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철민 기자
[CLO] 해외 주요외신들은 이번 계약을 놓고 라이벌간인 삼성과 애플의‘적과의 동침’으로 분석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삼성과 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이 애플에 대한 부품공급 계약에 대해 자연스런 현상으로 평가했다.
◆삼성의 절묘한 사업포트폴리오 성과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아이폰이 나오기 이전에도 애플은 삼성의 주요고객이었다”며“거래처 중 하나인 애플
과 부품계약을 체결한 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도 애플이 계약을 맺은 주체는 삼성전자가 아닌 삼성전자 내 반도체와 LCD사업부문으로 삼성전자와 스마트폰관련 사업부를 동일시하는 일종의 착시현상으로 인해 마치 경쟁사와 거래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상은 삼성전자의 사업포트폴리오가 반도체, 휴대폰, LCD, 가전 등 다양하다는 점과 연관이 있다. 겉으로는 삼성이 다소 문어발식 사업모델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삼성전자의 실적에서 나타났듯이 휴대폰과 반도체, LCD 사업 등이 번갈아 가면서 실적
개선을 주도한 것을 보면 삼성의 사업포트폴리오는 국내외에서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아왔다.
이와 관련 업계 전문가는 “최근 몇 년간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군 모두가 한꺼번에 좋은 실적을 보인 예는 적었다”며 “삼성전자의 절묘한 포트폴리오가 시황에 따라 서로 번갈아 가며 수익을 올려왔다”고 말했다.
◆‘공급망 대 공급망’경쟁구도
물류와 SCM관련 학계와 업계에서는 삼성과 애플이 부품 공급망을 공동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 양사가 사업 리스크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예를 들어 삼성이 애플과 계약하지 않고 이 회사의 부품수급을 곤란하게 만들
경우, 삼성이 득을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애플이 삼성이 아닌 다른 반도체나 LCD를 선택할 경우, 오히려 삼성이 타격을 입게 된다. 이런 상황에 애플이 삼성전자를 축으로 하는 반도체, LCD 등 주요부품 공급망을 선택한 것과 이를 수용한 삼성 모두가 상생을 선택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민정웅 인하대학교 아태물류학부 교수는 “삼성과 애플이 삼성반도체-삼성LCD로 이어지는 부품 공급망을 공동 활
용하게 된 것은 전통적인 경쟁개념을 탈피한 것”이라며“글로벌시장에서 공급망 대 공급망 대결 구도가 만들어낸 새로운 협업모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태블릿피시와 스마트폰은 최근 폭발적인 시장 확대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부품수급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삼성뿐만이 아니라 LG디스플레이(LGD) 등 주요업체들도 그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적기납품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전했다.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최근들어 부품공급원이자 소비자가전 경쟁사 인 삼성전자를 상대로 거친 말을 쏟아내지만 삼성전자는 침묵으로 일관하는 등 양사가 복잡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복잡한 관계
IT업계에서 이같은 독설은 항상 가능한 것이지만 삼성전자가 애플과 전형적인 애증관계인 점은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칩과 디스플레이 등을 포함해 애플의 가장 중요한 부품공급업체이며, 특히 애플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두뇌에 해당하는 칩을 만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른바 애플의‘A4’칩의 유일한 공급업체이고, 아이패드2에 사용되는‘A5’의공급업체일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입장에서는 인텔과 맞설 정도로 세계 굴지의 IT부품업체로,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들어가는 플래시 메모리시장의 40%를 차지, 세계 1위이지만 현재 자사 제품을 애플 만큼 잘 이용해 완성제품을 만드는 업체가 없는 만큼 애플과 관계를 지속하면서 잡스의 독설을 참아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와 애플은 아이패드와 아이폰에 사용된 삼성전자의 부품 공개는 물론 자신들의 관계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거부했으며, 잡스는 애플의 기술자들이 아이패드와 아이폰을 구동하는 효율적이고 속도가 빠른 프로세서 ,즉 A4와 아이패드2를 구동하는 A5를 개발했다고 열변을 토한 바 있다. 하지만 ‘A4’를 분석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애플은 자신들이 사용하는 칩의 조립을 감독하고는 있지만 칩에 사용되는 회로의 대부분을 디자인한 삼성전자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따라서 완성품이 삼성전자가 자체적으로 만든 칩과 거의 비슷하다는 것.
애플은 지난해 1월‘A4’를 장착한 아이패드를 만들었으며 삼성전자는 2개월 후 유사한 칩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폰 갤럭시S를 공개한 바 있다. 하지만 아이패드2가 삼성전자의 부품을 주로 채용한 것으로 보이는데 비해 삼성전자가 아이패드2를 겨냥해 새로 출시할 예정인 갤럭시탭 10.1은 이와는 다르게 엔비디아의 제품을 이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린리그룹의 창업자이자 칩 애널리스트인 린리 그워냅은 이에 대해“애플이 성능좋은 제품을 먼저 사용하
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그워냅은 애플이 앞으로 부품공급선을 다변화하지 않는다면 삼성전자로서는 잡스의 독설을 참아내면서 애플의 부품공급선의 지위를 유지하는 것이 최선일 수도 있다면서 “삼성전자와 애플은 21세기에서나 가능한 복잡한 관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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