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CJ, 대한통운 인수가 얼마나 더 깍나
우발채무 손실보전 포함, 최대 20만2295원까지
협상기간 내년 1월15일 종료, SPA체결 후 6개월
포스코·삼성'컨' 19만1500원 제시…재입찰 '글쎄'
[CLO=김철민 기자] CJ그룹이 대한통운 인수가를 최대 주당 20만2295원까지 깎아서 사들일 전망이다.
16일 채권단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CJ가 인수계약 후 발견된 우발채무에 대해 추가할인을 요청한 것으로 전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관계자는 "SPA(주식매매계약서) 상에 우발채무 발생시 추가할인 조항이 있다"며 "할인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CJ는 지난 6월 대한통운 인수우선협상자로 선정될 당시 주당 21만5000원에 결정했다. 그러나 지난 9월 산업은행·노무라증권 등 매각주간사와 최종 매매가격 협상을 통해 CJ는 대한통운 인수가를 3% 할인된 20만8550원으로 낮춘 바 있으며, 이번까지 총 두차례에 걸쳐 할인을 요청하게 된 것.
산업은행 관계자는 "우발채무 손실 발생에 따른 보전(추가할인)은 일반적으로 매각작업이 완료된 후 청구되기 때문에 정확한 할인시점과 할인폭은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CJ가 우발채무 발생에 따른 추가할인(3%)을 모두 적용받게 되면 대한통운 인수가는 주당 최대 20만2295원까지 내려간다. 이 가격은 포스코와 삼성SDS 컨소시엄이 제시했던 19만1500원에 비해 1만795원 더 비싸다.
대한통운 인수가가 또 떨어지자 금호그룹(아시아나항공)과 대우건설의 표정이 밝지 않다. CJ의 손해배상 청구(우발채무 발생에 따른)에 대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할인혜택 조항을 지켜야 되기 때문이다.
대한통운 인수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최종 협상기간은 SPA 체결 후 6개월이 되는 내년 1월15일 종료되는 것으로 안다"며 "이 기간 동안 CJ가 인수가를 더 낮추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CJ가 대한통운 인수가를 더 깍는 이유는 최근 유럽발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악화와 주가폭락으로 인한 보유주식 가치 하락 등의 불안감 증가 때문이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대한통운 인수주체인 CJ GLS가 대한통운 인수금 마련을 위해 대한통운 주식담보로 차입금 5000억원을 빌려야 되고, 인수금 조달을 위해 CJ제일제당과 오쇼핑 등 계열사 2곳이 CJ가 보유 중인 삼성생명 주식을 떠안고 있어 그룹 전체가 경기침체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채권단 일부에서는 대한통운 매각이 CJ보다 포스코·삼성 컨소시엄에 더 유리하지 않았겠냐는 푸념섞인 불만이 나오고 있다. CJ가 더 인수가를 낮추면 매각을 중지해야 한다는 성급한 시각도 있다.
하지만 매각 당사자인 금호그룹과 대우건설의 상황이 녹록치 않다. CJ 인수가 불발될 경우, 대한통운 매각가가 지금보다 더 떨어질 수도 있는데다 매각지연에 따른 양사의 재무개선 속도가 늦춰지기 때문이다. 하루라도 인수금 회수가 급한 양사로서는 진퇴양난인 셈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CJ가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한 대한통운 매각이 새로운 국면(재입찰)을 맞을 가능성은 적다"며 "금융위기에 따른 변수가 있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예측일뿐 상황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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