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프로파일: 아프리카 물류시장의 잠재력
검은 대륙, 끊이지 않는 내전과 기아, 질병. 오랜 시간 동안 아프리카는 저주받은 땅으로 불렸다. 하지만 21세기 하고도 13년이 지난 지금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가장 성장 잠재력이 큰 곳으로 새롭게 인식되고 있다.
풍부한 자원과 노동력, 개발 된 것보다는 개발 해야 할 것이 많은 곳, 공급 보다는 수요가 큰 산업분야들. 미국과 유럽, 일본으로 대표되는 주요 선진국이 글로벌 경제 위기로 세계 곳곳이 신음을 앓고 있을 때 유일하게 희망의 노래를 부른 곳이 바로 아프리카였다.
이에 따라 몇몇 시장 개척자들은 아프리카를 차세대 신흥시장으로 보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물류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대표적으로 범한판토스는 2010년 국내 물류업계 최초로 이집트와 남아공에 진출하여 아프리카 물류시장의 전략적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어서 케냐 법인을 설립하여 아프리카 내에서 자체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활발히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추가적으로 신시장에 진출하여 물류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아직 국내 물류업계의 아프리카 진출은 미미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지에서는 아프리카가 어떠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함께 생각해보고자 한다. <editor>
김철민 기자
아프리카는 브라질, 중국, 인도에 버금가는 신흥국 경제권은 아니지만 산업 전문가들은 아프리카야말로 향후 성장 가능성과 기회를 면밀히 지켜봐야 할 지역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 광활한 대륙에 매장되어 있는 천연자원에 대한 전 세계 수요는 증가 추세를 보이며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국제물류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정치적 불안과 부패가 오랫동안 발목을 잡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 시장은 세계 투자자들에게, 궁극적으로는 물류산업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러한 GDP 성장률에 더불어 아프리카 중산층의 증가 추세도 눈 여겨 볼 만하다.
<표1, 설명: 가장 빠른 경제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Top10 국가를 비교해 보았을 때 2001년부터 2010년 까지는 1위에 앙골라를 비롯하여 6개의 아프리카 국가가 순위에 올랐지만 평균적으로 아시아가 더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향후 2015년까지는 10개 국 중 7개 국이 아프리카국가 이며 평균 GDP성장률도 아시아를 넘어설 전망이다>
<표2, 설명: 아프리카 생산가능인구수의 폭발적인 증가와 함께 중산층의 비율이 2050년을 기점으로 40% 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는 아프리카 대륙이 앞으로 매력적인 시장이 되는 충분 조건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에 따라 물류 수요 또한 필연적으로 발생하여 인프라 시설 및 관련 서비스가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아프리카 물류의 기회 요인
‘2012 신흥시장 물류 지수’의 보고에 따르면 2005과 2011년 사이에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이 가장 많은 무역 항로가 신설된 지역이었다. 또한 나이지리아, 케냐, 모로코, 튀니지와 같은 국가는 항공화물 수출을 가장 많이 한 Top10 리스트에 올랐다.
<표3, 설명: 2005년을 기준으로(지수 100) 신흥국가에서 EU, 미국 지역으로 항공화물 이동을 나타낸 표이다. 2005년부터 2011년까지 가장 높은 성장률은 보인 Top10 중 아프리카 6개 국가가 포함된다>
‘Barloworld 2012 공급사슬예측’에서도 아프리카를 신흥 물류시장으로서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곳으로 바라보았다.
유럽, 중동, 아프리카의 Barloworld 물류를 담당하는 프랭크는 “ 급속한 GDP 성장, 상대적으로 저조한 역내 무역은 향후 5년 내에 대부분의 산업 분야에 걸쳐 화물 서비스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것이다”며 “ 아프리카 경제는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취급하는 화물의 종류도 매우 다양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Barloworld 물류는 글로벌 공급사슬 솔루션을 비롯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아프리카에서는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단계이다. 하지만 중국, 인도, 러시아, 그리고 몇몇 아프리카 국가가 신흥시장으로 부상하여 그 입지를 점점 확대해 나감에 따라 아프리카-중동 간의 교역은 중간 허브 기능을 하며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중동과 아프리카에서의 사업을 점차 강화해 나가기 위한 전략을 구상 중이다.
“중동은 아프리카와의 교역에서 최적의 위치에 있다. GCC국가(Gulf Cooperation Council: 페르시아만경제협력기구)들은 첨단 시설, 자유무역지대, 항공 자유화 정책(Open Sky Policy), 대규모 항만과 공항, 그리고 효율적인 통관절차 및 간단한 세금 정책을 가지고 비교적 수월하게 교역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프랭크는 이어서 “중국이 아프리카의 가장 큰 교역 파트너가 되면서 중동은 이러한 물자의 흐름의 환적 기지가 된다. 또한 아프리카의 전통 산업분야인 광산, 오일, 가스, 화공약품, 농산물이 주요 수출품이 될 것이기 때문에 중간 단계에서 어떠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인가도 고민해 봐야 한다”고 조언을 덧붙였다.
아프리카 물류 위험 요인
하지만 프랭크와 같은 마켓 베테랑도 급성장하는 아프리카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라고 경고한다.
“사실 급격히 증가하는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만한 인프라 시설이 마땅치 않다. 이는 곧 물류 비효율성을 뜻하는 것이다. 복잡한 통관, 국가 별로 상이한 수출입 법이나 무역 규제사항들 또한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국제 교역을 하는데 아프리카에서 발생하는 운송비가 다른 개발도상국에 비해서 40%정도 높다는 점도 알아두어야 한다. 인프라의 부실, 항만 혼잡, 정치적 불안 및 보안 이슈가 주요 원인이다.
MAXIMUS 항공화물의 관계자인 모하메드도 마찬가지로 아프리카 대륙의 광활함이 무한한 기회인 동시에 큰 어려움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말한다.
“MAXIMUS는 부실한 교통 통신 체계와 같은 요인이 곧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항공운송은 역내 네트워크의의 빠진 연결고리(Missing Link)와 부족한 인프라를 극복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
부패성 화물(Perishable)을 대량으로 운반할 수 있는 여건이 아직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MAXIMUS는 공중전투기동장치(ACMI)를 다른 운영자들에게 대여해 주는 서비스를 시작하여 큰 수익을 올리고 있다.
“나이로비에서는 꽃, 채소, 과일, 생선과 같은 부패성 화물을 약 2000톤씩 매주 유럽으로 수출한다. 이는 아프리카의 수출 트렌드를 반영하는 것이다.”
아프리카, 그리고 중동
아프리카가 경제발전에 가속도를 붙임에 따라 동남아프리카공동시장(COMESA: Common Market for Eastern and Southern Africa)과 같은 연대협력이 지속적인 무역 발전에 점차 중요해 지고 있다.
COMESA의 주요 5개국인 수단, 리비아, 이집트, 케냐, 잠비아는 역내 협력뿐만 아니라 중동 지역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형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즉 중동의 지리적 이점에 더불어 항만, 공항, 자유무역지대와 같은 인프라시설을 통해 아프리카 해외사업을 촉진하고 양국간 무역을 활성화시키려는 것이다.
두바이를 거점으로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 Freight Reach사는 신 시장에 포진한 기회가치를 극대화 하기 위해 ‘아프리카 전문가’로 자처하고 나섰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두바이-아프리카 연계는 항공 및 해상의 환상적인 네트워크 결합을 백분 활용할 수 있다. 전 세계 제조기업과 물류기업들이 두바이를 비롯한 중동 지역으로 몰려오고 있는 데에는 이러한 이유도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여기서 크게 성공을 거둔 Freight Reach사는 지난 18개월 동안 아프리카 대륙을 포괄하는 오피스 통신망까지 구축하게 되었다.
“요즘처럼 예측 불가능하나 경제 속에서 아프리카는 더 큰 마진으로 더 큰 물량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최적의 시장이다. 머지 않아 추가적인 요소가 출현하여 시장의 성장을 더욱 촉진 시킬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 in 아프리카
아프리카 대륙의 전망이 점차 밝아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특히 동아프리카 지역을 가장 안정된 시장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우간다의 오일 발견, 동아프리카 공동시장의 발전, 견실한 경제 실적과 같은 요소가 주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표4, 설명: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아프리카의 무역은 평균 63% 증가했다. 아프리카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남아프리카공화국, 나이지리아가 각각 40%, 47% 증가한 반면 동아프리카 국가(케냐, 우간다, 르완다, 탄자니아, 에티오피아, 콩고)는 같은 기간 동안 87%의 성장률을 기록하였다. 특히 우간다의 수출입 금액은 5년간 무려 182% 증가세를 보였다.>
최근 자유무역지대를 형성하기 위한 남부 아프리카 개발 공동체, 동아프리카 연합, 동남아프리카공동시장의 합작 계획은 다국적기업의 직접 투자 유치를 활성화시키고 있다.
Damco(머스크 그룹의 글로벌 물류기업) 사는 이 지역에서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시키고 있는 물류업체로 아프리카 홍보담당자인 제이콥 씨는 “무역 및 물류분야가 현재진행형으로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Damco의 가장 큰 강점은 동 아프리카와 같은 내륙국에서 입지를 다졌다는 것이다. 즉 신흥시장에서 A부터 Z까지를 모두 책임질 수 있는 서비스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나라별로 표준화 되어 있지 않아 대륙 내에 복잡성이 크다는 것(즉 아프리카에 처음 진출하여 얻은 성과가 옆 나라에서도 그대로 통할 리 만무하다는 점), 하지만 일단 불확실한 환경에서 신뢰를 쌓아 놓는 것이 핵심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SCM 솔루션 제공자로 20년 넘게 이 지역에서 활동해 왔다. 내륙 국가에서의 공급사슬관리는 무척 힘든 일이다. 우리는 전 세계와 아프리카 항만을 이어줄 뿐만 아니라 지역 내 물류 활동도 책임지고 있다.”
Damco는 아프리카 경제의 성장과 안정화 덕분에 점차 다양해지는 산업으로부터 큰 이득을 볼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수출입 경쟁력을 지원하기 위해 창고 인프라시설에 안정적으로 투자를 진행시켜 왔다. 아프리카 동부를 포함하여 중동지역까지 약 19개의 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중동-동아프리카 간의 무역 개발을 위한 심산이며 이를 기반으로 점차 남부, 서부 쪽으로의 네트워크 확장에 힘쓰고 있다.
Case in Point - Swift Freight
급성장 하는 그러나 동시에 예측불허의 시장에 진출하고자 한다면 무엇보다 아프리카에서는 물류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아프리카에서 물류업무만 22년을 넘게 했을 정도로 베테랑 격인 Swift Freight 사는 특정 프로젝트를 공략하여 물류 솔루션 제공에 집중하였다. 그 결과 투자 수익으로부터 나오는 배당금을 상당히 취할 수 있었다.
이 기간 동안 Swift 사는 아프리카의 물류 니즈에 적합한 상품들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대표적으로 SAM(Sea-Air model: 해운-항공 모델)은 극동지역-두바이 구간은 해상으로, 두바이-아프리카까지는 항공을 통해 화물을 운송한다.
Swift사의 CEO인 워렌은 이를 두고 “SAM은 환상적인 결합이다. 특히 항만과 연계되는 도로 교통 인프라가 갖추어지지 않은 내륙국가에게는 더욱 안성맞춤“이라 표현했다.
또한 아프리카의 내륙 지역뿐만 아니라 극동, 중동 지역의 목적지까지 부패성 화물에 대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틈새 시장을 개발하였고 NVOCC(Non-Vessel Operation Common Carrier: 무선박운송인) 으로서 활동을 강화시켜 나가고 있다.
“이 같은 상품들은 지난 몇 년간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었고 현재 아프리카가 경험하고 있는 붐을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로 활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
워렌과 같은 시장 베테랑들은 왜 중동 물류가 그토록 아프리카를 활용하고 싶어하는지 이해하고 있다. 비즈니스 기회 관점에서 아프리카는 아직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미개척의 땅이기 때문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물류업계로서는 중동과 아프리카의 지역 전문가를 길러서 이 두 지역을 지렛대 삼아 글로벌 물류의 주도권을 잡아보는 것도 꽤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틈새 시장과 그에 맞는 차별화된 물류 서비스를 개발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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