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웅 교수의 톡톡(talk talk)물류
광우병 파동으로 본 프로틴(Protein) 서플라이 체인의 이해
사회: 민정웅 인하대학교 아태물류학부 교수
대담: 박정수 삼진냉장 부사장
최근 발생한 광우병 사태로 인해 나라 안팎의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광우병은 국민건강과 관련해 중요한 사회이슈가 됐다. 물류산업 관점에서도 수출입 통관 및 운송, 창고 등 각 분야에 광우병이 물류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 미디어케이앤이 CLO창간 1주년을 즈음해 < 보고 듣는 매거진’민정웅 교수의 톡(Talks)톡(Talks)물류(Logistics)>를 기획했다. 그 첫회로 국내 최대 저온창고운영업체인 삼진냉장 박정수 부사장과 함께 ‘광우병 사태로 본 물류산업계 이슈’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민정웅 인하대 교수: 안녕하세요. 인하대학교 민정웅 교수입니다. 최근 광우병 사태와 관련해 사실 많은 분들이 걱정하고 있는데요.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국내 유통·물류시장의 고민이 많은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쪽 분야에 굉장히 오래 몸담아 오신 전문가 한분을 모셨습니다. 바로 박정수 삼진냉장 부사장이신데요, 일단 먼저 대략적인 국내 쇠고기 수입시장의 현황과 공급망(Supply Chain) 구조에 대해 설명해 주시죠.
박정수 삼진냉장 부사장: 방금 소개받은 삼진냉장 박정수입니다. 우리나라는 2001년부터 현재까지 11년 동안 수입자유화조치에 따라 국가가 인정한 수입국으로부터 소고기를 들여오고 있습니다. 초기에 미국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에서 수입해 오던 것이 2003년도에 캐나다와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해 2004년 1월1일부터 2008년까지 해당 국가로부터의 수입이 전면 중단됐습니다.
민 교수: 그렇군요. 보통 쇠고기가 우리나라에 수입돼 도착한 뒤, 그 이후 유통과정은 어떻게 구성돼 있습니까?
박 부사장: 일단 수입업자에게 들어온 쇠고기는 냉동 창고에 보관을 하구요. 창고에 보관된 쇠고기는 일반도매와 소매점, 일반 음식점으로 유통이 됩니다.
민 교수: 국내에 들어오는 수입 쇠고기 업체들의 현황은 어떻습니까?
박 부사장: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세계적인 육류 수출 국가에서 활동 중인 대규모의 기업집단들이 많습니다. 우선 미국은 아이비에프(IBP), 엑셀(EXCEL), 스위프트(SWIFT) 등 3개 회사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민 교수: 카길(Cargill)이라는 곡물 메이저도 쇠고기 수출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박 부사장: 그렇습니다. 바로 엑셀이라는 브랜드가 카길이 공급하는 쇠고기 제품입니다. 곡물, 육류 등 1차 식품에 대한 수직계열화로 보시면 되는데요. 곡물원료부터 최종생산품까지 일괄 생산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인 것입니다. 생산관점에서 보면 마치 우리가 원자재를 가져다 제품을 만들듯이 소가 먹는 사료를 직접 재배하고, 그 소를 직접 사육해 판매해 이윤을 창출하는 것입니다.
민 교수: 미국산 쇠고기가 국민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이슈가 되고 있지만 동시에 주요 단백질 공급원이라는 관점에서는 우리나라 국민의 식생활에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수입 육류 등 단백질 서플라이체인(Supply Chain) 관점에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박 부사장: 네. 사실 인간이 생명을 유지하려면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등 3대 영양소가 골고루 필요합니다. 이중 단백질은 인간의 입맛을 가장 자극하는 요소인데요. 이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쇠고기 섭취입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 쇠고기는 명절 때나 맛볼 수 있는 귀한 식재료 중 하나로, 현재에도 우리나라는 쇠고기 부족국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정부도 2001년도 수요를 맞추기 위해 쇠고기 수입자유화 조치를 시행한 것이죠. 이런 중에 광우병 사태가 발생한 것입니다. 이제라도 정부가 수입 쇠고기 등 국내 단백질 공급망시장 관점에서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안전하고, 경제적인 단백질을 공급할 수 있는가에 대해 충분히 연구하고 검토를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민 교수: '단백질 체인'이라는 단어가 생소한데요. 단백질 체인에 들어갈 수 있는 것들은 어떤게 있을까요?
박 부사장: 첫 번째가 쇠고기, 두 번째가 돼지고기, 세 번째가 닭고기입니다. 이들은 생육 기간에 따라 각각 다른데요. 제조업 관점에서 제품생산에 필요한 '리드타임(Lead time)'이란 용어로 대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쉽게 말해 닭고기는 한 달이면 양육돼 시장판매가 가능하구요. 돼지고기는 6개월, 쇠고기는 최하 20개월에서 30개월이 소요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쇠고기는 시간 등 투자가 가장 많이 필요한 단백질 공급원이며, 돼지고기는 훨씬 짧고, 닭고기는 그야말로 리드타임이 짧은 단백질 공급원이라 할 수 있겠죠.
민 교수: 그렇다면 조류독감, 광우병 등은 공급망 관점에서 설명하자면 지난해 발생한 일본 대지진과 태국 홍수 등의 천재지변, 리스크(Risk) 정도로 비교하면 되겠군요. 그럼 단백질 체인에서 조류독감은 쇠고기나 돼지고기에 비해 복구가 빠른 편이겠군요.
박 부사장: 그렇죠. 한 달이면 복구가 됩니다. 실제로 동남아시아는 조류독감이 발생되면 짧은 시간 안에 닭, 오리 등을 폐기처분 합니다. 한 달 안에 입식을 해서 키우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민 교수: 쇠고기 이외에 닭고기, 돼지고기의 국내 수입현황은 어떤가요?
박 부사장: 돼지나 닭고기 수입량이 꽤 됩니다. 이중 돼지고기는 수입국가 비교적 많습니다. 미국과 캐나다는 물론 유럽 국가 대부분에서 수입되고 있습니다.
민 교수: 앞서 설명하셨듯이 쇠고기는 돼지와 닭고기에 비해 리드타임이 긴 제품입니다. 광우병처럼 쇠고기 수입 공급망 관리에 영향을 미치는 교란요인이 발생하게 되면 국내 물류시장에도 많은 문제점들이 발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어떻습니까?
박 부사장: 광우병(쇠고기)은 물론 구제역, 다이옥신 검출(돼지고기), 조류독감(닭고기) 등 단백질 공급망 시장의 위험요소는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이런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해당 품목의 소비는 현저히 감소하게 되죠.
이렇게 되면 일단 원재료를 사용하는 식당 등 음식업체의 매출이 급감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창고에 보관돼 있는 육류가 재고로 남게 돼 수입업자들의 주문량이 줄고, 수입에 필요한 선박 운송과 화물운송도 대폭 감소될 것입니다.
지난 2003년 12월에 발생한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사태만 하더라도 국내 물류시장에 미친 영향은 꽤 컸습니다.
실제로 국가가 수입중단을 했기 때문에 검역이 되질 않아 주문이 들어왔던 물량이 들어오지도 나가지도 못했습니다. 이렇게 보관창고에 묶인 물량은 그야말로 가치가 제로가 됐고, 수입업자들은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습니다.
민 교수: 검역통관이 되지 않으니까 냉동 창고에 그냥 묶여 있게 돼 있는 상황이겠군요. 그런데 수입 쇠고기도 유통기한이란 게 있지 않겠습니까? 하이테크제품 같은 경우에도 감가상각이 발생하면 가치가 떨어져 제조업체들이 피해를 보게 되는데요.
박 부사장: (육류제품의 유통기한은) 보통 국가별로 각 나라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국내 위생기준에는 생산일로부터 냉장육 쇠고기는 3개월, 냉동육 쇠고기는 2년 정도입니다. (중략)
who? 박 정 수
1963년 2월 12일
학력
서울공대 공업화학과 졸업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졸업
인하대학교 박사과정 수료
경력
㈜태평양 연구소
㈜ 한국듀폰
현 ㈜ 삼진글로벌넷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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