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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물류는 보안이 생명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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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편 2012. 7. 20.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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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글로비스, 보잉 F-15K 운송사 선정 홍보가 아쉬운 이유

 

[CLO 김철민 기자] “방위산업 등 전략적인 군수물자의 보관‧정비창고 위치, 물자운송업체 등 주요정보는 군 기밀로 국가 보위에 관한 사항이다.”

 

우리나라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보잉 F-15K의 핵심 부품과 정비용 부품의 물류 보안사항이 외부에 노출돼 허술한 군 물류 보안체계가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지난 19일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물류회사인 현대글로비스(대표 김경배)는 보도자료 배포를 통해 자사가 미국 항공우주기업인 보잉사와 F-15K의 PBL(Performance Based Logistics, 성과기반 군수지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성과기반 군수지원’이란 군수품 제작 업체가 주요 정비 부품의 재고관리와 납품관리를 맡고, 성과달성 수준에 따라 군으로부터 차등적으로 대가를 받는 시스템이다. 계약기간은 오는 2017년 2월까지다. 

 

여기서 문제는 현대글로비스가 보잉사의 국내 운송파트너로 선정된 사실을 홍보하면서 불필요한 정보를 언급했다는 점이다.

 

이 회사가 언론에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보잉과의 사업 계약에 따라 국내로 반입한 F-15K의 핵심 부품을 포함한 정비용 부품을 OO와 OO OO공군기지의 부품 창고로 운송하게 된다. 이후 각 공군기지 내의 부품 창고에서 정비 부품을 보관하며 공군의 수요에 대응, 정비 부품을 요구하는 항공정비창으로 적기에 공급하는 물류 서비스를 제공한다."라고 발표했다.

 

군 물류담당 출신의 한 물류전문가는 “기지위치 등 일반인들이 알 수 있는 군의 정보라도 전략적인 군수물자 수송과 관련돼 해당 운송업체와 물자이동 경로를 외부에 공개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군 물류를 수행하고 있는 국내 운송업체들도 혹시 모르는 불미스런 사고예방과 보안 차원에서라도 계약내용과 활동상황을 외부에 알리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현대 글로비스 관계자는 “특정지역의 공군기지 위치는 일반인들도 잘 알고 있는 정보인데다, 관련 내용도 보잉사와 사전에 모두 합의된 사항이서서 문제가 되질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세계 유일의 휴전국가이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사소한 군 관련 정보라도 안전 불감증을 경계해야 한다는 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얼마전 모 대기업의 기술 기밀이 외부로 노출돼 엄청난 기술개발 비용에 대한 손실이 발생했다. 물류기업은 고객사인 제조기업의 신제품, 신기술 등을 가장 빠르게 접할 수 있는 곳이다. 만약 물류업체의 실수로 신기술, 신부품 샘플 유출 같은 대형 사고가 발생한다면 이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글로벌 경쟁시대에 기업들에게 물류 보안이 왜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지 곰곰히 생각해 볼 때다.

사진설명: 김경배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는 최근 죠셉 송 보잉 아태지역 사업개발 부사장과 서울 역삼동 현대글로비스 본사에서 계약을 하고 2017년 2월까지 보잉에 국내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기아자동차그룹 계열사의 물류 이외에도 향후 국내를 중심으로 한 3자물류(3PL, Third Party Logistics) 사업을 확대해 간다는 방침이다. 김경배 대표는 “이번 보잉사 PBL 사업 참여를 시작으로 향후 국내외 군수산업 물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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