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스타트업이 공급망의 ‘파괴자’가 될 수 있을까

ARTICLES

by 김편 2018. 6. 25. 12:00

본문

물류의 수요공급 불일치·정보 비대칭 해결할 열쇠는

대형화 위주였던 물류 인프라, 이커머스 발 맞춰 변화 
로지스타서밋 로지스타서밋inBusan 물류스타트업 공급망

 

물류스타트업들이 꼽는 물류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는 ‘수요공급의 불일치’, ‘정보의 비대칭’으로 압축된다. 또한, 그 문제를 푸는 열쇠 중 하나로 ‘플랫폼’이 제시된다.

 

본지가 물류를 넘어선 물류를 주제로 매년 개최하는 공급망물류(Supply Chain Logistics) 컨퍼런스 로지스타서밋이 올해 처음(4월 25일) 부산을 찾았다. 부산에서 열린 로지스타서밋은 육상과 해상을 연결할 수 있는 다음단계의 모빌리티 전략을 주제로 진행됐다. 특히 전통 물류영역에 진입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는 육해공 물류스타트업들의 이야기가 공유됐다.

 

이종훈 국민대 글로벌창업벤처대학원 교수는 “새롭고 창조적인 경쟁체제를 구축해서 기존의 경제적 균형을 깨는 것이 스타트업이 앞으로 해야 할 역할”이라며 “최근 혁신의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혁신의 속도나 기술의 수준이 아닌 사회적, 철학적 혁신에 대한 고민”이라 전했다.

 

AI가 만드는 수요와 공급의 균형.

 


* 아래 내용은 로지스타서밋2018 in Busan 세션을 맡은 선현국 벤디츠 대표의 발표를 참고, 정리했습니다. 사진은 선현국 벤디츠 대표.

 

기존 국내 화물운송시장이 가진 대표적인 문제 중 하나는 화물운송 서비스 공급자와 사용자의 매칭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용자가 서울에서 부산까지 짐을 위탁운송 시키면, 해당 짐을 운송하는 사람은 부산에서 서울로 돌아올 때 대개 빈 차로 돌아오게 된다. 때문에 운송기사(혹은 업체)는 서울까지 내려오는 운송비에 ‘공차운송에 대한 손해가 예상되는 비용’까지 합산하여 소비자에게 견적을 내고, 고객 입장에서는 사실상 공차운송에 따른 비용까지 합산해 운송비를 지불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벤디츠는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거래 과정의 수급을 조정하여 화물운송 시장의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앞서 언급한 사례와 같은 경우 매칭 시스템을 통해 화물운송 기사에게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가는 짐을 주선할 수만 있다면, 고객은 기존보다 저렴한 가격에 화물운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더불어 화물운송기사는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받을 수 있다.

 

벤디츠의 인공지능을 활용한 화물운송 플랫폼 ‘센디’는 화물주선업자와 같은 중개업자를 통하지 않고, 소비자와 화물운송기사를 직접 연결한다. 센디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는 최대한 많은 공급자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다. 데이터는 단순히 현재 공차의 위치나 회귀 목적지뿐만 아니라 상하차 가능여부, 추가 인부 보유여부 등 보다 자세한 정보를 갖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통 화물 주문이 올라오는 시간은 언제인지, 한짐운송이 가능한지에 대한 여부까지 포함한다. 이후 화물운송을 원하는 고객이 센디를 통해 짐을 요청하면 ‘카카오택시’와 같은 원리로 거리별로 고객과 가까운 공차를 배차하게 된다.

 

현재 밴디츠는 1,500여 개의 고객사를 확보했다. 벤디츠는 B2B 영역에서도 중고나라의 수거물류, 패스트캠퍼스나 위워크의 이사물류, 행사물품 운송 등 다양한 니즈를 가진 기업 고객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밴디츠는 향후 소비자에겐 합리적이면서도 질 좋은 화물운송서비스를 제공하고, 배송기사에겐 안정적인 수입원을 보장하며 운송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 나아가 미래엔 화물운송 뿐만 아니라, 택배, 퀵, 드론,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운송까지 사업범위를 확장하고자 한다.

 

파편화된 공급망, 한 데 관리할 수 있다면

* 아래 내용은 로지스타서밋2018 in Busan 세션을 맡은 박준규 로지스팟 대표의 발표를 참고, 정리했습니다.

 

공급망물류 프로세스는 매우 복잡하고 거대하다. 한 회사의 물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선 CS, 운영인력은 물론 물류센터, 운송을 담당하는 다양한 주체와 협업하여 하나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재 로지스팟이 느끼는 화물운송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파편화’됐다는 점이다. 로지스팟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 화물운송 시장엔 약 1만 5,000개의 화물운송업체가 있지만, 연매출 20억 원 이하, 4인 이하 사업장이 80%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화물운송 업무는 디지털 시대가 왔다고 하는 현 시대에 역행하며 매우 구식적인 방식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전화, 팩스, 이메일로 주문을 위탁하고, 월말이 되면 인수증 마감 처리와 함께 사람이 직접 거래명세서를 대조하면서 진위여부를 확인한다. 이런 환경 속에서 가격 뿐 아니라 실시간 정보공유, 관리의 용이성 등 업무 편의에 대한 고객사들의 니즈가 높아지고 있다.

 

가령, 한 의류수입업자가 베트남 공장에서 한국으로 의류를 들여온다고 가정해보자. 베트남 OEM공장에서 생산된 옷은 현지 트럭에 실려, 베트남 항구에 도착해 선박을 타고 한국으로 들어온 뒤 통관을 거쳐 국내 트럭에 실려 수입업자에게 도착한다.

 

이런 프로세스 아래서 만약 수입업자가 현재 내 화물이 어디 있는지 알기 위해선 각 업무수행 단계에서 업무를 담당하는 이들과 직접 연락해야한다. 자연스레 유무형의 거래 비용은 높아지고, 화물운송에 대한 정확한 예측 가능성은 사라진다.

 

로지스팟 플랫폼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화주에게 배차부터 고객 전달까지 아우르는 트래킹 정보를 제공한다. 고객의 KPI(Key Performance Indicator)에 맞는 대시보드를 제공하기도 한다. 단순히 중개 수수료 절감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IT기술로 사업체의 현황을 분석해 업무 효율을 높이는 가치 제공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로지스팟은 화물 거래의 모든 정보를 플랫폼 위에 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운송뿐 아니라 전반적인 물류 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관련 주체들이 모두 연결되는 운영 시스템을 구축된다면, 사용자 편의의 개선은 물론, 궁극적으로 기업간 상거래 역시 촉진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해상운송의 ‘어둠’을 걷는 방법

 

로지스타서밋 스타트업 물류 스타트업 트레드링스 플랫폼 해상운송

* 아래 내용은 로지스타서밋2018 in Busan 세션을 맡은 박민규 트레드링스 대표의 발표를 참고, 정리했습니다. 사진은 트레드링스 박민규 대표.

 

수출입 물류는 정가제가 통하는 시장이 아니다. 항공, 해상 모두 마찬가지로 한정된 공간을 수요공급의 변화에 따라 판매하다 보니 계속해서 가격이 변한다. 여기에 업체별, 경로별, 경유지별로 전체 운임이 달라지고, 운임이 같다고 하더라도 운임 외에 수많은 부대비용이 존재한다. 이 때의 부대비용 역시 정형화돼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트레드링스는 동일한 부대비용과 경로를 비교해 각 고객이 원하는 물류 서비스의 기준에 맞는 합리적인 업체를 찾아 선정할 수 있는 비교견적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클라우드 서버를 활용해 고객이 언제든 자사 시스템에 접속해 필요한 서류를 관계자 모두에게 공유하고, 회사의 수출입 물류 이력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양식도 제공한다.

 

하지만 해상운송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시성’을 확보해 리스크(위험)를 관리하는 것이다. 컨테이너 침수, 파손으로 인한 상품 망실 역시 리스크에 속하지만, 가장 대표적인 해상 리스크는 운송지연이다. 기상악화, 터미널 선적/하역 작업의 지연, 터미널에서의 파업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운송 지연이 발생하게 된다.

 

트레드링스는 현재 위성을 통해 수집되는 AIS(Automatic Identification System : 선박자동추적장치) 데이터, 이동경로, 미래 이동 스케줄을 포함해 수많은 선박 데이터를 분석해 실제 선박의 이동 위치와 지연 정도를 도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러한 사전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화주는 선적 이전부터 자신이 선택한 선박의 지연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고, 이는 화주가 정시성을 확보할 있는 하나의 대안 시스템이 된다.

 

아직까지 국내 많은 수출입 기업들이 물류를 단순히 ‘비용’으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적절한 비용에 따른 서비스 품질은 당연히 중요하다. 하지만 수출입 물류 프로세스가 원활히 연결되기 위해서는 이제껏 항상 공백으로 여겨졌던 해상 운송구간의 어둠이 걷힐 필요가 있다.

 

온라인이 여는 新무역, 어떻게 다가갈까

* 아래 내용은 로지스타서밋2018 in Busan 세션을 맡은 조현재 비욘드어스 대표의 발표를 참고, 정리했습니다.

 

현재 선진국의 소비재 유통시장의 10% 정도는 온라인으로 넘어간 상태다. 한국의 경우 이보다 조금 높은 15% 정도인데, 향후 일반 소비재의 30%까지는 온라인시장이 대체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내수를 넘어 글로벌로 향하는 생태계는 점점 더 거대해지고 있다. 아마존은 세계 16개 국가에 진출하고 있으며, 알리바바는 중국과 동남아를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리테일 영역의 판매자(Seller)는 이베이, 아마존 등의 거대한 생태계에서 뛰어노는 한 마리 짐승과 같다. 즉, 예전에는 겪지 못했던 전 세계 시장과 이어지게 된 것이다.

 

글로벌 리테일은 이전까지의 무역과는 새로운 형태를 가지고 있다. 둘 사이의 가장 큰 차이점은 정보의 격차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B2B 무역거래의 구매자(Buyer)가 현지 동향, 구매량 등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인터넷 검색만으로 시장현황과 트렌드를 알 수 있다. 판매 역시 현지의 판매상과의 협상을 통해 이뤄졌지만, 현재는 마케팅 전략을 통해 원하는 소비자에게 타깃 판매가 가능해졌다.

 

위와 같은 변화를 가능하게 만든 것이 바로 물류다. 전통 무역에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선 상품의 대량 구매를 통해 비용을 낮춰야 했고, 이에 따라 물류 역시 대형화가 필요했다. 하지만 국경간 전자상거래가 활발해짐에 따라, 소량의 상품을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다양한 물류 서비스가 등장했다.

 

그리고 판매, 물류 정보는 셀러가 마케팅을 하는 데 중요하게 사용되는 제반 자산이 됐다. 가령 한 상품이 중국에서 잘 팔렸다면, 해당 상품과 관련 있는 신상품을 나왔을 때 중국지역에서만 론칭하는 전략을 택할 수 있다. 물류 데이터를 분석해 물류비 절감에 활용할 수도 있다.

 

로지스타서밋inBusan 물류스타트업 공급망 플랫폼

 

한편, 이날 행사에는 위 강연과 함께 공급망관리의 오랜 숙제인 ‘정보 공유’의 방법론(이강대 연세대 교수)과 대규모 물류 인프라가 마이크로 도심 인프라로 변화하는 트렌드(서상범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전해졌다.

 

소유에서 ‘공유’로, 선택 아닌 필연

* 아래 내용은 로지스타서밋2018 in Busan 세션을 맡은 이강대 연세대학교 패키징학과 교수의 발표를 참고, 정리했습니다.

 

새로운 시장 참여자들의 등장 배경엔 물류를 둘러싼 환경의 변화가 있었다. 그리고 이전까지 경직된 상태였던 물류 생태계 속의 수평적, 수직적 프레임이 최근 인구구조의 변화, 기술 발전, 산업 환경의 변화로 인해 바뀌고 있다.

 

전통 오프라인 기업은 온라인 기업을 인수합병하거나, 우회상장을 통해 새로운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식정보 방면에서도 온라인 시대에 도래함에 따라 특정인들이 관리했던 지식이 전보다 빠르게 많은 이들에게 공유되고 있다.

 

하나의 생태계에서 변종이 출현하기 위해선 ‘바이러스’가 필요하다. 물류 생태계 안에서 바이러스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정보다. 이전까지의 ‘물류 가치관’이 통하지 않는 ‘기술 유목민’, ‘지식 소상인’들은 정보 공유의 기술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 낼 것이다.

 

시대에 맞는 ‘인프라’ 전략이 필요할 때

 

로지스타서밋 한국교통연구원 물류인프라 이커머스

* 아래 내용은 로지스타서밋2018 in Busan 세션을 맡은 서상범 한국교통연구원 물류정책·기업인증센터장의 발표를 참고, 정리했습니다. 사진은 서상범 한국교통연구원 물류정책·기업인증센터장.

 

화물의 물리적인 이동이 있는 한 ‘인프라’는 언제나 주목받아야 할 소재다. 최근 들어 가장 주목받는 변화는 ‘이커머스’의 성장과 함께 찾아온 ‘라스트마일 물류’의 변화다.

 

2000년대 초반 1억 박스를 돌파한 국내 택배 물량이 현재 연 23억 개 수준으로 늘어나는 과정에서 라스트마일 물류의 중요성은 크게 늘었다. 이런 변화의 흐름 속에서 물류 인프라에 대한 접근 역시 이전과는 달라져야 한다.

 

신시대의 물류 인프라를 활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 사례가 바로 아마존이다. 보통의 물류센터는 도시 외곽에 대규모로 지어지는 것이 업계의 상식이었다. 그런데 아마존은 임대료가 무척이나 비싼 뉴욕 맨하탄에 두 개의 물류센터를 지었다. 배송 속도 경쟁이 이커머스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된 상황에선 물류 거점 역시 최종 소비자와 가까워야 한다는 판단에서였다.

 

일본의 마켓플레이스 라쿠텐도 마찬가지다. 라쿠텐은 라쿠빈 서비스를 론칭했다. 자주 팔리는 상품을 실은 트럭이 도심을 돌아다니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고객에게 배송해주는 프로세스다. 즉, 대형 건물이었던 물류센터가 이제 이동하는 소형 물류센터로 전환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그렇다면 도시 인프라를 관리하는 공공기관은 이에 대해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최근에는 ‘공유’ 개념이 비교적 많이 도입되고 있다. 유럽에선 도로변의 주차공간을 시간대별로 화물차 전용 조업공간으로 활용하기도 하고, 프랑스에서는 시간제 물류시설을 설치하기도 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현재의 인프라, 특히 도시의 인프라만으로는 늘어나는 물량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조금은 개방적인 관점에서 도시 물류 인프라의 개념을 바라봐야 할 필요가 있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