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산업 SCM포럼 창립 세미나>
"농산물 물류비, 제조업의 2배…개선 시급"
농산물에도 공급망관리 기법 도입
포장·운송 등 물류표준화 서둘러야
[로컬경제] 배추, 무 등 우리나라 농산물 물류비가 15.8%로 제조업(9.1%) 보다 2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2500원짜리 배추 한포기와 담배 한갑을 비교하면 배추는 395원의 물류비가 발생돼 담배(227원)보다 168원이 더 드는 셈이다.
지난 26일 농식품산업 SCM포럼은 경기도 성남시 경원대학교에서 ‘농산물 물류혁신을 통한 농식품산업의 발전전략’이란 주제로 창립세미나를 개최하고, 산지서 밥상까지 이르는 농산물유통에 공급망관리(SCM·Supply Chain Management)기법을 도입해야한다고 밝혔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한관순 경원대 산업정보시스템학과 교수(농식품SCM포럼 준비위원장)는 “우리나라 농산물 물류비가 2005년 13.8%에서 2007년 15.8%로 매년 증가추세에 있다”며 “국민의 먹거리인 농산물에 대한 중요성만큼 물류합리화 작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한 교수는 “이런 농산물 물류비 증가가 영세한 농가의 수익성 악화와 가격인상을 초래하고 있다”며 “정부와 농업계 차원에서 낙후된 농산물 물류시스템 개선에 대한 지원과 노력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농산물 물류합리화를 위한 선행단계로 농산물 포장재 개발과 팔레트(pallet)를 활용한 적재 및 운송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래협 서울시농산물공사 유통연구실 박사(한경대학교 글로벌물류학과 겸임교수)는 “현재 가락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요 채소류 중 배추와 무의 비중이 각각 9.11%, 8.07%로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들 품목에 대한 10kg 단위의 포장재 개발과 팔레트 적재를 통해 연간 물류비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박사는 “농산물이 다단식목재상자와 방수골판지를 통해 포장과 적재단위가 규격화될 경우 ▲대량운송(대형화물차)에 의한 운송비 절감 ▲하역비 감소 ▲다단식 적재를 통한 보관효율화 등의 개선효과가 발생될 것”으로 내다봤다.
복잡한 농산물 유통구조 속에서 공급망관리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농산물에 대한 지역별, 품목별에 따른 생산량, 공급량 등 데이터베이스(DB·Data base) 구축도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류기업 대표로 참석한 차동호 CJ GLS 3PL본부장 상무는 “영세한 생산자와 유통참여자가 대부분인 농산물 유통구조상 정확한 통계자료가 없는 게 우리 농업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차 상무는 “정부 주도의 농산물 DB화 구축을 통해 농산물 공급의 가시성(visibility)을 높인다면 공산품처럼 각광받는 선진 SCM기법들이 물류기업들을 통해 농산물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송준성 삼영물류 상무는 “국내 농산물은 3자물류(3PL·Third Party Logistics) 개념의 아웃소싱보다는 물류공동화 차원에서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며 “지역별로 생산농가와 조합 등이 결집돼 물량 대형화를 이루고, 협업의식 고취 등 물류개선에 대한 필요성 등 농가의 의식전환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김병훈 농협물류 사장과 조규표 농림수산식품부 유통정책과 사무관, 한국SCM학회 이영해 교수, 전만술 한국물류기술연구원 고문, 김수일 포장개발연구소 대표, 이광형 전국산지유통인연합회 사무총장 등 250여명의 농산물유통 및 물류 산·학·연 관계자와 학생들이 참석했다.
김철민 기자 olle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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