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모니크루즈, 여행객에 임의로 강제 부과 불만고조
연간 20억원 규모의 팁 매출 발생 추정
[CLO·쉬퍼스저널] 대전에 사는 한모 씨는 지난달 하모니(Harmony) 크루즈 여행을 다녀오면서 황당한 경험을 했다. 모처럼 부인과 결혼 기념으로 난생처음 하게 된 크루즈 여행이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다름 아닌 크루즈여행 마지막 날 선실 앞에 꽂힌 선내 비용명세서를 보고 자신과 부인의 팁이 6만원 부과되었고 그것도 신용카드로 청구된다는 내용이었다. 3박 4일 여행에서 부부가 한 개의 객실을 사용하는데 팁이 1인당 3만 원씩 6만 원이 청구된 것이다.
한씨처럼 하모니크루즈 이용객에게 부과되는 팁의 총액이 연간 20억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법적 근거가 없는 강제징수라는 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이로 인한 여행객들의 불만의 소리가 크다.
국내 유일의 크루즈 노선인 부산-일본 간 하모니크루즈 여행을 하기 위해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에 도착해 입구 수속장에 들어서면 하모니 직원이 신용카드 데포짓(Deposit)을 요구한다. 여행 기간에 선내에서 사용하는 각종 비용지급을 위해 미리 맡기는 것이라는 설명인데 여기에는 팁을 카드에서 공제다는 것도 포함된다.
하모니의 팁 규정은 1일 1인당 1만원 해서 3박 4일 기준으로 1인당 3만 원을 강제징수하는 방식이다. 이에 관해 국토해양부 해운정책과 이외경씨는 "크루즈선의 팁 부과와 관련된 법규는 없고 회사 자체약관에 따른다."라고 말했다.
하모니크루즈 회사 홈페이지에 게시된 여객운송 약관에는 여행객이 내야 하는 팁에 관한 규정이 없다. 하모니크루즈가 여행객에게 배포한 안내문을 보면 "서비스가 발생할 때마다 팁을 줘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기 위해 고객 1인당 1박에 1만 원을 청구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공정위의 관계자는 "약관에 명시도 없이 회사가 임의로 정해 팁을 강제로 부과하는 것은 위법이라면서 경위를 파악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하모니가 청구한 명세서에는 'Passenger Gratuties'로 명시되어 있다. 쉽게 말해 팁인데 팁은 서비스를 받는 사람이 고마움으로 건네는 그야말로 작은 감사의 표시이다. 분명 회사도 "서비스가 발생할 때 마다"라고 전제하고 있는데 1박에 무조건 1인당 1만 원으로 강제 징수하고 있다. 즉, 서비스를 받지 않아도 내야 한다는 강제적 임의 규정이다. 하모니 측은 승객들이 탑승해서 요청하는 서비스의 종류와 빈도와 관계없이 팁을 일방적으로 징수하고 있다는 뜻이다.
대전에 사는 한씨는 대부분 시간을 선실에서 지냈고 바에 가서 주스 한 잔 마시러 부인과 갔다왔을 뿐이라고 말한다.그러면 방 청소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관행대로 팁을 지불할 수 있다. 그러나 기타 하모니로부터 받은 서비스는 없다.
한씨는 "팁이라는게 낸다하더라도 스스로 알아서 내야 팁이지 이렇게 무슨 고지서처럼 내는게 그것도 강제로 신용카드에서 공제하는것이 몹시 불쾌했다.세상에 팁을 제멋데로 이런식으로 떼는 데가 어디있냐"고 언성을 높혔다.
팁을 징수한다 해도 그것은 전적으로 서비스를 받는 승객의 자유의사이지 하모니 측이 일방적으로 결정해서 부과하는 것은 울며 겨자먹기식인 것이다.
서초동의 모 변호사는 "팁의 액수를 정해 강제 징수하는 것은 부당수익이고 불법이다"고 설명한다.
하모니는 이렇게 강제로 받은 팁을 객실청소원과 식당 종업원에게 지급한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투명성이 없고 설득력도 부족하다는 게 해외 크루즈 여행을 자주 경험한 사람들의 증언이다. "외국 선사는 팁을 받는데 팁의 배분 비율도 정해져서 승객들에게 고지되고 하모니처럼 개인별 팁이 자발적이죠."라고 한다.
하모니크루즈의 한 번 항차에 평균 500명 승선한다고 가정한다면 3박4일 1항차에 1인당 3만원씩 해서 1500만원의 팁 수입이 발생한다. 한 달에 10항 차 한다면 1억 5천만 원, 12개월이면 1년 20억가량의 팁 수입이 생긴다는 계산이다.
하모니크루즈 객실청소원은 필리핀 등 외국인이 도맡아 일하고 있다. 이들 임금 수준이나 팁에 대한 배분율이 승객에게 제시되지 않는 상황에서 징수 방식이나 액수도 문제지만 전체 과정의 투명성이 전혀 없는 확보되지 않고 관리감독이 허술한 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여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팁을 받는 것 자체가 크루즈에서 관행화되어 있지만 이렇게 인두세식으로 강제징수하는 건 이제 걸음마를 하는 한국 크루즈 여행에 나쁜 이미지를 심어 줄 수 있어 아무리 외국선사서 그렇게 한다하더라도 이치에 맞지 않고 개선되어야 마땅하다."고 꼬집었다.
4인 가족이 선실 하나를 빌려 3박 4일 크루즈여행을 했다면 팁만 12만 원을 내야 한다는 계산이다. 크루즈 여행객들이 일부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기왕 가는 여행이니 기분 잡치지 않으려고 그냥 묵인하고 있다. 즐거운 여행길에 팁을 문제 삼지 않는 풍토를 악용해 이런악습이 지속한다면 하모니크루즈에 소비자들은 커다란 반발이 제기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여행문화의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라도 시대변화와 국민 정서에 맞는 팁 문화의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도입과 안착이 필요하다. 또한 법적근거도 없이 불법으로 자행되고 있는지 당국에서는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쉬퍼스저널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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