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그룹 물류부문 최정호 사장
M&A∙재무통…’하루를 이틀처럼’ 자기 관리형
적자기업을 흑자로...물류업계 '미다스 손'
김철민 기자 / inculogis@hanmail.net
국내 물류업계 최고경영자(CEO) 선택이 이종교배로 바뀌고 있다. 업계 순혈주의(純血主意)가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대신 컨버전스(융합)형 인재가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다른 분야에서 다른 시각으로 비즈니스를 해온 경험을 높이 사는 것이다. 이는 강력한 리더십을 이끌어내기 위한 고육책의 하나다. 같은 집안 내에선 아무래도 과감하게 하지 못하지만 다른 곳에서 과감한 일을 해본 사람이 부임하면 긴장감이 더해질 수밖에 없다. 아이의 충치를 부모가 뽑지 못할 때 삼촌을 부르는 것과 같은 이치다. <편집자주>
적자를 흑자로… ‘미다스 손’
이때 외부에선 최 대표가 물류부문 사장으로 부임 이후, 유진그룹이 M&A로 물류사업을 재정리하려는 게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된 마당에 최 대표는 6개월 정도 맡아보고, 택배사업의 가능성을 한 번쯤 확인해 보기로 결심했다. 2년 정도는 운영을 해보고, 그룹과 함께 갈 것인지 말 것인지 결론을 내리는 것이 괜찮겠다고 마음 먹은 것이다.
올해가 3년째가 되는 해다. 실질적으로 기업 존재 이유는 수익이다. 수익과 연동해서 평가받을 수 있는 게 바로 기업이라는 게 최 대표의 생각이다. 최 대표는 2년 동안 적자가 나는 구조를 흑자 전환하는 일에 매진했다.
우선은 수익 안 나는 법인 물량을 과감히 버렸다. 대한통운, 한진 등 대형 택배회사가 강세를 보이는 분야를 따라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는 대형 택배회사가 제대로 하지 못하는 분야를 공략하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최 대표는 개인 택배 물량에 비중을 더 높였다. 힘든 작업이긴 하지만, 그만큼 수익이 나 해 볼만한 분야였다.
효과가 왔다. 로젠택배는 연이은 적자에서 벗어났다. 2009년부터 흑자로 전환했고, 올해 에는 영업 이익률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루를 이틀처럼…자기 관리형 CEO
최 대표의 경영방식은 직원에게 무한 책임과 신뢰를 준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일을 맡긴 다음에 일일이 보고를 받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 일에 관한 건 전적으로 직원에게 위임하고, 중간에 묻지도 않는다. 나중에 결과만을 통보 받는다. 어떻게 보면 직원들이 부담을 느낄 법한 방식이다. 하지만, 그와 일해 본 사람이 말했다.
“한참 맡은 일을 진행하고 있는데 ‘그건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라고 또 지시를 받는다면 그건 제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최 대표의 경영 방식은 실제로 일하는 사람에게는 책임감을 주고, 일 자체는 중간 번복 없이 끝까지 추진해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한다.
또 최 대표는 하루를 이틀처럼 사는 철저한 자기 관리형 CEO다. 새벽 회의는 물론이고, 저녁 약속도 수 차례다. 같은 시간에 약속을 중복으로 잡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시간을 내 참석하는 것이다. 이렇게 새벽부터 밤까지 일과 함께 보낸다. 여기까진 어느 기업의 CEO라도 회사를 위해 해야 할 일이다.
최 대표가 가진,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강점은 외모다. 기업의 대표, 말 그대로 기업의 얼굴이다. 최 대표는 언제 봐도 깔끔한 외모로 정평이 나있다. 이런 대표의 노력은 기업의 브랜드 가치 상승으로 이어진다.
최 대표는 로젠택배가 수익을 내는 지금이 가장 중요한 때라고 했다. 이를 토대로 기업을 이끌어 갈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할 때라는 것이다. 그리고 최 대표는 지금 가장 무서운 적은 자만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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