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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의 물류플랫폼] 플랫폼 진화론, 4세대 크로스보더 물류를 준비하며

INNOVATION

by 김편 2016. 11. 2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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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구/역직구에도 방법이 있다, 진화를 거듭한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3세대 플랫폼의 숙제, '결제'와 '물류'
4세대 플랫폼, 앞으로의 숙제는?


Idea in Brief

크로스보더 이커머스는 1990년대 ‘구매대행 서비스’, 2000년대 ‘배송대행 서비스’, 2010년대 ‘플랫폼 서비스’로 진화해왔다. 그러나 20년에 걸친 과정의 진화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플랫폼 서비스는 개선할 필요가 있는 많은 사항들이 눈에 띈다. 3세대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의 숙제는 무엇일까. 그리고 다가올 변화에 대해 물류플랫폼과 물류기업은 어떤 대응을 할 수 있을까. 결국 이전 3세대를 넘은 4세대 크로스보더 플랫폼은 ‘결제’와 ‘물류’가 주도할 것이다.


글. 민영훈 삼성SDS SL사업부 수석컨설턴트 / 편집. 엄지용 기자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우리나라에서는 직구, 역직구란 용어로 더 익숙한 단어이다. 이제는 해외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와 소셜커머스에서 한국 물건이 팔리는 것은 쉽게 볼 수 있는 일이 됐다. 국내 대기업뿐만 아니라 SOHO(Small Office Home Office), 중소기업 역시 인터넷과 모바일 커머스를 해외 판매채널의 큰 축으로 삼고 있음은 물론이다.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에 수반되는 물류는 거의 ‘항공 특송’으로 이루어진다. 아무래도 늘어나고 있는 글로벌 이커머스 물량에 따라 국내 항공 수출입물류산업 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해 14년 기준 252만 톤, 건수로는 3천만 건에 이르고 있다.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진화론

그렇다면 하나의 열풍을 몰고 오고 있는 ‘크로스보더 이커머스’는 어떻게 성장했을까.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의 성장을 3세대로 나눠봤다. 첫 번째는 1세대 ‘구매대행 서비스’다. 1990년대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구매대행 서비스는 해외 상품을 알선해주고, 해당 상품에 대한 대리구매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것을 말한다. 소비자는 해외 판매자의 상품을 인터넷 등을 통해 인지하고 국내외 구매대행업체를 통해 구매부터 배송까지 대행 요청할 수 있다.

그리고 2000년대에 이르러서 구매대행은 소비자가 직접 구매(결제)하고, 구매대행업체는 국제운송을 포함한 배송만 대행해주는 형태로 발전하게 됐다. 이를 2세대 ‘배송대행 서비스’라 부른다. 이런 추세는 2010년대에 와서소비자가 해외 이커머스 사이트에서 직접 구매를 하고 배송도 해당 사이트가 직접 제공해주는 완전 직구모델로 발전하기 이르렀다. 이를 3세대 ‘플랫폼 서비스’라 부른다.


앞서 1세대부터 3세대까지 변화를 가만히 살펴보면 변하지 않은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판매되는 상품이 최초 판매자 창고나 이커머스 업체의 물류센터로부터 최종 소비자의 집까지 전달되는 구조다. 반면 세대를 거듭하며 바뀌고 있는 것이 하나 있다. 소비자와 판매자간의 배송비를 포함한 물품대금 결제의 주체가 그것이다.

크로스보더의 핵심으로 부상한 ‘결제’와 ‘물류’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에는 두 가지 주안점이 있다. 첫 번째 포인트는 물류다. 통관을 포함한 국제운송에서 출발지부터 도착지까지 안전하고 저렴하게 배송할 수 있는 체계가 구축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에 더해 상품 도착 이후 반품 처리, 오배송 화물 처리 등 부가적인 프로세스 역시 효율적으로 구축해야 함은 물론이다.

두 번째 포인트는 결제다. 소비자는 환전이나 송금 등의 수수료를 포함하여 편리하게 물품대금을 결제할 수 있어야 한다. 반대축의 판매자 역시 사기 거래 등의 위험을 방지하고 안전하게 거래하고, 그와 연결된 배송업체에게도 편리한 정산 처리를 해줘야 한다.

이 두 가지 포인트를 중심으로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의 3세대인 ‘플랫폼 서비스’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또한 앞으로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의 ‘4세대 서비스’가 나온다면 어떤 모습이 될지, 그리고 물류플랫폼 서비스 업체 입장에서 이들과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되는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다.

보더프리로 바라본 3세대 플랫폼 서비스

3세대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사례는 우리나라에도 많이 알려진 ‘보더프리(www.borderfree.com)’다. 가상 시나리오를 통해 이 사이트의 구매, 배송, 결제 프로세스를 자세히 살펴보자. 오늘의 주인공은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김정현씨다.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김정현씨가 미국의 블루밍데일즈(Blooming dales) 백화점의 온라인 사이트에서 30% 할인하는 마음에 드는 가방을 찾았다. 가격은 200 달러이고 배송비는 미국에서 한국까지 40달러다. 국내에는 이 색상의 가방이 판매되지 않는다. 더욱이 판매되고 있는 다른 색상의 가방 또한 배송비가 포함된 미국 구매가 240달러보다 비싸다. 김정현씨는 자연히 가방 구매를 결정한다.

김정현씨가 가방 구매를 위해서 첫 번째로 한 것은 배송지 정보(한국 주소)를 입력하는 것이다. 마침 블루밍데일즈는 접속IP를 파악해 각국의 언어 및 화폐단위로 물품 정보, 상품가격 표시 및 주소 입력이 가능하다. 다음으로 김정현씨는 해외 결제가 가능한 비자 신용카드로 배송비를 포함한 240달러를 결제했다. 해당 결제 정보는 ‘보더프리’로 직접 전달되며, 이제 결제부터 배송까지 모든 과정은 블루밍데일즈가 아닌 보더프리의 책임하에 이루어진다.

여기서 질문. 왜 블루밍데일즈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블루밍데일즈가 아닌 보더프리가 관리할까? 블루밍데일즈는 미국의 오프라인 백화점이다. 해외로 판매되는 물량은 자국 매출에 비해 그리 크지 않을뿐더러 해외 판매에 따른 결제, 배송, 고객관리 등을 그들이 모두 수행하기에는 아무래도 번거롭다. 그래서 블루밍데일즈는 온라인 사이트의 해외 판매 부분만 보더프리와 계약을 맺어 해외결제부터 배송까지의 과정을 위임하는 것이다. 결국 온라인에서 소비자가 결제한 금액과 상품은 블루밍데일즈가 아닌 보더프리를 거쳐서 소비자에게 도착한다.

이 과정을 소비자가 아닌 보더프리 관점에서 자세히 살펴보자. 김정현씨가 주문한 가방은 블루밍데일즈의 미국 서부지역 물류센터에서 다음날 출고되어 근처 보더프리 창고까지 내륙 운송된다. 이후 보더프리는 그 화물을 그들과 계약한 다른 온라인 쇼핑몰의 물건들과 함께 5일 후 한국행 화물기에 선적한다. 한국에 도착한 상품은 보더프리와 계약한 한국 내륙운송업체에 의해 통관, 출고, 배송지까지 택배 등을 거쳐 3일후에 최종 소비자의 집에 도착한다.

드디어 김정현씨가 꿈에 그리던 가방이 집에 도착했다. 그런데 도착한 상품의 색이 온라인 쇼핑몰에서 봤던 색과 다르다. 김정현씨는 이제 반품을 요청하고자 한다. 김정현씨가 취한 첫 번째 행동은 블루밍데일즈 고객센터에 문의하는 것이다. 블루밍데일즈 고객센터 담당자는 “해당 주문은 블루밍데일즈가 아닌 보더프리가 담당하는 건”이라며 같은 내용을 보더프리에 전달한다고 말한다. 김정현씨는 이틀 후 보더프리의 답장을 받았다. 반품을 원한다면 보더프리 사이트에 주문번호, 반품주소를 입력하고, 반품 배송비를 별도로 결제하면 2주일 정도 시간을 두고 반품 물건을 최종 확인한 후 최초 구매금액에 대한 결제 취소를 해주겠다는 내용이다.

자, 어떤가? 이것이 20년 넘게 진화한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의 3세대, ‘플랫폼 서비스’의 일반적인 프로세스다. 위 시나리오만 살펴보더라도 소비자 측면에서 개선해야할 점과 물류 측면에서 개선해야 할 부분이 보이지 않는가?

소비자 측면에서 바라본 플랫폼의 진화

먼저 소비자 입장에서의 개선점이다. 일단 배송, 반품 관련한 고객문의 창구 자체가 불편하다. 더군다나 외국어를 잘 못하는 소비자라면 해외 사이트에 문의하는 것부터가 큰 장벽이 될 수 있다.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 국가별 자국어로 된 고객센터의 주문, 배송, 반품까지의 엔드투엔드(end-to-end) 프로세스가 일관되게 끊임없이(Seamless) 연계되어야 한다. 이커머스 업체가 국가별 고객센터를 연계하여 자체 구축하던지, 아니면 그것을 잘 할 수 있는 주문 및 배송 플랫폼 사업자를 각 국가별로 소싱해 자체 프로세스와 통합하는 식이다. 아마도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기업은 전자의 방향으로, 아이허브 같은 중견기업은 후자의 방향으로 진행할 것이다.

물류 측면에서 바라본 플랫폼의 진화

물류 측면에서는 ‘리드타임’과 ‘트래킹’의 숙제가 있다. 일반적으로 20일 정도 걸리는 해외 배송 리드타임을 줄이는 것, 그리고 통관까지 포함된 정확한 트래킹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게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물론 미국과 중국에서는 아마존, 알리바바와 같은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들을 중심으로 자국내 익일 배송은 보장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유통공룡조차도 그들의 해외 판매분에 대해서는 배송 리드타임에 대한 어떠한 보장도 못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해외 판매에는 변수가 많은 ‘통관’이 따르고, 여러 운송업체를 거쳐서 진행되는 국제운송 특성 또한 존재한다. 때문에 배송 리드타임을 줄이기는커녕 정확히 얼마나 걸릴 지도 예측을 못하는 것이 실정이다.

트래킹의 경우도 어렵기는 매한가지다. 이 또한 물론 국내 소비자에게 친숙한 국내 택배의 경우 판매자 배송 시작부터 집하, 물류센터 입출고, 최종 배송 단계까지 상세한 트래킹 정보를 통합적으로 잘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해외 배송의 경우 판매자가 상품을 언제 보냈는지, 한국에는 잘 도착했는지, 통관은 잘 진행되었는지, 도무지 그 정보가 일관된 형태로 통합되지 않는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결제 이후 막연하게 20일 정도 흐르면 오겠거니 하고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아마존과 알리바바는 해외 판매 비중이 높은 국가부터 순차적으로 자체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적정량의 재고를 예측해 보관하는 방식으로 고객 주문에 대응한다. 이렇게 되면 배송 리드타임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으며, 반품 등 역물류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도 가능하다. 그런데 이것도 사실 어렵다.

각 국가별 물류센터 구축에는 필연적으로 운영상의 어려움이 따라온다. 이에 더해 구축 및 운영에 드는 거대한 비용도 만만치가 않다. 더욱이 각 국가의 통관 정책으로 인해 물류센터내 재고관리, 다른 국가로의 재고 재이동 등이 원활치 못한 경우도 많다. 국제적으로 표준화된 화물 트래킹 체계가 없는 것도 문제다. 이 때문에 이커머스 업체의 주문 정보와 운송업체의 운송단계별 트래킹 정보를 일일이 매칭해서 관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게다가 이 모든 것이 최초 주문 및 반품 프로세스와 일관되게 연계되어 있기까지 해야 한다.

이게 끝이 아니다. 여기에 추가하여 주문번호 하나만으로 트래킹 정보를 파악하고 고객 문의에 대응할 수 있는 통합 고객센터도 갖추어야 한다. 통관 정보의 가시성 확보도 필수적인데, 이것은 앞서 언급했듯이 각 국가의 통관 정책이나 시스템화에 많이 의존되는 부분이다. 때문에 해당 국가의 통관시스템과 연계하는 등 최대한 자동화를 하거나, 그것도 안되면 담당자가 매일 엑셀 등으로 업데이트 하는 등 수작업을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플랫폼과 결제의 만남, 4세대 크로스보더 물류는?

앞서 언급한 문제점을 극복하는 것 이상으로 필요한 것은 결제 체계 구축이다. 물론 결제는 물류 관련 기업이나 스타트업에게는 분야가 달라 생소하거나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에서 결제를 떼놓는 것은 불가하기에 반드시 알아둘 필요가 있다. 더군다나 결제를 물류와 어떻게 접목시키느냐가 향후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다. 필자는 앞으로 4세대 크로스보더 물류 서비스는 결제와 물류의 결합이 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결제와 관련된 몇 가지 이슈들이 있다. 먼저 결제 수단은 명의 도용이나 사기 거래 등으로부터 안전해야 하고, 이용하는 데 편리해야 한다. 또 여러 가지 수수료를 합치더라도 다른 지급 수단보다 저렴해야 하고, 각종 대금지급 업체에게 효율적이고도 편리하게 정산할 수 있어야 한다.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의 소비자 결제 수단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비자, 마스터, 유니온 등의 신용카드다. 여기에 더해 페이팔(PayPlal), 알리페이(Alipay) 등의 전자상거래 중심의 결제 수단이 등장했는데, 이 사이트에서 가상계좌를 만들어 송금하던가 아니면 신용카드를 등록해 놓고 쓰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요즘 급부상하고 있는 모바일 결제 방식이 있다. 보통 신용카드나 계좌정보를 모바일 앱에 등록해 놓으면 이후 결제시 별다른 개인정보 입력없이 비밀번호나 생체인식(지문, 홍채 등)만을 통해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는 방식이다.

물류플랫폼에서 결제가 왜 중요하냐고 물을 수 있다. 그 이유는 요즘 결제플랫폼 기업이 물류플랫폼과 연계하여 서비스 영역을 점점 더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페이팔과 같은 국내외 결제 사이트와 연계한 해외 배송 서비스다. 자사의 결제 수단을 이용하면 해외 배송비나 반품 배송비 등을 할인해 주거나 무료로 해주는 식이다. 이 이야기를 바꿔 해석하자면 물류플랫폼 제공업체나 운송업체는 소비자가 결제한 배송비를 포함한 물품대금을 쥐고 있는 결제 플랫폼 업체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소비자가 물품대급을 지급하는 B2C 결제가 위와 같다면, 이번에는 판매자가 해외 배송비를 지급하는 B2B 결제에 대해 알아보자. 이커머스 판매자는 오프라인 판매채널을 보유하기 어려운 SOHO나 중소기업이 대부분이다. 이런 판매자는 운영자금 조달 측면에서 마땅한 담보물도 없고 자금운영 관련 인력이나 전문지식도 부족한 것이 실정이다.

그래서인지 현재 국내에서는 택배업체가 판매자의 이커머스 거래실적을 바탕으로 운영자금을 대출해주는 사례가 점차 나타나고 있다. 이는 최근 핀테크 분야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P2P(Peer-to-Peer) 대출과 유사하다. 그러나 앞으로 물류관련 업체들은 이커머스를 포함한 공급망 내에서 거래 증빙(Invoice, B/L 등)을 담보로 온라인 플랫폼상에서 운영자금을 조달해 주는 공급망 금융(Supply Chain Financing)과 이커머스에서의 거래실적을 활용한 온라인 신용평가 기반의 위험 관리가 합쳐진 모양에 대해 많은 관심을 쏟을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글로벌 물류기업 UPS는 UPS 캐피탈(Capital)이라 불리는 운송중인 화물에 기반한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담보에 대한 개념은 공급망 금융과 유사하나 신용평가 방법이나 대출자금 소싱 등이 전통적인 금융방식을 따르고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결국 앞으로 4세대 서비스는 소비자에게는 해외배송을 더 저렴하고 편리하게 이용하게 해주고, 판매자에게는 판매지역별 적정재고 관리부터 운영자금 대출까지 소싱해주는 물류플랫폼이 대두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최근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현황과 사례를 살펴봤다. 또한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물류플랫폼의 경쟁력을 구축해 나가야 하는지도 알아봤다. 다음 기고를 통해서는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해상운송에서 발생하는 위험(Risk)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또한 이를 대응하기 위한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리스크 모니터링 물류플랫폼에 대해 함께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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