항상 불가피한 요소이다. 하지만 민 교수는 화주와 물류기업이 함께 어떤 상품이, 어떻게 도난당하는 지를 이해한다면 그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텍사스에 본사를 둔 화물위험솔루션제공업체인 ‘Freightwatch International Group’이 발표한 2013 국제화물 도난에 관한 보고서(2013 Global Cargo Theft Threat Assessment)에 지난해 국제 화물의 도난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사고 당 화물의 가치는 약 17만 달러로 감소했다. 


이 결과는 도난화물 가치의 감소와 동시에 늘어난 도난율은 더 많은 화물이 위험에 놓여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전형적인 화물분실 및 도난에 대한 범죄자들의 행동, 그리고 타깃이 되는 상품들을 분석해본다면 ‘화주와 물류기업들이 어떻게 하면 더 화물을 효율적으로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을까’에 대한 해답이 나올 수도 있다.



누가 범인인가? 

이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 화물도난의 경우, 개인보다는 조직화된 단체의 범죄가 더 많았다. 각각의 사건마다 시작부터 끝까지 철저한 계획을 세웠으며, 특히 멀티 트레일러에 대한 도난이 급격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난화물 중 대부분인 85%가 화물이 이동 중이지 않고, 지켜보는 사람이 없는 컨테이너로부터 발생한 것이 흥미롭다. 더욱이 더 많은 범죄자들이 합법적인 운송사로 위장하여 화물을 훔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실제 2012년 통계에 의하면 신원도용을 통한 분실 및 도난이 2009년 대비 약 700% 증가했다.


이렇게 분실된 화물들은 블랙마켓에서 재판매되는 악행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삼합회, 그리고 중동의 알카에다 같은 조직들이 미국, 유럽 등으로부터 이러한 방식으로 돈을 빼앗아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에서 화물 도난율이 가장 높은 지역인 멕시코 국경선에서는 주차장, 트럭 휴게소 등에서 사건이 발생하며 특이하게도 동일한 창고나 트레일러 주차지역을 꾸준히 타깃으로 삼으며 주말이나 연휴 즉 경비근무가 적을 때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전→생활용품 도난 늘어

과거에는 전자제품과 같은 고가의 물품들이 자주 도난당했다면 이제는 생활용품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화주들이 보안기술을 통해 최종 소비자의 아이템을 끝까지 추적할 수 있게 만들었기 때문에 범죄단체 입장에서는 전자제품 등 고가품에 대한 매력이 떨어졌다. 반면 범죄단체들은 최근 값싼 상품들을 새로운 목표물로 삼고 있다. 그 이유는 최근에 사람들이 기본 생활용품을 저렴한 가격에 사길 원하면서 그 수요가 늘었는데, 그 점을 노려 범죄자들의 새로운 먹잇감이 되고 있는 것이다. 또 화주들이 화물을 도난당하더라도 고가의 상품에 비해 생활용품 등 저가의 상품을 추적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민간기구인 전미보험조사국(NICB)이 발표한 ‘화물도난보고서’에 따르면 도난율이 가장 높은 품목별로는 전자제품이 가장 많은 139건을 기록했지만, 식품(108), 의류(73) 등도 갈수록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물도난예방 ‘어떻게’

그럼 화물의 도난은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화주와 물류기업들은 화물의 도난을 일으킬 만한 공급망(SC) 상의 운영실태를 파악해야한다. 프로세스를 다시 한번 정비하고  최신기술과 전통적인 요소를 전략적으로 결합한 다양한 레벨의 보안 프로세스를 정립해야 한다. 또 운전기사와 창고관리자를 포함한 임직원들의 재교육이 필요하며 SOPS(정립된 운영절차)를 통해 비승인된 접근을 막아 미리 도난을 방지해야한다. 


물건이 없어지는 경우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우선 외부 침입의 의한 도난과 내부의 의해 도난이 가능하다. 직원이 마음만 먹으면 물건을 빼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경험이 부족한 직원이 물건을 잘못 전달하는 경우다. 물건이 없어졌을 경우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Cycle Counting(순환재고조사)부터 해야 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즉, 정확한 수량과 물품을 확인해 없어진 물건을 파악하는 우선이다.


만약 도난이 확인이 된다면 물류센터 운영업체와 의뢰인 사이에 보상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것이다. 운영업체가 가입한 보험에 따라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하며 의뢰인 역시 보험에 가입을 했다면 이것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그래서 보험사에 연락해서 피해 보상을 받으면 의뢰인과 운송업체가 이견이 없이 쉽게 해결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보험사가 사고조사(survey)를 하게 되는데 시간적으로 오래 걸릴 수도 있고 계약 조건에 도난 화물에 보상 조항이 없다면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는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도난당한 만큼의 재고 수량은 의뢰인과 물류센터 운영업체 모두 손실재고로 잡을 지, 아니면 홀드(Hold) 로케이션 같이 이동 불가능한 재고로 설정해 놓고 보험사의 보상, 물류센터의 보상, 소송 판결 어느 쪽이건 결론 날 때까지 기다릴 지도 큰 의사결정이다.


우리나라는 전자제품 등 많은 품목이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아 수출이 많아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도난 사건이 비번하게 일어나곤 한다. 하지만 허영만의 만화 주인공 이강토가 도난당한 물건을 찾듯이 현실에서 배송 중 도한당한 물건을 찾기는 쉽지가 않다. 도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안전하게 보험을 들어놓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출은 나라와 나라 간의 거래이므로 신용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어 배송 과정을 더 철저히 감시하고 치밀한 공급망을 관리하는 능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끝으로 글로벌 물류업체 C.H Robinson이 제시한 화물도난 예방을 위한 5계명을 소개한다.  


1. 누가 화물을 관리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아라. 귀사의 시큐리티 지시를 정확하게 따르는 3PL을 서비스 제공자로 선택하고 있는지도 체크해야 한다. 


2. 화물운송에 공공연한 관례를 파악하라. 기업 내외부에서 민감한 화물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을 알고 있는지, 또 고가의 제품이 안에 있다는 것이 확연하게 보이는 포장방법을 선택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3. 첨단기술을 적절히 배치하라. 즉 GPS, RFID, TMS 등을 통해 화물을 추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4.기본을 지키자. 화물칸 자물쇠와 경고알람을 설치했는지, 안전한 장소에 주차를 했는지, 만약의 화물도난 상황 시 얼마나 빨리 보고할 수 있는지를 사고 대응에 대한 매뉴얼을 숙지해야 한다.


5.불필요한 시간과 경로를 배제하자. 주말운송을 제한하고, 도난사고가 빈번히 발생하는 고위험지역의 라우팅을 피하자. 이 경우, 리드타임감소와 불확실성 감소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출처: CH Robinson(미국 종합물류업체), Freight Watch International 2013 Global Cargo The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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