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 혁신에서 빠진 연결 고리
Procurement: The Missing Link in Innovation
번역. 이소아 인턴기자 | 김철민 기자
CLO’s Tip 조직이 혁신에 이르게 하는데 조달의 역할은 점점 중요해 지고 있다. 외부 역량을 결집할 수 있는 조직 내부의 동인을 통해 성공적인 제품 개발 및 수익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즉, 조달은 인터넷 기반의 “ 찾는 자(Seeker)-해결 자(Solver)” 네트워크 출현을 통한 오픈 이노베이션에 있다.
발달된 인터넷 환경 덕분에 정보를 얻는데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되었고 이는 새로운 조달 방식이 나타나는 계기를 제공했다. 이에 따라 조달은 단순 비용이 아닌 조직의 성장과 혁신을 실현하는 추진력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특히 기술 수준이 성숙 단계에 다다른 오늘날에는 조직 내부의 R&D역량을 통해 시장에서의 혁신을 추구하기 보다는 외부에서 아이디어를 구하고 혁신의 동인을 가져오는 이른바 “찾는 자(Seeker)-해결 자(Solver) 네트워크”를 통한 오픈 이노베이션이 요구되는 바이다. 따라서 기업의 조달 전문가들은 우선 내부 역량을 점검하고, 평가한 후 지속적인 혁신을 가능케 하는 외부 자원 및 조달 방식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혁신: 풀리지 않는 문제
많은 경영자들은 수익을 향상시킬 수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혁신을 갈구하면서 R&D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한다. 하지만 이러한 투자액의 약 4.5%만이 성공적인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산업 군에서 R&D 비용은 계속해서 증가하는데 반해 상대적으로 수익성은 감소하고 있다. 이는 제품수명주기가 계속해서 짧아지고 있기 때문에 투자비용을 회수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례로 자동차 산업에서 평균적으로 부품 구매는 총 비용의 약 80%을 차지하기 때문에 그들의 공급자들이 디자인, 품질, 제조과정 등 모든 분야에서 혁신을 이루어주길 바란다. 하지만 공급자들 또한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즉 내부 자원에 얽매인 찾는 자(Seeker)들은 해결 자(Solver)들을 찾아 나서지 못하고 시간과 비용만 소모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협력: 혁신에 이르기 위한 길
조달 솔루션의 생성이 아닌 발견하는 것의 효과성에 대한 증거는 ‘지식 중개(Knowledge Brokering)’에 관한 연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식 중개 사이클은 ‘좋은 아이디어 포착-아이디어의 확장-이전의 아이디어와 결합하여 새롭게 활용-혁신에 대한 평가’ 순서로 진행되며 이는 수 년간 Frog Design사와 같은 외주 설계 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로 활용되어 왔다. 지식 중개의 개념은 지식과 정보가 고르지 않게 분배되기 때문에 솔루션을 처음부터 개발하기 보다는 다양한 곳에서 아이디어를 습득하는 것이 훨씬 비용 효과적이라는 것에 바탕을 두고 있다. 즉, 자사와 이해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제3자를 통한 혁신이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협력적 조달전략 & 오픈 이노베이션
협력을 통해 혁신을 달성한 사례는 일찍이 크라이슬러의 공급사슬관리 전략에서 찾아 볼 수 있다. 1990년대 초, 대부분 구매 담당자들은 공급자들에게 무리한 단가 인하를 요구하며 그들과 적대적인 관계에 놓여있었다. 하지만 크라이슬러 사의 공급사슬 관리자였던 Thomas Stallkamp는 공급자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품질을 높이고 비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다.
최근에 오픈 이노베이션 개념은 ‘외부로부터 혁신을 어떻게 유도할 것인가’, ‘주주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특허 및 상표와 같은 자산을 어떻게 팔 것인가’와 같은 사안을 고민하는 기업들 사이에서 의미 있게 활용되고 있다. 요컨대 기업은 내부와 외부를 아울러서 흐르는 지식과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습득하여 시장을 확대하는 동시에 내부 혁신을 이룰 수 있다는 하나의 패러다임으로, 앞서 언급한 공급자 파트너십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오늘날 인터넷의 급속한 발전은 “찾는 자(Seeker)와 해결 자(Solver)” 네트워크를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해 줌으로써 오픈 이노베이션 개념에 큰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여기서 핵심 전제는 인터넷 환경은 이러한 네트워크를 비용 효과적으로 형성한다는 것과 지적 자산의 이전이 충분히 안전하다는 점이다.
현실적인 문제들
최근에 와서야 구매/조달 부문은 단순히 비용을 절감하는 것에서 기업 전반의 가치 창출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생겨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실무에서는 원가 절감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으며 좀 더 넓은 시각에서 성장의 촉매제로서의 구매 전략은 부재한 실정이다. 그러나 이것은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즉, 구매 조달이 지원 기능으로 취급될수록 전략 실행과 혁신의 기회는 줄어들게 된다.
기업의 규모가 클수록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부서 간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하고 정보 공유가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는다. 또 대부분의 R&D 담당자들은 옳든 그르든 타 부서의 지원 없이 혁신 프로세스를 개발하려 한다. 보통은 조달 부서의 자발적인 제안 내지는 전략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따라서 최고경영자의 부서 간 중재를 통한 변화의지, 이에 대한 뚜렷한 인센티브 제시 없이는 조달 부문과 R&D 부문의 조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위 그림은 기존의 R&D 방식과 오픈 이노베이션, 즉 ‘찾는 자(seeker)-해결 자(solver)’ 네트워크를 활용한 후의 R&D 방식을 나타내고 있다. 후자는 필수적으로 인터넷을 통한 조달 구조를 형성한다. 최근 의약 산업분야에서 실시된 연구는 이러한 네트워크를 활용했을 경우, 연구 개발 비용을 약 20배 가량 절감된다는 결과를 도출하였다. 오픈 이노베이션의 메커니즘의 효과성에 모두가 100%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 바로 R&D에 실패했을 경우 그 비용이 0(zero)이거나 적어도 조직 내부에 한정된 R&D의 경우보다는 그 손실액이 훨씬 적다는 것이다
최적의 솔루션 찾기
앞서 언급한 현실적인 장벽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조달 전문가들을 통해 혁신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솔루션이 있다. 구체적인 방안을 논하기 이전에 몇 가지 전제조건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기업 내 공급사슬 관리자 또는 조달전문가는 ‘혁신을 통한 수익동인(Revenue Driver)’ 로 여겨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 고위 경영자들은 조달/구매 부서가 인사 부서뿐만 아니라 R&D 부서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새로운 접근방식을 시도하고 지원해야 한다.
이 때 HR(인사)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데, 이는 실적관리지표가 새로운 경영환경에 맞게 조정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즉, 단기적인 원가 절감 보다는 장기적 측면에서의 수익 극대화에 조달부문이 얼마만큼 기여했는지가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회사의 지적 재산에 대한 통제 문제이다. 이것은 ‘잘게 썰기(Thinly Slicing)’ 전략으로 대응할 수 있다.
즉, 해결해야 할 과제를 구체적으로 분석하여 공유해야 할 부분과 그렇지 않을 부분을 정확히 구분하고, 불필요한 정보는 새어나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다른 말로 조달담당자들은 ‘탁 트인 곳에서 숨기(Hiding in Plain sight)’ 의 기술을 연마해야 한다.
오픈 이노베이션을 위한 3단계 전략
찾는 자(Seeker)-해결 자(Solver) 네트워크를 백분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은 반드시 조달 담당자들로 하여금 아래 3가지 단계를 실행해 나가도록 하길 바란다.
1. 다양한 실험에 착수하라
네트워크의 효과적인 활용을 위해서는 조달/구매 관리자들에게 실험 정신이 요구된다. 시작 포인트는 실제적인 비즈니스 이슈들을 가지고 몇 가지 견본 프로그램(Pilot Program: 개편에 앞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갖고 만든 시험용 프로그램)을 돌려보는 것이다. 가능하면 각 이슈들의 고유한 특성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 다양한 종류의 네트워크 상에서 시험해 보는 것이 좋다.
오픈 이노베이션 네트워크를 전반적으로 실험을 할 때에는 다양한 주제와 각기 다른 조건들이 다루어져야 한다. 또한 조달 팀과 R&D 팀원들이 함께 R&D문제를 어떻게 세분화 할 것인지, 그리고 적절한 조건과 인센티브를 제시하면서 어떻게 해결 자(Solver)에게 그 문제를 제시할 것인지를 고민해 보아야 한다. 해결 자(Solver)의 반응을 포착하고 어떤 식으로 대응할 것인지도 예상해 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이러한 실험을 실행한 기업은 “ 즉흥적으로 시작한 측면이 업지 않으나 견본 프로그램을 실행하면서 찾는 자(Seeker) 입장에서 이 네트워크는 활용 가능한 전문지식, 역량 등이 외부에 충분히 있음을 알게 되었다” 고 전했다. 아무리 견실한 기업이라도 모든 것을 내부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며 선제적으로 기회를 포착해 내야 함을 덧붙여 말했다.
2. 결과 추적 & 가교 놓기(Build bridge)
조달 관리자들이 외부 네트워크에 관심을 가지고 몇 차례 실험을 거쳤다면 그 다음엔 실험에 대한 결과 보고서를 작성하고 그로부터 얻을 수 있는 점들을 꼼꼼히 정리해 봐야 한다. 결과를 측정할 때에는 솔루션이 완성되기까지의 비용, 외부 해결 자(solver)들의 관심 정도, 그들이 제공하는 솔루션의 수, 실제 성공률, 그리고 마지막으로 투자수익률(ROI)와 같은 객관적인 지표들을 사용해야 한다.
조직 내부 관점에서, 만약 조달/구매 관리자가 적극적인 찾는 자(Solution Seeker)가 된다면 그들은 타 부서, 특히 R&D 팀원들과 활발하게 의사소통 함으로써 ‘희망 목록(Wish List)’를 만드는데 선제적으로 행동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나서 얻게 된 솔루션 안을 효율적으로 전달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조달/구매 부서와 R&D 부서의 최고 관리자들은 신뢰감을 바탕으로 한 가교를 놓아야 한다. 연구원들의 협조를 이끌어 내고 그들의 역할이 위협받지 않음을 확실히 해 두는 것 또한 중요한 포인트다.
3. “혁신적 문화” 기반 다지기
궁극적으로는 좀 더 강력한 변화 프로그램 하에 ‘찾는 자(Seeker)-해결 자(Solver)’ 프로젝트가 수행되는 것이다. 조달/구매 관리자는 전체 프로세스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비용효율성을 증명해 낼 수 있다. 하지만 기업전반의 인식전환을 위해서는 C-레벨(CEO, Chief officers) 의 강력한 의지가 뒤따라야 한다. 혁신 프로세스를 진두 지휘할 인물을 지명하고 기업 차원의 혁신 문화를 조성하도록 장려해야 할 것이다. 즉. 기존의 ‘자가 제조 VS 구입 의사결정’은 오픈 이노베이션의 맥락에서 다시 한번 수정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앞으로 ‘찾는 자(Seeker)-해결 자(Solver)’ 네트워크는 비단 R&D 영역에 국한 되지 않고 다른 분야에서도 널리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마케팅 부서에서는 해결자의 솔루션에 대한 브랜드 가치를 평가하고, IT부서는 네트워크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 동시에 조달부서 매트릭스 자체도 확장되어 혁신 과제들이 보다 효과적으로 수용될 수 있어야 한다. 도전정신을 갖춘 조직이라면 새로운 개념의 개방 네트워크는 큰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다.
조달 부문의 또 다른 과제
본래 이 글의 목적은 조직 내에서 조달의 역할이 훨씬 더 폭넓고 가치가 커져가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것이었다. ‘비용 덩어리’로 인식되었던 부분이 혁신을 주도하는 성장 엔진으로 주목 받게 되었다. 주요한 이유는 두 가지 키워드로 압축된다. 오픈 이노베이션과 찾는자-해결자 네트워크.
따라서 앞으로 어느 조직이든 조달 그룹은 원가 절감을 넘어서 전사적으로 가치를 얼마나 창출해 내느냐를 기준으로 평가 받게 될 것이다. 또한 조달 부서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없이는 회사의 경쟁력을 키울 수 없다.
최고구매담당자(CPO: Chief Purchasing Officer)는 아웃소싱 및 공급자관리 역량을 가다듬고 찾는자와 해결자 사이의 지식교환 관리 능력을 키우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에 앞서 기업 차원의 도전정신, 각 부서 역할에 대한 존중, 개방형 네트워크를 하나의 부가가치 자원으로 보는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휴렛패커드(HP)사, P&G사는 전략적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조달 부문의 중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자원의 습득과 활용이 더욱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며 이에 따라 앞으로 수익 창출에 미치는 조달 그룹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네트워크의 확장은 더 높은 투자수익률을 의미한다’
과거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오픈 이노베이션의 네트워크는 계속해서 확장되어 왔다. 이는 곧 조직 내부에 한정된 연구 개발 보다는 공급자들과의 파트너십, 나아가 찾는 자(Seeker)와 해결 자(Solver)들의 협력을 통한 혁신사례가 증가 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혁신의 성과는 투자수익률과 같은 객관적인 지표로 나타났다.
<Case in Point 1>
글로벌 금 생산 기업인 Goldcorp사는 라이벌 경쟁사에 비해 금광 수준이 형편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광산 기술자의 지식을 총동원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 봤지만 개선 되지 않자 Goldcorp사의 CEO인 로버트는 다소 위험한 의사결정을 내렸다. 2000년대 초, 회사의 주요 채굴지인 레드 호수 금광에 대한 지질학적 자료와 기록을 널리 퍼뜨리며 새로운 골드러시(gold rush)를 유도하고자 했다. 또한 Goldcorp사에게 효과적인 채굴 방법을 전수한 개인 또는 기업에 약 60만 달러의 상금과 10만 달러 상당의 상품을 걸었다. 결과적으로 로버트의 과감한 배팅은 호주의 두 기업이 합작하여 광산의 3차원 모형을 묘사해 내게끔 하였다. 당시 3D는 보편적이지 않은 기술이었기 때문에 레드 호수 금광의 3D 그래픽은 생산 혁신을 이루는 토대가 되었다. 실제로 1996년 360달러의 비용으로 5만3000온스를 채굴하던 것에서 2001년에는 59달러의 비용으로 50만4000온스를 채굴해 낼 수 있었다.
Goldcorp사는 새로운 조달 방식을 시도했고, 성공하였다. 자사 엔지니어링 활동의 일부를 전혀 관계가 없어 보였던 공급자에게 위탁함으로써 스스로 쌓았던 외부의 벽을 과감히 허물어 냄으로써 혁신을 달성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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