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박정훈의 로봇가라사대] 작업용 로봇 AtoZ, 키바(KIVA)만 있는 게 아니라고!

INNOVATION

by 김편 2016. 11. 4. 15:13

본문

박정훈의 로봇가라사대⑦ 작업용 로봇 AtoZ
물류로봇의 3대분야 ´작업용 로봇´, ´무인시스템´, ´증강현실´
팔렛타이저부터 외골격로봇까지, 키바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진= 중량화물 운반을 보조하는 외골격로봇)

글. 박정훈 CJ미래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 편집. 김정현 기자


Idea in Brief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가 지난 8월 확정된 ‘2016~2025 국가물류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관련 소식을 전하는 대부분의 언론 보도에는 ‘로봇’이 언급되었다. 향후 10년 국가물류 미래 아젠다에 물류로봇이 중요한 과제로 포함되었다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반가운 소식의 건너편에서는 기술 개발 수준과 상용화 단계에 대한 의문들이 들려온다. 본고에서는 2회에 걸쳐 물류로봇 분야의 최근 발전 트렌드를 다시 한 번 짚어보고 향후 발전방향에 대해서 간략히 논의하고자 한다. 이번 호에서는 화물의 하역과 적재 그리고 피킹할 수 있는 작업용 로봇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는 지난 8월 향후 10년간 국가물류의 미래청사진이라 할 수 있는 ‘2016~2025 국가물류기본계획’을 발표하였다. 관련 소식을 전하는 언론 보도의 대부분은 드론, 로봇을 주제어로 포함하고 있었다. 실제 기본계획의 주요내용은 드론배송 상용화, 자동피킹로봇, 셔틀로봇 등의 테스트베드 설치를 통한 조기 상용화 지원, 가상현실 등이 포함되어 있다. 대부분이 물류기술 개발을 위한 중장기 전략 마련에 대한 내용으로 물류로봇에 대한 내용 비중이 높다. 글로벌 기준에서 보면 미국, 독일 등에 비해 다소 뒤진 감이 없지 않지만 향후 10년 국가물류 미래 아젠다에 물류로봇이 중요한 과제로 포함되었다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반가운 소식의 건너편에서는 이런저런 고민스러운 질문들이 들려온다. 드론이나 피킹로봇이 진짜 물류현장에 도입되는 것인가?, 그러면 물류작업자의 일감은 줄어드는 것인가?, 배송드론, 키바(KIVA) 같은 피킹로봇 같은 것 말고 또 다른 어떤 형태의 로봇들이 있다는 것인가?, 일반적인 물류 자동화장비처럼 로봇 또한 구입해서 물류현장에 투입하면 되는가?, 운영방식이나 인프라 변경 등 뭔가 다른 이슈들도 있나?

사실, 이러한 질문들은 많은 물류인들이 공통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라 여겨진다. 물류라는 서비스와 로보틱스라는 과학기술, 두 가지 영역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융합되면서 세상에 없던 새로운 운영 수단과 방법이 만들어지고 있다. 물류로봇이라는 분야 자체도 매우 빠르게 확장되고 있기에 그 모호함은 더 크리라 생각된다.

본고에서는 물류로봇에 대한 궁금증과 고민들에 조금이라도 해답을 드리고자 하는 차원에서 앞으로 2회에 걸쳐 물류로봇 분야의 최근 발전 트렌드를 다시 한 번 짚어보고 향후 발전방향에 대해서도 간략히 논의하고자 한다.

물류로봇(Rogistics) 트렌드

필자가 본지를 통해 Rogistics라는 신조어를 빌어 물류로봇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지도 약 1년여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 사이 세계 각국 언론이나 전시회를 통해 수많은 종류의 물류로봇이 소개되었고 운송드론(Zipline社/르완다내 상용운항, 관련기사= IT,유통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운송드론 혁신 가능할까), AR 피킹(Picavi社/Pick by Vision, 관련기사= 완전자동화와 증강현실, 환상은 물류 앞으로)과 같은 사례와 같이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미래형 물류운영의 장면은 이미 현실이 되어 나타났다.

(사진= 스타트업 집라인(Zipline)의 드론)

(사진= 피카비(PICAVI) AR피킹)

물류로봇(Logistics Robot)에 대한 세간의 관심도 증가했다. 아래의 구글 트렌드 분석에서 볼 수 있듯이 수년간 잠잠하게 흐르던 물류로봇 검색 트래픽은 올해초를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지금 독자 여러분들이 구글 검색창을 열고 물류로봇을 검색해 본다면 생각보다 많은 검색결과에 한 번 놀랄 것이고, 물류전문지가 아닌 일반 신문이나 잡지기사에서도 물류로봇 주제가 다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랄 것이다.

2010년부터 2016년까지 물류로봇 관심도 증가 추이, 구글 트렌드 그래프

이렇게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이야기들이나 분위기만 보았을 때는 바로 내일이라도 우리 주변의 물류센터에서 그럴듯한 로봇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아직은 우리 주변에서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은 또 다른 현실이다.

그렇다면 과연 물류로봇은 어느 수준까지 발전되었을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해외 다양한 국가 현장에서 물류로봇이 적용되고 있는 상황이나 개발 상황 등을 살펴봄으로써 알아보고자 한다. 간략한 이해를 위해 Rogistics의 3대 대표적 분야인 ‘작업용 로봇’, ‘무인시스템’, ‘증강현실’의 각 그룹별 모습을 살펴보자.(본고에서는 우선 ‘작업용 로봇’ 분야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작업용 로봇 ,무엇이 있나

로봇의 정의 자체는 매우 광범위한 형태와 용도를 포함하고 있다 때문에 본고에서는 일단 그 범위를 물류작업에 직접 활용되는 로봇으로 한정하도록 하겠다. 작업용 로봇은 현재 ‘하역/적재’와 ‘피킹’작업 두 영역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① 하역/적재 영역 : 팔렛타이저의 보급

먼저, ‘하역/적재’ 영역에서는 물류로봇계의 시조라 할 수 있는 팔렛타이저(Palletizer)가 대표적이다. 팔렛타이저는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로봇으로 다관절로봇을 이용하여 박스를 쌓는 작업을 주임무로 한다.

그간 팔렛타이저는 정형화된 물품만 취급이 가능했으며 물품 종류를 변경하게 되면 로봇 운영에 동반되는 프로그램 역시 변경해야했다. 가격 또한 대당 1~2억 원을 호가하여, 높은 가격으로 인해 생각보다 현장 도입이 보편화되지 않았었다. 그러나 팔렛타이저의 공급환경 개선에 따라 가격이 하락하고 중저가의 경량 다관절 로봇이 공급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다품종을 취급하는 물류환경이나 중소형 물류센터까지 그 활용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아마존, 알리바바 등 물류센터 작업 영상을 관찰해보면 소량다품종을 취급하는 물류센터에서도 팔렛타이저 로봇이 많이 활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여러 가지 물건의 모양과 부피를 측정할 수 있는 3D비전 인식이 가능해져 팔렛타이저의 성능 또한 고도화되고 있다. 팔렛타이저 로봇이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그립퍼는 로봇의 손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립퍼에 비전센서를 부착해 물품의 형태를 인식하게 되었다. 또한 그립퍼의 작업 방식을 가이드하는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이로써 무작위로 쌓인 상자더미를 자율적으로 하역할 수 있는 수준으로 진화했다. 이전에는 사람이 눈으로 물체를 판단하고 작업방식을 변경하여 적용해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오로지 기계의 힘으로 이와 같은 수준의 작업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기술을 연구 중인 대표적인 기업으로 구글의 로봇 군단 멤버인 인더스트리얼 퍼셉션(Industrial Perception)을 들 수 있다. 동업체는 이미 2년 전에 이종화물더미를 하역하는 실제 작업장면을 공개한 바 있다. 한편, 최근에는 기존 로봇팔에 액세서리와 같이 간편하게 부착 가능한 비전센서도 상용제품으로 출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래 팔렛타이저의 작업 유연성이 단기간내 대폭 향상될 것이라 예상된다.

정리하면 하역/적재 영역에서는 현재 팔렛타이저가 주요 작업용 로봇이다. 기존보다 저렴해진 가격과 높아진 작업유연성 덕분에 도입이 용이해졌으며, 이미 기술 수준면에서는 택배간선차량과 같은 복잡한 화물을 자율적으로 핸들링할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해 있다.


(사진= 비전센서를 부착한 최근의 팔렛타이저)

(사진= 과거 일반적으로 사용됐던 팔렛타이저)


② 피킹 영역 : 키바만 있는 것이 아니다.

피킹 영역에서 가장 대표적인 로봇은 아마존의 키바(KIVA)다. 키바는 물류로봇 확산의 방아쇠 역할을 한 로봇으로 별도의 배경 설명은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키바는 GTM(Goods to Man: 물건이 사람에게 오는 방식) 방식의 피킹 프로세스를 지원하는 대표적인 AGV(무인 운반차) 로봇으로 이미 해당 로봇 카테고리의 대표명사가 된지 오래다. 피킹 로봇하면 많은 이들은 아마존의 오랜지색 로봇을 주로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사실 키바와 같은 GTM방식의 피킹로봇은 이미 상당수준 상용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제품 종류도 다양하다.

(사진= 아마존 키바로봇)

스위스로그(Swisslog)사는 2015년 하반기 키바보다 취급중량을 높이고 전력충전방식을 개선한 ‘캐리픽(Carry Pick)’이라는 명칭의 피킹로봇을 상용화시켰다. 클리어패스(Clearpath)사는 1.5톤 무게의 화물까지 운반 가능한 대형 키바(KIVA)인 ‘오토(OTTO) 1500’을 출시하였다. 또한, 인도의 물류설비 스타트업인 그레이오렌지사는 키바와 유사한 형태의 피킹로봇을 제작해 인도 물류시장 1위 업체로 성장했다. 심지어 BMW는 피킹로봇을 직접 개발해 공장 내 물류에 활용하고 있다는 내용이 외신에 보도되기도 했다.

(사진= 그레이오렌지사의 피킹로봇)

즉. GTM방식의 피킹로봇은 키바에 의해 새로이 나타난 물류로봇이지만 이미 어느 정도 기술적으로 안정화된 로봇이다. 또한 많은 분야에서 상용화가 가능해졌다. 이에 기술 고도화를 위한 연구들은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다. 기술 고도화 연구 중 첫 번째는 이전 물류창고 바닥에 설치된 마크(바코드형태의 위치표지자)에 의해 주행하는 방식을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수준으로 고도화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직접 피킹을 수행할 수 있도록 피킹로봇 몸체에 로봇팔을 부착하는 것이다. 여기서 전자는 로봇의 이동 가능 경로를 확장시킨다. 이로써 여러 로봇이 동시 작업시 교차 대기 시간 등으로 인한 시간 손실을 최소화하여 작업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로봇팔을 피킹로봇에 부착하는 후자 방식은 로봇 자체가 물품을 피킹할 수 있어 보다 광범위한 물류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한편, 아예 한걸음 더 나아가 모바일 플랫폼에 로봇팔을 부착한 형태의 로봇이 새로운 카테고리의 작업용 로봇으로 부상되고 있다. 기존과 동일한 물류작업환경(현재 인간작업자 기준으로 설계된 물류센터 등)에서 자율적으로 돌아다니며 피킹오더에 맞는 제품을 피킹하여 출하장까지 운반해주는 로봇이다. 먼 미래에는 이러한 형태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물류센터 작업을 담당할 주인공이 될 것이다. 해당 영역의 작업용 로봇으로는 패치로보틱스(Fetch Robotics)의 패치앤프라이트(Fetch&Freight)가 가장 대표적인 모델이다.

(사진= 패치로보틱스의 패치앤프라이트)

이와 유사한 프로토타입 단계의 로봇들이 올해 모덱스(MODEX) 등 주요 물류전시회에서 연이어 소개되었다. 지난 7월 본지를 통해 소개했던 독일 마가지노사의 토루(TORU)가 이 분야에서는 최신의 로봇으로 볼 수 있겠다. 이 유형의 로봇은 기능 수준이 높은 만큼 아직 본격적 상용화에는 1~2년 정도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초기 작업속도나 취급 가능한 제품형태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말 패치앤프라이트의 출시가 예정되어 있으며, 동 제품의 성능에 따라 향후 상용화 속도에 대한 시기도 다시 한 번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사진= 마가지노의 토루 로봇)

③ 외골격로봇(Exo Skeleton Robot)

하역이나 피킹과 같은 특정 영역을 넘어 물류작업자의 생산성을 높여줄 수 있는 조금은 색다른 로봇이 있다. 그것이 바로 외골격로봇. 용어 자체가 다소 어렵긴 하지만 말 그대로 몸의 외부에 있는 골격형태의 로봇을 의미한다.

(사진= 일본 하네다공항에서 사용되고 있는 외골격 로봇)

외골격로봇은 사람이 착용하는 로봇이라는 의미에서 로봇수트나 웨어러블 로봇으로도 불린다. 물류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웬 아이언맨수트인가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외골격로봇은 이미 물류현장에 상용화되고 있는 중요한 작업용 로봇이자 증강현실과 함께 작업자의 생산성을 향상시켜줄 수 있는 인간 보완적 기술이다. 인간의 작업을 대체하는 다른 로봇들과는 달리 외골격 로봇은 작업자를 도와주는 개념이다. 좀 더 인간적인 로봇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필자 개인적으로 기대가 되는 분야의 로봇이다.

본 로봇은 Rogistics 섹션에서 그간 제대로 다룬 적이 없는 관계로 약간 부연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외골격로봇은 애초 장애보조/재활 목적의 의료용 내지는 전투력 증강을 위한 군사용 목적에서 개발되었다. 그러나 기술발전에 따라 초기 거대한 로봇골격에서 벗어나 허리나 허벅지에 살짝 걸치는 수준으로 기기가 간결해지면서 산업용으로의 활용이 주목받고 있다.

현재 외골격로봇의 가장 큰 활용 분야는 제조 및 물류 현장으로 예상된다. 또한 2021년 글로벌기준 21억 달러의 시장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추측되며 로봇의 핵심 분야로 급부상하고 있기도 하다. 이 분야는 현재 미국과 일본의 소수기업이 선두를 점하고 있으며, 국내에도 현대차, 현대로템, 대우조선, LIG등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 기술 수준에서 근력 보조 성능의 경우 실 하중대비 약 20~40% 정도를 가볍게 느낄 수 있는 수준이다. 이 정도면 보통 큰 사과박스 같은 것을 큰 힘들이지 않고 들어 올릴 수 있는 정도라고 생각하면 적절하다.

그럼 과연 이 로봇이 물류분야에서는 어떻게 활용되고 있을까. 현재 파악된 바로는 글로벌 선도 업체인 일본의 사이버다인(Cyberdyne)사에서 산업용 외골격로봇을 판매하고 있다. 이 로봇은 2015년 9월 동경 하네다 공항에서 화물취급직원을 대상으로 상용되었다. 이것을 필두로 농산물 물류센터 위주로 상용화가 확산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중량물 화물의 핸들링 작업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외골격로봇이 실제로 사용되는 사례는 없으나 내년 상반기 즈음이면 국내 물류센터에서도 실사용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이상, 제 1회차 기고를 통해 작업용 로봇의 현재 트렌드를 살펴보았다. 다음회에는 무인시스템, 증강현실 분야 트렌드 및 향후 물류로봇의 발전방향에 대해서 이어 논의하겠다.

<연재 계속>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