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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사 위기설로 본 역직구 시장의 회색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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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편 2017. 3. 9.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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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법이 통하지 않는 中역직구 시장, 우리 업체의 위기로?


역직구 시장 이면의 회색영역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국내 역직구 업체 P사의 위기설이 함께 불거지고 있다.

 

역직구에서 회색영역이란 다음과 같은 경우를 말한다. 1)정식 통관 절차를 거치지 않고 간이 송장만 작성해(상품 가치를 낮게 측정해) 수출하는 경우, 2)제3국을 통해 중국으로 수출하는 경우, 3)중국 따이공(보따리상)을 통해 밀무역으로 중국에 물건을 보내는 경우. 따라서 회색영역을 통해 중국으로 건너가는 물량은 역직구 수치로 집계되지 않는다.

 

한 관련 업체 대표는 “P사를 포함한 많은 국내 역직구 업체가 보세구역이나 정식 무역 절차를 거치지 않고, EMS로 간이 통관하는 방식, 즉 ‘묻지마 통관’의 방식으로 물건을 보냈었다”며, “그러나 중국 통관이 엄격해면서 화물이 한국으로 쉽백(Ship-Back)했고, 이에 따라 고객을 잃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이유로 간이 통관을 통해 물품을 보내던 P사가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동 대표는 1~2년 전만 해도 역직구 업체들이 중국 수출 물량의 상당 부분을 C2C 형식의 EMS 목록통관, 간이통관으로 보냈다고 설명한다. 특히 “C2C 형식으로 기업 물량을 보내는 것 자체가 회색영역이다”라며, “10만 원짜리 상품을 1만 원으로 기재해서 보내는 경우는 비일비재하고, 샘플, 선물, 증정용으로 표기해 물량을 내보내기도 한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포워딩 형식으로 한국에서 중국 통관장까지 보내지는 물량 가운데도 편법으로 나가는 물량이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EMS 운송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일반 고객이 우체국을 통해 항공으로 EMS 통관장을 거치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에서 중국 통관장까지 포워딩 형식으로 보내는 경우이다. 전자는 합법이지만, 후자의 경우 법의 허점(Loophole)을 교묘히 이용할 여지가 많다.

 

하지만 2015년 말 중국 세관의 통관 강화, 2016년 4월 대대적인 중국 세율 정책의 변화로 인해 과거의 프로세스를 고수하던 역직구 업체들은 혼란에 빠졌다. 한국발 EMS 통관 또한 매해 강화됐다.

 

또 다른 역직구 업체 대표는 “한국발 EMS 통관 물품 검사율이 60%에 육박했다”며 “때문에 몇몇 역직구 업체는 검사율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업체나 국가로 물건을 내보내 중국으로 보내기도 한다”고 밝혔다.

 

P사를 비롯한 역직구 업체가 겪는 어려움은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한한령) 때문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그간 보이지 않던 이러한 부분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중국 직구 시장이 커져감에 따라 중국의 자국 시장 보호 경향이 강화되는 가운데, 그동안 용인돼 온 편법 수출이 앞으로는 어려워질 것이라는 이야기다.

 

한 중국 역직구 업체 대표는 “지금은 중국을 타깃으로 하는 국내 역직구 업체들의 과도기이다”라며 “점차 중국 역직구 물량 또한 회색영역이 사라지고 건전한 업체들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불거진 위기설과 관련해 P사 출신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회색영역으로 보내기도 했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며, 매출에 관해서는 “작년 중국의 여러 이슈로 인해 대기업을 포함한 대중 수출업체의 매출이 전반적으로 줄지 않았나”라고 설명했다. 

 

또한 P사는 사업 모델을 전환해 중국발 이슈에 따른 어려움에 대비했다고 설명했다. 작년 하반기 P사는 B2C에 집중하던 사업을 B2B로 전환했으며, 정식 무역 프로세스로 물량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P사는 상품군 또한 50만 개에서 1만 개로 대폭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P사 내부 관계자는 “현재 업계에서 돌고 있는 위기설은 사실 무근”이며 “MD, 운영조직, 홍보 등에서 40명가량의 인력을 축소하긴 했지만, 이는 사업모델을 전환하면서 조직을 린(Lean)하게 가져가기 위함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P사 대표는 “위기설에 오해 소지가 있는 것 같다. 오히려 매출은 상승하고 있다. 저번 달 매출액은 30억 원을 달성했다”며 “올해 상반기에 투자유치에 성공했으며 하반기에는 해당 업체와 합병을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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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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