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한통운 분리매각 가능성
대기업들 "택배는 글쎄…"
포스코가 대한통운 M&A 추진의사를 밝혔지만 택배업 진출에 대해서는 사실상 관심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또 삼성, 롯데, SK 등 인수거론 기업들도 브랜드 이미지를 고려해 대한통운 인수가 쉽지 않은 결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M&A시장은 이런 이유로 포스코 등 후보기업들이 대한통운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향후 택배만 분리해 재매각을 추진하거나 인수전부터 분할매입을 시도할 가능성도 점쳤다.
18일 M&A컨설팅과 택배업계에 따르면 대한통운 인수전 참여를 준비 중인 기업들 대부분이 "택배업 진출은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택배가 성장세라지만 업의 특성상 서비스과정 중 소비자 불만과 분쟁이 끊이질 않아 자칫 회사와 그룹사 전체의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M&A 컨설팅업체 한 관계자는 "철강사인 포스코의 물류업 진출은 철광석, 석탄 등 원자재수입과 완제품 수출경쟁력 확보, 국제무역상인 대우인터내셔널과 연계한 시너지 창출을 위한 것이지 택배업은 주된 목적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대표적 산업재 회사인 포스코가 소비자를 상대로 한 택배서비스를 한다는 것 자체가 기업규모나 문화 등 정서상에도 어울리지 않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13일 열린 CEO포럼에서 "세계 1위의 아르셀로미탈, 신일본제철, 바오산강철 등이 물류업체를 보유하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의 선도무역에도 물류가 필요하다"고 말해 철강과 무역, 자원개발 이외에 대한통운 용도에 관심이 없음을 시사했다.
롯데, SK 등 브랜드 이미지 부담될 것
삼성물산, 신세계도 결국 택배사업 포기
롯데와 SK는 대한통운 택배와 가장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돼 향후 인수전 참여가 주목되는 기업들이다. 그러나 유통업과 통신업 각각 1위인 롯데와 SK가 불매운동으로 번질 수 있는 택배를 과연 감당해 낼 수 있을까 하는 게 시장관계자들의 지배적 전망이다.
경제연구소 한 관계자는 "과거 삼성물산의 HTH택배와 신세계의 신세계드림익스프레스가 택배업에 진출했다가 중도에 사업을 포기한 전례가 있다"며 "당시 그룹내부에서 택배로 인한 각종 소비자불만으로 사업퇴출을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2006년에 HTH택배를 CJ GLS에, 신세계는 신세계드림익스프레스를 2008년 한진에 넘겼다.
한편, 지난해 대한통운 통합3사의 전체매출은 2조1600억원. 이중 택배는 20% 수준인 4243억원. 현재 M&A시장이 추정한 대한통운 인수가는 2조2000억원 정도여서 택배만 따로 인수할 경우 금액은 4000~5000억원 선이 될 전망이다.
김철민 기자 olle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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