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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일의 콜드체인로드] 신선식품에 도전장 내민 소셜3사, '콜드체인'의 숙제

INNOVATION

by 김편 2017. 2. 24.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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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커머스, '온라인 신선식품'으로 대형마트 3사에 도전장 콜드체인 관점에서 바라본 소셜커머스 3인방의 숙제
글. 이성일 마켓컬리 로지스틱스리더 / 정리. 임예리 기자

 

Idea in Brief

2017년, 식선식품 시장이 이커머스(E-Commerce)의 새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신세계(쓱, SSG) 등의 프리미엄 식품관부터 중저가의 대중 마트까지, 온라인 신선식품 사업에 뛰어들지 않은 기업을 찾기 힘들 정도다. 그리고 해당 기업들은 ‘유통비 절감’과 ‘신선도 유지’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온라인 신선식품 대항해시대에 필수적이지만 가까이 다가가기엔 너무 먼 그 이름, 콜드체인. 이 시장에 막 도전장을 내민 소셜커머스 3사를 중심으로 콜드체인에 대해 살펴보자.

 

그야말로 신대륙 발견이다. 유럽 열강들이 신대륙 무역을 위해 뛰어들었던 ‘대항해시대’의 아메리카 대륙처럼,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이 이커머스(E-Commerce)의 마지막 격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2016년 대형마트들의 온라인 사업과 ‘마켓컬리’, ‘배민프레시’, ‘헬로네이처’ 등의 스타트업이 그 주인공이다.

 

이미 알려진 대로 기존 대형마트 3사(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의 온라인 사업부 강화를 비롯하여 소셜커머스 3사(쿠팡, 위메프, 티몬) 및 SK플래닛 등이 2017년 일제히 신선식품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예정이다. 이제 신선식품 시장은 온라인상에서의 경쟁을 뛰어넘어 온·오프라인 간 시장 생존을 놓고 벌이는 대격전지로 번져가고 있다.

* 기존 소셜커머스 3사라 불리던 쿠팡, 위메프, 티몬 중 쿠팡은 지난 2월 2일 기점으로 소셜커머스 서비스를 완전히 중단했다.

 

쿠팡·위메프·티몬, 신선식품판서 대격돌!

 

우선 소셜커머스 3사를 살펴보자. ‘쿠팡’은 농협중앙회와 제휴를 통해 농산물을 배송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농협중앙회가 신선농산물과 가공식품을 쿠팡에 공급하면, 쿠팡이 이를 로켓배송으로 소비자에게 직배송해주는 방식이다. 판매 상품의 SKU(Stock Keeping Unit: 개별적인 상품에 대해 재고 관리 목적으로 추적이 용이하도록 하기 위해 사용되는 식별관리 코드)는 1800개에 달하며, 해당 서비스를 위해 농협중앙회는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농식품 물류센터에 쿠팡 전용 섹터(Sector)를 구성하기도 했다.

 

‘위메프’는 2016년 11월 신선식품 전용 판매브랜드인 ‘신선생’을 론칭했다. 이와 함께 경기 광주시에 위치한 자체 물류센터 내에 660평 규모의 냉장시설을 완비했고, 냉매재와 스티로폼 박스 등을 이용한 패킹(Packing) 체계를 구축했다. 또한 위메프는 오후 10시 이전에 주문한 신선식품을 다음날 CJ대한통운을 통해 배송하고 있다. 론칭 당시 신선생의 취급 품목은 SKU 기준 약 500개였으나, 위메프측은 2016년 말까지 SKU를 1000개로 늘려 본격적으로 신선식품 시장에 진입할 계획이라 밝혔다.

 

‘티켓몬스터(티몬)’ 역시 2017년부터 티몬 내에 ‘슈퍼마트’ 카테고리를 개설해 신선식품 판매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단순히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를 연결하는 ‘티프레시’(MD가 농축수산물 생산지를 방문해 상품을 검수한 뒤 이를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직매입 방식으로 변화시키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티몬은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복합물류센터에 신선물류센터를 추가 임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슈퍼마트의 확장 전략을 감안할 때 때 티몬의 서비스는 가까운 강남권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범위를 늘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또한 티몬은 현재 롯데글로벌로지스틱스와 제휴하여 냉장차량을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지난해 12월 11번가를 운영하는 SK플래닛 역시 온라인 신선식품 스타트업인 ‘헬로네이처’를 인수하며 2017년 신선식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에 발을 담갔다.

 

콜드체인 구축의 필수 요소

 

신선식품 시장 경쟁이 본격화됨에 따라 신선식품을 소비자에게 배송하기 위한 신선 공급망 ‘콜드체인’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콜드체인이란 생산지→물류센터→소비자로 이어지는 상품 공급망에서 농축수산 신선 식료품을 저온으로 유지함으로써 신선도 저하를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콜드체인을 위해서는 상품을 상온 유통하는 방식과는 다른 시설과 절차가 필요하다. 필수적 요소들은 다음과 같다.

 

① 도크(Dock)

도크

▲마켓컬리 물류센터에 설치된 도크

 

 

도크(Dock)는 생산지에서 냉장차량으로 운송된 상품이 상온에 노출되지 않고 냉장창고로 입고될 수 있도록 고안된 장치이다. 차량 후면부의 탑 입구를 개방한 채 차량이 주차하면 도크 셔터를 개방하고 창고 안쪽에서 지게차 등의 장비로 상품을 하차한다. 외부의 따뜻한 공기가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도크 개방 시에 상단에 설치된 에어커튼이 작동하여 온도의 변화를 최소화한다.

 

② 냉장전실

냉장전실

▲마켓컬리 물류센터내 냉장전실

 

냉장전실에서는 입고된 상품의 품질 검수 및 최종 포장된 상품의 지역별 분류 작업이 이루어진다. 주로 10~15℃로 온도가 설정되는 냉장전실을 거친 뒤에 각 온도별로 분할된 상품 적치공간으로 상품들이 입·출고된다.

 

③ 냉장/냉동 적치 공간

적치공간

▲마켓컬리 물류센터내 냉장/냉동 적치 공간

 

신선식품 취급을 위해서는 별도의 온도 관리를 해야 한다. 따라서 온도별로 분할된 공간이 필수적이다. 대개 18℃ 이상의 상온, 10~18℃의 저온, 0~5℃의 냉장, -25℃ 이하의 냉동 공간으로 분할하여 관리한다.

 

④ 냉장차량

냉장차량

▲마켓컬리의 냉장차량

 

상품의 입고 및 라스트마일(Last-mile) 배송 단계에는 냉장탑을 장착한 차량이 필요하다. 부가적으로 온도가 어떻게 관리 되는지 관찰할 수 있는 트래킹(Tracking) 장치가 필요한데, 현재 타코메타(Tachometer: 시간별 온도기록 장치) 방식이 주로 사용된다.

위 요소들을 활용해 콜드체인을 구축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품을 상온 취급하는 것에 비해 40~50% 이상의 추가적인 비용이 더 발생하다. 그럼에도 콜드체인은 ‘상품의 품질’을 고려할 때 양보할 수 없는 필수적 사항이다. 요컨대 기업은 콜드체인으로 인한 비용 증가분을 기업 혁신을 통해 상쇄하여, 최종적으로 소비자가 납득할만한 가격을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셜3사 vs. 마트3사

 

한편, 기존 오프라인 식료품 유통채널은 ‘SSG’ 등의 백화점식품관 및 ‘초록마을’ 등의 프리미엄시장과 대형마트 3사(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및 전통시장으로 대표되는 중저가시장으로 나뉜다. 이런 구분은 온라인에서도 비슷하게 적용된다. 즉, 마켓컬리와 헬로네이처 등의 온라인 프리미엄 식품관과 대형마트 3사가 운영하는 중저가 온라인몰이 각자의 영역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요컨대, 앞서 언급한 소셜 3사는 2017년 온라인 중저가 신선식품 시장에 뛰어듦으로써 대형마트 3사에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하지만 승세를 잡기엔 쉽지 않아 보인다. 다음 표를 통해 그 이유를 알아보자.

온라인 신선식품 유통업체의 콜드체인 현황

중저가 시장에서 기존 대형마트 온라인몰과 경쟁을 벌여야 하는 소셜 3사의 입장에서, 가격과 품질 두 부분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가격 측면에서 소셜3사는 오프라인 채널과 연동하여 재고를 관리하는 대형마트의 구매력(Buying-power)과 폐기 관리를 따라잡기 힘들다. 또한 표에서 볼 수 있듯이, 라스트마일 단계에서 콜드체인 구축이 요원한 소셜3사는 품질 측면에서도 경쟁우위를 점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위메프·티몬, 콜드체인에 대한 우려

 

앞서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에 자리를 잡은 대형마트는 배송서비스 구축 당시부터 각 점포 및 센터마다 배송지역을 설정하고, 4회전 배송(배송 후 센터로 회차하여 다시 물건을 싣고 나가는 것)을 실시해왔다. 물론 이 방식에는 인접지역 주문이 시간차를 두고 들어왔을 때 배송 동선과 시간이 2배로 늘어날 수 있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하지만 대형마트 점포는 대개 인구 밀집지역에 분포돼 있어, 대형마트의 인프라를 잘 활용한다면 냉장차량의 중차에 따른 비용손실이 크지 않다. 때문에 대형마트는 콜드체인 공급망을 큰 무리 없이 완성할 수 있었다.

 

한편 소셜 3사는 이야기가 다르다. 대표적으로 쿠팡은 이미 구축한 수십여 개의 물류센터와 1000여 대가 넘는 배송차량을 다시 냉장 전환해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냉장기능이 없는 3PL(제3자 물류) 배송업체에 배송을 의존하고 있는 ‘헬로네이처’와 위메프의 ‘신선생’은 라스트마일 콜드체인 완성에 대한 의지가 부족해 보인다. 그나마 콜드체인 완성에 의지가 있어 보이는 티몬마저 앞서 설명한 40~50%의 추가비용을 지출하며 중저가 시장에서 견딜 수 있을지 미지수이다. 한편, 23일 기준 티몬은 현재 약 100대의 냉동차량을 운용 중이며, 서울 17개 구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HACCP(Hazard Analysis and Critical Control Point: 식품이 최종소비자에게 도달하기 전까지 각 단계의 위해요소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과학적 위생관리체계)과 식품위생법에서 생산자에 대한 온도관리 여부의 규제가 자리잡혀가고 있는 가운데, 향후 전반적인 식품 콜드체인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것이란 전망도 소셜3사에게 악재다. 신선식품 쇼핑몰이 ‘신선배송’, ‘냉장배송’이라는 단어들을 무책임하게 사용하는 것도 불안한 요소이다. 실속은 없이 홍보만을 목적으로 부풀려진 정보는 고객의 서비스 만족도 측면에서 다양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이런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또 다른 규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현재 온라인 신선식품업체 대부분이 비용문제 때문에 콜드체인 구축을 ‘패킹’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역시 한계로 거론된다. 대부분의 업체가 사용하는 스티로폼 박스는 현재 온도 관리에 가장 적합한 패킹 부자재로 꼽히긴 한다. 하지만 상온 탑차의 내부 온도가 40℃에 육박하는 극하절기에는 스티로폼 박스가 식품의 품질을 완전하게 보장하지 못한다.

 

지금까지는 필자의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에 관한 전망이다. 이는 어디까지나 현재 상황에 비추어 보았을 때의 예측일 뿐이다. 분명 콜드체인을 포함한 각 영역에서 예측하지 못했던 혁신이 나타날 것이다.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에 진입한 업체들이 상품가격, 콜드체인, 고객만족도, 비용 사이에서 얼마나 완벽한 ‘밸런스’를 찾아낼지에 대해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언제나 예측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이 인생이고, 기업은 인생을 닮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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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일

Logi(sti)c's Don Quixote 이성일의 페이스북 
이메일: seongil.lee@kurly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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