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 '불황' 덕에 '물류업' 호재
물류업계 '옷과 전쟁' 중…너도나도 출사표
CJ GLS·한솔CSN·태은물류 등 의류물류 특화
[이코노미세계] 의류업계가 오랜 경기불황에 따른 재고누적 등 수익성 악화로 물류개선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물류업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CJ GLS가 일명 ‘의류물류(어패럴물류)’로 불리는 B2B 의류물류 시장에 합세, (주)한진 계열사인 한덱스와 현대로지엠이 주도했던 관련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앞서 한솔그룹 계열인 한솔CSN도 올 초 범삼성가인 제일모직 물량을 기반으로 B2B 시장진출을 선언한 터라 이들 4개사 간 서비스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또 LS그룹 구두회 명예회장의 자녀가 운영 중인 태은물류라는 신생업체도 LS네트웍스 수입의류브랜드 물량 유치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국내 물류업계가 ‘옷과의 전쟁’을 펼치며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업계 수익악화 ‘물류수요’ 촉발=최근 물류업계에 B2B 의류물류 시장이 부각되고 있는 이유는 뭘까?
이는 경기불황 속 의류업계의 지속적인 재고증가와 수익성 감소 등 의류시장 내부 변화에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지인 물류신문 자료에 따르면 “최근 패션업계의 수익성이 저하되면서 재고관리 등 물류개선을 통한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 물류개선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의류업체들이 고질적인 재고누적과 헐값처리(일명 땡처리)로 현금유동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상황을 물류비라도 줄여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
의류업체 A사 관계자는 “물류비용 절감이 곧 마진율 상승이란 농담 섞인 이야기가 업계에 팽배하다. 인건비 등 생산단가가 차이가 나질 않는 상황에서 물류비가 그나마 마진율을 높이는 데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돈 되는 패션물류? 속속 진출=CJ GLS는 지난 12일 B2B 의류물류 시장진출을 공식화했다.
업계 최초로 자체 ‘B2B 물류시스템’을 개발한 CJ GLS는 과거 택배시스템이 아닌 전용 IT기반을 사용해 고객사의 통합물류 관리능력을 향상시킨 게 특징이다.
그 동안 르까프, 리바이스, 푸마 등 다양한 브랜드 고객을 확보한 CJ GLS는 과거 단순히 창고운영과 운송대행 업무를 벗어나 전사적인 물류관리를 통해 매출을 올릴 것이란 기대다.
한솔CSN도 경기도 이천에 전용물류센터를 마련하고 조만간 B2B 의류물류사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현재 물류시스템 구축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한솔CSN은 범삼성가인 의류업계 1위 제일모직 물동량을 기반으로 향후 다양한 패션기업 유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범LS가 출신인 태은물류도 의류유통사업 확장에 나선 LS네트웍스 수입브랜드인 스케쳐스, 몽벨 등 물량유치에 성공했다.
화려한 태생으로 주목받았던 태은물류는 경기도 여주에 대지면적 1만4000평 규모의 최첨단 물류센터를 구축, 지상 2층, 지하 2층의 대규모 보관시설을 올 초 개장했다.
또 CJ GLS 출신 물류전문가를 영입한 태은물류는 LS가 물량을 기반으로 3자물류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으로 향후 운송업까지 진출해 현재 외부 중인 배송업무를 직접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업계는 전했다.
◆단가경쟁 치열, 택배 복사판=후발업체의 출사표에 한덱스, 현대로지엠 등 의류물류분야 1, 2위를 달리는 업체들은 오랜 경험을 통해 시장방어에 나섰다.
특히 이들 업체의 의류물류시장 점유율이 50% 이상인데다 어시스트(ASSIST), 아신(ASSEN) 등 중견업체들도 왕성히 활동 중이라 관련시장서 신규 화주유치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의류시장을 놓고 물류업체들 간 치열한 서비스와 단가경쟁도 촉발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택배시장에서 벌어진 단가인하에서도 볼 수 있듯이 신규업체의 출현에 따른 출혈경쟁이 관련 의류물류시장에서도 재현될 것이란 우려스런 전망이다.
물류업체 한 관계자는 “택배도 대기업 등 신규업체 진출로 10년 새 단가가 2배 가까이 떨어졌다.”며 “포장과 검수 등 인건비가 많이 들어가는 의류물류시장을 특성을 고려해 업계 간 과잉경쟁은 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의류 B2B 시장규모는 약 2000억원 규모로 매년 10% 이상 급성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김철민 기자 olle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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