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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몰 '쑥쑥', 택배 '주춤'…수급 불균형 '심각'

INSIGHT

by 김편 2013. 1. 1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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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택배 성장 뒷걸음질 치는 이유 뭔가 했더니….

업계 "쇼핑몰 물량 늘어도 차량 등 인프라 감당 안돼"

돈 안되는 고객사 솎아내고, 영업이익 높이는데 주력


[CLO 김철민 기자] 불과 몇 년 전만해도 두 자릿수 성장세로 잘나가던 국내 택배시장이 최근 2년 연속 한 자릿수에 머물며 뒷걸음질 치고 있다(옆 표 참조).


업계는 최근 택배 성장의 둔화 요인에 대해 "물량이 늘어도 배송할 차량과 인력이 부족해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한숨을 내뱉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등 늘어나는 물량을 택배가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실제 CJ대한통운(CJ GLS포함), 한진, 현대로지스틱스 등 물류업체들이 발표한 올해 택배 성장률 목표는 6.7~8.2% 미만으로 나타났다. 한국통합물류협회가 발표한 지난해 8.4% 보다 낮은 수치다.


반면 신세계 유통연구소 등 유통업 전망 자료에 따르면 올해 인터넷 쇼핑몰 시장은 지난해 32조5000억원보다 10% 늘어난 35조 7000억원으로 예상했다. 이중 대형 할인점이 운영하는 온라인몰의 매출 증가율은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각각 이마트(229%), 홈플러스(88%), 롯데마트(283%)로 나타났다.


갈수록 성장 격차가 커지고 있는 온라인 유통-택배산업 간의 수급 불균형 현상이 심화될 조짐이다.


택배업체, 차량에 현장인력 부족…발만 동동

유통시장, 배송차질 불똥 튀길라…전전 긍긍


유통-택배 "공생에서 공멸로"

유통과 택배는 '악어와 악어새' 같은 공생관계다. 서로 양쪽이 균형감을 잃으면 생태계 자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구조라는 게 유통·물류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지난해 연말부터 소비자들 사이에서 배송지연 등 택배서비스 불만이 폭증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박찬익 한진물류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연말이라 평소보다 물량이 20% 정도 늘어난 것도 이유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업체마다 배송할 차량과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업체 한 관계자도 "당장 이달 말부터 설 특수기 대목이 코앞인데, 차량수급 등 비상대책을 세울만한 특별한 묘안이 없는 상태"라며 "올해는 회사마다 물량유치를 위한 공격적인 영업은커녕 운영 안정화에 주력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기쁜 비명을 질러도 모자랄 택배사들이 쏟아지는 물량을 덥썩 잡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대형 할인점과 인터넷 쇼핑몰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한 업체 관계자는 "예년과 달리 설 등 특수기 물량을 처리해 줄 택배회사 찾기가 쉽지 않다"며 "오히려 운송료를 인상해서라도 택배사들을 모셔야할 판"이라고 말했다.


예견된 수급 불균형 "나몰라"

온라인 유통과 택배시장의 수급 불균형은 업계로부터 이미 여러 차례 예고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11년 3조 2000억원이던 전체 택배시장 매출은 지난해 3조 6000억원으로 약 8% 대의 성장을 기록했다. 택배 평균단가(2362원)로 물량을 계산하면 1억 1500만 상자가 한해 동안 늘어난 셈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늘어난 물량을 실어 나를 택배차량의 증차는 업체마다 1%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다보니 택배사마다 배송인력 채용도 제자리걸음이다. 업계는 수요와 공급을 맞추기 업체마다 500~1200여대 이상(전체 1만대)이상의 신규 화물차량이 시장에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택배사 한 관계자는 "2004년 이후 영업용 화물차량의 증차 금지로 택배업계 화물차량 유입이 단절됐다"며 "2000년 이후 오픈마켓을 중심으로 급격히 성장한 인터넷 쇼핑몰의 판매 증가세를 택배업계가 기존의 차량만으로 감당할 수 없는 상황으로 갈수록 수요와 공급 불균형이 더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비스 '뒷짐'…소비자만 '봉'

물량은 늘고, 배송할 차량 수는 제자리다보니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택배 불만도 폭증하게 마련이다. 배송지연, 파손 등 소비자 클레임에 따른 보상비용도 문제지만 한번 돌아선 소비자의 마음을 달래기가 더 어렵다.


인터넷 쇼핑몰 등 유통업체들은 택배 거래처 변경이라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업계 전반에 걸친 차량부족, 저가운임, 고용불안 등의 악순환이 반복돼 유통-택배사 양측 모두 손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 예스24, 인터파크 등 도서몰 물량을 중심으로 성장하던 이노지스 택배가 지난해 연말 영업을 중단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회사에 의존도가 높았던 도서 온라인 쇼핑몰들은 마이너스 성장과 함께 배송 브레이크까지 겹치면서 엄청난 재무적 손실과 혼란을 겪었다.현재 CJ대한통운으로 유입된 이 물량들은 현재까지도 원활한 배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는 4월 합병수순을 밟는 CJ대한통운과 CJ GLS가 직영조직과 영업소 간 비율을 놓고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배송권역을 촘촘히 할 경우 영업소간 반발도 예상돼 내부 진통으로 인한 영업소 이탈, 파업 등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까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택배업체들의 자가용 화물차량 운행에 대한 지자체의 카파라치 포상금 제도, 택배기사들 중 신용불량자를 위한 영업용 택배차량(번호판) 전환 문제 해결 등으로 택배 서비스가 언제, 어디서 멈추게 될지 시장 곳곳이 지뢰밭 형국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터넷 쇼핑몰 등 유통시장의 안정화와 택배산업 발전을 위해 차량증차, 택배기사에 대한 처우 개선 등 유통서비스 시장 관점에서의 정부의 택배법 제정이 조속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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