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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발 대리전쟁, ‘연합망’의 성채 공략하는 성밖의 충차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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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편 2016. 11. 1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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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사´, ´플사´, ´대리기사´, 연합망을 구성하는 자들
먹이사슬의 밑바닥, 대리기사의 목소리
성채를 공략하는 카카오의 선봉장 ´카카오드라이버´, 변화 만드나

글. 임예리 기자



Idea in Brief

대리기사는 고객과 직접 대면하여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서비스의 첨병이라는 점에서 대리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업계의 뒤편에는 실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프로그램업체(속칭 플사)들이 존재한다. 플사들은 주문과 대리기사를 공유하는 ‘연합망’을 중심으로 하나의 거대한 생태계를 만들었다. 그리고 올해 5월. 기존 로지가 주도하던 대리 생태계에 카카오가 뛰어들어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또 다른 생태계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성도를 구성하는 자들

대리운전 시장이 형성된 지는 어언 20년이 넘었습니다. 누가 이 사업을 처음 시작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음주운전 단속이 본격적으로 엄격하게 시행된 90년대 중반부터 대리운전 업체들이 생겨났다는 것이 업계 복수 관계자의 증언입니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진입장벽이 낮은 시장 특성으로 인해 ‘성 밖의 시장’으로 인식되던 대리시장에도 일종의 생태계가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대리업계는 대리기사, 대리운전업체(속칭 ‘콜사’), 프로그램업체(속칭 ‘플사’)라는 세 축으로 구성됩니다. 대리기사는 고객첨단에서 대리운전이라는 실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들입니다. 대리기사는 운행하는데 별도의 허가가 필요한 택시기사와는 다르게 운전면허증만 있다면 누구나 대리운전업체에 등록해 대리기사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대리운전을 본업이 아닌 부업(아르바이트)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일부 존재합니다. 주간에는 직장에서 일을 하고, 야간에는 대리운전을 통해 부가적인 수익을 얻는 식입니다. 대리기사는 일반적으로 소속 대리운전업체와 상관없이 배차 프로그램을 통해 대리운전 주문을 수행합니다. 업계에서는 전국 대리운전 기사수를 약 12~15만 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대리운전업체(이하 콜사)는 영업을 통해 주문(속칭 ‘콜’)을 확보하고 그것을 대리기사에게 연결하는 역할을 합니다. 영세한 업체의 경우 콜사 대표가 직접 대리운전을 하기도 하지만, 콜사의 기본적인 수익은 대리기사가 주문을 수행한 뒤 받는 운임의 수수료(통상 20%)입니다.

대리기사가 일반적으로 배차 프로그램을 통해 주문을 선택하고 수행한다면, 콜사는 영업을 통해 주문을 확보합니다. 어느 정도 큰 규모를 형성한 업체의 경우 TV나 라디오를 통해 광고를 내지만, 작은 업체의 경우 지인을 대상으로, 혹은 식당과 유흥업소를 직접 방문하며 영업을 합니다.

업소에 비치된 한 대리운전 업체(콜사)의 명함, 라이터와 사탕 등을 업소에 제공하며 ‘콜’을 확보한 사례도 있다.

대리운전 서비스를 이용해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음식점이나 업소 계산대에 놓여있는 콜사의 명함이나 콜사의 이름이 적혀 있는 라이터를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는 콜사가 사용하는 가장 보편적인 영업 방식입니다. 소속업체 대리기사가 유흥업소의 발레파킹을 해주기도 하는 식입니다. 경쟁이 심할 경우, 콜사가 유흥업소에 리베이트 방식으로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비용은 모두 콜사가 부담합니다. 이 때문에 영업비는 보통 콜사의 지출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프로그램업체(이하 플사)는 콜사와 대리기사에게 영업, 혹은 실제 활동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공급합니다. 대리기사는 콜사에 보험료와 관리비를 내고, 가상계좌를 등록한 뒤 배차 프로그램을 자신의 휴대폰에 설치합니다. 플사는 기본적으로 콜사와 기사의 배차 프로그램 사용료를 통해 수익을 창출합니다. 현재 대리업계에서는 로지(운영사: 바나플), 콜마너(운영사: 콜마너), 아이콘(운영사: 아이콘소프트) 등의 프로그램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연합망을 중심으로 한 생태계

대리운전 시장 특성상 소비자의 수요는 주로 밤에 발생합니다. 그중에서도 특별히 주문이 몰리는 저녁 9시부터 새벽 1시까지는 ‘피크타임’이 됩니다. 피크타임에는 대리운전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합니다. 대리운전 시장이 형성되고 시장이 커가는 상황에서 피크타임에 자사 소속의 기사만으로는 주문을 수행하기 힘들어진 업체들이 늘어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몇 개의 콜사가 모여 주문과 기사를 공유하는 ‘연합’이 형성되었습니다. 배차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연합 역시 발전하면서 플사들은 ‘연합망’을 형성, 운영하기 시작합니다.

채정식 콜마너 사업본부장은 “연합은 같은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업체들이 주문과 대리기사를 공유하자는 취지에서 자연적으로 탄생한 조직체”라며 “연합망이 커지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공동의 원칙과 질서 등도 생겨났다”고 밝혔습니다.

연합망은 마치 ‘광장’과 같습니다. 같은 배차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콜사와 대리기사가 연합망에서 주문과 기사를 거래하기 때문입니다. 대리기사는 주문이 많은 프로그램을, 대리업체 입장에서는 주문 취소율이 낮은 프로그램을 선호하기 마련입니다. 주문 취소란 올려놓은 주문이 취소된 것으로, 주로 다른 배차 프로그램에서 주문이 먼저 완료되는 것이 그 원인입니다.(콜사들은 하나의 프로그램이 아닌 여러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경우가 잦기 때문입니다.) 주문 취소율이 낮을수록 해당 배차 프로그램에서 수행되는 주문이 많다는 뜻이고, 이는 많은 대리기사가 해당 프로그램을 사용한다는 뜻이므로 콜사는 주문 취소율이 낮은 배차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같은 배차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콜사들의 연합이 구축되어 있고, 플사는 연합망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배차 프로그램은 바나플의 ‘로지(Logi)’입니다. 2014년 국토교통부 ‘자가용 자동차 대리 운전 실태조사 및 정책연구’ 결과 로지의 사용 비율은 87.3%로 콜마너(69.1%)와 아이콘(34.6%)을 크게 앞지르고 있습니다. 특히 로지가 수도권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에는 업계 누구도 이견이 없습니다.

플사가 주도하는 생태계, 비판의 목소리

연합망은 초과 주문을 처리하려는 대리운전 업체들의 수요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실제 운영하는 주체는 ‘플사’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플사는 배차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주체이기 때문에 배차 프로그램 없이 실질적인 사업이 불가능한 대리업계에서 ‘슈퍼갑’은 사실상 플사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며, 이와 함께 ‘로지’의 이름도 여러 대리기사, 업체 커뮤니티에서 거론되는 상황입니다. 그 내용은 긍정적인 것보다는 부정적인 것이 압도적으로 많지만요. 이것이 단순히 업계 1위 업체에 대한 비방일 뿐일까요.

배차 프로그램 사용료를 기본 수익으로 하는 플사 입장에서는 더 많은 기사가 자사의 프로그램을 통해 주문을 수행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한 한 방법으로, 플사는 ‘발주율’이라는 기준을 제시하며 소속 업체들을 ‘차등 관리’합니다. 발주율이란 한 콜사의 소속기사가 수행한 타콜사의 주문수 대비 타 콜사의 소속기사가 수행한 자사 콜사의 주문수의 비율입니다. 가령 A콜사의 소속기사들이 연합망을 통해 다른 콜사의 주문을 10개 수행하고, 다른 콜사의 소속기사가 A콜사가 연합망에 올린 주문 5개를 수행했다면, A콜사의 발주율은 (5/10)×100인 50%가 됩니다.

콜사가 연합망에 올린 주문수가 많아질수록 발주율을 올라갑니다. 반대로 콜사의 소속기사가 늘어나거나 소속기사가 타콜사의 주문을 많이 수행할수록 발주율은 낮아집니다. 즉, 플사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운영하는 연합망에 올라오는 주문이 많을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각 업체의 발주율을 계산해 업체에 ‘차수’를 부여합니다. ‘차수’란 일종의 등급입니다. 가령 한 프로그램의 기준 발주율이 50%라고 한다면, 발주율 50% 이상인 업체는 1차, 50% 이하인 업체는 2차로 분류되는 식입니다. 이렇게 차수가 나뉜 그룹 사이에는 주문 공유 시간 등이 차등 적용됩니다.


사진= 로지가 공지한 얼라이언스(연합을 새롭게 일컫는 말) 유지관리 정책. 발주율을 기준으로 각 얼라이언스에 소속된 콜사의 차수를 결정한다.

로지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로지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콜사들은 ‘로지연합’과 6개의 얼라이언스라는 연합체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얼라이언스는 유지정책 중 하나로 발주율을 기준으로 차수를 조정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발주율을 기준으로 콜사를 1, 2, 3차로 나누는데, 차수의 차이는 곧 주문 시간 공유의 차이입니다. 즉, 연합망에 주문이 올라오면 1차 콜사에 소속된 대리기사들은 2차 콜사에 소속된 대리기사보다 먼저 주문을 볼 수 있습니다.

로지 이외의 다른 플사들도 이와 비슷한 방식입니다. 실시간으로 주문이 올라오고, 수익이 큰 주문을 선별해 선택해야 하는 대리기사들에게 그 잠깐의 시간 차이는 중요한 사항입니다. 따라서 대리기사들은 자연히 차수가 높은 콜사 등록을 선호합니다. 콜사가 높은 차수를 유지하려면 해당 프로그램의 발주율을 높여 차수를 높여야 하므로 해당 프로그램 연합망에 올리는 주문양을 늘리게 됩니다. 주문이 많아지면 이를 수행하기 위해 해당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기사도 자연히 늘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플사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략이지만, 이 과정에서 콜사의 영업에 과도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존재합니다.

한 콜사 관계자는 “자세히 공개할 순 없지만, 업체가 사용하는 배차 프로그램에는 다양한 변수를 넣을 수 있고 해당 콜사의 영업 내용도 들어있다”며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피크타임에 올린 주문이 기사들의 휴대폰에 늦게 보이는 상황이 정기적으로 발생하는데 그때마다 제대로 배차가 되지 않아 굉장히 곤란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덧붙여 “이를 반대로 생각하면 프로그램사가 밀어주는 콜사의 주문은 빨리 공유될 수 있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플사의 시장 장악력으로 인해 이런 의혹을 대놓고 표출할 수 있는 콜사는 매우 드뭅니다. 동 관계자는 “확실히 문제를 제기하고 싶지만, 이로 인해 플사로부터 불이익을 받을까 봐 두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대리운전 시장이라는 먹이사슬에서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진 플사가 최상위 포식자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덧붙였습니다.

먹이사슬의 심연에서 들리는 목소리

한편 콜사가 발주율을 맞추기 위해 고의적으로 자사 대리기사의 배차를 제한하거나 보험료 횡령, 대리기사의 주문 취소에 대한 벌금 수취 등도 역시 대리운전 시장의 잘못된 관행으로 제기되어 왔습니다.

한 대리기사는 “현재의 대리운전 생태계는 대리기사와 콜사, 콜사와 플사, 각 주체 사이에서 힘의 균형이 맞지 않고, 그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가장 약한 대리기사들이 피해를 보기 쉬운 구조”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위 의견이 대리기사만의 입장을 과도하게 부각시킨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콜사 관계자에 따르면 기사배차 제한의 경우, 콜사 입장에서 고객이 대리기사에 대해 클레임을 제기하거나 대리기사와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을 때 수준 미달의 대리기사를 통제하기 위해 시작된 것입니다.

주문 취소 벌금 같은 경우에도 주문을 올렸을 때 대리기사가 그것을 선택했다가 취소하는 것이 반복되면 실제 수행할 수 있는 기사에게는 주문이 가지 않고, 결과적으로 고객의 불편을 초래하므로 대리기사의 신중한 선택을 요구하는 차원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말합니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은 대리기사의 생계와 관련이 있기에 ‘필요악’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조치라고 인정되는 상황입니다.

한 프로그램업체 관계자는 “다른 회사와 마찬가지로 우리 회사의 경우도 패널티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업체(콜사)들의 필요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적용하고 있는 것이지 별도의 수익구조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만 일부 악질 업체의 경우, 대리기사에게 부가되는 벌금을 단순히 패널티가 아닌 수익으로 인식해 그것을 창출하기 위해 그에 알맞은 배차 프로그램이나 연합망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한 “일부 업체 때문에 다수의 업체가 대리기사를 상대로 과도하게 횡포를 부리는 것처럼 비치는 것이 안타깝다”고 덧붙였습니다.

어찌됐든 중요한 것은 대리운전 시장이 자리 잡는 과정에서 어느새 시장의 주체들 사이에 서로 신뢰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리운전 시장은 연합망을 중심으로 10년 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대리운전 시장에 진입한 업체가 있습니다. 바로 카카오입니다.

성 밖으로 나온 카카오드라이버

지난 5월 카카오는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대리기사와 고객을 직접 연결해주는 방식의 대리운전 서비스 ‘카카오드라이버’를 내세우며 대리운전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카카오의 경쟁사로 지목되는 플사와 콜사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습니다. 카카오가 이제껏 대리운전 시장의 상업화에 전혀 기여한 바 없이 대기업의 자본력으로 진입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플사 관계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카카오의 행보는 ‘피크타임에 카카오드라이버의 주문을 수행하면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대리기사를 대상으로 진행했던 프로모션입니다.

한 플사 관계자는 “대리운전 시장은 피크타임의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기 때문에 주문에 대한 취소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주문 처리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하더라도 카카오드라이버의 프로모션은 결과적으로 기존 업체들에 피해를 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기존 대리운전 시장의 구조를 보면 소수의 큰 프로그램업체가 몇 천개의 전화번호 사업자들을 거느리며 시장을 독과점하는 무질서한 상태였다”며 “프로그램업체가 자신을 중심으로 하는 생태계를 만들어냈고, 법도 질서도 없는 기존 시장에서 20~40%의 높은 수수료, 보험료 착복, 과다한 프로그램 사용료 등의 문제가 일어났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한 “카카오드라이버는 플랫폼 사업자의 입장에서 기존 업체들과 달리 대리기사에게 자신의 주문을 꼭 수행해야 한다는 강제성을 부여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하나의 제품을 더 사용해 수익을 늘려보고자 하는 수요에 따라 플랫폼을 제공한 것일 뿐이므로, 대리기사가 기존 업체와 카카오드라이버 중 어느 주문을 수행할 것인지는 결국 대리기사가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카카오발 대리전쟁, 점입가경

실제로 카카오의 대리운전 시장 진입으로 일부 콜사들은 극렬한 반응을 보였고, 카카오드라이버를 설치한 대리기사를 대상으로 일방적인 배차 제한이나 등급 조정의 강력한 제재를 가하기도 했습니다.

콜사들의 대리기사 배차제한에 대해 콜마너 관계자는 “프로그램 업체인 우리의 입장에서 콜사들의 요청 사항을 프로그램에 반영했던 것”이라며 “카카오드라이버보다 영세한 콜사들이 자신들을 지키기 위해 대리기사를 압박할 수 있는 수단으로 등급과 같은 방식이 등장한 것”이라 설명했습니다.

그는 “카카오드라이버가 등장한 것은 위치기반 호출 시스템의 패러다임 변화로 인한 것이므로 무조건 그들의 시장 진입을 막을 수는 없다”며 “다만 카카오드라이버가 기존 시장의 잘못된 관행을 해결해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 말했습니다.

실제로 선택요금제와 지역별로 다른 기본요금 등 카카오드라이버의 변화된 요금 정책이 기존의 대리운전업체와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존재합니다. 이에 대해 카카오드라이버 측은 기존 시장에는 요금제 자체가 없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카카오 관계자는 “선택요금제는 먼 곳을 간다거나 피크타임일 때 기존 가격으로 대리기사를 부르기 힘들어진 소비자들이 요구한 것”이며 “카카오드라이버가 플랫폼에 거리 기준 요금제를 가지고 진입함으로써 기사들의 처우개선과 소비자의 이익 확대가 일어나 결과적으로 기존 시장에 변화를 만들어 낸 것 자체가 혁신이다”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착취가 아닌 수수료만으로 대리기사와 거래하는 사업자도 있어야 기존 시장에 변화를 가지고 올 수 있다”며 “적정한 요금으로 적정한 수입을 낼 수 있는 체계가 잡혀 정상적인 생태계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대리운전 시장의 대목은 연말연시입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대리운전 사업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는 계기의 발판이 될 것인지 아니면 전략수정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갈림길에 선 시기가 올해 연말이 될 것”이라며 “기사와 고객을 확보하려는 카카오드라이버와 기존 고객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기존 업체들 사이에 치열한 접전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리운전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고객과 기사를 동시에 확보해야 합니다. 고객의 수요와 대리기사의 공급을 맞추기 위해 기존 생태계는 연합망을 이용했고, 주체들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약 3조 원의 시장규모를 형성했습니다. 반면 카카오는 카카오 플랫폼 이용자를 바탕으로 대리기사 친화적인 정책을 펼치며 시장에 진입했습니다.

연합망과 카카오드라이버, 두 생태계 중 어느 것이 옳은 방식인지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카카오드라이버의 등장이 한 산업의 질서를 재편하는 계기가 될지 아니면 기존 질서를 한층 더 공고히 하는 발판이 될지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카카오드라이버가 등장함으로써 기존 생태계에 변화가 일어난 것은 확실합니다. 그리고 연합망을 이루는 주체들과 카카오는 모두 변화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결국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라는 다윈의 말을 떠올리며 누가 대리운전 시장에서 살아남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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