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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 SCM에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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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편 2013. 5. 26.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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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남양유업 사태와 공급망관리


SCP(Supply Chain Planning) 수립으로 불공정거래 행위 막아야

글. 김종배 인하대학교 물류전문대학원 겸임교수|해태제과 S&OP 팀장


[CLO] 최근 남양유업 사태를 계기로 유통업계 '밀어내기', ‘강제할당’ 관행에 대한 문제 제기가 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업계에 따르면 신제품 또는 단종을 앞둔 제품들이 식품업계 '밀어내기' 주요 판매 품목으로 꼽힌다. 제조업체가 신제품에 대한 목표를 일방적으로 설정, 이에 맞춰 대리점들의 판매목표를 내부 전산망을 이용해 높게 주문해 물량을 떠넘기는 식이다. 또 본사의 잘못된 수요 예측이 고스란히 대리점주들의 몫이 되는 경우도 흔하다.S


유통업계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는 잘못된 관행은 현 박근혜 정부가 추진 중인 ‘경제민주화’ 정책과도 역행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산업적 측면인 공급망관리(SCM) 관점에서 그 해법은 무엇일까.


우선 밀어내기 등 불공정거래 행위가 발생하게 된 배경은 두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첫째, 기업 내부 수요예측 프로세스 문제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판매목표를 수립할 때 영업부문의 의견을 주로 반영하고 있다. 특히 사업계획을 수립할 때 전년대비 신장률이라는 관점을 가지고 의지적으로 목표를 결정하다 보니 시장의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 또한 상대적으로 영업부문의 입김이 세다 보니 관련부문과의 합의를 통한, 그리고 시장의 수요를 반영한 계획을 수립하기 보다는 의지적인 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둘째, 영업방식의 문제이다. 대부분의 유통이나 제조업체들은 지금까지 밀어내기(Push) 판매를 해왔다. 판매 목표를 기업 자체적으로 설정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의 수요가 기업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못하게 되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게 되고 그 결과 불공정거래 행위 등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불공정거래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SCM관점에서 살펴보면 협업을 통한 SCP(Supply Chain Planning)의 수립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관련부문들과의 합의를 통한 정확한 수요예측으로 판매계획이 수립되어 실행되었다면 이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수요예측은 SCP 수립의 기초를 형성하는 중요한 분야다. 유통업체는 취급품목의 과잉재고와 결품을 예방하기 위해, 제조업체는 생산계획 수립이나 원자재 조달, 적정재고 유지, 설비투자계획, 신제품 출시계획 등을 위해 수요예측을 하고 있다.


이처럼 수요예측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S&OP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S&OP 프로세스에는 수요계획과 판매계획이라는 개념이 있다. 수요계획은 계획 수립시 기업 내외부의 제약사항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모든 상황을 반영하여 시장의 흐름에 탄력적으로 대응해가는 것이다. 반면에 판매계획은 연간 사업계획 등 여러 제약조건을 가지고 판매목표를 수립하는 것으로 시장의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기 어렵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기업들은 수요계획 보다는 판매계획을 가지고 운영해 오다 보니 시장의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많은 시행 착오를 겪어 왔다.


부정확한 수요예측으로 재고가 증가하고 이를 줄이기 위해 밀어내기식 판매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시장이 호황일 때는 당초 계획보다 더 높게, 불황일 때는 더 낮게 설정하는 수요계획을 기반으로 한 공급계획을 수립하여 운영의 효율성을 높여 가는 것이 필요하다. 시장의 변화 추세를 반영하는 수요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밀어내기 등 불공정거래 행위를 근절시키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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