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편의점 배달' 시장, 삼인삼색(三人三色) 서비스 비교·분석
배달지역·시간·가격부터 거점 운영과 배달 방식까지, 공통점과 차이점
1인 가구와 함께 성장할 편의점 배달 시장, 새로운 배달전쟁 전장되나
글. 신승윤 기자
본격적인 ‘편의점 배달’시대가 온다. 기존 조리음식, 택배배송과 달리 편의점 배달은 과자와 음료, 아이스크림, 생필품, 도시락, 냉동식품 등 말 그대로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공산품들을 주문으로부터 1~3시간 이내에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현재 한정 지역 내에서 제공되는 서비스이지만, 해당 배달 업체들은 하나같이 ‘점차 서비스 가능 지역을 늘려갈 것’이라 입을 모으고 있다. 4~5년간 성장과 경쟁을 반복하고 있는 음식배달 시장 외 새로운 배달의 영역에 도전하고 있는, 대표적인 편의점 배달 서비스 업체 3 곳을 비교·분석해 그 현황 및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해 알아봤다.
(1) 배달의민족 ‘배민마켓’
대표적 음식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이 이번에는 편의점 배달에 도전한다. 그 이름처럼 모든 배달의 영역에 도전하려는 것인지, 배달의민족 배민마켓은 송파구에 직접 O4O(Offline for Online) 물류거점을 구성해 2018년 12월부터 베타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거점에는 배민라이더스 배달기사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판매 품목들은 사전구매를 마친 뒤 거점에서 직접 관리 및 배송하는 형태다. 현재 음료, 유제품, 과자, 즉석밥, 조미료 등 350여 종류 제품을 판매 중에 있으며, 배달가능 지역은 서울시 송파구 일대로 한정된다.
▲ 송파구 석촌호수 인근에 위치한 배민마켓 물류거점
(2) ‘나우픽’
온라인 편의점을 표방하는 ‘나우픽’은 이미 지난 2018년 5월부터 공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나우픽 서비스는 강남구 언주역 인근에 위치한 O4O 물류거점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나우픽 전속 라이더들이 배달을 진행하고 있으며, 판매 품목 또한 사전구매를 마친 뒤 거점에서 직접 관리 및 배송하는 방식이다. 현재 3,200여 종류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배달가능 지역은 서울시 강남구 일대다.
▲ 강남구 언주역 인근에 위치한 나우픽 물류거점
(3) 메쉬코리아 ‘오늘드림’
메쉬코리아와 올리브영이 손잡고 서비스하는 ‘오늘드림’은 올리브영의 제품을 메쉬코리아의 배송플랫폼 ‘부릉’ 배달기사들이 배달해주는 방식의 서비스다. 2018년 12월부터 시작된 서비스로 올리브영의 오프라인 매장이 곧 물류거점이 되는 방식이다. 뜬금없이 웬 올리브영이냐 할 수 있겠지만, 이미 올리브영 등 H&B(Health & Beauty) 매장은 제2의 편의점이라 불릴 만큼 그 판매 품목이 다양하다. 각종 뷰티 관련 제품뿐만 아니라 음료, 과자, 라면에 건강식품과 반려동물 사료까지 구비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오늘드림은 약 600여 종류 제품을 판매 중이며, 서울시 곳곳에 위치한 올리브영 매장을 오늘드림 매장으로 운영 중이다.
▲ 올리브영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거점으로 삼고 있는 오늘드림 서비스
세 가지 서비스, 전격 비교
① 온라인 주문
그렇다면 위 편의점 배달 서비스들은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을 가지고 있을까? 먼저 주문 방식이다. 배민마켓과 나우픽은 오프라인 물류거점을 운영하고 있으나, 해당 거점에서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다. 오직 온라인을 통해서만 주문하고, 배달받을 수 있다. 오늘드림 역시 올리브영의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거점으로 활용하나, 매장에서의 제품판매와 온라인 주문은 별개다. 메쉬코리아의 배달기사들은 올리브영 매장에서 포장을 마친 제품을 픽업해 즉시 배달하는 역할만을 담당한다.
② 품목 및 재고
앞서 설명한 것처럼 배민마켓은 350여 종류, 나우픽은 3,200여 종류, 오늘드림은 600여 종류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가장 종류가 적은 배민마켓의 경우 아직까지 베타서비스임을 감안해야하며, 오늘드림 또한 당일배달이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운영함에 있어 최적의 제품부터 순차적으로 테스트하는 단계에 있다. 나우픽의 경우 가장 긴 서비스 기간을 바탕으로 현재 과일, 채소, 정육 등 신선식품과 가전, 인테리어 용품까지 판매하고 있어 가장 많은 제품 종류를 보유하고 있다.
재고관리 방식은 세 서비스 모두 마이크로 물류거점을 바탕으로 한다. 배민마켓과 나우픽의 경우 자체 거점가운데 모든 물품을 매입해 관리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재고를 관리하며, 수요예측에 따른 매입을 진행한다. 때문에 이들의 물류거점은 마치 하나의 편의점, 또는 군용매점인 PX를 연상시킨다. 한편 오늘드림의 경우 서울 전역에 위치한 올리브영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거점으로 활용한다. 소비자의 주문에 따라 배송지 주변 올리브영 매장이 보유하고 있는 재고를 활용한다. 때문에 현재 가장 많은 마이크로 물류거점을 확보한 상태며, 재고 관리에 있어서도 가장 안정적인 시스템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 배민마켓(좌)와 나우픽(우)의 앱 주문 화면. 제품과 관련해 실제 제품정보를 사진으로 촬영해 제공하고 있다. 다만 유제품 등 유통기한이 존재하는 제품에 있어, 제품마다 확인한 뒤 원하는 것을 구매하는 방식은 불가능하다.
③ 출고
출고는 어떻게 진행될까. 배달의민족 애플리케이션 내 배민마켓 탭에서 확인할 수 있는 주문량을 확인해보면, 배민마켓의 일평균 주문량은 10~15 건 정도다. 작은 부피의 제품들을 피킹하고 포장하는 데 있어 소수 관리자 또는 배민라이더스 배달기사가 직접 처리할 수 있는 양이라 추측해볼 수 있다. 나우픽의 경우 물류거점 담당 직원이 주문에 따라 피킹·패킹을 진행하면 전속 라이더가 이를 넘겨받아 배달하는 방식이다. 오늘드림 또한 올리브영 매장 측에서 배달 전 단계를 모두 담당한다. 때문에 배달기사는 제품을 배달하는 일에만 집중하면 된다.
정리해보면 재고 및 출고에 있어 배민마켓과 나우픽은 향후 서비스 확장에 따라 물류거점 확장 및 관련 인력 확보가 필수다. 기존 거점의 크기가 늘어나야 할 수도 있을 것이며, 타 지역 배송을 위한 추가거점 확보 또한 필요하다. 더불어 보다 정교한 수요예측과 재고 관리 시스템이 도입돼야 할 것이며, 제품 입·출고와 관련해 배송의 영역과 분리하여 독자적 프로세스가 적립돼야 한다. 한편 오늘드림은 이 과정이 필요하지 않다. 태생부터가 오프라인 유통과 라스트마일 물류가 만나 탄생한 서비스기 때문이다.
▲ 냉장·냉동고 및 다단의 랙(Rack)을 통해 재고를 관리하는 배민마켓. 배달기사들의 픽업존 또한 구분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들리는 바, 현재 송파구 모 건물 2층에 위치한 배민마켓의 물류거점은 출고에 있어 요충지라 할 수 있다. 그 아래 1층에 편의점이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나우픽의 물류거점 또한 편의점에 인접해 있었다고 한다. 나우픽 관계자는 “서비스 초기, 주문에 비해 재고가 모자랄 때에는 직접 편의점에서 구매해 배달하기도 했었다. 향후 시스템이 안정된 후에는 문제없었으나, 편의점 배달 초반에는 실제 편의점이 물류거점 주변에 위치하고 있으면 도움이 되더라”는 후일담을 전하기도 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모든 것이 계획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현 배민마켓의 위치선정은 탁월하다.
④ 이륜차와 라이더
세 가지 서비스는 모두 이륜차를 기반으로 배달한다. 그 신속성과 유연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륜차는 화물차 등에 비해 크기가 작아 주정차가 편리하고, 좁은 지역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으며, 편의점 배달의 특성상 제품들의 부피가 상대적으로 소형이기에 최적의 배송수단이다. 이를 바탕으로 배민마켓은 평균 35분, 나우픽은 20분의 배달시간이 소요된다. 서울 전역을 목표로 하는 오늘드림의 경우도 빠르면 30분, 늦어도 최대 3시간 이내에는 제품을 받아볼 수 있다.
배달기사의 경우 배민마켓은 배민라이더스와 함께한다. 전속 배달기사를 통해 배달하기 때문에 갑작스런 주문량 폭발이나, 다수의 배송지에 산발적으로 동시주문이 들어온다 하더라도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 나우픽도 마찬가지다. 전속 배달기사가 상주하고 있으며, 갑작스레 주문량이 늘어난다 하더라도 사전 계약을 마친 배달기사들이 나우픽의 배달 건을 우선적으로 담당한다. 반면 오늘드림의 경우 메쉬코리아의 부릉 플랫폼을 사용하는 모든 배달기사들을 대상으로 한다. 이들이 자율적으로 해당 건을 수락해야만 배달이 진행되는 것이다. 때문에 배달기사들이 오늘드림 배달 건을 선호할 수 있도록 꾸준히 관리하는 것도 중요 포인트 중 하나일 것이다.
⑤ 배달 가능 조건
배민마켓 배달은 현재 송파구 일대로 한정된다. 배달 가능 시간은 연중무휴 오전 10시 50분부터 오후 11시까지다. 제품수량은 한 종류별로 최대 5개까지만 주문이 가능하며, 앱 상에 5개 초과 주문 시 주문이 취소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최소주문금액은 별도로 존재하지 않으며, 배달료는 3,500 원으로 고정돼 있다.
나우픽 배달은 현재 강남구 일대로 한정된다. 연중무휴 24시간 배달이 가능하며, 최소주문금액 등의 금액제한은 없다. 단 제품 하나당 최대 10 개까지만 주문이 가능하다. 배달료는 기존 3,500 원에서 2만 원 이상 주문 시 1,000 원으로 할인된다.
오늘드림은 서울 전역의 올리브영 오늘드림 매장에서 배달이 진행된다. 단 서울 내 모든 매장에서 서비스지 않아 배송소요시간에서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를 최대 3시간으로 명시하고 있다. 실제 모든 올리브영 매장이 배달에 뛰어들 필요는 없을 것이며, 향후 배달 물량에 따라 최적화 된 매장만을 거점으로 삼으면 될 것이다. 때문에 향후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거점 위치선정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오늘드림의 배달주문 가능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며, 당일배송은 오후 8시에 주문이 마감된다. 이후의 주문에 대해서는 다음날 오전에 배달이 진행된다. 최소주문금액은 별도로 존재하지 않으며, 주문수량은 매장 재고 상황에 따라 최대 수량을 표시해 준다. 기본 배달료는 5,000 원에서 3만 원 이상 주문 시 2,500 원으로 할인된다.
▲ 올리브영에서는 오늘드림 서비스로 배달 가능한 최대 수량을 재고에 따라 표시해준다.
편의점 배달도 결국 '속도 경쟁'
편의점 배달을 통해 받을 수 있는 제품들은 대부분 공산품이다. 이는 즉 기존 조리음식 배달과 달리 식사 시간을 고려하거나, 음식이 식거나 부는 등의 변질 우려로 인해 ‘신속’을 배달의 최우선 가치로 설정할 필요가 없음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달은 ‘빠르면 좋다’는 것이 당연한 사실. 식후에 먹고 싶은 아이스크림, 샴푸나 휴지 등 당장 사용해야 하는 생필품, 나아가 향수, 스타킹 등 외출을 위해 필요한 잡화들이 20분 만에 현관으로 배달된다 생각해보자. 결국 간편한 주문과 함께 신속한 배달이 고객만족의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가운데 배민마켓은 막강한 접근성을 가지고 있다. 월간 순 이용자수(MAU)가 800만 명에 달하는 배달의민족 앱을 통해 주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음을 의미하며, 결재 등에 대해서도 기존 배달의민족 서비스와 동일하기 때문에 장벽이 낮다. 실제 서비스 한 달 만에 하루 평균 10 건 이상의 주문을 확보한 것은 상당한 발전 속도라는 업계 후문이다.
단, 서비스 발전 속도에 맞춰 다양한 품목 확보와 함께 입·출고 프로세스 확립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이는 주문부터 배송에 이르기까지 전체 서비스 속도 향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 분명하다. 편의점이란 다양한 SKU가 매력이며, (아직 베타서비스이지만) 배민마켓은 이 모두를 직접 매입해 운영하기 때문에 효율적 프로세스 확보가 핵심이다. 이는 빠른 배달로 이어질 것이며, 배달 영역에서의 업무방식 개선과 함께 이뤄진다면 더 좋다.
한 이륜차 배달기사는 “배민마켓 배달에 있어 기존 음식배달과 배민마켓 제품 배달이 함께 진행되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며 “이러한 경우 한 배달케이스 안에서 아이스크림 등 냉동제품이 녹아버리는 등의 사고가 발생하며, 실제 그런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한 번의 주행으로 다양한 배달 건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동선 확보, 배달 품목에 따른 우선순위 설정, 품목별 적재방식 다변화 등 다양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나우픽도 마찬가지다. 선발주자인 나우픽은 후발주자들의 배에 달하는 품목들을 직접 매입해 관리하고 있으며, 전속 배달기사를 통해 신속한 배달까지 가능한 상태다. 반면 배달의민족, 올리브영 등에 비해 대중들의 접근성은 다소 떨어진다. 결국은 그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배달 가능 지역을 추가로 확보해 서비스를 꾸준히 확장하는 것이 핵심이다. 물론 현재 평균 20분의 배달 속도를 위지한 채 말이다. 이와 관련해 나우픽 관계자는 “언주역 주변에 위치한 기존 물류거점 외에 추가 거점을 확보해 운영을 앞두고 있다. 향후 강남구 전체는 물론 강서구 등 주변지역까지 서비스를 확장할 준비를 마쳤으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두 서비스와 달리 오늘드림은 서울 곳곳에 위치한 올리브영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물류거점 및 운영 프로세스를 이미 확보해 둔 상태다. 여기에 메쉬코리아의 이륜차 배달 솔루션이 더해지면서 갈수록 배달 효율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메쉬코리아 관계자는 “서울·경기지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한 뒤에는 전국 단위 서비스로 확장할 계획”이라 밝혔다.
다만 오늘드림은 유통과 물류가 결합된 서비스이기에 서로간의 데이터 공유가 막힘없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 또한 메쉬코리아 부릉 솔루션은 이를 사용하는 모든 이륜차 배달기사들에게 있어, 자영업자인 기사 본인이 원하는 주문 건만을 골라 처리할 수 있게 돼 있다. 때문에 픽업에서의 어려움, 지나친 장거리 운행 등 배달에서의 불편함이 반복된다면 기사들의 기피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것이 배달 효율과 속도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절절한 거점 확보와 더불어 배달기사들과의 꾸준한 소통이 필요할 것이다.
▲ 오늘드림 서비스는 올리브영 매장과 메쉬코리아 부릉 라이더 간 원활한 협업과 소통이 필요하다.
웹 및 모바일 기술의 발전과 결제 방식의 간소화로 인해 온라인 구매의 허들은 나날이 낮아지고 있다. 더불어 1인 가구 비중은 통계청 조사결과 2017년 기준 28.6%로 이는 10년 동안 2배 이상 증가한 수치이며, 다가오는 2020년 30%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편의점 배달의 등장은 이러한 인구구성의 변화와도 무관하지 않다. 음식배달, 가정간편식 시장이 1인 가구와 더불어 급성장했듯, 편의점 배달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향후 어떤 성장을 이룰지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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