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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쉬코리아 vs 배달대행사, 평행선 달리는 플랫폼 생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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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편 2018. 10. 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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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가기? 목 치기? 배달대행사가 주장하는 메쉬코리아의 '수법'

메쉬코리아 측 '사실무근', 적법한 절차 가운데 통상적 영업활동일 뿐

메쉬코리아의 영업노선 변경? 전 직원의 이야기 들어보니…

 

 

글. 신승윤 기자

 

Idea in Brief

 

IT 기반 물류 스타트업의 떠오르는 별, 메쉬코리아. 대규모 투자 유치와 더불어 대한민국 전역에 라스트마일 배달 물류망을 구축 중에 있다. 그러나 메쉬코리아의 성장 이면에 본인들이 이용당했으며, 희생자라 주장하는 이들이 등장했다. 메쉬코리아의 ‘빼가기’, ‘목 치기’ 수법에 당해 동료와 영업장을 잃었다는 지역별 배달대행사가 그들이다. 한때 계약 관계이자 협력 관계였던 이들의 사이는 왜 무너져 내린 것일까. 이른바 ‘빼가기’와 ‘목 치기’, 듣기만 해도 섬뜩한 단어들로부터 이들의 좁히지 않는 평행선 이야기는 시작된다.

 

배달대행 플랫폼 서비스는 배달대행사와 상점 사이를 연결해준다. 그리고 해당 배달 건에서 발생하는 이익으로부터 수수료를 취하는 구조를 가진다. 예를 들면 별도의 배달기사를 고용하지 않는 피자가게에서 배달 서비스를 요청하면, 배달대행 플랫폼은 이를 주변지역 배달대행사에 전달한다. 이를 받은 배달대행사는 다시금 소속 배달기사에게 업무를 하달하는 식이다.

▲ 배달대행업 프로세스

 

메쉬코리아의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VROONG)’ 또한 위와 같은 구조 가운데 성장했다. 누적 투자 유치금 1,000억 원을 돌파하며 물류 스타트업하면 국내에서 가장 대표적인 존재가 됐다. 기업의 성장과 그에 따른 투자 유치에는 반드시 가시적인 지표 상승이 필요하다. 그리고 배달대행 플랫폼에게 성장 지표란 플랫폼 사용자 증가와 매출 증가다. 여기서 플랫폼 사용자란 배달대행사와 기사, 그리고 이를 이용하는 상점이며, 매출 증가란 수수료로부터 얻는 이익의 증가다.

 

메쉬코리아가 지속적으로 대규모 투자유치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 또한 이 지표의 상승과 향후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그런데 그 과정에 있어 본인들이 희생자라 주장하는 이들이 등장했다. 바로 배달대행사 점주들이다. 이들은 메쉬코리아가 두 가지 방식을 통해 갑질 또는 시장파괴를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나는 ‘빼가기’며, 또 하나는 ‘목 치기’다.

 

어제의 동료가 경쟁업체로, ‘빼가기’

배달대행사를 운영하고 있는 A 씨는 과거 메쉬코리아와 계약해 부릉 플랫폼을 사용하는 파트너였다. A 씨는 “당시 메쉬코리아가 제시한 각종 프로모션들이 마음에 들었다”며 “그중에서도 맥도널드, 버거킹 등 기업 배달대행 물량을 제공한다는 점이 핵심이었다. 기존 자사가 확보하고 있던 지역 상점 물량과 기업 물량이 합쳐져 콜 수(배달대행 주문량)도 늘고, 메쉬코리아가 제안한 배달 건당 수수료도 높았기에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수개월 후에 발생했다. 메쉬코리아 측에서 배달대행사가 가져가는 배달 건당 수수료를 조정하자 요청한 것이다. A 씨는 “메쉬코리아 측에서 갑작스레 수수료를 50% 이하로 감축하자 통보했다. 그 이유로 메쉬코리아가 지속적 영업 적자를 기록하고 있음을 들었다. 무척 당황스러웠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현재 받고 있는 건당 수수료를 낮출 수도, 메쉬코리아 측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거절할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하여 A 씨가 요구한 것은 협상이었다. 계약 당사자로서 서로의 이해관계를 조율하자는 것이었다. A 씨는 시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수수료를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메쉬코리아는 이를 거절했다고 한다. 당장에 절반 이하의 수수료만 제공하겠다는 것이었다. A 씨는 “메쉬코리아가 통보한 수수료로는 기업 배달대행 물량이 늘어난다 해도 아무런 득이 될 것이 없었다. 일감만 늘어나고 버는 돈은 그대로인 꼴”이었다며 계약 해지 절차를 밟았다.

 

그 과정에서 A 씨는 새로운 배달대행 경쟁사를 맞이하게 된다. 메쉬코리아 측에서 A 씨와 같은 지역에 배달대행 직영점을 열겠다 선언한 것이다. 게다가 해당 직영점의 운영자로 발탁된 것은 A 씨가 운영하는 배달대행사의 실장급 직원이었다. A 씨는 “부릉 계약해지와 동시에, 수년간 성실히 일하던 직원이 같은 지역 경쟁사 운영자로 옮겨갔다. 이전부터 우리 회사 직원들을 포섭하기 위해 물밑작업을 했다는 이야기밖에 더 되겠는가”라며 한탄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계약해지를 논의하던 중, 메쉬코리아 측이 지역 상점주들에게 배달대행사 대표가 교체됐다고 공지하며 새 직영점 대표를 소개한 것이다. A 씨는 “지역 상점주들은 우리(배달대행사)가 지속적인 관계형성과 유지를 통해 확보한 고객들이다. 때문에 우리가 부릉과 계약했다 하니 상점주들도 며칠에 걸쳐 부릉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사용법을 익히는 등 수고를 감수한 것”이라며 “그런데 우리가 상점주들에게 현 상황을 설명하기도 전에 대표 교체 공지를 전달한 것은 지극히 일방적이며, 상점주들이 큰 혼란을 느낄 부분”이라 말했다.


▲ A 씨는 메쉬코리아의 일방적 공지에 큰 피해를 입었다 주장하고 있다.

 

또한 계약해지 후 A 씨에게 주어진 시간은 3일이었다. 이 3일이 지나면 부릉 플랫폼 사용이 전면 중지되며, 플랫폼에 저장해 둔 지역 상점 정보 또한 이용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A 씨는 “주어진 3일 동안 백여 곳에 가까운 상점들을 일일이 찾아가 상황을 설명하한 뒤, 하루 꼬박 걸려 새로운 프로그램 설치를 도왔으며, 영업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를 마쳐야 했다. 그 과정에서 우리와 거래하던 지역 상점의 30%를 메쉬코리아에 내줘야 했다”고 말했다.

 

A 씨는 이 모든 과정이 메쉬코리아의 ‘빼가기’ 수법이라 주장한다. 먼저는 지역 상점 정보를 플랫폼을 통해 가져가고, 이후 배달대행사의 내부 직원을 포섭한 뒤, 수수료 단가를 급락시키는 등 계약해지를 유도한다. 이후 계약이 해지되면 해당 지역에 직영점을 차리고, 얻어낸 상점 정보 및 직원들을 통해 운영하는 것이다. A 씨는 “이는 명백한 ‘빼가기’ 수법으로, 메쉬코리아가 말하는 상생, 공정경쟁과는 거리가 먼 거대 플랫폼사의 횡포”라고 말했다.

 

말 안 듣는 망아지 길들이기? ‘목 치기’

배달대행사를 운영했던 B 씨 또한 메쉬코리아와 계약해 위탁사로 업체를 운영했다. B씨는 “첫 만남에서 메쉬코리아가 제시한 라스트마일 배송의 비전과 혁신에 이끌려 계약했다”며 “그때까지만 해도 이 선택이 내 인생 최대의 실수가 될 줄은 몰랐다. 영업장은 물론 동료들까지 메쉬코리아에게 고스란히 빼앗겼다”라고 한탄했다.

 

B 씨는 기존에 운영하던 배달대행사를 위탁사로 운영함과 동시에, 타 지역 진출에 대한 지원까지 받았다. 사무실 임대료, 장비 등 초기비용을 모두 메쉬코리아에서 제공했다. 함께 일하던 동료들과 함께 타지로 이동해 사업 확장에 매진한 B 씨는 “동료들과 동고동락하며 정말 열심히 일했다. 그간의 영업 노하우를 쏟아부었다. 그 결과 콜 수를 5배 이상 증가시키는 성과를 얻었다”라고 말했다. 다만 문제는 그 이후 발생했다.

 

B 씨 또한 배달 건당 수수료 감축 압박을 받았다. 더불어 메쉬코리아로부터 지원받던 사무실 임대료에 대한 의견차도 생겼다. B 씨는 “결국 메쉬코리아의 요구를 수용했다”며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내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하거나, 제안 사항에 반발하는 등 갈등이 있었다. 그때 미운 털이 박힌 것”이라 회상했다. 그 이유인 즉, 얼마 뒤 메쉬코리아로부터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사무실 임대료와 오토바이 리스 비용 등 미수금이 연체됐다는 이유였다.

 

B 씨는 같은 이유로 타 지역은 물론, 수십 년 일해 온 기존 영업장에서도 설 자리를 잃었다. 계약 해지와 함께 수년간 함께 일한 직원들이 새로이 위탁 계약을 맺어 업체를 운영하기 시작한 것이다. B 씨는 “메쉬코리아가 미수금을 요구한지 한 달 만에 일방적으로 계약 종료를 통보했고, 그 다음날 플랫폼 사용 권한을 잠가버렸다. 몇 주만 더 시간을 달라는 요구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B 씨는 본인이 메쉬코리아의 ‘목 치기’ 수법에 당했다고 주장한다. 위탁사 계약과 더불어 타 지역 진출을 적극 유도한 뒤, 매출증가효과와 함께 이에 필요한 핵심 영업 정보를 획득한다. 이후 배달대행사 내부 직원에게 대표직을 권하는 등 포섭을 시도하고, 완료되면 평소 비협조적이던 기존 대표와 교체해버리는 방식이다. B 씨는 “내가 고생해서 일궈낸 영업장에, 함께 일한 동료들까지 모두 빼앗겼다”며 “이는 각종 운영 정보를 빼간 뒤, 메쉬코리아의 운영정책에 순종적인 인물을 책임자로 앉히려는 속셈”이라 주장했다.

 

메쉬코리아 측, ‘사실무근’

반면 메쉬코리아 측은 ‘빼가기’ 등 의도적 계약해지 및 직원 포섭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메쉬코리아 관계자는 “비즈니스 관계에서 수수료 등 계약조건 변경 협의는 언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특별한 의도를 가지고 계약조건을 변경하는 것이 아니다. 계속해서 변화하는 시장 환경 가운데, 적법한 절차를 거쳐 통상적인 비즈니스 활동을 하고 있을 뿐”이라 말했다.

 

또한 “배달기사들은 자신이 원하는 업무 환경과 조건을 선택할 수 있는 일종의 자영업자”라며 “특수한 목적을 위해 강제로 영입하거나 포섭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애초에 특정 업체에 구속되지 않고 활동하는 배달기사들을 ‘빼간다’는 표현은 부적절한 표현이다. 메쉬코리아는 우수한 파트너를 원하는 만큼 더 좋은 업무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지, 선택은 오직 배달기사들의 몫”이라 답했다.

 

‘목 치기’라 불리는 계약해지와 관련해서는 “계약서에 명시한 계약해지조건 외에 특수한 목적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는 것은 불가능 하다”며 “계약해지는 오직 원칙대로 진행된다. 고객센터를 통해 배달 서비스 질을 직접 관리하는 메쉬코리아는 배달대행 위탁사와 협력해 예절, 복장 등 배달기사 교육에 힘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객 불만사항이 다수 반복되는 등 서비스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는 계약 해지 사유가 된다”고 말했다.

 

또한 “그 외에 배달대행사 측에서 배달기사 임금을 체납하거나, 배달기사로부터 취합해 메쉬코리아 측으로 전달하는 오토바이 리스비용을 탈취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처럼 배달대행사 대표의 계약 불이행, 범법행위 등 지극히 개인적 사유로 계약해지 절차를 밟았을 뿐, 갑질이나 시장파괴와는 무관한 내용”이라 답변했다.

 

전 직원의 이야기 들어보니…

한편 전 메쉬코리아 직원 C 씨에 따르면 ‘빼가기’, ‘목 치기’ 등은 실제 메쉬코리아 내에서 계획 및 진행되고 있는 영업방식이라는 설명이다. C 씨는 “본래 메쉬코리아는 기업 배달대행 물량에 집중하고 있던 것이 맞다. 하지만 거대 투자 유치가 거듭되면서 노선이 변경된 것 같다”며 “투자자들에게 성장 지표를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직영점 및 배달기사 확보, 지역 상점 확보이기 때문에 공격적인 영업을 진행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 프렌차이즈 등 기업 배달대행에 집중하던 메쉬코리아가 배달기사 및 가맹 상점 확보에 집중하게 된 연유는?(메쉬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또한 C 씨는 “그 과정에서 부릉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는 배달대행사 및 소속 기사들을 원활히 핸들링 하기위해 사용하는 것이 ‘빼가기’, ‘목 치기’ 등”이라며 “사실 배달대행사는 메쉬코리아와 플랫폼 사용 계약을 맺은 관계로, 각각의 업체들과 기사들은 메쉬코리아 소속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기업 규모의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이들이 이탈하면 그만큼 소속 기사 및 지역 상점을 잃는 것이기 때문에, 계약을 유지하라 압박하거나 대표 교체를 종용하는 등의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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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상생의 그림자, 메쉬코리아의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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