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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서러운 택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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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편 2010. 1. 13.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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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택배사, 비 내리면 한강주변 다리 밑 분류작업
비싼 땅값과 규제로 수도권 분류시설은 꿈도 못 꿔
정부, 임차방식으로 수도권 물류단지 개발 늘려야 

김철민 기자, 2009-07-14 오후 12:32:31 
 
 
요즘 비 때문에 택배업계가 비상이다.
대한통운, 한진 등은 전국터미널 및 영업장에 비상근무 지침을 전달하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서울 및 수도권지역에 택배 분류시설을 보유하지 않거나 부족한 후발택배업체 및 일부 대형업체들은 한강주변 대형주차장을 이용하고 있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영등포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OO택배 영업소장 최 모씨는 “해당지역에 자체 분류시설이 없어 간선 차량이 들어오면 담당영업소 차량들은 고수부지 대형주차장에 모여 작업을 한다”며 “비 때문에 주차장이 폐쇄된 이후로 분류작업을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OO택배 영업소장 조 모씨는 “비 오는 날 실외에서 작업하면 물품이 젖기 때문에 주로 한강주변의 다리 밑에서 작업을 하는데, 지난 10일부터 한강 시설물이 대피한 상황이어서 이 조차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 비 내린다…”다리 밑에 가자”
실제로 동작대교, 한강대교 북단 등 다리 밑에서 분류작업을 시행하는 택배업체들이 많다. 취재 확인결과, 중견업체인 L사와 D사, K사는 물론 대형업체인 H사와 C사의 일부 영업소들도 포함돼 있다.

대형업체 소속 배송사원인 김 모씨는 “최근 본사의 터미널 통합작업과 신규 시설확보로 대부분 실내에서 분류작업을 한다”며 “그러나 일부 수도권에 위치한 영업소는 물량이 폭주할 때 마다 대형공영주차장, 공터, 도로변 등 야외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중견업체 소속 배송사원인 노 모씨는 “대형택배사들은 형편이 그나마 나은 편”이라며 “후발업체나 중견업체들은 수도권에 시설물이 없거나 협소해 비가 오거나 눈이 와도 밖에서 천막을 치고 작업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설명했다.

특히 비가 자주 오는 여름철은 부패지수가 높아 실내공간이 아닌 외부에서 분류작업을 하다 보면 물품에 따라 훼손, 변질될 위험성이 높아 국민 건강에도 해롭다.

◈ 정부 땅 임대 통해 물류부지 개발 모색해야
이런 상황인데도 택배업계는 뚜렷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마땅한 수도권 부지를 찾고 싶어도 오를 대로 오른 땅값과 시설물진입 규제를 생각하면 엄두를 낼 수도 없는 형편이기 때문.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택배사들은 어려운 시장상황 속에서도 첨단 IT장비와 인프라 투자를 통해 유통산업 발전과 국민 편의를 위해 서비스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며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택배업체들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배려가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국내 택배사들의 염원인 송파구 장지동 물류단지개발도 서울시와 SH공사의 탁상행정과 지역주민의 이해부족으로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는 이번 물류단지개발을 통해 수도권에 턱없이 부족한 터미널 및 창고시설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서울시 측은 ‘디자인서울’이라는 명목 아래 물류관련 시설을 혐오시설로 분류하고, SH공사에서 물류시설을 지하로 옮기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물류전문가는 “발상자체가 행정편의적인 처사”라며 “물류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국내 물류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잘못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는 물류업계가 현재 수도권에 땅을 살만한 형편이 되지 못할 것”이라며 “국내 물류산업 발전을 위해서라도 정부가 소유한 땅을 기업들에게 임대하고, 기업들이 개발하는 방식으로 물류부지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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